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커브(Polar Curve)의 이해와 활용
2013.12.10. 대전비익조패러글라이딩클럽 서상오
패러글라이더의 성능을 나타내는 곡선으로 폴라 커브가 있다. 글라이더 성능 곡선이라고 도하며, 무동력 글라이더 비행기,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 등 무동력으로 활공을 하는 비행체의 활공 성능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폴라 커브를 몰라도 비행하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폴라 커브를 이해하면 막연하게 알고 있거나,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비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게 된다.
1. 폴라 커브(Polar Curve)의 이해
다음은 para2000홈페이지(www.para2000.org)에 제시된 스카이워크사의 카이엔1 미디엄의 폴라 커브이다. 요즘에는 글라이더 제조사들이 폴라 커브를 제공하지 않는 것 같다.
폴라 커브는 상승과 하강이 없고 무풍의 기상 상태에서 측정된다. 가로축은 글라이더의 수평 방향의 속도이며, 세로축은 하강 속도이다. 분홍색 실선이 가리키는 점을 살펴보면 이 글라이더의 수평 방향의 최소 속도는 22km/h이다. 즉, 실속 직전까지 브레이크를 잡았을 때 22km/h의 수평 속도가 나온다는 의미이다. 이 때의 하강 속도는 1.5m/s이다. 파란색 실선이 가리키는 점을 보면, 수평방향 속도가 29km/h이고 하강 속도가 1.1m/s이다. 이 그래프를 보면 이 지점이 이 글라이더가 최소한으로 하강하는 속도임을 알 수 있다. 즉, 이 글라이더는 시속 29km로 비행할 때 침하가 가장 적다. 시속 29km/h이면 약간의 브레이크를 잡은 상태이다. 상승이 없다면 이렇게 최소 침하 속도로 비행해야 가장 오래 하늘에 머물 수 있다. 빨간색 실선이 가리키는 점을 보면, 수평방향 속도가 51km/h이고 이 때의 하강 속도는 약 2.1m/s이다. 이 글라이더의 최대 속도가 51km/h라는 의미로 풋바를 100% 밟았을 때의 수평 속도를 나타낸다.
글라이더의 수평방향과 수직방향 속도를 알면 글라이더의 활공비(LD)를 구할 수 있다. 즉, 수평방향 속도를 수직방향 속도로 나누면 된다. 분홍색 실선이 가리키는 최소 속도에서의 활공비는 22km/h를 1.5m/s로 나누면 된다. 단위를 같게 하기 위해서 m/s를 km/h로 변환하면 1.5m/s는 5.4km/h이다. 22÷5.4 = 4.07이다. 즉, 브레이크를 100%잡고 실속 직전으로 비행하면 1m 떨어지는데 약 4m 전진한다는 것이다. 파란색 실선이 가리키는 최소 침하 속도로 비행할 때의 활공비는 29÷3.96 = 7.32이다. 즉, 브레이크를 약간 잡고 최소 침하 속도로 비행하면 1m 떨어지는데 약 7.3m 전진한다는 의미이다. 빨간색 실선이 가리키는 최대 속도로 비행할 때의 활공비는 51÷7.56 = 6.75이다. 즉, 100% 풋바를 밟고 최대 속도로 비행하면 1미터 하강하는데 약 6.8m 전진한다는 의미이다.
위에서 세 점에서의 활공비를 구해 보았는데, 활공비는 수평 속도를 수직 속도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위의 폴라 커브 그래프에서는 원점에서 그 점까지 그은 직선의 기울기와 같다. 즉, 직선의 기울기가 완만하면 활공비가 크고, 가파르면 활공비가 작다. 그렇다면 이 기체의 최대 활공비는 얼마일까? 원점에서 폴라 커브 곡선의 점으로 선을 그었을 때 가장 완만하게 그을 수 있는 선이 가장 큰 활공비이다. 따라서 이 기체의 최대 활공비는 위의 그래프에서 초록색 굵은 선으로 표시된 직선의 기울기이다. 이 때의 수평 속도는 37km/h이고 하강 속도는 1.2m/s이며, 활공비는 37÷4.32 = 8.56이다. 수평 속도가 37km/h 정도면 풋바를 밟지 않고 만세를 했을 때의 속도이다. 대부분의 글라이더는 트림 속도에서 최대 활공비가 나오도록 제작된다고 한다.
