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데이트

[김상철 선생님]

요즈음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아침부터 에어컨을 켜니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뼈골이 오삭거려 에어컨을 꺼버렸다.

친구가　병원이라며　밝은　음성으로　전화가　온다．

“친구야，　더위에　어떻게　지냈니？”

“야！　내가　할　소리다．　너　항문수술　어떻게　되었니？”

“아공！　부끄러워라　ㅎㅎㅎ의사　선생님이　깨끗하게

낳았다며　앞으로　병원에　안　와도　좋다한다．ㅋㅋㅋ“

“찜통　더위에　꼼작　못하고　수고했다”

“뭐！　좋은　것　없니？”

“백화점　갈려했는데　취소하고　점심이나　한　끼　할까？”

“그래　좋다，　집에　있어라．　내　　갈게”

둘　만나　시내에서　식사하는　것보다　바람도　소일　겸

가창ㅡ정대ㅡ용천사ㅡ덕산　추어탕에　가서　점심　먹고

냇가에　발이나　담그고　오자　하며　내　차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정대로　접어드니　수많은　행락객들이

찜통　더위를　피해　나들이　나가니　차가　정체가　된다．

친구，“남　보기는　여자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도　주위에

전화하면　달려올　여자　친구도　없고　너나　나나　인생

헛살았다“．　ㅋㅋㅋㅋ

　“그래　말이야！

오늘　같은　날　눈이　큰　건발머리한　여자친구라도　있으면

같이　갔으면　좋을　건데．．“　ㅎㅎㅎㅎㅎ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헐티재　정상에서　청도　각북　쪽을

내려다　보니　시야는　일망무제로　탁　트인다．

나는　어느듯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개선장군(凱旋將軍)

보다　더　거만해진다．

파아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고

입추가　지나서인　지　고추잠자리가　우리　주위에　맴돌며

날아다닌다．

디카를　내어　나들이　나온　사람에게　부탁하여　기념촬영　

한　장　찍고　고불고불　내리막　길을　내려가　용천사에

도착하니　절　입구에　마을　할머님들이　온갖　과일과　

채소를　같다놓고　야시장이　형성되어있다．

청도는　복숭아가　유명한　곳이니　복숭아와，　찰옥수수　

몇　개　구입하여　융천사에　들어가　감로수　한　모금　

마시니　이가　시리고　물맛이　좋다．

대웅전에　들려　참배하고

시장기가　들어　시계를　보니　１시가　넘었다．

여기　오면　자주　찾는　집　덕산추어탕（TBC에　방영된　집）에

가서　추어탕　맛있게　먹고　어디　발이라도　담글만한　곳을

찾으니　선착객들이　먼저　점령하고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다시　차를　돌려　가창　댐　상류　계곡으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로　차를　몰아　

들어가니　차　길　옆에　맑은　물이　흐르고　편편한　반석위에

숲이　우거져　햇살을　두텁게　가리우는　너무나　좋은　곳．．

이　좋은　곳도　모르고　멀리　물도　좋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들　병신들이야　ㅎㅎㅎㅎㅎ

하며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그니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여긴가　싶어　난　어느　듯　　

“羽化而登仙”라는　착가에　사로잡혀　눈을　지그시　감고

두　팔을　벌려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본다．

발　담그고　물장구　치며　있는데　도로위에서　호루라기　소리

이봐요！　당신들　벌금　천　만원　할려합니까？

거기가　어디라고　상수도　보호구역에　발을　담그고　있어요？

오잉！　뭐샤，　그래　이상하다　했지？

이　좋은　곳에　사람들이　한　사람도　없고　멀리　물도　별로

좋지　않는　곳에　복작거리니？

단속　반원에게　손이야　발이야　빌고　겨우　

용서를　받고　집으로　오면서　얼마나　웃었던　지．

알아야！　면장한단　말이야．

벌금　천　만원　딱지　받았으면　어쩔　번했지？

서로　위안을　하며　헤어졌다．．．ㅋㅋㅋㅋㅋ

백년이나 된 백일홍 고목 앞에서 기념촬영

용천사 대웅전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감로수 한 모금 마시니 더위가 없어져요.

가을하늘 같은 파아란 하늘 ..

물옥잠화가 ..

수련이 ..

물옥잠화가 예쁘게 피었어요.

용천사 입구에 청도 특산물 채소, 과일 등을 파는 마을 할머님들 ..

헐티재 정상에서 청도 각북을 내려다보며 ..

헐티재 정상에서 친구와

입춘이 지났건만 아직 찜통더위..

그래도 가을 하늘을 연상케 하듯 파랗고, 고추 잠자리가 날아다님..

나리 꽃이 예쁘게 피었어요...

연못에 수련을 헤집고 다니는 금붕어들 ..


특이한 돌탑이라 디카에  담아 보았습니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가창댐 ..

옥류에 발 담그고 ...

벌금 천 만원 할 번 했지요...

정말 몰랐습니다.. ㅎㅎㅎㅎㅎ

 

 

       배경음악 금과은 / 빗속에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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