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산들바람샘, 솔빛샘, 별꽃샘, 반디샘, 어치
솔빛샘-나무잎 수업(고귷홍) |
P219 나무 한 그루에 새겨진 생명의 진화 과정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진화해 가는 특징을 가진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이란의 사막지대에서 자생하는 이란주엽 나무이다. 중국에서 들여온 ‘조각자나무’를 ‘중국주엽나무’라고 부르기도 하는것 처럼. 그런데 최근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이 나무의 원산지인 ‘카스피해’지역을 드러내 ‘카스피주엽나무’를 추천명으로 정했다. 이 나무의 특별함은 멀리서도 단박에 눈에 들어오는 억센가시에 있다. 마치 자를 대고 잘라 낸 것처럼 딱 일정한 높이까지만 가시가 돋아나 있다. 가시 돋힌 자리는 바로 낙타의 키 높이인 것이다. 낙타는 사막으로 오가는 동안 이란주엽나무를 발견했고 먹이를 찾기 어려운 사막에서 여린 가지와 잎은 더 없이 좋은 먹잇감이었겠다. 그래서 나무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가지를 만들어냈다. 굳이 낙타의 입이 닿지 않는 높은 곳 까지 가시를 낼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건 에너지 낭비이거니와 광합성을 할려면 초록잎을 많이 달고 있어야 하기 때문인것이다. 한곳에 뿌리를 내린 뒤 꼼싹 달싹 못하고 모든 동물의 공격을 선 채로 당해야만 하는 나무들의 자구책, 삶의 지혜가 흥미롭다. 또 한번의 진화가 일어난다. 낙타의 공격을 막을 필요가 없는 곳에서 자라는 이란주엽나무는 더 이상을 가시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천리포 수목원에서 40년 자란 ‘이란주엽나무’ 이야기이다. 그런데 지난 세월의 경험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더 이상 낙타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을 했을까? 기억력과 판단력은 뇌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나무는 뇌가 없다. 식물의 살림살이를 살펴보면 매우 지능적으로 보이는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다양한 실험을 한 찰스다윈은 ‘식물에게도 하등동물 수준 이상의 인텔리전스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능이라고 하지않고 인텔리전스(지성)이라고 할 능력을 식물에게 부여 했다. 단순한 지각활동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에 이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p232 식물과 곤충의 협공 식물의 아주 특별한 방어전략 한가지. 담배풀은 다른 곤충의 침입에 맞서 여러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키려고 애를 쓴다. 잎에서 동물의 소화를 방해하는 물질을 뿜어내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곤충들도 식물의 전략에 대비를 한다. 담배풀은 그 다음 전략으로 새로운 화학물질을 뿜어낸다. 이건 담배풀에게 우호적인 다른 동맹군을 불러들이는 신호이다. 이 신호에 반응하는 곤충은 참노린재와 말벌이다. 담배풀잎을 뜯어먹으며 성가시게 하는 박각시나방의 애벌레를 쫓아내거나 애벌레의 몸안에 알을 낳아 애벌레를 새끼 말벌의 영양으로 쓰는 식으로 담배풀이 위기를 모면하도록 돕는다. 식물과 곤충이 어울려 말없이 살아가는 숲에는 이처럼 놀라운 소통 방식이 존재한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은 서로 협력하고 의존하며 공생한다. 때로는 먹이사슬의 피식자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생명체도 아무 대책 없이 먹이로 사라지지 않는다. p266 신갈나무가 숲의 주인이 되기까지 소나무나 신갈나무나 잎이 양분을 제조하는 건 똑 갔다. 그런데 신갈나무의 양분 제조 공장인 잎이 소나무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자연히 햇살과 이산화탄소와 물을 저장할 공간이 넉넉할 테고, 당연히 지어내는 양분도 많을 것이다. 소나무가 내뿜는 타감물질에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양분을 넉넉히 생산하는 신갈나무라면 타감물질을 이겨 낼 힘이 있는 것이다. 옛말에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는것 처럼....... 소나무 숲에서 신갈나무는 생산하는 양분이 많으니 자라는 속도도 빠르다. 한참 시간이 흐르면 신갈나무가 마침내 소나무보다 더 크게 자라게 되면서 이숲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다. 소나무로서는 큰 위기에 부닥치게 되겠지만 무엇보다 햇살이 문제. 잎이 넓은 신갈나무는 넓은 그늘을 드리우게 되고 그 그늘이 넓어지면서 소나무의 시련이 시작된다. 그동안 번성하던 소나무는 서서히 스러질 차례. 마침내 이 숲은 신갈나무 숲이 된다. 이 상태로 숲이 번성하면서 생태학에서 말하는 극상림을 이루게 된다. 잎의 크기 차이가 생명살이의 과정에서 이처럼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잎 하나가 뮈 그리 중요할까 무심히 넘어갈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식물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
어치 -식물에게 배우는 네글자(이선) |
