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반역죄로 기소, 전국민 의료보험, 최고 임금제, 석유회사 국유화"(펌)

[然風]

"부시 반역죄로 기소, 전국민 의료보험, 최고 임금제, 석유회사 국유화"

뉴스 새김질 2008/11/14 13:11 가우자리

부제 : 가짜 <뉴욕타임스>에 담긴 미국 진보세력의 소원

1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톤·뉴욕·시카 등에 가짜 <뉴욕타임스> 120만부가 뿌려졌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0357)

진보 성향의 '예스맨'이라는 단체가 지난 6개월동안 준비해 이런 일을 벌였고,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도왔다. 발행일이 2009년 7월4일이다. 이 날은 미국 독립기념일이다.

가짜 기사를 작성하는데에는 <뉴욕타임스>에 일하는 사람들도 참여했다. 한국 언론사라면 경을 쳤을 것 같은데 미국, 그것도 비교적 진보적인 <뉴욕타임스>라서 다른가 보다.

아무튼 이 가짜 <뉴욕타임스>에 대해 진짜는 "우리는 신문을 공짜로 뿌리지 않는다"고 조크를 했다. 

국내 언론에 소개된 내용만 대충 읽다가 한번 가짜 <뉴욕타임스> 홈피(http://www.nytimes-se.com)를 직접 들여다봤다. 

이라크 미군 철수 결정 뒤 유엔 분담금부터 내

톱1 기사 제목이 "이라크 전쟁 끝났다"다. 부제가 "미군 곧 귀환"이다.

기사에는 위트가 넘친다.

이라크 전쟁(Operation Iraqi Freedom )과 아프가니스탄 전쟁(Operation Enduring Freedom)이 아무런 '축하 행사'없이 끝났다. 국방부는 미군들이 몇 주 안에 귀환할 것이라고 '조용하게' 발표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불행한 일 가운데 우리가 가장 좋은 면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과 동맹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뒤 유엔이 평화유지 및 재건 임무를 맡게된다. 미 재무부는 미국의 유엔 분담금을 오늘 아침에 모두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전에 전쟁 비용으로 배당되던 이 돈은 이제 '유엔 이라크 감시단'에 직접 전달된다.

(미국은 유엔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분담금 가운데 20억달러를 체불했다.  http://www.hani.co.kr/section-007000000/2001/08/007000000200108021102438.html
미국은 이런 나라다. 지들이 2차 대전 뒤 유엔 만들어놓고 맘에 안들자 이런 식으로 다룬다. 한편 이 내용은 '예스맨'의 순진한(?) 희망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한 뒤 아프가니스탄에는 증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

월스트리트는 즉각 반응했다. 다우존스는 84 포인트가 올라 4212를 기록했다. KBR 주가는 '정크본드' 수준인 BBB로 떨어졌지만 록히드 마틴과 노드롭 그루먼의 주가는 올랐다.

"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환상적인 신무기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록히드 마틴의 CEO는 말했다. 그러나 한 기자가 "상원은 신무기 개발을 일시 중지할 것"이라고 알려주자 그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사과했다.

(다우존스가 현재 8000~9000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이들에 따르면 내년 7월께는 지금보다도 반토막 난다는 얘기다. KBR은 딕 체니 부통령이 이끌었던 핼리버튼의 자회사로 이라크 재건 사업에서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 KBR의 이라크 관련 사업 수주는 체니가 힘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특혜시비가 아주 많았다.  

록히드 마틴과 노드롭 그루먼은 미국의 거대 군수 산업체다. 아마 딕 체니와의 연줄로 잘 나가건 KBR이 고꾸라 졌으니 자기들이 이제 빛좀 보게되나 하고 오버를 했나 보다. 이 기사에 따른다면....)

이 톱 1기사에는 "수천명의 뉴욕시민들이 타임스퀘어 광장에 몰려나와 이라크 전쟁의 종결을 축하했다"는 기사가 딸려있다.

레이몬드 켈리 뉴욕 경찰국장은 "평화적인 집회를 허용할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많은 선진국의 경찰들이 했던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뉴욕 경찰은 보통 시위 진압 장비를 갖추고 시위를 막았다.
(부시 정권 시절 반전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던 뉴욕경찰을 비꼬았다)

"대량살상무기 있었으면 어떻게 이라크를 공격해?"

톱2 기사도 톱 1 기사에 못지않은 엄청난 사건들이다.

우선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전쟁으로 부상당한 퇴역 병사들 앞에서 '대량살상무기(WMD) 공포를 조작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는 기사다.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에 이미 사담 후세인에게 WMD가 없으며 미국을 먼저 공격할 의도가 없었음을 부시 행정부가 알고 있었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만약 후세인이 여러분(군인)들에게 WMD를 사용할 것이라고 털끝 만큼이라도 의심했다면 스커드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들어있는 이라크 국경지대에 수십만명의 병력을 몇주 씩이나 대기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가 진짜 WMD를 가지고 있었다면 미군은 엄청난 사상자가 났을 것이고, 이 때문에 감히 미국이 전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는 오래된 속설이다.

