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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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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게시판 스크랩 김삿갓
박 지기 추천 0 조회 271 10.11.12 19:26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半虧書架數卷冊(반휴서가수권책) 世世傳全一個硯(세세전전일개연)

墨香深醉心自閑(묵향심취심자한) 微軀此外何所求(미구차외하소구)

- 于同福(우동복) -

 

낡은 책장에 꽂혀있는 몇 권의 책과 오래된 벼루

먹의 향에 취해 편안해지는 마음. 흡족하다.

(성심 김병연 동복에서 친필로 쓰다)

 

김병연(金炳淵) 호는 난고(蘭皐)이고 별명은 김삿갓이다.

 

김병연이 20세가 되든 순조 32년(1826년) 영월에서 열린

백일장의 시제(詩題)는 논정가산 충절사 탄김익순 죄통우천(論鄭嘉山 忠節死 嘆金益淳 罪通于天)이었다.

탄 김익순( 嘆金益淳)하고 그는 장원급제한다.(역사서에는 기록이 없고 추정)

 

관군의 수장(선천 방어사)인 김 익순(金益淳)은 재직 중 반란군(홍경래의 난)에게 항복하였고

후에 이 일로 목숨을 빼앗긴다.  이때 김병연의 나이 6세였다.

 

할아버지의 행적, 할아버지를 욕보인 손자라는 사실을 뒤에 알게 된다.

방랑생활이 시작된다.

 

평양기생님은 무엇에 능한가. / 노래. 춤. 시 까지 멀티프레이어( multi-player)요

별로인 것 같네만 / 달 밝은 삼경에 데이트(date)하는 실력은 일품(一品)이오.

 

平壤妓生何所能 / 能歌能舞又詩能

能能其中別無能 / 月夜三更呼夫能

<酒仙/妓生>

 

 

 

* 부산항 사진(2010.10.22 오후)

 

부두에서 바라 본 용두산 공원 탑, 영도다리, 영도, 자갈치시장, 고깃배(자갈치시장 앞 바다)가

오가는 부산항에는 활기가 있었습니다.

 

자갈치 축제 끝의 만국기, 활어와 생선들, 숭어 떼, 갈매기, 배낭을 옆에 놓고 오수(午睡)를 즐기는 사람,

뱃고동 소리 속에서 소주 한 잔에 살아가는 이야기가 한창입니다.

 

* 한문(漢文)을 모르니 이해되는 생각들을 적어봅니다.

 

 

 

소나무 서있는 조용한 주막에 누워 있으니 내 세상이다.

산골짝에서 바라보는 구름. 개울가의 산새들은 내 친구

골치 아픈 세상일을 떠나 시와 술로써 즐기리라

달뜨는 밤이면 옛날생각. 단꿈을 꾸며 지내리라(自詠)

 

寒松孤店裡 高臥別區人 近峽雲同樂 臨溪鳥與隣

治銖寧荒志 詩酒自娛身 得月卽帶憶 悠悠甘夢頻

(한송고점리 고와별구인 근협운동락 임계조여린

치수영황지 시주자오신 득월즉대억 유유감몽빈)

 

思鄕(고향생각)

 

西行己過十三州 此地猶然惜去留 雨雲家鄕人五夜 山河逆旅世千秋

莫將悲慨談靑史 須向英豪問白頭 玉館孤燈應送歲 夢中能作故園遊

서행기과십삼주 차지유연석거유 우운가향인오야 산하역려세천추

막장비개담청사 수향영호문백두 옥관고등응송세 몽중능작고원유

 

서쪽으로 길을 잡아 열세고을 발걸음이 무겁다.

멀고 먼 나그네길 한 밤중에 잠이 깨니 고향생각이 간절하다.

덧없는 지난세월에 영웅호걸들도 백발이 다 되었다.

객창을 밝히는 등불아래서 한해를 보내며 고향 꿈을 꾸어본다.

