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포에서 흥농을 지나 구시포와 동호해변 걷기(#40-41)
2022년 11월 27일 (일) 맑은 후 구름 많아짐 기온 : 섭씨 1~17도
24.4km 5시간 30분 동행 : 21명
법성포-고리포-구시포-동호해수욕장
<작은 빛>
동화 작가 '매트 헤이그'는 우리 몸에 탄소, 산소, 수소, 구리, 아연, 금 등이 들었듯,
부정적인 경험을 분석해 보면 두려움, 절망 외에도 약간의 기쁨, 희망, 사랑,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둠 속에서는 아주 작은 빛이라도 빛난다. 그 빛이 우리를 사로잡고 집으로 인도해 준다.
작은 기쁨과 희망, 사랑 그리고 행복이 인간을 살아가게 만드는 불씨가 될 수 있다.
<인상 깊었던 법성포>
법성면은 조선시대에 진량면 외리(外里)에 속한 곳으로 일제강점기인 1911년과 1915년에 택지를 조성하기 위해 마을 앞 갯가를 매립하였다.
법성면사무소와 주요 관공서 그리고 일본인들의 집단거주지인 농장과 상가 등이 들어서서 마을이 크게 확장하였다.
1916년에 이르러 외리, 검산(檢山), 호장동(虎壯洞)과 내리(內里)와 화천동(化泉洞) 일부를 합쳐 그 지명을 법성리라 하였다,
1934년에는 면 청사 뒤에 있는 홍삭 거리와 밤 모실을 이어주는 마을 길을 경계로 하여 북쪽 지역을 외법성리(外法聖里)로, 남쪽 지역을 내법성리(內法聖里)로 나눴다.
그 뒤 1964년에 7개 리로 구획되어 있다. 법성면 전체 인구 대비 45%가 이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법성진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이겨내려고 멀리 장성과 보성에서 성돌을 옮겨 쌓았는데 천혜의 요새로 외침을 막아냈다.
물이 빠진 포구를 따라 시내로 들어가면 굴비 말리는 모습일 볼 수 있는데 근처에는 굴비 한정식집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 일번지 한정식이 유명하다.
법성포구
법성포 일번지 한식집은 굴비 외에도 활어회, 떡갈비, 홍어, 간장게장, 병어 등의 해산물과 맛깔스러운 남도 밑반찬이 한 상에 차려진다.
매인 굴비구이와 고추장 굴비, 굴비 장아찌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4명이 먹을 수 있는데 60,000원, 80,000원 등 차림이 다양하다.
영광 법성리 느티나무
굴비 거리를 지나 인의산(165.3m) 방향으로 언덕을 오르면 오래된 느티나무를 만난다. 인의산은 법성 읍을 배경으로 버티고 있는 산으로 진성을 거느리고 있다.
영광 법성리 느티나무는 동지재를 오르기 위해 동네 뒷골목을 지날 때 만난다. 느티나무 4그루가 오래된 마을의 보호수로 우뚝하다.
검산제
동지재를 지나 검산제를 바라보며 검산마을회관을 지나며 시골 향내를 맡으며 구암천으로 향한다.
검산제는 법성진성의 북쪽에 있는 저수지로 검산(檢山)리에 있다.
개꼬리, 소꼬리, 쥐꼬리 모양의 산세가 구암천과 닿아 있는 곳이라 하여
셋을 뜻하는 삼(三)과 꼬리를 뜻하는 미(尾)와 시내를 뜻하는 천(川)을 조합하여 마을 이름을 삼미천(三尾川)이라 하였다.
고을 사람들은 새미내라 불렀고 지금은 삼미로 부른다.
구암천은 법성포구로 향하는 하천인데 제방을 쌓아 주변 지역을 옥토로 만들었고, 논에 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암천
<풍요로운 농촌 들녘 지나기>
상하마을 지나면서 넓은 배추밭 근처에 상하 농원 체험 교실이 있다.
좋은 먹거리를 구별하는 슬기의 씨앗,
음식을 만드는 수고로움에 대한 씨앗,
먹는 즐거움을 배우는 행복의 씨앗,
추억을 쌓는 사랑의 씨앗,
재료 맛을 배우는 참맛의 씨앗 가치를 나누는 공방과 견학 프로그램 운영한다고 한다.