2003년 5월 바그다드가 함락당했을 때 이집트의 한 유명 언론인은 "후세인은 큰 소리만 친 얼간이"라며 "만약 김정일처럼 진짜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 꼴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혹평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휴...어렵다 북핵 문제

그래서 북한은 '우리의 핵무기가 한반도 전쟁을 막고 있다'는 주장을 한다. 우리 눈에는 웃기는 소리지만 그들은 정말 그렇게 확신한다. )

"부시 사형 피하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에 갈 것"

톱3 기사, 그러나 독자들에게 가장 열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기사는 '부시 대통령 반역죄로 기소'다.

부시 대통령이 월요일 반역죄로 기소됐다. 반역죄는 미국에 대한 전쟁, 정부 전복, 국가 수반 암살 기도, 미군에 대한 스파이 행위 등에 적용된다. 부시의 죄목은 수천억달러의 전쟁 비용을 낭비했고, 4000여명의 미군을 죽게 만들었으면 100만명의 이라크인들의 목숨을 잃게했다는 것이다.

부시를 기소한 특별 검사는 "이라크 전쟁은 사실상 미국을 상대로한 전쟁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어제 한밤 중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어안이 벙벙한 6명의 기자들(half a dozen stunned reporters)을 앞에 놓고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나는 지난 달 예수 그리스도와 대화를 했다. 나는 다시 거듭났다. 내가 잘못했다"며 "나는 잘못된 가정하에 미국을 전쟁으로 이끌었고 수백만명이 고통을 당했다. 나도 그들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고통을 감수할 것이다. " 라고 말했다.

부시의 자기 비판은 지난 수년 간 비판자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표절'한 것에 불과하다. 분석가들은 부시의 자기 비판은 '사형'을 면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본다. 반역죄는 사형당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 부시와 그의 변호인들은 사면없는 '3배 종신형'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부시의 친구들은 익명을 전제로 그가 이번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로 끌고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ICC에는 사형 판결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지난 2002년 당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ICC 판결을 거부하면서 "이는 미국인들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는 "나는 오랫동안 이런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왔다"는 댓글도 달려있다.

이런 10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사건들 옆에는 역시 막상막하의 기사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최고 임금은 최저 임금의 15배를 넘을 수 없다"

우선 '전국민 의료 보험법 의회 통과'라는 기사다.

H.R. 676, 미국 의료보험법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에따라 모든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들은 혜택을 보게됐다. 법안이 통과되자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제 드디어 미국도 전 국민에게 질높고 광범위한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됐다"고 밝혔다.

이전에 미국은 심각한 의료보험 문제를 안고 있었다. 4600만명의 미국인은 아예 의료보험에서 제외됐다. 또 다른 5000만명은 질 낮은 의료 보장을 받았다. 해마다 2만2000명의 미국인이 의료 보험이 없어 사망했다. 해마다 100만명의 미국인(대부분 사영보험에 들었다)이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다.

그러나 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사영 의료 보험이 더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여전히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위 기사 밑에는 미국판 국가보안법으로 불리던 '애국법'이 상원에서 99 대 1, 하원에서 520대 8로 폐기됐다는 기사가 실려있다.

다음 경제면 톱1 기사는 '최고 임금제 법안이 통과됐다'는 것이다.

최고 임금은 최저 임금의 15배를 넘을 수 없다는 법이 통과됐다. 현재 최저 임금은 연봉 1만2168달러다. 따라서 최고 임금은 연봉 18만2520달러를 넘을 수 없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최고 임금제가 시행된 것은 지난 1942년이다.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 어떤 미국 시민도 세금을 뺀 나머지 수입이 한 해 2만5000달러를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가치로 31만5000달러에 해당한다.

1980년대까지는 최고 임금법의 변종이 존재했다. 1964년 당시 현재 화폐가치로 40만달러 이상의 연봉에 대해서는 91%의 세금이 부과됐다. 그리고 최고 임금을 받는 사람에 대한 소득세는 7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시대에 28%로 낮아졌다.

(루스벨트가 최고 임금제를 시행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거의 빨갱이 수준이다. 금융위기로 수천억달러의 혈세가 투입되는데 이 와중에도 CEO들은 수천만달러의 보너스를 챙기는 월스트리의 현실과 이 기사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

경제면 톱2 기사는 엑손모빌, 쉐브론텍사스 등 오일 메이저들을 사실상 국유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들 회사들은 이익의 대부분을 유엔이 주관하는 공공 사업에 투입해야 하며, 대체 에너지 및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개발사업을 벌여야 한다.

거의 사회주의적 내용 탓일까? 이 기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도 국유화해라"라는 댓글도 달려있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내년 7월4일 진짜 <뉴욕타임스>에 이런 기사가 실릴 가능성은 0%라는 점이다. 여기에 실린 기사 가운데 실제 실행될 것은...글쎄 '이라크에서 미군 곧 철수' 정도나 맞을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 '의료보험 확대 적용' 정도나 조금 가능할까?

태그 : 뉴욕타임스, 부시, 이라크

글주소 : 엮인글 : 댓글(2)

추천 : 스크랩 : 인쇄

엮인글 주소 :: http://blog.ohmynews.com/gauzari/rmfdurrl/231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