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8일, 경기 하남 문화예술회관 무대에 대형TV와 함께 콘솔게임기 ‘닌텐도 위’가 등장하자 객석이 술렁였다. 이어 경기 남양주시 먹갓경로당 구종회(74) 회장과 회원 20명이 출연해 실제 경로당 생활을 담은 콩트를 선보였다.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노인들이 e스포츠를 즐기며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을 댄스게임과 함께 선보이자 의아한 시선을 보내던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비록 콩트가 이날 열린 ‘9988 톡톡쇼’ 현장오디션 심사부문(노래‧기악‧춤)이 아니어서 탈락했지만 노인들도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무대였다. 구종회(74) 회장은 “노인들의 문화가 이처럼 다채로워졌음을 보여준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 | | ▲ 경기도가 야심차게 준비한 노인 동아리 경연대회인 ‘9988 톡톡쇼’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8월 18일과 23~24일 진행된 현장오디션에는 총 56팀이 참가해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보여주면서 노년 문화가 만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진은 8월 24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오디션에 참가한 ‘기타사랑 청바지’팀의 경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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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기악‧춤으로 나눠 진행… 예선 진출 40팀엔 100만원씩 지원 99세까지 팔팔하게 끼 발산… “다채로운 동아리 문화 꽃피울 것”
경기도가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대표 동아리를 선발하는 ‘9988 톡톡쇼’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9988 톡톡쇼는 ‘99세까지 팔팔하게 문화를 즐기는 끼가 톡톡 튀는 어르신을 무대로 초대합니다’를 주제로 노래, 기악, 춤 등 어르신 동아리를 선발해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재능기부로 연계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작한 사업이다. 총 예산 2억8000만원이 투입된 규모가 큰 대회이다 보니 선발 절차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오디션에 참가한 동아리 중 권역별 현장오디션을 통해 40팀을 먼저 추린 후 이들을 대상으로 예선을 치러 10개의 본선 진출 팀을 가린다. 본선에서는 최종적으로 5팀을 선발한다. 예선에 진출한 40개 동아리에는 활동비 100만원을 지원하고 또 본선까지 오른 10개 동아리에는 100만원 상당 전문 공연 컨설팅을 추가로 제공한다. 또 경합 끝에 최종 선정된 5개 팀에는 100만원 상당의 동아리 홍보동영상을 제작해준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도내 대한노인회 시‧군‧구 지회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에서 활동 중인 노인 동아리를 대상으로 7월 7일부터 21일까지 참가팀을 모집했다. 최종 접수 결과 대한노인회에서는 수원 장안구지회를 비롯한 20개 팀이 참여했고 노인복지관은 의정부시 신곡노인종합복지관 등 35개팀이 지원했다. 8월 18일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선 노인회 현장오디션을 열었고 23일과 24일에는 유앤아이센터 화성아트홀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노인복지관 오디션을 각각 진행했다. 권역별 현장오디션은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래‧기악‧춤 등으로 나눠 심사를 진행했다. 하남문화예술회관 오디션에서는 수원시 영통구지회 영통시니어민요단과 성남시 분당구지회 은빛예술단, 시흥시지회 우리소리국악공연단 등이 구성진 우리 가락을 선보이며 예선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기악 부문에서는 고양시 일산서구지회 장산두레패와 고양시 일산동구지회 실버두드림팀, 화성시지회 초록풍물단이 전문가 못잖은 연주를 선보이며 사이좋게 오디션을 통과했다. 특히 실버두드림팀은 장구를 변형한 타악기를 바탕으로 현란한 난타공연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춤 부문에는 고양시 덕양구지회 실버하모니카를 비롯한 12개 팀이 경합을 벌였고 8개 팀이 100만원의 지원금을 각각 받게 됐다. 특히 69세~93세의 노인 22명으로 구성된 실버하모니카팀은 하모니카와 아코디언, 우크렐레로 구성된 연주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모았다. 장사익의 찔레꽃을 연주할 때는 대부분의 관람객이 따라 부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18일 노인회 경연에서 선발된 예선 출전팀은 모두 14팀이다. 대한노인회 소속 동아리가 불을 붙인 대회의 열기는 8월 23일과 24일 진행된 오디션까지 이어졌다. 부천시소사노인복지관 등 35개팀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26개 팀이 최종 선발됐다. 이중 카우보이모자와 청바지로 멋을 낸 광명시노인종합복지관 ‘기타사랑 청바지’와 이미 안산시의 명물로 자리잡은 단원구노인복지관 ‘어울림합창동아리’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최인순(여‧68) 동아리 회장과 무대에 오른 8명의 기타사랑 청바지 회원들은 안정된 기타 연주와 ‘꼬부랑 할머니’를 ‘멋쟁이 할머니’ 개사해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어울림합창동아리 40여명의 회원들이 아름다운 하모니로 부른 미국민요 ‘즐거운 여행자’는 객석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최인순 씨는 “노인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이런 대회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역별 현장오디션을 통과한 40개팀은 오는 9월 22일 고양 어울림누리에서 예선을 치른다. 여기서 30여팀을 누르고 선발된 10개 팀은 10월 27일 고양 어울림누리에서 최종 본선을 치르게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9988 톡톡쇼처럼 동아리 문화를 활성화하고 노인들이 즐겁게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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