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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나닷컴)
쑨잉샤가 이번대회 왕만위 딩닝 류스원을 차례대로 이기면서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한때 왕만위나 첸멍이 반짝했던 것과는 좀 다르게 보이는 게 저는 왠지 새로운 여왕등극의 서막이 오른 느낌입니다
쑨잉샤의 탁구는 현대탁구+여자탁구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 향후 몇년을 독주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현대탁구가 가져야할 공격성과 파워 스피드면에서 가장 앞서 있으며 여자탁구에서 가장 중요한 백핸드가 세계 최정상입니다
쑨잉샤의 게임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백핸드 랠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오른손잡이를 상대로 말이죠..
화끈한 득점타는 포핸드쪽에서 나오지만 전반적으로 상대의 흐름을 뺏어와서 본인이 주도권을 쥐게 만들어 주는 건 절대적으로 백핸드입니다
저 백핸드가 누구를 만나도 밀리지 않고 우위를 가져가니까 백핸드 랠리를 통해 상대의 공이 짧아지거나 (깊숙한 백사이드가 아닌) 포핸드쪽으로 살짝이라도 치우치게 되면 포핸드로 가격해서 득점하는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결승전에서도 그 백이 좋다던 류스원도 백핸드 랠리에서 파워와 스피드 모두에서 쑨잉샤에게 밀리다 보니 3-0이라는 스코어로 져버렸는데요..(물론 경기내용은 접전이었지만 )
그 동안 류스원은 중국대표팀에서도 가장 여성적인 탁구를 구사하는 ...스피드 탁구에 최적화되어 있는 선수로 주무기가 백핸드입니다...
무리하게 포핸드로 돌아서서 가격하기 보다는 안정적이고 빠른 백핸드 랠리를 통해 우위를 점하는 스타일인데 쑨잉샤를 만나서는 백핸드 랠리에서 밀리자 초반부터 미들라인에 서서 쑨잉샤의 포핸드쪽으로만 서브를 넣습니다
쑨잉샤의 백쪽으로 서브를 넣으면 2구부터 백핸드 랠리가 지속되니까 그걸 피하려고
1.류스원은 우선은 쑨잉샤의 포핸드쪽 짧게 서브를 넣은 다음 2. 쑨잉샤의 포핸드 리턴이 넘어오면 3.류스원은 백핸드를 이용해 쑨잉샤의 백쪽으로 공을보냅니다..
어차피 쑨잉샤의 백사이드로 보낼걸 굳이 류스원이 서브를 백사이드에 넣지 않고 서브를 포핸드쪽에 먼저 넣고 3구째 백사이드로 보낸 이유는 1. 쑨잉샤의 포핸드 리턴이 그나마 약점이라 공이 뜨면 포핸드로 갈겨버린다 2. 쑨잉샤의 포핸드 리턴이 좋아도 3구에서 쑨잉샤의 백으로 보내면 코스변동으로 인해 쑨잉샤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쑨잉샤가 백핸드 선제를 할 수 없게 만든다...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 왕만위도 항상 쑨잉샤에게 백핸드 랠리에서 절대 밀릴때 포핸드쪽 짧은 서브는 늘 쓰던 방법이었습니다
아무튼 여자탁구에서 저렇게 백핸드가 우위이고..백핸드에 이은 포핸드 공격도 매우 흐름이 자연스럽고 파워풀하다 보니 누구든지 쑨잉샤의 흐름에 말리게 되어 있습니다
(지난 댓글에도 썼지만...세선에서 이토미마 역시 1세트부터 백핸드에서 밀리자 쑨잉샤의 포핸드만 공략하다 외려 포핸드 가격을 소나기처럼 맞고 진 적이 있었죠..원래부터 백핸드가 들쑥날쑥한 왕만위는...쑨잉샤를 만나 답이 안보입니다...벌써 3연패인데 그 동안은 백에서 밀려도 쑨잉샤의 포핸드가 워낙 불안해서 어찌어찌 포핸드를 공략해서 이기곤 했는데..이젠 아니죠)
쑨잉샤는 백핸드 뿐 아니라 포핸드도 정상급입니다..쑨잉샤 포핸드 최대 장점은 파워와 스피드도 있지만 간결한 스윙에 있습니다. 왕만위처럼 너무 동작이 큰 풀스윙은 상대적으로 치는 타이밍을 상대가 읽기 쉬운데다 풀스윙한 공이 카운터로 넘어오면 외려 약점이 됩니다...허나 쑨잉샤의 포핸드는 매우 간결해서 큰 동작없이 다음 연결이 자연스럽게 됩니다..동작이 간결한 것 치고는 또 파워는 엄청나고요...