선운산
흥농읍사무소와 흥농초등학교, 흥농중학교를 차례로 지나며 영광 승마장 옆을 걷는 길은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흥농과 법성을 잇는 4차선 도로공사이다.
근처 영광 성산리에 지석묘군이 있는데, 발견된 대부분은 지하에 있고 받침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한 곳에 몇 기 또는 수십 기씩 모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석묘에서는 간돌 검이나 돌 화살 척 등의 석기, 민무늬 투기나 붉은 간토기 등의 토기, 청돔 검과 장식구인 옥이 출토되고 있다.
지석묘는 고인돌이라고도 하며 선사시대부터 만들어진 유적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무덤으로 사용하였던 묘이다.
진덕마을을 지나는데 담장에 장미가 빨갛게 피어 나그네를 반긴다.
이곳이 온화하여 장미, 갓, 상추 등 많은 농작물이 아직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 남쪽 지방의 풍요로움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자룡천
<원형이 잘 보존된 고리포와 갯벌>
드넓은 간척지 한가운데를 지나는데 갑자기 고라니가 논바닥을 박차고 이리저리 정신없이 달린다.
시골 농작물 피해의 주범인 고라니가 이곳에서도 크게 개체 수를 늘리고 있는 모양이다.
자룡천을 따라 제방에 도착하니 배수갑문이 있고 고리포까지 둑으로 연결된 방파제가 근사하다.
갯벌은 물이 빠져 있고 제방 옆으로 양식장과 포구에 배가 정박되어 있다.
고리포 갯벌
고리포는 조선시대 봉화를 올렸던 ‘고리포 봉수대’가 있었던 포구로 유명하며 봉군들이 머물렀던 마을로 추정된다.
봉수대는 포구 북동쪽 600여m 지점의 안산(120m)의 정상에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고리포의 봉수가 무장현의 서쪽 20리에 있다고 했는데, 이는 구시포의 남서쪽 약 1.8㎞ 지점으로 고창군의 남서단 해변에 해당한다.
고리포 남쪽은 바다를 경계로 영광군 홍농읍 성산리와 마주하고 있다.
고리포는 고창 지역의 포구 중 유일하게 그 위치가 이동되지 않고 원형이 유지되고 있는 포구이다.
2010년 현재 고리포 마을에는 약 20여 호 정도의 가구가 거주하며, 모래사장에 있는 고리포 포구는 10척의 소형 선박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안쪽의 해변에는 1.3㎞ 정도에 걸쳐 양어장이 건설되어 있다.(출처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인용)
고리포
구시포 해변 송림
<덜 알려진 해안가 고시포 해수욕장과 동호해수욕장>
고리포에서 우측으로 경사도 10%의 언덕을 넘으면 구시포 노을 캠핑장이 나온다.
넓은 무밭 옆에 군 건물이 보이고 소나무 숲에는 오토 캠프를 즐기는 가족 단위 상춘객들이 많다.
구시포의 원래 이름은 새나리 불영(새 바닷가의 불같이 일어날 마을)이었으나 일제강점기 구시포로 바뀌었다.
아홉 개의 도시, 혹은 아홉 개의 저자를 먹여 살릴 마을이란 뜻이다.
이곳의 개펄은 서해안 개펄 중에서도 가장 광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웃한 동호해수욕장까지 치면 30리의 바닷길이 폭 1km쯤의 개펄로 죽 이어져 아홉 개의 저자가 충분히 들어설 만했다.
고창군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길고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을 끼고 있다.
해변의 경사가 완만해서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제격이다.
백사장 남쪽에는 정유재란 때에 주민 수십 명과 산비둘기 수백 마리가 반년 동안 난을 피했다는 천연동굴이 있고, 해안 일대에는 기암괴석이 널려 있다.
앞 바다에는 가막도를 비롯한 섬들이 아름답게 떠 있고 해 질 무렵 서해 칠산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볼 수 있다.
방파제로 가막도와 연결된 도로가 있어 고리포항으로 배들이 드나든다. 자동차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기도 하다.
구시포는 길고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을 끼고 있고 해변의 경사가 완만해서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제격이다.