2. 폴라 커브 그리기
GPS를 비롯한 몇 가지 장비만 있으면 글라이더의 폴라 커브를 그릴 수 있다. 바람이 전혀 없고 상승과 하강이 전혀 없는 날, 비행을 하면서 브레이크와 풋바를 사용해서 다양한 속도로 비행하면서 그 때의 하강 속도를 알 수 있으면 된다. GPS의 트랙 로그를 분석하면 비행 속도와 그 때의 하강 속도를 알 수 있다.
다음은 2급 글라이더의 몇 가지 수평 비행 속도에서의 하강 속도를 나타낸 표이다.
수평 비행 속도 (km/h) |
25 |
30 |
34 |
38 |
41 |
45 |
50 |
55 |
수직 하강 속도 (m/s) |
1.6 |
1.2 |
1.05 |
1.1 |
1.2 |
1.5 |
2.0 |
2.7 |
이 표를 엑셀 프로그램으로 입력하여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은 폴라 커브를 그릴 수 있다.
상승과 하강이 없는 무풍일 경우 최대의 활공비를 얻기 위해서는 위 그래프의 빨간색 직선처럼 수평 속도38km/h, 하강속도 1.1m/s (3.96km/h)로 활공하면 된다. 이 때의 활공비는 38÷3.96 = 9.60 이다.
3. 폴라 커브의 활용
상승과 하강이 없는 무풍의 상태에서 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 정풍이 20km/h로 분다면 어떻게 비행을 해야 최고의 활공비를 얻을 수 있을까? 앞에서 살펴본 무풍일 때의 폴라 커브를 이용하면 된다. 앞에서 살펴본 폴라 커브 그래프에서 수평, 수직 속도는 무풍이고 상승과 하강이 없는 구간이기 때문에 대지 속도(Ground Speed)와 대기 속도(Air Speed)가 같다. 정풍이 20km로 불 때의 폴라 커브를 알기 위해서 앞에서 살펴본 폴라 커브 곡선을 왼쪽으로 수평 속도 20km/h 이동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이 그래프에서 가로축의 수평 속도는 대지 속도(Ground Speed)를 나타낸다. 이 상태에서 최대의 활공비를 얻기 위한 대지 속도를 찾기 위해서 폴라 커브 곡선과 맞닿는 빨간색 직선을 그었다. 최대 활공비를 얻는 수평 방향 대지 속도는 23km/h이고, 이 때의 하강 속도는 1.25m/s (4.5km/h)이며, 활공비는 23÷4.5 = 5.11이다. 위의 그래프에 나타난 수평 속도는 대지 속도이기 때문에 대기 속도는 대지 속도에 정풍 속도를 더한 43km/h이다. (23km/h+20km/h=43km/h) 대기 속도가 43km/h이면 약 40% 정도의 풋바를 밟았을 때의 속도이다.
정풍이 불 때 폴라 커브 곡선을 옮기지 않고 빨간 직선의 시작하는 점을 이동하여서 최대 활공비를 구할 수도 있다. 다음의 그림은 정풍이 20km/h로 불 때의 최대활공비를 나타내는 대기 속도를 구하기 위한 그래프이다.
정풍이 20km/h로 불기 때문에 최대 활공비를 얻기 위한 직선을 수평 속도 20km/h에서 시작해서 긋는다. 위의 그래프에서 수평 속도는 대지 속도가 아니라 대기 속도이다. 대기 속도 43km/h로 비행할 때 가장 높은 활공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그림은 정풍이 36km/h로 불 때의 최대 활공비를 얻기 위한 그래프이다.
대기 속도가 52km/h가 될 때가 가장 좋은 활공비가 나온다. 즉 거의 100% 풋바를 밟아야 한다.
