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퇴보의 역사를 밟고 있다. 최초의 인류가 살았지만 지금은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변했다. 그래도 호기심이 발동하여 인류가 시작되는 지점을 보고 싶었다. 인류의 시조는 대략 700만 년 전에 처음 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700만 년 전 인류는 침팬지 계통과 갈라섰다. 인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식생활도 변했다.
동물원의 침팬지는 하루에 열두 시간 이상 씹고, 야생의 침팬지도 하루에 여섯 시간 이상 씹어야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초기 인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호모사피엔스는 턱과 이빨이 작다. 인류의 조상은 250만 년 전부터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불을 발견하기 전에 석기石器로 고기를 저며서 먹을 수 있었다. 인류가 화식을 한 것은 불과 50만 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인류는 덩이뿌리를 먹고, 고기와 쓴맛이 나는 뿌리채소는 익혀 먹었다.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인류는 턱과 이빨은 줄어들고 입술을 놀릴 공간이 넓어졌다. 소화기관이 줄어들고 뇌가 커지게 되면서 원활하게 혀를 놀릴 수 있게 되었다. 쉬운 혀 놀림으로 말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고 머리의 균형을 잡기가 쉬워졌다.
인류 진화의 신비한 그 흔적을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어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을 찾았다. 인류의 시원을 밝혀주는 유인원 침팬지와 직립 인류 사이의 중간진화 형태인 아르디로 부터 약 330만 년 전 최초 직립인류 원인 루시(Lucy), 셀람(Selam) 현생 인류의 조상 이달투를 잇는 유골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인상 깊게 관찰한 것은 1974년 발견된 루시다. 이 유골은 키 105cm의 여자로서 이빨이 그대로 보존되어 젊은 나이에 죽었거나 아니면 치아가 건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여자는 최초의 직립원인(Homo Erectus)이었다. 현생 인류와 거의 유사한 골반을 가지고 있고 오직 두 다리로 걸었다. 길고 큰 턱으로 인해 현재 인간과 구별되는 루시는 유인원과 유사한 턱을 앞으로 내민 모양으로 추증한다. 700만 년 전에는 침팬지나 인류나 비슷했다. 인류의 진화는 끝없는 계속되었고 그 변화는 침팬지와 너무나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
어느 날 장자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유유자적 즐기면서 자신이 장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잠시 후 깨어나니 놀랍게도 여전히 장자 자신이었다.
모르겠다. 장자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나비가 장자 꿈을 꾼 것인가? 장자와 나비 사이에는 반드시 구분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물화物化라고 한다.
昔者 莊周夢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 則蘧蘧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 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석자 장주몽위호접 허허연호접야 자유적지여 부지주야 아연각 즉거거연주야 부지주지몽위호접여 호접지몽위주여 주여호접 즉필유분의 차지위물화<제물론>
땅위를 꿈틀대던 애벌레가 시간이 경과하여 나비로 변신했다. 나비는 다시 인간(장자)으로 엄청난 변신을 했다. 작은 물고기 곤이 큰 물고기로 변하더니 마침내 종이 전혀 다른 대붕으로 변한 것과 유사하다. 사물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아무것도 없던 것이 먼지가 되고 먼지가 모여서 사물이 되고 사물에 기운이 가해지면 생명체가 된다. 생명체는 미생물로부터 만물의 영장인 사람까지 다양하게 진화해 왔다. 이런 변화는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 인간 생명체라는 것도 기껏해야 백년 정도 살다가 다시 기운이 사라지면 주검이 되고 다시 사물이 되고 기체가 되어 사라지는 순환의 연속이다.
인류는 700만 년 전 까지만 해도 침팬지와 다를 바 없는 연약한 생명체에 불과했다. 그러나 변화를 시도하여 이제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신이란 존재하는가? 증명하는 단계까지 왔다. 이것은 단순히 형태의 변화를 넘어 영혼의 변화, 깨달음의 경지다. 장자와 나비사이의 변화는 인류 진화보다 훨씬 더 파격적이다. 인류와 침팬지류 DNA는 98.6%가 비슷하다고 하니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장자는 하룻밤사이에 미물인 나비에서 만물의 영장인 그것도 최고의 지식인까지 변화를 주는 파격을 보이고 있다. 정말로 장자는 상상력이 뛰어난 이야기꾼이고 혜안을 가진 사람이다.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미물 같은 존재도 변화를 시도하면 밝은 지혜를 가진 인간의 영역까지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끝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곤이 붕이 되고 북쪽 하늘을 날던 대붕이 남쪽하늘 까지 날아가듯이. 여기서 ‘변(變)’은 나비가 사람이 되는 것처럼 종種의 변화 같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의 변화를 말한다. 화(化)는 산 사람(亻)과 죽은 사람(匕)의 글자 조합으로 살아있는 존재가 사멸하여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는 서로 다른 존재자들이 부딪혀 그것들이 관계 속으로 진입할 때에만 가능하다. 이로써 장자에게 타자와의 관계는 기존의 나를 규정하고 제약하던 한계를 넘어서 다양한 존재들로의 변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