 

四脚松盤粥一器 天光雲影共排徊(사각송반죽일기 천광운영공배회)

主人莫道無顔色 吾愛靑山倒水來(주인막도무안색 오애청산도수래)

 

하늘의 구름이 떠있는 소반(小盤)위의 죽 한 그릇

주인 장 미안해하지 마시오. 당신 몫도 멀건 죽 인 것을...

 

 

옥구 김 진사가 돈 두 푼을 주더이다.

죽어버리면 이런 꼴 안 당하련만 살아있음이 한이 되네.

沃溝金進士 與我二分錢 一死都無事 平生恨有身

 

 

 

自嘆(자탄)

九萬長天擧頭難 三千地關未足宣 五更登樓非翫月 三朝穀不求仙

구만장천거두난/삼천지관미족선/오경등루비완월/삼조곡불구선

 

높고 넓은 천지에 이 한 몸 누일 곳 없네.

깊은 밤 누각에 오른 것은 달구경 하려함이 아니고

사흘을 굶은 것은 신선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오.

 

 

嗟乎天地間男兒 知我平生者有誰(차호천지간남아 지아평생자유수)

萍水三千里浪跡 琴書四十年虛詞(평수삼천리랑적 금서사십년허사)

나를 알아줄 사람이 없구나.

삼천리를 떠돌며 공부한 사십년 세월이 모두 허사로 구나.

 

 

 

風俗薄(풍속박)

斜陽鼓立兩柴扉 三被主人手却揮(사양고립양시비 삼피주인수각휘)

杜宇亦知風俗薄 隔林啼送不如歸(두우역지풍속박 격림제송불여귀)

석양에 사립문 두드리니 주인이 손바닥을 내 보이네

숲속의 두견새도 속내를 알았는지 배웅하듯 울고 있네.

 

 

詠笠(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牧竪輕裝竪野犢 漁翁本色伴白鷗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백구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빈 배같이 생긴 삿갓을 40년 넘게 평생 쓰고 살았다.

소 먹이는 목동도 쓰고 갈매기를 벗 삼는 어부도 쓴다.

 

취하면 벗어서 꽃나무 가지에 걸고

흥겨우면 벗어들고 누각에 올라 달구경도 한다.

 

<당신들은 옷도 모자도 멋으로 입고 쓰지만

풍찬노숙(風餐露宿)하는 나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필수품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 삿갓 자랑인지 신세타령인지.......

 

 

 

邑號開城何閉門(읍호개성하폐문) 山名松嶽豈無薪(산명송악개무신)

黃昏逐客非人事(황혼축객비인사) 禮義東方子獨秦(예의동방자독진)

 

새들도 집을 찾아드는 황혼녘에 손을 거절 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는 것이다. 더욱이 동방예의지국에서...

개성의 명성을 위해서라도 송악산의 풀 나무로

군 불 지펴 사랑채에 손을 맞을 일이다.

 

 

難貧(난빈)

地上有仙仙見富 人間無罪罪有貧(지상유선선견부 인간무죄죄유빈)

莫道貧富別有種 貧者還富富還貧(막도빈부별유종 빈자환부부환빈)

 

사람이 죄 있나 가난이 죄지. 곳간에서 인심난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고 사람팔자 알 수 없다

 

 

 

辱說某書堂(욕설모서당)

 

書堂乃早知(서당내조지) 房中皆尊物(방중개존물)

生徒諸未十(생도제미십) 先生來不謁(선생래불알)

 

서당이 있음을 알고 찾아 왔지만 강의실 학생들은 처다 보지도 않고

10명도 안 되는 생도를 거느린 훈장님도 크게 바쁠 것도 없는데

아는 체를 안 함에 심술을 부리는가 보다.

 

* 삿갓님의 행동은 카타르시스(catharsis - 자기가 직면한 고뇌 따위를 외부에 표출함으로써

정신의 안정이나 균형을 찾는 일/정신 요법으로 많이 이용됨)에 해당되는 것은 아닌지 얄궂다.

