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원고 마감합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줄간 띄우기가 안되어 있으니 첨부파일 확인하세요. ▶ 2015 영천강변공원 시화전 원고 (1) 봄비                     이준필 봄비가스쳐간 저 산야연두빛 물결이 일렁인다봄비가 스쳐간 송림지엔작은 일렁임으로 아침을 알려주네봄비가스쳐간 꽃밭엔새순들이 다투어 솟아오른다봄비가 스쳐간 내 맘 속엔봄의 환희가행복의 미소로 피어나네 (2) 聖(성)스러운 발자국 소리                       이준필 고요하다너무도 고요하다아침이슬마저 잠들었을까...정막을 깨는 소리聖(성)스러운 발자국 소리뚜벅 뚜벅...발자국 소리따라맘도 따라 간다발자국 소리 멈춘 곳수단(soutane)을 입은 거룩한 행렬이 제대로 향한다온몸을 가린 거룩한 옷 수단(soutane)을 걸친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난 이들...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아름다운 모습에 취한다그 속에 들나의 아들을 꿈꾸며행복감에 젖어든다. (3) 찔레의 꿈                    허남기 초록빛 무지개가 뜨는 언덕 노스탤지어의 햇살을 거슬러슬픈 기억의 하얀 얼굴을 내민다심장무늬 다섯잎 짝을 지어나비 꿈 꾸는 봄처녀억겁으로 감긴 줄장미 서곡으로꽃비 뿌리며 다소곳이 얼굴 붉힌다 숱한 그리움에 줄달음 친찔레의 꿈이 발갛게 물들고봄비 내리는 윤사월꽃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이제 하얀 색깔을 준비 할 시간지난 겨울 상처난 빙점을입김으로 녹이며하얀 인연의 깃으로살며시 입맞춤한다찔레의 꿈이 서린 가시 줄기엔마디없는 함성의 물결들이소복입은 날개짓으로소록소록 쌓인 꿈을하얀 세상 밖으로 밀어낸다 (4) 적응                       성상길 날이 무지 춥다봄 뛰어 넘어 여름 올 것 같더니봄은 어디가고 겨울봄날이라 얇아진 옷매무새하루 종일 움츠렸던 몸변화에 적응하지 못함이 아픔으로 남았다. 누구나 살면서봄날의 겨울처럼 불쑥 찾아오는아픔도 있으리라하루만 지나면 또 하루만 지나면 일상으로 돌아오는 삶어제는 기억으로 내일은 희망으로 거듭 나리라. (5) 내리 사랑                           벽산 한다혜 흙밥에 눈길 주지 않았다 나는.단내가 날아서 나비- 벌 찾아오고온전한 이파리로 우쭉우쭉하느라발목 시려 내려본 늦가을이 될 때까지철부지였다.내 몸의 진한 숨통은네 속살과 바꾼 껍질내 옹골찬 형상은 네가 퍼담은 너의 눈물임도 몰랐다.흙덩이에 감긴 네 하얀 다리가향으로 날아 높은 잎새 되고그 잎새 투둑- 떨어져야 열매 됨을 너는 이미 잘 알고 있었구나.찬기운이 흙밥을 들쑤셔마른 가슴이 짜부라져 뱉어낸 신음‘내 사랑 여기서 내리자’고‘사랑은 그냥 지켜보고 내려놓는 것뿐. (6) 시월                        벽산 한다혜 시월의 정성은여문 황금빛 들녘이다.그을린 얼굴에땀방울 여럿 달려이삭 한 줄 꼬옥 매달리는시월의 사랑은알몸으로 누운 붉은 햇살이다.주름진 손등에희망 모두 모여열매 한 송이 탐스럽게 영그는시월의 소리는낙엽에 묻혀오는 물빛 바람이다.근심 든 가슴에그리움 가득 고여귀뚜라미 난음(亂音)에 밤잠을 설치는 (7) 외로움을 읽는 법 김성희 요양원 봉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 가뿐해야 하거늘내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잘 가라고 흔드는 할머니의 손짓이언어가 되어 돌아오라 한다내가 멀어질수록더 크게 흔들어대는 할머니의 손짓이이젠 커다란 글씨체가 되어가지마. 