한동안 첸싱통에게도 밀릴 정도로 안좋았을 때는 포핸드가 정말 불안했었습니다. 어쩌다 한번 들어가면 파워풀해도...어이없이 미팅을 전혀 못맞춰서 홈런을 날리거나 헛스윙을 할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쑨잉샤는 포핸드가 약한 선수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본인이 인터뷰때 자신의 주무기는 포핸드라는 얘기를 듣고 의아했었습니다
그래서 우양같은 수비수와의 경기를 보니 포핸드 파워가 또 장난이 아니여서...아..얘가 뭔가 무게중심을 이동하면서 치는 포핸드는 미팅이 불안하구나라고 느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말 중국리그때부터 포핸드가 살아나더니..지금은 흠잡기가 뭐할 정도로 주무기가 되었습니다
세번째 쑨잉샤의 강점은 멘탈입니다
이번대회에서도 보듯 듀스 등의 결정적 상황에서 어린 애가 누구보다 가장 침착하고 공격적입니다...결승전 3세트에서 류스원이 듀스가 되었을때 ...서브권을 갖고 네트를 3번 연속 맞춥니다. 서브의 방향은 역시나 쑨잉샤의 포핸드쪽...그런데 이 포핸드쪽 서브는 조금이라도 길게 되면 역공당할 수 있어 류스원은 매우 신중하게 서브를 넣었고 그 결과 3번의 네트가 발생합니다
4번째에서는 류스원의 우려대로 서브가 길어 쑨잉샤의 2구 공격에 당하고 마는데..사실 국제대회 경험은 류스원이 훨씬 많은데도...침착한 건 쑨잉샤쪽이었습니다(물론 세트스코어를 이기고 있었으니 그 영향도 있었겠지만)
쑨잉샤를 이기려면..
1. 준결에서 딩닝이 3세트때 한 것처럼 회전과 속도 코스를 변화시켜서 쑨잉샤의 빠른 박자에 맞춰주지 않고 범실을 유도 한다(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미션)
2. 같은 강대강으로 맞불을 놓아서 파워로 찍어누른다(쑨잉샤는 그 동안의 딩닝이나 류스원 왕난 장이닝 등과 같이 경기전략이 다양하고 디테일한 기술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치는 스타일이 아니라 주로 힘으로 상대를 눌러버리는 유형...그래서 이번 아시아선수권 대회 연습게임때 중국 5인방중 유일하게 미국?남자선수에게 진 선수임...같은 파워로 맞붙으니 남자선수가 절대 유리하기 때문..)
3. 연속공격을 못하도록 무게중심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만든다(아직도 큰 무게중심 이동간에는 포핸드 미팅이 좀 불안...복식칠때보면 그래서 홈런이 좀 나오고 단식할때도 코스를 양 사이드 극에서 극으로 이동시키면 확실히 미팅감각이 좋질 않아 범실이 늘어남..그런데 문제는 쑨잉샤를 요리조리 끌고 나갈 세가 없이 대부분은 쑨잉샤의 연속공격에 선제를 내주고 시작함)
쑨잉샤를 보면 레전드들 중에서 유형은 전혀 다르지만 누구를 만나도 자신의 흐름대로 계속 연속공격을 퍼부어서 상대에게 페이스를 허용하지 않는 덩야핑이 생각나기도 합니다..결론은 왕만위야 정신차려라 너 왕난한테 철저히 밀린 리주가 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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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경기 분석 정말 재밌습니다. 사실 카페에 잘 안 들어왔었는데, 자주 들어와야겠다고 다짐하게 될 만큼 재밌네요. 하하.
경기보다 분석이 더 재밌네요 ㅎㅎ
대단한 분석
리주
너무 예전 이름이라 들어본 적만 있는데
우승 기록에서 우승자가 왕난일 때 준우승자가 리주인 경우를 꽤 많이 본듯 합니다
당장 올해 상반기만 해도 왕만위가 살짝 우위인 느낌이었는데 몇 개월 만에 이렇게 뒤바뀌다니.. 왕만위가 딱히 못하는 건 아닌데 순잉샤가 너무 잘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