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허니>
이 영화는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이 만든 영화로,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진 스타가 우연히 마트에서 제이크를 만나 잡지를 팔며 미국을 횡단하는 크루에 합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줄거리를
보아 알 수 있듯이 영화 <아메리칸 허니>의 주인공은
다른 로드무비처럼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차이점은 주인공
스타가 미국의 이곳 저곳에서 잡지를 팔면서 마주하는 미국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스크린에 담긴다는 점이다. 또한
주인공은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구하고 양아버지로부터 성추행 당하며 살아온 삶으로부터 도망쳐 제이크의 크루에 합류했지만 합류한 크루에서도 그 전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처럼 도망쳐 나온 삶 또한 그다지 희망적으로
그려내지 않은 <아메리칸 허니>는 굉장히 현실적, 냉소적으로 미국 사회를 보여주며 빈부격차가 만연하고 부풀려진 아메리칸 드림을 폭로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음악을 사용하는 방식이 흥미로운데, 이 영화에선 크게 노래 3곡을
주목할 만 하다. 첫번째 음악은 Sam Hunt의 <Take your time>이며 이 곡은 스타가 양아버지에게 성추행 당할 때 양아버지가 튼 음악으로
나온다. 가사를 자세히 찾아보면 Don’t want to steal
your freedom, I just want to take your time 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사실 양아버지가 하는 행동들을
보면 모두 스타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그녀의 하루를 망치고 있다.
그렇기에 노래에선 그저 좋아하는 여자에게 치근덕거리는 수준의 구애를 하고 있지만, 영화에선
이 노래가 배경으로 깔림으로써 양아버지의 행동을 더욱 역겹게 느껴지도록 하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두번째로
나오는 Rihanna의 <We found love>라는
노래는 영화 속 상황을 비꼬는 두 노래와는 다르게 유일하게 가사와 상황이 일치한다. 이 노래에서는 We found love in the hopeless place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이 가사 속에서 나타내는 hopeless place는 미국으로, 통상 아메리칸 드림을 외치며 또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아메리칸 드림 신화와는 달리 영화에선
이 노래를 사용하여 결국 아메리칸 드림이 영화 속 주인공들에겐 얼마나 멀리 있는 이야기인지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곡으론 Raury 의 <God’s whisper>라는
노래가 나오며, 이 노래에서는 구원, 스스로 선택한 삶 등에
대한 가사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이 노래 또한 스타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주인공의 삶과는 반대의 삶을 이야기 하여, 결코 구원받지 못하고,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을 역설한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는 노래를 통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사회를 비꼼과 동시에 설명하고 있으며, 마치 여행을
떠날 때 자동차 스피커로 노래를 들으며 가듯, 길 위에서 차를 타고 떠나는 로드무비의 느낌도 강조한다.
이
외에도 인물을 줄곧 클로즈업하며 쫓아가는 카메라를 통해 관객은 마치 주인공의 삶을 옆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주인공이 차를 타고 이동하며 보여지는 풍경을 통해 꾸며진 미국이 아닌 맨 얼굴의 미국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