*양금신족(量衾伸足 누우 자리 보아 발을 뻗으라) 식물의 잎과 가지는 햇빛이 비치는 방향을 따라 자라는 특징이 있는데 이를 굴광성이라 한다. 그런데 빛을 따라 자라던 식물도 지속적인 바람에 노출되거나 다른 식물에 가까이 접촉하면 다시 움추러들고 그쪽으로 성장을 멈춘다. 식물은 주변의 여건이 어떤지를 감지하고 즉각 반응한다. 바람에 서로의 나뭇가지들이 부딪히면 가지 끝이 생장이 억제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외곽선이 서로 맞물려 마치 톱니바퀴의 요철처럼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을 접촉형태형성이라고 한다. 덩굴식물의 덩굴손이 물체에 닿는 부분이 수축되고 만대부분이 길어져 다른 물체를 감아 오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 식물은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느끼고 발을 뻗는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힘을 모은다는 뜻으로 중국의 실질적인 국가 최지도자였음에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국가를 경영한 덩샤오핑 자신의 처세술이기도 하다.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은 유비의 도회지계를 본받은것이라고 한다. 유비를 도와 천하를 제패하려는 제갈량은 유비에게 지금의 사천지방인 촉나라로 들어가 위나라와 오나라를 능가하는 힘을 기를 때까지 빛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힘을 기를 것을 당부한다. 이에 유비는 조조의 식객 노릇을 하며 자신을 한껏 낮추고 큰 뜻이 없음을 드러내는 의뭉스러운 전략을 구사, 어느 날 조조는 유비와 술을 한 잔 나누면서 천하의 영웅은 자신과 유비뿐 이라는 말을 하자 유비가 깜짝 놀라 젓가락을 떨어뜨린 때, 마침 천둥이 쳐서 놀란 모습으로 위기를 모면하는데 이를 본 조조는 유비가 겁이 많은 줄 알고 경계심을 푼다. 결국 유비는 허허실실의 계략으로 조조와 패권을 다투었다. 음지식물은 말 그대로 햇빛이 적은 음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반면에 양지식물은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만 생육이 가능하다. 햇빛을 조금만 받아도 광합성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거다. 식물은 햇빛에 선호에 따라 양지식물과 음지식물로 구변하는 구별하는데 음지식물은 섣불리 나서지 않고 때를 기다려 전세를 뒤집는 나무이다. *타인한수(他人鼾睡) 다른 사람의 코고는 소리 주변 사람들과 공감하며 후덕한 인품으로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능력과 자질이 출중해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으며 곁을 주지 않는 사람도 있다. 타인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의 코고는 소리라는 뜻의 사자성어인 타인 한수라고 한다. 송나라 때 악가가 편찬한 정상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양쯔강 이남이 특별히 죄가 없는 것을 알지만 천하는 하나의 가족이므로 침대곁에서 다른 사람이 코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라는 데서 유래한 말이었다. 식물들 중에서도 다른 식물은 여럿이서 함께 부대끼며 사는 거 살지만 어떤 녀석들은 제 땅에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나무들이 있는데 호두나무 소나무 유칼립투스 가죽나무 단풍나무 양버즘나무가 대표적이다.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덕장과는 달리 웅졸하고 모든 것을 독식하려는 사람과 같다. *공존 공영 따로 똑같이 외래종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황소개구리는 원산지가 북미지역으로 1970년대 일본에서 식용으로 수입했으나 판매가 부진해지자 점차 야생의 무단 방류 했고 천적이 없던 황소개구리는 급속도로 퍼졌다. 몇몇 유해성이 부각된 생물종 때문에 외래종 전체가 쓸모없이 해맑기치는 종으로 오인 당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턴가 토종은 좋은 것 외래종은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인 인식이 늘어났다. 외래종이라고 전부 나쁜 녀석들만 있을까 생태. 안중에서도 유용한 성분을 함유한 동식물이 많아 산업 소재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최근 뉴트리아이 담즙에서 웅담과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농작물과 과수의 피해를 쥐고 있는 꽃매미도 항 알레르기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되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자리 공 아카시나무는 항균력이 뛰어나 항바이러스 효과와 치주염 치료의 효과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자연상태에서 자라는 외래종은 나름의 생태적 위치를 확보하며 토종과의 공존이 가능하다. 이들 외래종을 완벽하게 제거하기에는 불가능하며 방제작업이 생태계 또다른 변화를 초래한다는 견해도 있으니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비빔밥 다문화 사회가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고 외래종 유입도 마찬가지다. 외래종이 토종을 전부 식한다면 토종 생태계가 그만큼 부지라 부실하다는 뜻일 거다. 토종생태계가 건강하면 외래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의성이 있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불고기와 김치를 꼭 뽑으면서 비빔밥은 또 하나의 색깔은 우리 음식이다. 각기 다른 재료들이 본연의 맛을 지키면서도 조화를 이루어 전체의 맛을 끌어올리는 묘미한 매력이 있는 음식이다. 비빔밥은 재료의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재료간의 양과 맛이 균형 또한 중요하다. 어느 한재료가 전체의 맛을 지배하지? 않는 민주적이고 조화로운 음식 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우리의 비빔밥에서 다문화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