가지마라고 읽힌다난 어떨 땐 쌀쌀하게 외면해 버리고어떨 땐 마지못해 건성으로 흔들어주는데인사로 손을 흔들어주는 나는내 마음 두고 와야 할 것 같아 더 깊이 읽지 않으려그만 이제 그만하라고 손사래를 치고 할머니는 외로울 때마다 날갯짓으로외로움에 더 가까이 다가가며나에게 외로움 읽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8) 부부                              최지현 빨래를 삶는다하늘을 나르고자 하는그대의 파란 속옷도이땅을 지키려는하이얀 나의 속옷도어쩌리한 솥에서 끓고 있으니 (9) 어느 하루는 걸었다                                 한관식 가장 얕은 강줄기는 징검다리를 끼고산다이끼를 밀어 올리며 한나절은 그럭저럭이다풍경을 따라 걸으면 소금쟁이가 된다앞으로 나가듯이 튀어 오르듯이그러면서 물살을 따라 힘겨운 피라미가 부딪히고물살이 숙연해지는 시간하늘이 왕왕 짖어댄다거기, 쪼그리고 앉은 산 그림자 산새를 따라 움직이면울고 싶은 저녁이 당도한다그냥 발걸음이 느슨하다 (10) 찔레꽃                        장대규 어머니 산소 길에따라오는 찔레꽃가시밭길 평생을 치마폭에 감추고하얀 웃음 지으시던어머니를 닮은 꽃자식 나인 환갑도 미심쩍어서생전의 염려를 놓지 못한 듯걸음걸음 물어가라발을 잡는다. (11) 별빛로(路)                 장대규 갈수록 물길은 가늘어지고산이 구비치는길올망졸망 산마을을염주처럼 꿰면서낮에는 별이 피고밤에는 별이 뜬다. (12) 아버지의 노래                                   이형태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우니……지치고 힘들어서 한 곡조뚝 닥 뚝 닥 지게목발 작대기 장단에니나노 늴리리야…… 한 가락 비탈 길 산길을 올랐고논머리에서 밭 둑 가에서걸걸한 막걸리 한 사발에 들판을 적셨다장작 한 짐 물거리 한 짐 무거운 나뭇짐을 지고십리 시오리 시장에 내다 팔고 돌아가는빈 지게에 간 절은 생선 몇 손 매달고어스름 고개를 넘을 적에도 한 가락 한 곡조 전쟁나리를 겪고 가난의 시대를 살았던아버지들의 그 노래 그 소리는천 근 만 근 가족을 짊어진 삶의 무게를 이겨내고나라를 일구고 가꾸어낸 활력소였다 (13) 상처와 사랑                                       현명석 사랑하면서 미움이 싹트고 그 아픔마저 황홀한 통증이 되어 찾아 왔습니다 나를 떠난 님은 미움의 싹이 자라 한 송이 붉은 꽃으로 내 마음을 흔드는지라 이제는 용서했습니다 아픔마저 사랑이란 걸 알았을 땐 내 기억 속에서 님은 서서히 잊혀져 갔습니다 물론 잊는다는 말은 불가능 하겠지만 최소한 아프지는 않겠지요 이 모든 게 세월의 풍파에 깎여나가 기억의 창고를 허물어뜨릴 테이니까요 (14) 삿타고개                                            이원석 400년 전 조선통신사가 걸었던 슬픈 전설이 있는 고개그때도 수려한 태평양의 쓰루가만과 이즈반도를 보았겠지일본 전국시대 다케다 신겐과 이마가와 우지자네가 전투를 벌인 곳21세기 조선통신사가 떴다! 