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에서 차크라 색채의 적용 가능성
가.전일적 접근 치료
'전일론(Holism)'은 Smuts(1926)가 제시한 것으로, 그리스어 'holos'에서 유래되었으며, 전체(whole), 건강(Health), 신성한(holy), 낫다(heal)등의 파생어를 지니며 통합적(integral)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전일적(holistic) 관점은 인간의 본질적인 성찰에서 출발하여, 전체와 부분 간 관계와 소통, 전체성과 통합, 균형과 조화, 중용 등을 회복하고자 인간존재의 다차원성과 전체성을 강조한다(명지원, 2012).
Hippocrates는 '마음, 신체, 환경의 조화와 균형 유지가 건강이며, 부조화를 이루는 것이 질병'이라고 주장하였다. Andrews(1981)는 인간의 심신 균형이 몸, 마음, 영혼을 치료하는 중심이고, 증상의 치료가 아니라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전일적 치유라고 제시한다. 신과학적 사고는 모두 동양의 전통 철학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는데, 그 핵심은 '합일(合一)'의 전일적 이론으로 서양에서도 이미 인간을 소우주로 보았던 개념이 소크라테스 때부터 출발한 것을 보면 새로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김종상, 2015).
정여주(2013)에 의하면, 미술치료는 신체적‧심리적‧정신적‧영적 갈등을 다루며 현재 내담자가 겪고 있는 전체 삶의 회복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고 한다. 즉, 인간 존재에 대한 전체적 관점을 중요시하는 미술치료는 내담자가 심신의 고통이나 영적 문제를 극복하도록 자신의 운명을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다루고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Petersen, 2000).
Farrelly(2001)는 미술치료와 영성에 관련하여 치유란 온전한 하나의 전체인 '우리를 아는 것'이며 미술창작은, 본래의 건강으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을 계획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체성을 '하나로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Farrelly는 미술치료가 개인의 내적 경험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에 주의를 모으고, 거기에 스며들어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발현되는 전일적 측면을 시사한다. Henzler와 Riedel(2003)은 미술치료의 전체성 관점에 기반하여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개인의 잠재력과 창의적 해결의 창조성과 온전한 개인의 자발성을 고양시키기 때문에 치료적 기반을 세울 수 있다는 이유를 제시한다.
Rogers(1993)도 미술치료에서 창조적 미술활동에 몰입하는 것이 정신과 신체를 일체시키며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를 받아들이도록 마음을 열어주어, 심신 변화와 내적 승화를 지각하도록 한다는 전체성 관점을 설명한다. 이러한 미술치료의 전일적 치료 과정은 심신의 상호작용으로 신체 내분비계에 영향을 주어 호르몬 변화와 특히, 창의적 몰입 과정에서 세포를 자극하여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신체내부에 힘을 만들어 변형된 유전자를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정광조 등, 2009; 이근매, 2011). 이러한 근거로 미술치료는 심신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 회복을 위한 전일적 치유로서 미술활동을 하며 매체들 간 상호작용을 통해 더 깊고, 직접적으로, 폭넓게 경험되는 전체성을 갖는다(이윤정, 2018).
Abt(2005)는 미술치료에서 색채 상징성이 내적실현 결과인 원형적 의미를 내포한 그림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에서 의식으로 마음을 전하고, 개인의 현실과 통합을 이루는 내‧외적 치유의 전체를 보는 관점에서 전일적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정여주(2007)도 미술치료에서 색채의 상징은 내담자들에게 긍정적 자극을 주어 활용 가치를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으로 무의식을 자극하는 정서이자 색채 상징성이 가진 강력한 힘이라고 본다.
한편, Keller(2019)는 차크라 색채가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상호관계를 맺고 있어 인체의 호흡, 면역력, 심신의 상태 등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인체의 척추를 따라 내분비선의 중앙에 자리하기 때문에 내분비계 신경조직에 영향을 주어 차크라 각성에 의한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이것은 인간의 심신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대 치유법들이 현대의학의 원리로 치료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Benson과 Proctor(2010)는 현대의학의 과학적 근거에 따라 차크라 색채원리인 정신과 신체가 분리될 수 없는 전일적 접근을 연구했고 과학, 철학, 심리학 등을 통해 현대의학 발전의 잠재성을 볼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전일적 치유를 기반으로 하는 차크라 색채는 신체 세포의 필요에 따라 주변으로부터 빛과 색채의 진동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신체 기관과 상호 작용하며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정문성, 2019), 인체 에너지를 활성화시킨다(Judith, 1987).
Stayananda(2008)도 차크라 색채가 전일적 의미로 신체, 정신, 영성을 연결하여, 신체의 중요한 장기를 활성화시키는 스위치와 같다고 주장한다. 차크라 색채는 성찰의 시작과 결과로써 인간 내면을 탐색하는 가장 중요한 내적 언어이며 호흡과 명상 과정에서 차크라 색채상징을 통해 심신 에너지를 원활하게 돕고, 의식 변화 발달을 도모한다(Starcher, 1999). 이러한 전일적인 차크라 색채는 인간의 정신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신체 자각과 조절이 증진되며, 심신의 증상개선뿐 아니라 태도에도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며, 이는 자기이해와 자기성장을 도와 심신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치유 근거가 된다(조윤숙, 2019).