별꽃 김영희-식물학 수업(이나가키 히데히로) |
제목 : 식물학 수업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잡초의 전략) 지은이 : 이나가키 히데히로 / 장은정 옮김 P. 178 식물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잡초는 더 다양한 전략을 갖고 있다. 어설프게 다른 식물의 전략을 흉내 내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잡초의 숫자만큼 전략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계에서는 유일한 존재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 유일한 존재가 되기 위한 유일한 전략이 필요하다. 1. 도미넌트 전략 등에는 벌보다 낮은 기온에서 활동을 시작하여 초봄에 꽃을 피우는 잡초의 꽃가루를 운반한다. 하지만 등에는 꽃가루를 날라주는 파트너로서 결정적인 결함이 있다. 벌은 머리가 좋아서 같은 종류의 꽃을 골라 꽃가루를 날라주는데 등에는 꽃의 종류를 식별하지 못해 온갖 종류의 꽃으로 꽃가루를 나른다. 이렇게 되면 식물은 씨앗을 만들지 못한다. 성공의 비밀은 서로 모여서 꽃을 피우는 것이다. 등에가 자유로이 주변을 맴돌아도 결국 같은 종류의 꽃에 도달, 등에의 이동범위를 좁혀서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민들레는 두 종류가 있다. 토종민들레는 군락을 이뤄 피어나는 전략, 서양민들레는 홀로 씨앗을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어 한 포기씩 피어나곤 하기도 한다. 2. 알레로파시 전략 알레로파시(타감 작용)란 화학 물질을 이용해 인접 식물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작용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뿌리에서 유독한 화학 물질을 내뿜어 상대를 공격하는 화학 무기를 사용한다. 알레로파시 작용을 하는 식물의 즙을 다른 식물에게 주었더니 발아와 성장이 억제되어 주변의 잡초를 시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식물로 ‘양미역취’가 있다. 북미에서 귀화한 식물로 국내의 식물을 차례로 몰아내고 사방이 양미역취로 뒤덮이자 스스로 내뿜는 유독 물질에 자가 중독을 일으켜 쇠퇴하게 되었다. 자연계는 균형으로 성립한다. 균형이 무너지면 누구도 살아갈 수 없다. 혼자만의 독주는 용인되지 않는다. |
반디샘 -깔깔숲(장소영) |
🌳📚깔깔숲 / 장소영지은 / 생각나무 P85 깔깔숲은 지속 가능한 교육을 위해 노력한다. 바이버(Biber)는 "부모의 참여 없이 유아만을 교육한다는 것은 실조 와 좌절만을 부를 뿐이다"라고 하며 유아교육에 부모의 적극적인 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많은 학자가 지역사회 에서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의 연계를 통해 유아 발달과 교육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가정과 연계한 인성교육이 유아의 기본생활습관, 도덕적 판단력 정서지능에 미치는 영향」 모용. 는 교육과 양육을 모두 기관에 의탁한다.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알지 못한다. 이렇게 단절된 시간의 부정적 결과를 깔깔숲은 일찍이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숲에서 얻은 에너지를 가정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깊었다. 이런 고민 끝에 깔깔숲은 '산들맘'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숲에서 이뤄지는 교육과 놀이의 에너지를 가정에서도 이해할 수 있고 이런 연계가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산들맘'은 산과 들의 마 음(또는 mom)의 뜻으로 일주일에 한 번 부모님이 아이들과 하루 일과를 함께하며 아이들처럼 숲을 즐기고 아이들 마음이 되어 보는 것이다. 수업을 들으며 선생님이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지, 어떤 행동을 보여주는지 보면서 반성도 많이 한다. 어떤 강의보다 살아 있는 육아 강의라고 할 수 있다. 몸으로 체험하는 교육보다 더 이상적인 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선생님이 말하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을 보며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간다. 이렇듯 산들맘으로 숲에 가는 것은 선물 보따리를 몇 개 받은 듯한 기쁨 충만한 시간이 된다. P92 깔숲은 책과 세상을 연결하는 문이다. 공부란 텍스트를 통해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 지식을 세상과 연결시켜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다. 