서울-동경 한일우정걷기 1,158㎞저 멀리 일본의 심장 후지산의 모습이 양국의 우정을 반긴다이들의 따뜻한 가슴이 슬픈 전설을 희망의 노래로 바꿀 날이 오겠지 (15) 나는 지금 매산고택 앞이다                            박미경(감사) 중문을 열어 두셨네담장을 따라 시간의 실타래가 이어지고일곱 해까지 뛰어 다니던 큰댁보다 축대가 더 높은 집, 쪽마루에 앉으니매화 꽃 속 인줄 알겠네멧새소리 개울물소리 앞 산 푸른빛한데 엮어 시문에 걸고 사랑방으로 들어가 앉으면안주인이 늦은 점심으로 술 한 상 차려준다면 일 년을 기다려도 좋겠네취해한가한 빈 집에서 수 만 가지 상상으로오록서당,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 머릿속을 돌아다니다생각들은 옷자락을 적시고매화 꽃피고 삼백 년이 흘렀네 나는 지금 매산고택 앞이다 (16) 이름                                   한관식 걷다보면 어느 순간 멈춰질 때가 있다모난 돌 앞이나 벤치 앞이나 바다 앞이나멈춰 선 그때부터 당신의 이름은 부르기 좋게 동글동글하여 발걸음이 먼저 대답했을 뿐이다 누군가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기 편하게머리와 몸과 다리를 균형의 틀에 맞춰둔 까닭이다그것은 비대칭에서 벗어나라는 엄숙한 약속이고깨우침이기도 하다당신은 이미 선택을 받았고알게 모르게 감성에 젖어도 될 허락이기도 하다이름을 입안에서 굴러보면얼마나 행복했던가 (17) 성아의 선인장                              김성희  뼈를 가진 저 뾰족한 궁기의 반항아그것은, 삭이지 못한 어긋난 뼈를 맞추려 촉촉이 여린 살을 뚫고나온 푸른 잎가시가 뚫고나온 군데군데옹이가 빽빽한 아이의 언저리만 맴돌다가가시같이 뱉어버리는 말에 찔리고서야 비로소, 뼈 속이 보인다영천야사임대아파트101동102호에 사는온몸에 가시로 철갑을 두른 열다섯 살 성아는 알콜 중독자인 나이 많은 아빠와 장애인엄마의 아들이다성아의 몸에 박힌 가시는성아가 세상을 읽기시작하고부터 받은 무수한 질시의 손가락들이 와서 박힌 것이다성아가 자라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여린 가슴에 손가락을 심는 일가슴을 찌르는 손가락들을 가시로 일으켜 세우는 일이였다사람들은 섣불리 누구를 향한 손가락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그 손가락들은 세상을 찌르는 가시가 된다 (18) 죽림사 풍경소리                     허남기 물고기의 등지느러미에천년을 매달며 바람의 언어로맑은 풍경소리를 우려낸다삶의 좌표를 점령한 허공파리한 죽림사 풍경 소리번뇌를 나지막이 해탈시킨다간밤 슬픈 울대를 가진소쩍새가 울다 지친회나무 가지에 속절없이 노숙한풍경소리 여전히 청아하다처마끝 어디에 맴돌고 있는끈끈한 인연의 고리 마냥덧없이 흐르는 세월을 옭아매고물고기의 부레 속을 빠르게 스친다끝내지 못한 인연으로연못에 끓인 물수제비를 먹으며뭇사람의 귀를 지나 깨달음을 얻는다 (19) 해인사에서                    한미화 비가 내립니다, 산사의기와지붕을 밟고 빗줄기는땅으로 추락하여동그라미가 됩니다떨어져서 둥그렇게파문을 찍습니다일순간 땅에서 솟구치는날개가 있습니다그 날개 걸치고법고를 치러 나오신 스님산사를 두들깁니다둥글게 둥글게맥놀이 되는 산사목판 대장경의 판각들이배롱나무 꽃처럼깨어납니다    (20) 폭포                     김회번 수변천 위를 미끄러지는시원한 바람소리하며누구든지 그 아름다움을볼 수있는 적벽위 인공 폭포더위에 지쳐 맑은 물에몸을 씻고어찌 이토록 깨끗한 물에세상에 더럽고 욕된 것을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옥같은 자리를 열어서꽃을 향해 앉아서 친척들과정담을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고즐거워하는 모습이너무 정겹다 (21) 공원의 하루                 고원구 하늘아래출렁이는 은물결이그림같이 쏟아지고아이들의 소리는하늘 높은 줄 모르고울려 퍼진다젊음으로 채워지고환희로 채찍질하는공원의 하루햇살도 오기로 데워내는 듯푸른 물결에 풍덩풍덩기다림의 