구시포 해변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이내 해변을 따라 이동했다.
예전 구시포항 자리에는 수산물 회센터와 주차장이 잘 만들어져 있고, 새로운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해안을 따라 조금 가면 고창 전력 시험센터가 나오고 ‘별 헤는 밤 펜션 캠핑장’을 지나면 근처 바다 풍력 발전 전기를 육지로 옮기는 ‘한국풍력발전’이 나온다.
천혜의 해안이 멀쩡하게 남아있는 것도 풍력 발전소 때문에 개발되지 않는 이유인 듯하다.
도로를 버리고 이내 바닷가 백사장을 따라 북쪽으로 한없이 걷는다.
승마를 즐겼는지 말발굽 자국이 모래사장에 움푹 파여있고, 조개껍데기, 소라, 백합, 죽은 물고기들이 밟힌다.
이렇게 구시포에서 동호항까지 10.7km 정도 이어지는 서해안 최고 긴 백사장이 명사십리 해변이다.
명사십리 해양파크가 조성되어 있으며 백사장이 매우 곱고 송림이 좋다.
구시포 해수욕장
명사십리 해변
위도
백사장을 벗어나 농촌 길을 한참 걸으면 동호해변이다.
동호해수욕장은 고창읍에서 30㎞ 지점에 있으며 1967년에 개장했다.
전라북도에서는 변산해수욕장 다음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최근 구시포 해수욕장의 개발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경사가 완만하며 모래알도 작고, 고와서 가족 단위의 물놀이에 적합하고 바닷물의 염도가 높아 피부보호에 좋다.
서해의 낙조를 배경으로 백사장 뒤편을 따라 뻗은 청송이 해수욕장의 정취를 더해준다.
해수욕장 내에는 각종 편익 시설과 오락시설·숙박시설 등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다.
위도를 배경으로 춘분과 추분 근처에 낙조를 촬영하면 멋진 작품이 될 것 같은 짐작을 해본다.
주위에는 구시포 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유명한 선운사가 있는 선운산도립공원이 자리하여 여름철 피서객과 관광객의 훌륭한 휴양지가 되고 있다.
명사십리 해변
장호 갯벌 체험장
10.8km의 긴 백사장
동호 해수욕장
동호해수욕장 송림
<에필로그>
영광과 고창의 두 지역을 걸으면서 법성포와 흥농 지구의 어제와 오늘을 보았다.
역사적인 법성진성의 자취와 근대화의 물결이 춤추는 영광 원전이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커다란 경계임도 느꼈다.
서해안 백사장의 최고라고 여기는 대천과 만리포를 생각하고 고시포와 동호해변을 보니 은근하고 조용하며 몰래 감춰진 보석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비교적 서울이나 대전에 덜 알려진 이곳 고창 해변은 조용하고 아늑해서 낙조의 비경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여겨졌다.
코리아 둘레길의 세 번째 여정인 서해랑 길을 걸으며 옛 백제인의 풍족한 생활상과 주민들의 삶을 체험하는 좋은 발걸음이 되었다.
길을 걷는 도중 시골집 마당에서 가족들이 모여 김장하는 풍경도 멋진 한민족 정취임을 느낄 수 있었다.
사라져가는 풍습과 모습들도 하나의 문화인데 추억의 사진이 되고 말아 간직하고 유지하기 어려운 안타까움도 서해랑 길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본다.
고창의 가볼 곳
동호해수욕장
첫댓글 법성포에서 출발한 걷기 여행이 산꼭대기님의 합류로 더 즐거웠습니다.
시골 농촌 모습과 바닷가 풍경을 두루 볼 수 있는 서해랑길이 이젠 선운산과 부안 해변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평지를 걸으며 주변 풍광도 보고 맛집도 들르며 여유있게 하루를 즐길 수 있는 테마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영진의 노력에 큰 박수 보내며 더 많은 귀연 식구들이 참석하여 힘을 실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이번 구간도 청산님 덕분에 지리공부.역사공부 잘 했습니다. 너무나 멋진 걷기 길인데 참가인원 많지 않아 힘드실 운영진 분들께도 감사인사 드립니다.
즐감했습니다~~
함께걷고 싶은 맘이 가득한데 완치되는 대로 동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