공부방이나 교실, 혹은 책 속 에만 갇혀 있는 지식은 아직 심지 않은 씨앗과도 같다. 씨앗을 땅에 심고 햇빛과 바람과 비를 맞게 해야 나무로 자란다. 어릴 때부터 세상과 지식을 연결하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입체적이고 살아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 전성수 깔깔숲은 오늘의 중심 활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권의 책을 선생님이 읽어 주신다. 이때 읽는 책은 오늘의 활동과 관련된 책이다. 매일 밴드에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글에는 오늘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적혀 있다. 아이들은 책을 보면서 가지게 된 호기심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그 마음은 책을 읽기 전과 같지 않다. 이야기 속에 나온 내용을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 활동하면서 그 장면이 무심히 떠오르기도 한다. 아이들은 늘 자연스럽게 책과 숲을 연결하고 책을 눈앞에 재현시킨다. 아이들은 온통 숲을 뛰어다니며 꽃과 나무, 풀, 열매를 만난다. 오늘 만난 그 친구는 새롭고 신기하고 아름답다. 호기심이 생기면 알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아이들은 그 친구를 데리고 가거나 책을 가지고 가서 이름을 찾아보고 특성을 알아본다. 자연의 친구들은 말할 수 없으니 책 매개로 그 친구를 알아본다. 자연의 친구들은 너무도 다르게 생긴 친구들이 많아 알아보고 알아봐도 끝이 없다. 이렇게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찾아보고,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다시 한번 기억한다. 책의 내용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스며들고 그렇게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을 매일 연습한다. P104 깔깔숲은 3개의 산이 교실이다. '집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누구나 한 번은 들었을 것이다. 아파트 광고에 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말이 많다. 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제까지 많이 느꼈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면 새로운 공간의 철학을 만들고 실천하고자 한다. 이 공간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래를 내다보고 상상하며 아이의 공간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아이는 부모가 만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공간에서 생의 시작을 맞이하고 사회라는 공간으로 나아가게 된다. 아이가 사회화하는 공간은 안전을 보장받지만 자유는 보장받지 못한다. 아이들이 돌봄을 받는 공간은 6면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벽이며 사방이 한계의 공간이다. 오감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시기에 공간의 한계는 시각의 한계를 가져오고 보는 것은 곧 느끼고 행동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마음을 모아 탄생한 것이 깔깔숲이다. 깔깔숲은 하늘이 천장이고 땅이 바닥이며 나무가 벽인 공간으로, 아이들이 하루에는 다 갈 수 없는 무한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숲이란 무한한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인데 인가를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한계를 설정해 줄 수밖에 없었다. 내 눈 앞에 있는 나무에 철책을 두르고 연못에도 안전바를 설치해야 했다. 그렇게 안전을 말하고 싶다면 아이들이 이 공간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연은 나의 피부와 같은 것이다. 눈앞에 두고 구경하는 것이 아닌 만지고 탐구하고 곳이고, 자연과 합일을 이루며 자연을 나의 일부로 느끼며 생활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 교육은 아이들을 안전이라는 이유로 자연과 분리해 더 멀어지게 한다. 깔깔숲은 3개의 산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학교이다. 그날의 날씨와 계절과 배움에 맞춰 자연이 만든 각각의 교실을 이용한다. 등 나무 교실, 단풍나무 교실, 소나무 교실, 편백나무 교실 등·•. 이 런 자연의 교실과 비닐하우스(햇살 교실), 천막(뾰족 교실)이 있다. 깔깔숲에는 건물이 없다. 반쪽 숲 유치원이 아닌 아이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한 결정이다. 건물이 없기 때문에 자연과 더 가까운 깔깔이들이다. 사각형의 교실을 선택할 것인지 하늘과 나무를 교실로 선택 할 것인지. 공간이 주는 철학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것을 아이들의 성장기에 아이들에게 선물해 준다면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부모에게, 사회에 되돌려 줄 것이다. |