몸짓으로 나래를펴고내일은 또어떤 젊음의 햇살이뼈를 깎는 아픔으로떨고 있으려나 (22) 파도                               손영미 쉼 없이 씻어주는구나어질러진 내 마음의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고 또 씻어주는구나아득히 이어진 저 쪽빛 바다는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내 어머니의 품, 나는 작은 모래알로 옹알거리며 당신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해맑아진다쉼 없이 씻어주는구나나날이 찌들어가는 내 마음의 갈피를 낱낱이 뒤적여가며 씻어주는 어머니의 손길로 오로지 밀려오기만 하는 저것,당신의 젖비린내에 취한 나는 흑백사진처럼 빛바랜 추억을 뒤적이고 있다그리움을 뒤적이고 있다 (23) 춤의 향연                                 손영미 춤의 향연이다구멍 숭숭한 뿌리에 매달려 넓고 깊은 흙탕물 속에서 숨죽여 기다리다고이 버선발로 나서서 승무를 추고 있는 연꽃들의 향연이다흐르지 않는 물을 딛고너풀너풀 휘젓고 있는 저 청아한 춤사위는감히 넘볼 수 없는 고고함뜨거운 햇살 아래 다소곳이 눌러쓴 고깔모자 사이로 비치는우아함을 넘어선 숭엄함 속에더러는 새하얀더러는 연분홍 활옷을 입고 하늘에서 막 하강한 천사의 춤인 듯 눈부시다향기로운 향연에 취해버린 한낮나도 따라 훨훨 무뎌진 마음의 나래를 펴보고 있다 (24) 비 그친 오후                              손영미 연잎 무성한 연못에뿌옇게 내리붓던 빗줄기 그치자연잎들이 일제히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방울방울 모아 한 아름이 모이면 비우고 또 모아 비우기를 반복하던 저 연잎들이알알이 고인 그리움을 비우는내 마음을 닮았다너와 내가 나누던 사랑을 다시 이어주듯 밀어 같은 무지개가 하늘과 땅 사이를 다시 이어주면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가교 위에 풀쩍 뛰어올라 그날의 흔적을 낱낱이 뒤지고 싶은비 그친 오후다 (25) 기청산 가는 길                  조주환 청하 기청산그 수 만 평 신록 위로푸른 피를 실어 나르는저 푸른 휘파람소리나무는 땅의 말씀을자꾸자꾸 퍼올린다. (26) 미소 -연꽃에게               조주환 몇 억 광년이나몇몇 겁을 굽이돌다관음의 아미蛾眉에 닿아푸른 숨결로 깨어난 듯척박한 이 땅을 밝히는영혼의 꽃한 떨기. (27) 꽃                 조주환 무엇이 뼈에 사무쳐 이 땅은 붉게 우는가.내 감성의 실핏줄 위에그 잠시 스치고 간끊일 듯 느낌만 남은아, 한 줄기 바람. (28) 바다 그것은                   박미경 하늘을 담고 있는거대한 품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어 먹이를 낚아채어 올리는갈매기의 힘찬 물길 짓이바다를 말해 주었다삶의 휴식과 평안을 찾기 위해나는 이미 오래 전바다로 가는 길을 보았다그러나나는 쉽게 바다를 볼 수는 없었다바다는 묵묵히 하늘을 담고세상풍파에 휘감길 때 마다스스로에게 물음을 주며 답을 찾게 하였다굽이치는 거친 파도와 잔잔한 위로의 울림이거품 띠를 걷어 내 듯내 안에 그물망처럼 걸쳐져 있던 희뿌연 안개를 걷어 내어 갔다낡고 닳은 모나기만 했었던거칠게흘려보낸 시절,밀물에 쓸려 보낸 뒤에서야나는비로소 바다를 볼 수 있었다바다그것은 내 마음의 하늘 이였다 (29) 사랑을 말하다                    박미경 사랑이내 것이 아닐 때그건 사랑 이었다사랑이내 곁에 머무를 때도사랑이라 믿었다사랑이내 것이 되는 