 

 

 

秋美哀歌靜晨竝(추미애가정신병) 雅霧來到迷親然(아무래도미친연)

凱發小發皆雙然(개발소발개쌍연) 愛悲哀美竹一然(애비애미죽일연)

 

일교차가 심한 가을에는 안개가 자주 드리운다.

안개 낀 가을날 들려오는 노래 소리는 곱고 애잔하다.

자연의 변화 속에 애틋하게 그리운 마음. 가을의 정취이다.

 

 

嘲地師(지사를 조롱한다)

천문도 모르면서 땅 속 이치를 밝혀 명당을 찾겠다고 산속을 헤매는 수고를

하지 말고 집에 가 중양절(重陽節-옛 명절의 하나로 음력 9월 9일)에

술 한 잔하고 밝은 달이 뜨거든 마나님이나 달래주시게.

 

可笑龍山林處士 暮年何學李淳風 雙眸能貫千峰脈 兩足徒行萬壑空

顯顯天文猶未達 漠漠地理豈能通 不如歸飮重陽酒 醉抱瘦妻明月中

가소용산임처사 모년하학이순풍 쌍모능관천봉맥 양족도행만학공

현현천문유미달 막막지리기능통 불여귀음중양주 취포수처명월중

 

 

天脫冠而得一點(천탈관이득일점)

乃失梅而橫一帶(내실매이횡일대)

 

시골 서생들이 그를 알아보고 술과 음식을 대접하며 시 한 수를 청한다. 거들먹거리며.....

 

하늘 천(天)자가 모자를 벗고 점 하나를 찍어준다(犬)

내(乃)자가 지팡이를 잃어버리고 옆으로 한 획을 그어주니 자(子)가 된다.

 

두 글자를 합하니 <犬子>다.

‘개자식’들 잘 먹고 잘 살아라.

 

 

 

二十樹下(이십수하)

 

二十樹下三十客(이십수하삼십객) 四十村中五十食(사십촌중오십식)

人間豈有七十事(인간기유칠십사) 不如歸家三十食(불여귀가삼십식)

 

스무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에게 망할 놈의 동네에선 쉰밥을 주는구나.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오. 고향집에 돌아가 설익은 밥 먹느니만 못하리라.

 

* 집 떠나면 고생인데 고향집에 돌아가 잘 익은 밥을 자시면 될 일인데 그의 처지가 매우 딱하다.

 

 

多睡婦(다수부= 잠 많은 여자)

 

西隣愚婦睡方濃 不識蠶工況也農(서린우부수방농 불식잠공황야농)

機閑尺布三朝織 杵倦升粮半日春(기한척포삼조직 저권승량반일춘)

第衣秋盡獨稱搗 姑襪冬過每語縫(제의추진독칭도 고말동과매어봉)

蓬髮垢面形如鬼 偕老家中却恨逢(봉발구면형여귀 해로가중각한봉)

 

어리하고 잠보인 옆집 아줌마는 잠농(누에치기)도 농사일도 못한다.

사흘 걸려 짠 베가 한 자요 한 되 양식 절구질에 반나절이다.

 

말만하고 가을을 보내는 시동생 옷 짓기. 시어미 버선도 말로만 짓다가 겨울이 다 간다.

잠만 자려말고 몸단장도 좀 하면 좋으련만. 남편은 속이 상한다.

 

* 삿갓이 관심을 갖는 대상이 좀 엉뚱하다.

 

 

 

姜座首 逐客 詩

 

祠堂洞裏問祠堂 輔國大匡姓氏姜 先祖遺風似北佛 子孫愚流學西羌

사당동이문사당 보국대광성씨강 선조유풍사북불 자손우류학서강

主窺첨下低冠角 客立門前嘆夕陽 座首別監分外事 騎兵步卒可當當

주규첨하저관각 객립문전탄석양 좌수별감분외사 기병보졸가당당

 

보국대광 벼슬을 지냈으며 사당이 있는 사당동의 강씨를 찾아간다.