산들바람 안정은샘 |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 전승훈/지성사/2009 130p 겨울나기中 잎 떨구기. 신갈나무는 꽃은 포기하여도 잎은 포기하지 않는다. 잎은 모든 식물의 필수요소이다. 뿌리를 생략해도, 줄기를 생략해도, 꽃을 생략해도 잎만은 절대 생략할 수 없는 것이 식물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투쟁은 지금까지의 빛나는 업적을 손상시키는 것이 된다. 그래서 잎은 사라짐을 택한다. 신갈나무는 단호히 더 이상의 미련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엽록소도 만들지 않는다. 가련한 노병은 초록을 잃어버리고 단풍 색으로 변해간다. 단풍 색은 이제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약하나마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다른 색소 세포들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이것 역시 나무가 좋은 시절에 투자해 온 산물이다. 행여 다른 나무들이 저버린 빛이라도 생산에 이용해 볼까하는 마음으로 나무는 엽록소 이외의 노란색을 나타내는 색소를 만들었으며 빛의 일부를 차단하여 엽록소가 과하게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는 또한 보조 색소를 만들었다. 자연에서 공짜란 없다. 존재에 대한 마지막 보상이나 되듯 이들 색소들은 잎이 마지막 가는 길에 무대로 올라와 잠시 주연 노릇을 한다. 사람들은 조연이었던 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큰 의미와 상징을 부여하여 온갖 소란을 피우기도 한다. 181p 목본 식물의 개화 나무가 꽃을 피우는 데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나무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기를 지나 어른이 되어야만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것처럼 어린 유형기를 거쳐 어른 나무가 되어야만 꽃을 피운다. 유형기의 기간은 나무에 따라 다르지만 소나무는 보통 5년 이상이 걸리며 참나무류는 이보다 오랜 약 20년 정도가 걸린다. 나무에 꽃이 피기 위해서는 꽃눈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꽃눈은 일반적으로 미리 만들어져 있기보다는 잎눈이 내부 조절 물질에 의해 꽃눈으로 변형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꽃눈은 수고생장(키 자람)이 정지되어 세포분열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줄기 끝에 있는 정단분열조직이 영양생장(주로 잎)에서 생산조직(주로 꽃)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가 주어져야 한다. 어린 나무는 봄부터 가을까지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자라는 특성이 강하다. 일부 나무는 정단분열조직의 세포분열 횟수가 어느정도 되어야 어른이 되는데 어린 나무를 장일(인공적인 빛을 주어 낮 길이를 길게 조절)처리하여 가을까지 충분히 영양생장을 하도록 유도하여 일찍 생식생장(꽃피고 열매 맺는데 필요한 생장활동)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203p 광주기성 밤낮의 길이는 지구와 태양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태양계가 별다른 이상이 없이 존재하는 한 거의 일정하다. 식물은 바로 이 밤낮의 길이로써 계절을 감지한다. 이를 전문 용어로 ‘광 주기’라고 한다. 광주기란 정확하게 말해 낮과 밤의 상대적인 길이를 의미한다. 식물들은 광주기에 따라 줄기 생장, 둘레 생장, 꽃피는 시기, 낙엽이 지는 시기, 잠자는 시기 등을 결정한다. 식물의 몸속에는 파이토크롬이라는 빛 감지 색소가 들어 있다 .파이토크롬은 식물체 안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데 어떤 파장의 빛을 받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결정되며 상호간의 변형에 의해 생리적 반응이 결정된다. 바로 이 파이토크롬이 식물의 생체 시계를 작동시키는 장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이것에 맞추어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꽃피는 시기가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낮의 길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꽃을 언제라도 구경할 수 있다. 봄에 국화를 피우기 위해서는 온실에 인위적인 차광막을 설치해 낮 길이를 짧게 해주면 된다. 그러면 국화는 가을이 온 줄 알고 꽃을 피운다. 한편 가을이나 겨울철에 장미를 얻기 위해서는 인공 빛을 쪼여 주어 낮의 길이를 연장하는 효과로써 꽃을 유도할 수 있다. 이 때 연속적인 밤의 길이가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밤낮의 길이의 조합이 하루 시간인 24의 배수로 이루어질 때만 유효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콩이나 도꼬마리의 꽃봉오리는 낮이 8시간 밤이 28시간, 혹은 낮이 8시간 밤이 52시간으로 밤이 아무리 길어도 꽃봉오리를 맺지 않는다. 그러나 낮과 밤의 조합이 (8, 16) (8, 40) (8, 64)시간으로 전체 밤낮의 길이의 합이 24 배수일 때는 꽃봉오리가 분화된다. 이는 몸속의 기본 주기인 24시간의 리듬이 존재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