순간이미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30) 일상                          양진찬 추운 겨울 게으르기를 소같이 하고창밖에 부는 바람소리를 벗 삼아 우풍 가득한 방안에 누워그림자 흉내를 내고 있다한끼 밥 나누어 먹자고 부지런한 이 있어서전화 한통 주면입이 침이 마르도록 덕담을 해 주련 마는대숲으로 지나는 바람소리 요란해 누가 오나 내어다 보면 게으른 정오의 햇빛만 마루 한쪽에서졸고 있다긴 밤이 오기 전 몸뚱이 주인 된 죄로가스레인지 불을 켜고 허기라도 면하게 해주려무청 된장찌개라도 끓여야겠다초저녁 바람에 등 떠밀려겨울 해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떠나는 소리가아련하다 (31) 마음 따라              德山 문교스님 마음 밭엔모든 씨앗 숨어 있어단비 만나면 싹이 트네삼매의 꽃원래 형상 없으니어떻게 싹이 트고무엇이 피어날지는마음먹기에 달려있네 (32) 고정관념을 버려라                德山 문교스님 생각이 바뀌면행동이 바뀌고행동이 바뀌면습관이 바뀌고습관이 바뀌면성격이 바뀌고성격이 바뀌면인격이 바뀌고인격이 바뀌면운명이 바뀐다. (33) 오동나무                           박미경(감사) 바깥으로 자물쇠가 걸린 아홉 평 창고 같은 빈집, 삼 년 전 한 풀 고집을 꺾은 노인, 걸어서 올 수 없는 요양원으로 떠난 뒤상추 두 고랑 고추 다섯 포기 옆집 할머니의 작은 놀이터 마당은한여름 더위에 늘어지고슬레이트 지붕을 뚫고 나온 속절없는 오동나무 금호강을 바라보며 슬픔에 잠겼다오늘은 예감이 틀리기를 바라며   (34) 늙은 노동자                                               현명석 다섯살 딸아이를 둔 늦둥이 아버지의 저 절규는 핏발이었다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그의 용기는 어디서 왔을까 실직 삼개월만의 저 화려한 언변은 누가 만들어 주었는가 순박하고 착한 저 바보를 누가 눈물 흘리게 했는가 한 늙은 노동자는 순박한 꿈을 내려놓고 누가 투사의 길로 내 몰았는가 하늘은 아무 말 없는데 슬픈 비마저 내리지 않는다 (35) 부제지에서                            정용식 허겁지겁 돌아돌아 온 곳이 바람의 숲통속적인 바퀴를 지나캐미라이트의 밤속,숨기는 붕어의 물한모금꾀꼬리 숨소리조차 가냘프다햇볕이 던져놓은파라솔에 작은양심물위에둥둥 떠다닌다 (36) 탄생                                   정명옥 파티마 병원 분만실 로비에서 아기를 기다린다축복의 시간들새 생명이 태어났다풀잎하나 꽃잎하나아파서 파르르 떤다산부인과 병동에 참한 바람이 분다보름달이 저만치 차 올랐다기쁨의 시간들집안의 겹경사다손자 하나손녀 하나가슴에서 피어나는 맛있는 솜사탕두손 합장하고 연신 머리를 숙인다 (37) 달력                                    정명옥 유월, 을미년도 절반이 흘렀다세월이 괴성을 지르며 쌍두마차가 홱홱 질한다개도 지나가고말도 지나가고돼지와 소도 지나가고서로가 먹이사슬이 되어입천장에 붙은 가래침조차 뱉을 시간도 없이연탄구멍에 루비를 박아 잘도 달린다제각각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낸다선불로 예매한 365일인생 최고의 날을 기다린다북두칠성이 물속에서 반짝 거린다 (38) 전염병                             정명옥 삼삼오오 모여 이러쿵가가호호 마다 저러쿵낮 새 엎 치 락밤 새 뒤 치 락메르스 공포에 사람들이 무너지고 있다매가리 없는 나침반은윤회의 고통만 커지고그케,,도리도리만 하고 있는 해바라기헷갈리는 세상에넘침을 흔들어 