선조의 유풍은 불교인데 자손들은 교육을 잘못 받았구나.

 

해는 서산에 걸렸는데 주인은 걸객을 받아들일 눈치가 아니다.

좌수. 별감도 분에 넘치는 졸병이나 해야 될 인물이구나.

 

 

樂民樓(낙민루)

 

堂上宣樂民樓落民淚(선화당상선화당 낙민루하낙민루)

咸鏡道咸驚逃 趙岐泳兆豈泳(함경도민함경도 조기영가조기영)

 

선화당의 악정(惡政)에 백성들의 눈물이 있고

함경도민들이 떠나가니 위정자(爲政者)의 집안도 끝이 보인다.

 

 

 

逢雨宿村家(봉우숙촌가)

 

曲木爲椽添着震 其間如斗僅容身(곡목위연첨착진 기간여두근용신)

平生不欲長腰屈 此夜難謀一脚伸(평생불욕장요굴 차야난모일각신)

鼠穴煙通渾似漆 封窓茅隔亦無晨(서혈연통혼사칠 봉창모격역무신)

雖然免得衣冠濕 臨別慇懃謝主人(수연면득의관습 임별은근사주인)

 

비오는 시골집에서의 하룻밤 초라한 시골집 비좁은 방을 얻어 들었다.

마음(허리)을 굽히지 않고 살아온 나. 이 밤에는 다리 펴기도 쉽지 않구나.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오고 어두운 봉창은 밤낮이 없구나.

하룻밤 찬비를 피하게 해준 주인이 고맙다.

 

 

 

自顧偶吟(자고우음)

 

笑仰蒼穹坐可超 回思世路更焦焦(소앙창궁좌가초 회사세로경초초)

居貧每受家人謫 亂飮多逢市女嘲(거빈매수가인적 난음다봉시녀조)

萬事付看花散日 一生占得月明宵(만사부간화산일 일생점득월명소)

也應身業斯而已 漸覺靑雲分外遙(야응신업사이이 점각청운분외요)

 

골치 아픈 세상사 푸른 하늘을 쳐다보니 맘 편하다.

돈 못 벌어 마누라 잔소리. 술고래라고 동네 여자들의 수군거림.

 

화무십일홍이다. 밝은 달 쳐다보며 살리라. 벼슬은 내 팔자. 내 복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팡이를 챙겨들고 천리 길을 나선 몸 / 엽전 일곱 푼을 주머니 깊이 넣었으나

해지는 주막에서 한잔 생각에 나도 모르겠다.

 

(千里行裝付一柯 餘錢七葉尙云多 囊中戒爾深深在 野店斜陽見酒何)   (艱飮野店-간음야점)

 

 

농가의 하룻밤(宿農家)

 

사람 없는 골짜기를 종일 걷다가 강가의 오두막집을 만났다.

 

창호지랑 방에 쌓인 먼지하며 밥그릇과 보리밥은 너무 했다.

 

날이 밝아 주인에게 사례하고 길을 떠난다. 간밤 일을 생각하면 입맛이 쓰다.

 

終日緣溪不見人 幸尋斗屋半江濱 門塗女0元年紙 房掃天皇甲子塵

光黑器皿虞陶出 色紅麥飯漢倉陳 平明謝主登前途 若思經宵口味幸

 

(종일연계불견인 행심두옥반강빈 문도여와원년지 방소천황갑자진)

(광흑기명우도출 색홍맥반한창진 평명사주등전도 약사경소구미행)

 

 

 

坐似枯禪反愧髥 風流今夜不多兼 燈魂寂幕家千里 月事肅條客一添

紙貴淸時歸板粉 肴貧濁酒用盤鹽 瓊거亦是黃金販 莫作於陵意太廉

좌사고선반괴염 풍류금야부다겸 등혼적막가천리 월사숙조객일첨

지귀청시귀판분 효빈탁주용반염 경거역시황금판 막작어릉의태염

 

혼자 있는 밤 내 모습이 선승(禪僧-참선하는 중)같아 수염이 부끄럽다.