이러한 전일성과 생명에너지에 근간을 둔 전통의학의 원리와 치유법이 시대적 요구와 반응에 상응하여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명지원, 2012). 이는 차크라 색채가 어떻게 인간의 생리적, 심리적, 영성적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밝히며 심리적 과정과 신경계와 면역계 사이의 상호 연관성을 통해 생리학적 설명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색채의 영향은 심신이 분리되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작용한다(Fincher, 1991). 인간의 몸, 마음, 정신이 각각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일적으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일성은 명상과 호흡이 차크라와 미술치료의 색채상징에서 하나의 연결점을 찾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따라서 명상을 함께 한 미술치료와 차크라는 내담자 내면의 깊은 심연으로 안내하여 인간으로 온전한 '나 자신'이 되는 것을 연습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Rappaport, 2014).
즉, 미술치료의 고유성인 색채를 통해 연결되는 차크라 색채 상징성은 호흡과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통합하고, 차크라 색채 에너지가 발현되는 과정에서 심신의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Govinda, 2004). 이는 색채가 인간의 심리에 영향을 주며, 색채 간 심리적, 정서적으로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정여주, 2008). Pert(1999)는 몸과 마음을 이어주는 것은 정서이고, 우리는 정서를 통해 몸과 마음에 소통의 길을 열어준다고 밝히며, 정서가 뇌 영역의 활동이 조율된 과정의 결과라고 강조한다.
정여주(2016)는 미술치료 과정 전체에서 내담자와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미술작품의 깊이 있는 해석과 의미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독려하여 창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 내담자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발현시켜 치료적 수준에 이른다고 강조한다. 반면, 차크라 색채 치유과정은 자발적이지 않으면 온전히 알고 이해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Judith, 1987), 미술치료의 소통 과정이 차크라 색채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협력자다. 미술치료의 전일적 치료 관점에서 차크라 색채의 고유한 상징성에 대한 치유적 소통과 원활한 순환은 내담자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차크라 색채를 적용한 미술치료의 전일적 접근 치료는 내담자의 내적 갈등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하는 과정에서 색채의 다양성과 힘에 반응한 심신의 변화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 회복을 통해 잠재력을 재인식할 수 있다(Suenaga, 1998). 이를 통해 궁극적인 삶의 성장과 인간 본질을 깨달을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열어 주어 내적지혜를 통한 자기실현의 발판이 가능하다(Judith, 1987). 이는 색채가 가지는 상징성이 바로 자기와 타인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효과적인 소통의 도구이며, '자기실현'의 성장 가능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Fincher, 1991). 이러한 색채의 상징성을 통한 미술치료와 차크라는 서로 상호 보완이 가능하며 미술치료 정체성의 기본이 되는 창작과정과 창의성을 통해 차크라 색채의 본질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정여주, 2016).
이와 같은 맥락에서 차크라 색채상징을 적용한 전일적 접근의 미술치료는 내담자의 '잠재력'을 이끌고 '자기이해' 과정에서 '심신회복', '정서발달', '의식성장', '영적안정'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일적 관점의 미술치료 사례들을 살펴보면, 만성통증 환자에게 미술치료에서 신체 이미지를 통해 고통의 저항 속에 차단되었던 에너지가 그림에서 자유롭게 흐르는 것으로 변화되어 감에 따라 통증이 완화되고 활력이 증가하여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Franklin, 1999). 또한 만성통증 환자에게 신체적 심리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여 미술치료에서의 창의적 과정에 참여하며 통증으로 인한 고통이 크게 감소하였다고 보고한다(Dannecker, 2008).
뿐만 아니라 심신을 통합한 전체적 관점에서 신체적 질병이나 심리적 고통과 정신적, 영적 문제를 가진 환자에게 신체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긍정적 흐름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밝혔다(Schmeer, 1994). 정여주(2006)는 치매환자들의 의사소통과 표현의 대체 수단으로 시각적, 촉각적 자극으로 미술치료를 적용할 때 스트레스와 공격성이 감소되고, 창조성과 주의력 집중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Suenaga(1998)는 우뇌수축과 연관된 의학적 견해가 보고되는 치매환자의 치료에 색채를 적용한 미술치료가 환자의 오감을 자극하여 기억력 유지에 도움을 주었고, 감각적 기능을 담당하는 우뇌를 자극하고 단련하는데 효과적이었음을 발표하였다. 그 밖에 정서장애, 섭식장애, 행동장애 등을 가진 내담자에게도 차크라 색채를 단계적으로 적용하여 과잉행동이나 집중력 강화에 용이하게 사용함으로써 현실에의 적응성과 반응 능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본다(정여주 2014).
이러한 사례들로 볼 때 차크라 색채를 활용한 전일적 접근 미술치료는 치료의 범위와 대상을 확장시키고 색채를 통해 다양하고 심층적 측면에서 적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
<미술치료에서 차크라 색채상징의 치료적 관점과 적용 가능성 탐색/ 이은혜 차의과학대학교 일반대학원 의학과 임상미술치료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