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번째 날의 아침, 오늘도 어김없이 마치 프로그래밍된 AI처럼, 우리는 어떤 이견도 없이 배낭을 메고 출발지점에서 걸음을 시작합니다. 이번 장기 도보의 세번째 산행인 오늘은 기온도, 대기도 산행하기에 적당합니다.
오히려 겨울 산행이라 하기에는 너무 포근한 햇살과 대기가 우리의 걸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오늘 우리가 누빌 적대봉은 시작점부터 악산의 면모를 가감없이 드러내며 우리 걸음에 속도를 떨어 뜨립니다. 온화한 날씨에 오르는 걸음이 더해 질 수록 온 몸은 땀으로 흥건해집니다. 하나의 언덕을 오를때마다 남해의 바다가 보여주는 풍경은, 걸음을 잠시 멈추어 오르느라 수고한 우리에게 휴식이 되곤 합니다. 마지막 잎까지 떨군 백색의 겨울나무 숲은 마치 자작나무숲같은 착각을 불러 오고, 울울창창 빼곡하게 박힌 그 겨울의 숲을 우리의 걸음이 또 하나의 길을 만들어 냅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하늘에서 눈부시게 쏱아지는 햇살에 하얀 알몸을 드러낸 겨울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그 당당하고 강인함이 우리의 걸음과 맞닿아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적대봉에서 내려와 입금마을 바닷가로 걸음을 옮기고 나면 산을 오르고 내리느라 생긴 피로감을 잔잔한 파도에 슬며시 내려놓으면, 일렁이는 물결속으로 이내 사라져 바다가 주는 평화가 마음안으로 '후욱'하고 들어옵니다.
언제나 나를, 우리를 가르치는건 시간이 주는 기다림인것 같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걸음은 기억의 저편에서 내달려 와 잃어버렸던 기억의 잔해를 찾듯 길 위에서 우리의 걸음이 걸은 길의 기억이 추억으로 새록새록 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앞뒤로 뛰어다니시는 에너자이저~
나도 한때는 저랬는데ㅎㅎ
그 열정에 고마움과 박수를 보냅니다.
늘~ 고마버유~
가볍게 뛰어다니며 수고하신 덕에
멋진 풍광 다시 감상하고 갑니다~^^
저 웬수 같은 커피컵은 끝까지 가지고 찍혔네. 땅도 두어번 크게 샀고, 눈총도 많이 받았으니 적대봉과 익금해변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즐감 했습니다
수고로움에 감사합니다 ~^^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빡센 산행 후에 해변가에서의 즐거운 유희!!!
비긴님 어제도,오늘도 감사합니다^^
제원님 항상 향기로운 커피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분은 커피보다는 걷는게 좋다고 바쁘신 백합향기님,소프트님 ㅎㅎ^^
지나온 길의 모습이 온전히 담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