등불이 타는 밤 고향집은 천리인데 달빛아래 나그네 심사가 외롭다.

종이가 없어 분판에 시 한 수 써놓고 소금안주에 탁주를 마신다.

시도 돈 받고 파는 세상이니 청렴만을 내세울 일도 아닌가 보다.

 

 

 

樓上相逢視見明 有情無語似無情(누상상봉시견명 유정다어사무정)

花無一語多情蜜月 不踰墻問深房(화무일어다정밀월 불유장문심방)

 

말이 없어 애교는 없지만 정이 넘치는 눈이 예쁘다.

다정다감한 너를 찾고 싶은 마음을... 情談(정담)

 

 

* 삿갓의 글에 ‘가련’이라는 여인이 댓글을 단다.

 

後園黃栗不蜂裂(후원황율불봉렬) 溪邊楊柳不雨長(계변양유불우장)

 

뒤뜰의 밤송이는 익으면 벌어지고 /시냇가 버들가지는 비가 오지 않아도

봄이면 휘휘 늘어지는 것이 / 자연의 이치가 아니던가.

 

 

 

街上初見(길에서 만난 여인)

 

芭經一帙誦分明 客駐程參忽有情(파경일질송분명 객주정참홀유정)

虛閣夜深人不識 半輪殘月已三更(허각야심인불식 반륜잔월이삼경)

難掩長程十目明 有情無語似無情(난엄장정십목명 유정무어사무정)

踰墻穿壁非難事 曾與農夫誓不更(유장천벽비난사 증여농부서불경)

 

시경을 줄줄 외우는 사랑하고 싶은 여인이여 / 반달이 지고 난 깊은 밤 몰래 그대를 찾고 싶소.

 

삿갓이여 내 마음이 있더라도 눈이 무서워 말 못하오 / 몰래 만나기는 어렵지 않으나 내 이미 임자 있는 몸

 

 

 

誘惑(유혹)

 

客愁簫條夢不仁 滿天霜月照吾隣  綠竹蒼松千古節 紅桃白梨片時春

昭君玉骨胡地土 貴姬花容馬嵬塵  世間物理皆如此 莫惜今宵解汝身

 

객수소조몽불인 만천상월조오린 녹죽창송천고절 홍도백리편시춘

소군옥골호지토 귀희화용마외진 세간물리개여차 막석금소해여신

 

* 황진이도 아니고 주막집 주모에게 문자를 쓰니 그의 간절한 뜻이 전달될지 걱정이다.

 

둥근 달이 뜬 찬 서리 내리는 밤 떠도는 나그네에게 잠이 올 리 없다.

 

대나무와 푸른 솔은 절개를 지키지만

붉은 복사꽃, 하얀 배꽃(紅桃 · 白梨)은 봄에 잠깐 피고지지 않던가.

 

예쁜 왕소군도 흙이 되고 양귀비도 말발굽아래 먼지 되어

사라짐이 세상사는 이치거늘

 

그대도 오늘 밤 붉은 홍도화(紅桃花)로 피어나지 않겠소.

 

 

贈妓=기생에게 주다

 

却把難同調 還爲一席親 酒仙交市隱 女俠是文人

각파난동조 환위일석친 주선교시은 여협시문인

太半衿期合 成三意態新 相携東郭月 醉倒落梅春

태반금기합 성삼의태신 상휴동곽월 취도락매춘

 

* 市隱=시중의 은자

* 李白의 詩 月下獨酌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달, 자신, 자신의 그림자

삿갓(酒仙)이 한 잔술에 기분이 좋아 달밤에.......