정풍이 아니라 배풍이 부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최고 활공비를 얻는지 알아보자. 배풍이 불기 때문에 최대 활공비를 얻기 위한 빨간색 직선을 대기 속도의 음수 쪽에서 시작한다. 다음은 배풍이 20km/h의 속도로 불 때의 상황이다.
대기 속도 36km/h 정도에서 활공비가 가장 높다. 거의 트림 속도와 같다. 다음은 배풍으로 40km/h의 바람이 불 때의 그래프이다.
대기 속도 35km/h에서 활공비가 가장 높다. 약간 브레이크를 잡는 것이 활공비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활공비는 바람에 의한 영향도 받지만 상승, 또는 하강 구간에도 영향을 받는다. 2m/s의 하강 구간을 지날 때 최대 활공비를 얻기 위한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2m/s의 하강 구간이기 때문에 수직 속도 2m/s에서 시작해서 빨간색 직선을 긋는다. 수평 대기 속도가 46km/h일 때의 활공비가 가장 높다. 즉, 45% 정도의 풋바를 밟는 것이 최대 활공비를 얻는다.
1m/s의 상승 구간에서는 최대 활공비를 얻을 수 있는 그래프를 다음에 나타냈다.
1m/s의 상승 구간이기 때문에 수직 속도 -1.0에서 빨간색 직선을 시작한다. 수평 대기 속도 34km/h에서 최대 활공비가 나타난다. 즉, 최대 하강 속도 만큼의 브레이크를 잡았을 때 활공비가 가장 좋다.
3m/s의 상승 구간에서는 어떨지 살펴보자. 다음은 3m/s의 상승 구간에서의 폴라 커브 그래프이다.
3m/s의 상승 구간에서는 기체의 속도를 어떻게 해도 상승이 되기 때문에 활공비라기 보다는 상승비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위의 그래프에서처럼 3m/s의 상승 구간에서는 27km/h의 대기 속도로 비행할 가장 높은 상승비를 갖는다. 즉, 50%이상의 브레이크를 잡고 비행할 때 가장 높은 상승비를 나타낸다. 그러나 우리가 최대 활공비를 구하는 이유가 어느 지점까지 가장 높은 고도로 도착하기 위한 것인데, 하강을 하지 않고 상승을 한다면 어느 지점에 높은 고도로 가기 위해서 최대 상승비의 속도로 비행할 것이 아니라 상승 구간에서 써클링을 해서 고도를 높이면 된다. 써클링을 해서 고도를 높일 때 브레이크를 잡는 것이 유리할까? 풋바를 밟는 것이 유리할까? 상승 구간에서 효율적으로 써클링을 한다는 것은 활공비나 상승비와는 상관이 없이 어떻게 하면 빨리 상승하느냐의 문제이다. 최고의 상승 속도로 상승하려면 최소 침하 속도로 비행하면 된다. 위의 그래프에서는 수평 대기 속도 34km/h일 때 최소 침하 속도 1.05m/s이다. 즉, 약간의 브레이크를 잡고 써클링하는 것이 가장 빨리 고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 고도 획득 과정에서는 써멀 코어를 유지하기 위한 뱅크각, 회전 속도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 최소 침하 속도를 유지하는 것 보다는 보다 뱅크각을 크게 하고 회전 속도를 빠르게 해서 써멀의 코어에 머무는 것이 고도 상승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위의 예는 써멀의 코어에 들어가 있고 커다란 회전 반경으로 회전해도 상승이 같을 정도로 써멀이 큰 경우, 즉 커다란 뱅크각과 회전 속도가 필요하지 않을 때 효율적이 상승을 위한 속도를 의미한다.
20km/h의 정풍에 1.5m/s의 하강 구간에서는 어떻게 비행해야 최대 활공비로 비행할 수 있을까? 다음의 그래프를 살펴보자.
1.5m/s의 하강 구간이기 때문에 수직 속도 1.5m/s에서 시작했고 20km/h의 정풍이기 때문에 수평 속도 20km/h에서 빨간색 직선을 시작했다. 최대의 활공비를 얻기 위해서는 수평 대기 속도 50km/h로 비행해야 한다. 즉, 80%이상의 풋바를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