깨우는 가르침 (39) 자호천                           최은하 당신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보현산 풀들을 깨우던 봄비의 부름 때문이었소 용산리를 지나는 계류에서 정씨네 일소의 목마름으로 온 도라지꽃이내 순례의 동행자였다오영천호 망향정에서 물속 세월을 추억하는 한 노파의 그림자를 언뜻 본 듯도 하오호수의 끝에서는 뭇 사람들의 밥 짓는 소문이 바람으로 불어오고 있었소나는 물거품으로 겨우 낙하했소덕천천에서 흘러온 치들을 만나 치기어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소만 그대여 걱정하지 마오 무사히 당신의 발끝에 닿았으니여기 임고강변공원의 바람은 참으로 고요하기만 하오그대는 어느 물길을 따라 이곳으로 흘러와 이토록 거룩한 발을 나에게 맡기었소 당신의 사연이 별빛을 타고 나에게로 오는 동안 나는 그대의 가슴치까지 다다를 준비를 하오 그러나 그대여 나는 곧 떠나야 할 몸이오 임고땅과 고경땅의 범람원을 지나고제방 사이의 협곡을 돌아 금호강까지 다다르려 하오떠나는 나를 원망치는 마오 골벌땅에 뿌리내린 뭇 생명들의 젓줄이 되고 달구벌까지 이어지는 눅진한 삶들의 역사로 흐르다가 그대와 감격에 찬 해후를 기필코 맞이하려 함이니 <a href='javascript:fileFilterViewer("http://cfile262.uf.daum.net/attach/2155BB41558757510D01CA", "/cfile262/21/55BB41558757510D01CA", "▶ 2015 영천강변공원 시화전 원고.hwp", "grpid%3D1LAd2%26fldid%3DU2nG%26dataid%3D34%26fileid%3D1%26regdt%3D20150622092931&url=http%3A%2F%2Fcfile262.uf.daum.net%2Fattach%2F2155BB41558757510D01CA")'><img src="https://t1.daumcdn.net/daumtop_deco/icon/icon.hanmail.net/editor/p_etc_s.gif" border="0" alt="첨부파일" class="vam"/> ▶ 2015 영천강변공원 시화전 원고.hw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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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영천강변공원 시화전 원고제출 2015년 원고 마감합니다.

이원석(사무국장) 추천 0 조회 81 15.06.22 09:2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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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하
15.06.22 20:07

첫댓글 갈무리 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국장님 ^^
김성희
15.06.25 19:03

국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제 시 성아의 선인장 마지막행과 그 위의 행은 연구분을 해 놨는데
여기는 연 구분이 안되어 잇네요.
한번 학인해 주세요.^^
이원석(사무국장)
작성자 15.06.25 20:29

예,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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