 

 

 

?皐 平生 詩(난고 평생 시)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獨自傷 芒鞋竹杖路千里 水性雲心家四方

尤人不可怨天難 歲暮悲懷餘寸腸 初年自謂得樂地 漢北知吾生長鄕

 

簪纓先世富貴人 花柳長安名勝庄 隣人也賀弄璋慶 早晩前期冠蓋場

髮毛梢長命漸寄 灰劫殘門飜海桑 依無親戚世情薄 哭盡爺孃家事荒

 

終南曉鍾一納履 風土東邦心細量 心猶異域首丘狐 勢亦窮途觸藩羊

南州從古過客多 轉蓬浮萍經機霜 搖頭行勢豈本習 * 口圖生惟所長

 

光陰漸向此中失 三角靑山何渺茫 江山乞號慣千門 風月行裝空一囊

千金之子萬石君 厚薄家風均試嘗 身窮每遇俗眼白 歲去偏傷?髮蒼

歸兮亦難佇亦難 幾日彷徨中路傍

 

조소수혈개유거 고아평생독자상 망혜죽장로천리 수성운심가사방

우인불가원천난 세모비회여촌장 초년자위득락지 한북지오생장향

잠영선세부귀인 화류장안명승장 인인야하농장경 조만전기관개장

발모초장명점기 회겁잔문번해상 의무친척세정박 곡진야양가사황

종남효종일납리 풍토동방심세양 심유이역수구호 세역궁도촉번양

남주종고과객다 전봉부평경기상 요두행세기본습 구도생유소장

광음점향차중실 삼각청산하묘망 강산걸호관천문 풍월행장공일낭

천금지자만석군 후박가풍균시상 신궁매우속안백 세거편상빈발창

귀혜역난저역난 기일방황중로방

 

짐승도 보금자리가 있는데 내 걸어 온 길을 돌아보니 가슴 아프다.

죽장에 짚신신고 천리 길을 걷고 걸어 물처럼 구름처럼 흘러 온 날들

 

누구를 탓할 수도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지만 한 해를 보내며 서글픔에 가슴이 시리다.

 

초년의 즐거움. 집안의 부귀영화. 한양의 보금자리. 득남을 축하하고 출세를 기대하든 이웃들

 

상전벽해가 되듯 세월 가며 팔자 기박해져  의지할 친척도 없고 세상인심도 변했다.

 

고달픈 떠돌이 신세 마음은 고향을 그리지만 울타리에 뿔이 걸린 양처럼 형편이 어렵다.

 

남녘지방의 나그네가 되어 떠 돈지 몇 년이던가.

입 놀리며 굽실거려 살 길 찾는 솜씨만 늘어 가는데

모진 세월 속에 푸른 삼각산 기억은 멀기만 하다.

 

강산을 돌아 신세진 집이 수 없이 많지만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이다.

 

그만두고 차라리 돌아갈까

영욕(榮辱)과 방황의 세월 속에 흰 머리만 늘어난다.

 

 

 

老吟(노음- 늙은이의 하소연)

 

五福誰云一曰壽 堯言多辱知如神 舊交皆是歸山客 新少無端隔世人

筋力衰耗聲似痛 胃腸虛乏味思珍 內情不識看兒苦 謂我浪遊抱送頻

오복수운일왈수 요언다욕지여신 구교개시귀산객 신소무단격세인

근력쇠모성사통 위장허핍미사진 내정부식간아고 위아랑유포송빈

 

요 임금 왈 아들이 많으면 근심이 많고, 큰 재물은 관리하려면 일이 많아진다.

 

오복의 첫째는 장수(長壽)라고 하나 버림받고 외로워 너무 오래 살면 다욕(多辱)이 될 수 있다.

 

친구들과의 영원한 이별, 젊은이들과의 세대차. 다리에 힘이 빠지고

소화력도 약해져 좋은 음식만 찾다보니 식탐(食貪)하게 된다.

 

할 일없는 늙은이라고 힘든 애 보기를 맡긴다.

 

 

* 담양 죽물시장에서 새 삿갓을 구해 쓰고 죽(竹 )타량 한 수를 남기고

동북으로 떠나간다. 바람처럼 흔적 없이.......

