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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추진된 민자 사업 중 인천공항철도 만큼 화제가 되었던 일이 있을까? 2007년 1단계 구간이 개통되기 전부터 수요가
과다하다는 이야기와 정부가 적자보전하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개통 후에 이것이 사실로 드러나 더욱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코레일 공항철도’로 이름까지 바꾼 인천공항철도는 이제 대반전을 꿈꾼다.
12월 29일 완전개통 되면서 제대로 힘을 발휘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말 많았던 인천공항철도가 바뀐다
국내에서 추진된 민자 SOC 사업 중 인천공항철도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례는 없을 것이다.
2007년 3월 23일 인천공항~김포공항간 37.6km의 1단계 구간이 개통되기 전부터‘수요가 과다하게 추정됐다’,‘ 정부가 매년 민자사업 자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적자보전 분으로 줘야 한다’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개통 첫 해 하루 평균 21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 철도청과 인천공항철도(주)간의 협약 내용이 그 근거였다.
정부는 협약 상 실제 수요가 예상치의 90%에 못 미치면 그 차액만큼을 메워줘야만(최소운영수입보장)했다.
역시나 뚜껑을 열어보니 수요는 예상치의 5~6%에 그치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졌다.
개통 첫 해에만 정부가 공항철도에 지원한 돈이 1000억 원이 넘었다.
게다가 협약 상 예상 수요는 매년 크게 늘어나도록 되어있는데 수요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전망이어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다 결국 지난해 코레일로 하여금 공항철도의 지분 88%를 인수해 운영토록 했다.
최소운영수입보장 비율도 종전 90%에서 50%대로 크게 낮췄다. 회사이름도‘코레일 공항철도’로 바꿨다.
이렇게 탈바꿈한 공항철도가 오는 12월 29일 새롭게 도약 할 기회를 갖는다.
김포공항과 서울역을 연결하는 2단계 구간(20.4km)이 개통되는 것이다.
이로써 인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공항철도 전 구간(58km) 연결이 완료된다.
2단계 구간 개통에 맞춰 새로 들어서는 역은 서울역, 홍대입구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3개역이다.
내년 12월에는 공덕역도 개통돼 공항 철도는 1단계 구간 6개역을 포함해 총 10개역이 운영된다.
여행객들의 의견 최대한 반영한 완전개통
이번 완전개통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그 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사항들이 많이 보완됐다.
우선 기존 1단계에서는 공항철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행객이 김포공항까지 가야만 했다.
지하철 5호선이나 9호선을 타거나 버스를 이용해 간 뒤 다시 공항철도로 갈아타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통상 여행가방을 1, 2개 정도 가져가야하는 해외여행객 입장에서는 여러 번의 환승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김포공항은 도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2단계 개통으로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바로 연결이 되면서 이 같은 불편이 많이 해소될 전망이다.
우선 서울역은 도심에 위치해 김포공항에 비해 접근성이 월등하다.
또 아예 승객들이 수하물을 가지고 타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도 도입된다. 바로 도심공항터미널 운영이다.
서울역 도심공항 터미널에 마련된 체크인 카운터에선 승객들이 가지고 온 수하물을 공항으로 바로 부칠 수 있다.
이곳에서 접수된 가방은 인천공항 행 열차에 실려 곧바로 비행기에 실린다.
해외여행객으로서는 상당히 편리한 서비스인 셈이다.
게다가 오후에 서울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할 승객을 위해 오전에 짐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짐을 맡겨놓고 서울도심 관광이나 쇼핑 등을 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서다.
그 동안 공항리무진 버스에 비해 뒤쳐졌던 운행시간도 많이 보완됐다. 아니 오히려 더 빠르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직통열차는 43분, 보통열차는 53분 만에 닿는다.
직통의 경우 같은 구간을 기준으로 공항버스보다 20분이나 앞서 도착 가능하다.
공항철도는 또 내년이나 내후년께 현재 시속이 100km에 못 미치는 전동차를 180km대의 고속으로 바꿀 계획이다.
2012년에는 KTX(고속열차)도 이 구간에 투입된다. 이렇게 되면 소요시간은 28분으로 확 줄어든다.
지하철 9호선과 직결 운행도 2~3년 내에 시행된다. 지하철 9호선 열차가 인천공항까지 들어오고,
반대로 인천공항열차가 9호선 구간을 달리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여행객은 굳이 환승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요금도 버스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서울역~인천공항을 기준으로 직통은 1만 3300원, 일반열차는 5300원이다.
반면 리무진버스는 보통이 1만원, 고급형이 1만 5000원이다.
이렇게 개선된 상황에 힘입어 공항철도는 그동안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효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욕까지 불태우고 있다.
속도와 가격에서 최대 경쟁자인 리무진 버스와 경쟁이 가능할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문제점 고민해야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여전히 리무진 버스의 위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는 서울 도심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리무진 버스 노선이 100여 개에 달한다.
그만큼 촘촘한 연결망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리무진버스는 한번 타면 환승이 필요 없이 공항에 바로 도착한다.
그것도 항공사 체크인카운터가 있는 여객 터미널 3층에 바로 선다. 그만큼 동선이 짧다.
반면 공항철도는 여객터미널 맞은편 교통 센터 지하 3,4층에 내린 뒤 여객터미널 3층까지 이동해야만 한다.
공항철도에서는 전동카트를 동원해 승객들을 실어 나른다는 계획이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2단계 개통 뒤에도 수요가 당초 예상치의 30%를 넘기 힘들다는 어두운 전망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공항철도가 완전개통으로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맞이 했음은 분명하다.
보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공항철도가 거듭 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