개인의 도덕성은 행동의 방향성과 양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덕발달은 성격발달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초기에 도덕적 행동이 발달하고, 행동적 경험을 토대로 하여 점차 도덕적 개념이 발달한다. 그러나 후기의 도덕발달은 도덕적 행동과 도덕적 개념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보다 높은수준의 도덕성이 발달되어 나간다. 그런데 도덕발달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도덕적 의문이나 갈등을 야기하는 문제상황에 대한 도덕적 판단의 연령의 변화를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체계적인 연구는 Kohlberg의 연구인데, 이 이론은 아동이 참다운 도덕 판단을 만들어 가는 단계를 기술하고 있다.
Kohlberg의 도덕발달 이론은 기본적으로 인지발달이론에 근거한다. Piaget의 인지론적 도덕발달 이론을 확대 발달시킨 Kohlberg는 여러 가지 도덕적 딜레마가 포함된 짧은 이야기를 제시하여 도덕발달의 보편적인 단계를 찾으려 하였다.
Kohlberg의 이론적 가설의 기초가 되고 있는 연구 방법은 아동에게 도독적 갈등를 포함하는 일련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것은 아동이 어떤 도덕적 문제가 포함된 내면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 하는 도덕행동의 발달에 관심이라기보다는 무엇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 것으로 생각하느냐? 하는 도덕성의 이해에 관심이 있었다. 다음에 제시하는 문장은 'Heins 부인의 문제'로 알려져 있는 전형적인 인간의 갈등사항을 기술한 것이다.
"Heinz라는 사람은 병들어 죽어가는 자기 아내를 살리기 위해 약을 사러 갔다. 그 약의 원가는 200달러 정도인데, 2,000달러를 요구했다. 도저히 약값을 마련할 수 없는 Heinz는 아내가 다 죽게되었으니, 약값을 좀 싸게 해 주든지 아니면 외상으로 팔 것을 애원하였다. 그러나 거절당했다. 그래서 Heinz는 그 약을 훔치기 위해 약국으로 들어갔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 준 다음에 아이들에게 Heinz의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를 물어서 그 반응을 분석한 결과, 연령에 따라 상이한 도덕기준에 따라서 판단함을 알아냈으며, 크게는 수준, 즉 전인습적 도덕기(preconventional morality), 인습적 도덕기(cinventional morality), 후인습적 도덕기(postcinventional morality)로 구별하고, 각 수준을 각각 두 개의 하위 단계로 나누어 도합 6단계로 구분하였다.
1, 2단계가 속하는 제 1수준은 진정한 의미의 도덕성이 없다는 것과 단지 처벌과 복종에 의해 결정되며, 그 후 쾌락에 의해 결정된다. 3, 4단계가 속하는 제 2수준은 전통적인 법과 질서에 동조하는 도덕성이 발달하며, 5, 6단계가 속하는 제 3수준은 스스로 마음 속에서 승인하는 도덕규율이 생겨 이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데, 약정된 의무와 공인된 법칙에 따르다가 개인의 양심을 쫓게 된다. 각각의 단계를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제 1 단계
벌을 피하기 위해 권위와 규율에 복종하는 단계로 국민학교 저학년 이하의 어린이들이 주로 이 단계에 속한다. 이 때는 인생의 가치를 물질적 가치와 혼동한다. 위의 예에서 약을 만드는 값이 별로 비싸지 않기 때문에 훔친 행위를 정당화 할 수도 있고, 또는 잡히면 벌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나쁜 행위로 평가할 수도 있다.
(2) 제 2 단계
상과 칭찬을 받기 위해 동조하는 것으로서 인생의 가치를 자신이나 타인의 욕구충족에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어차피 죽을 환자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죽여달라고 할 때, 의사는 안락사를 시키는 것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좋다고 판단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순진한 도구적 쾌락주의단계라고도 한다.
(3) 제 3 단계
타인으로부터의 비난을 피하기 위하여 행동하며, 인생의 가치를 가족과 타인에 대한 애정과 연민에 둔다. 위의 안락사의 예에 대한 반응은 남편이 환자(부인)를 무척 사랑하고 보고 싶어하며, 빨리 죽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안락사 시킬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이다.
(4) 제 4 단계
권위자의 규칙에 따르며 행동결과로 생기는 죄를 피하기 위해 행동한다. 인생을 신성한 것으로 느끼며, 사회적 문화적인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의사는 환자를 안락사 시킬 권리가 없으며, 어느 누구도 생명을 빼앗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낸다.
(5) 제 5 단계
사회복지적인 면에서 공명정대한 제 3자의 입장을 취하며, 인생을 사회복지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와의 관계에서 평가한다. 예를 들어, "중대장은 부대를 구하기 위해 어떤 병사에게 사지로 가도록 명령해야 하는가?"와 같은 물음에 대해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보낼 수 밖에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즉 이 단계는 계약과 인권, 민주적 법칙의 도덕성을 가지고 사회복지에 동조하는 단계이다.
(6) 제 6 단계
인생을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갖는 신성한 것으로 믿으며, 자책감을 피하려는 개인적인 양심의 원리에 입각한 도덕성을 가진다. 위의 약을 훔친 예에서 사회적인 법으로 보면, 그가 나쁘지만 자연이나 신의 법으로 보면 약을 주지 않은 사람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은 경제적인 것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이며, 누가 죽든간에 사람이라면 그를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식의 반응단계이다.
Kohlberg는 위와 같은 6단계를 설정했다가, 근래에 와서 제 7 단계를 추가하였는데, 7단계는 우주적이고 영생적인 것을 지향하는 단계로서 도덕적인 문제는 도덕이나 삶 자체가 아니라 우주적 질서와의 통합이라고 보는 단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아 온 다른 이론들과 마찬가지로 Kohlberg의 이론도 비판을 받고 있는데 Peters(1971)에 의하면 일반적인 도덕 발달론은 모든 일반적인 윤리에 대한 이론을 전제로 하고 있어야 하는데 Kohlberg 의 이론은 구체적인 것을 거의 전개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전체적인 이론이 없이는 도덕성 발달 개념은 극히 애매하고 추상적인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