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산방 꽃편지_32」
비 갠 아침, 산줄기마다 피어오른 자욱한 산안개와 비구름 사이로 비추는 햇살로 인해 노고단에서 형제봉과 월령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남부 능선이 더욱 뚜렷하고 밝게 보이네요.
선홍빛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기 시작하면 비로소 여름이 왔구나 실감이 납니다.
지난해 봄에 그야말로 기둥만 남기고 된다듬질한 배롱나무를 한 주 심었는데 새 가지가 많이 자라서 제법 수형을 갖추고 꽃이 피었답니다.
꽃이 백일 동안이나 오래 피어서 백일홍 나무라고도 하는데, 유심히 살펴보면 한 송이 꽃의 수명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여름 내내 이어달리기하듯 꽃이 피어서 그런 이름으로 불린 듯하네요.
매끈한 줄기를 손가락으로 살살 간지럼을 태우면 가지 끝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 하는 이야기를 철석같이 믿었던 어릴 적 기억도 새롭네요.
시대를 뛰어넘어 옛 추억을 불러오는 배인숙 님의 노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를
반전이 있는 시적인 가사의 알랭 바리에르의 샹송 원곡이랑 이어서 들어보세요.
최명주 님의 신작 시 ‘선홍빛 배롱나무’ 한 편도 함께 전합니다.
아무리 멋진 꽃 사진도 눈으로 직접 보는 만 못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한 최고의 문장도 가슴으로 느낀 만 못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쁜 꽃을 보거나 감탄할만한 풍경과 마주하게 되면
그대 생각이 더욱더 나네요.
선홍빛 배롱나무
_최명주
수줍은 듯 연한 빛은
자못 붉지는 못했으리
들키지 않으려는 속내
끝내 감추지 못하고
그대를 보낸 후에, 애타는
마음들이 이슬처럼 맺혀
푸른 잎에 점점이 매단
그리운 마음들 피고, 지고
불볕 여름, 환하게 견디는
애잔하고 단단한 사랑이여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_배인숙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hgRA6aQEOMo
<Un Poète (시인)> _‘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원곡. 알랭 바리에르.
https://www.youtube.com/watch?v=QtzenZyDPug
○배롱나무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1)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1XXXXX00021
첫댓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_배인숙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hgRA6aQE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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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Poète (시인)> _‘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원곡. 알랭 바리에르.
https://www.youtube.com/watch?v=QtzenZyDP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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