 

此竹彼竹 化去竹 風打之竹 浪打竹(차죽피죽 화거죽 풍타지죽 랑타죽)

飯飯粥粥 生此竹 是是非非 付彼竹(반반갱갱 생차죽 시시비비 부피죽)

賓客接待 家勢竹 市井賣賣 歲月竹(빈객접대 가세국 시정매매 세월죽)

萬事不如 吾心竹 然然然世 過然竹(만사불여 오심죽 연년년세 과년죽)

 

되는대로 바람 따라 물결 따라, 밥도 먹고 죽도 먹고,

옳고 그름, 손님접대, 살림살이 등 만사가 내 맘대로 안 되는 세상사 시류(時流)대로 살아간다.

 

 

論鄭嘉山 忠節死 嘆金益淳 罪通于天

(시제-詩題- 논정가산 충절사 탄김익순 죄통우천)

 

一爾世臣金益淳 鄭公不過卿大夫 將軍桃李?西落 烈士功名圖末高

일이세신김익순 정공불과경대부 장군도리농서락 열사공명도말고

詩人到此亦慷慨 撫劍悲歌秋水溪 宣川自古大將邑 比諸嘉産仙守義

시인도차역강개 무검비가추수계 선천자고대장읍 비제가산선수의

淸朝共作一王臣 死地寧爲二心子 升平日月世辛未 風雨西關何變有

청조공작일왕신 사지영위이심자 승평일월세신미 풍우서관하변유

尊周孰非魯仲連 輔漢人多諸葛亮 同朝舊臣鄭忠臣 抵掌風塵立節死

존주숙비노중련 보한인다제갈량 동조구신정충신 저장풍진입절사

嘉陵老吏楊名旌 生色秋天白日下 魂歸南畝伴岳飛 骨埋西山傍伯夷

가릉노리양명정 생색추천백일하 혼귀남무반악비 골매서산방백이

西來消息慨然多 問是誰家食錄臣 家聲壯洞甲族金 名字長安行列淳

서래소식개연다 문시수가식록신 가성장동갑족김 명자장안항렬순

家門如許聖恩重 百萬兵前義不下 淸川江水洗兵派 鐵甕山樹掛弓枝

가문여허성은중 백만병전의불하 청천강수세병파 철옹산수괘궁지

吾王庭下進退膝 背向西城凶賊脆 魂飛莫向九泉去 地下猶存先大王

오왕정하진퇴슬 배향서성흉적취 혼비막향구천거 지하유존선대왕

忘君是日又忘親 一死猶輕萬死宜 春秋筆法爾知否 此事流傳東國史

망군시일우망친 일사유경만사의 춘추필법이지부 차사유전동국사

 

---너의 혼은 죽어 저승에도 못 갈 것이니.

--- 임금의 은혜를 저버리고 육친을 버렸으니 만 번 죽어 마땅하리.

---너의 행적은 길이길이 역사에 남으리라.

 

 

(후기)

조선 후기의 풍자 · 방랑시인 본명은 김병연. 자는 성심(性深) 호는 난고이고 본관은 안동. 이름은 한자로 김립(金笠)이다.

부친은 金安根. 아들은 金益均이다.

* 전라남도 화순에서 죽었고 아들 익균이 강원도 영월에 안장하였다고 적고 있다.

 

수많은 한문시가 구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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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11.12 22:27

    첫댓글 정수동, 정만서, 김선달하고 같이 조선시대 풍자와 해학을 풍미한 떠돌이 시인.
    신간 펜하꺼 같으기도 함시로도 속이 짠한 인생이구만이라.

  • 작성자 10.12.03 12:57

    감사합니다.

  • 천리를 지팡이 하나로 떠돌다보니/ 남은돈 일곱잎이 많은편이라/ 너만은 주머니속 깊은곳에 간직하련만/ 석양에 주막앞에 이르니 이를어찌할거나.
    고달푸고 외로워던 방랑길 삿갓의 글을 보면서 당대의 어려움을 상상해 봅니다.
    잘 보고갑니다..........

  • 작성자 10.12.03 12:58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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