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 목욕탕 / 아폴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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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꽤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구라는 하나도 없거든요.. 일단 시작해봅시다
기본적으로 로판은 시대를 타지 않지만!
주 복식이 로코코 ~ 빅토리아 시대인 경우가 많아서
이걸 기준으로 잡고 설명하겠음
로코코 시대는 딱 이런 옷이 정석이라고 할 수 있음
프릴이나 리본, 패턴 주렁주렁 달고
파스텔톤이거나 화려하고 우아한 그거
이때는 곡선의 섬세하고 풍만함을 추구했는데
그렇게 급부상한 게 코르셋과 파니에임
왜?
허리는 가는데 밑으로 갈수록
풍성하게 퍼지는 게 존나 예쁘니까!!
코르셋은 원래는 그냥 속옷 용도였는데
이때부터 허리를 죄기 시작함...
남자라고 이 양식에서 크게 벗어났던 건 아님
쥐스토코르와 베스트, 브리치스가 기본 세트였는데
살짝 볼륨감을 넣어 곡선의 미를 살리는 식이었음
물론 자수나 패턴, 프릴 존나 박아야 됨
그것이 로코코니까...☆
그러다 루이 16세랑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형당하며
로코코 시대에서 벗어난 유럽은
이번엔 신고전주의에 퐁당 빠져버림..
브리저튼이 이 문화를 향유한 리젠시 시기인데
그때 유행한 게 이런 엠파이어 드레스임
목선을 깊게 파고 허리선을 높게 잡아
가슴을 강조하는 대신에 코르셋을 차지 않아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실루엣과 곡선미를 강조함
나폴레옹의 아내 조세핀이 직접 유행을 선도했는데
고대 그리스에서 영향을 받아
신비롭고 매력적인 모습을 주로 뽐냄
얘네도 그리스-로마 시절 참 어지간히 좋아하는듯
물론 엠파이어 드레스도 단점은 있었음
일단 하늘하늘 비쳐야 되니까 존나 얇고 추웠음
한겨울에 모시옷만 입고 다닌다고 생각해봐
창백한 피부를 얻기 위해
많은 여자들이 폐렴에 걸려서 죽기도 함
이때 남자들은 뭘 어떻게 입고 다녔냐
속옷 위에 코르셋을 차고 다님
네?
말그대로 남자들도 코르셋을 입었음
그 시기 남자의 패션은 이랬음
셔츠, 크라바트, 베스트, 테일 코트,
발목까지 오는 긴 바지(!)와 구두 그리고 탑 햇
자연스럽게 몸매를 드러내게 되는 거임
이때 은근하게 자기 몸을 과시할 방법이 뭐다?
코르셋이다^^
남자들은 코르셋으로 허리를 잔뜩 조이고
보정 패드를 붙여 빈약한 가슴을 키우고
넓은 어깨와 멋진 라인을 조작함
왜냐하면 역삼각형 몸매가 인기였거든ㅎ
이렇게 코르셋을 착용한 남성들을 부르는 말이
바로 댄디(Dandy)
이후 멋쟁이를 뜻하는 단어로 확장됨
이후 나폴레옹이 실각하고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사회가 급진적으로 변하기 시작함
귀족과 자본가, 노동자가 분리되고
점차 이상을 추구하는 문화가 커지기 시작하며
유럽은 낭만주의라는 물살을 타게 됨
이때부터 X자형 실루엣의 로맨틱 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함
쉽게 말하면 모래시계같은 체형을 강조하는 거임
어깨선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소매를 부풀리는 한편
허리는 가늘어지며 치마폭은 풍성해졌음
이를 위해 여자들은 페티코트라는 속치마를
몇겹씩 껴입고 다녔는데 너무 무거운 거
❗아예 가벼운 보형물로 고정하면 좀 더 풍성하겠네? ❗
그렇게 등장한 것이 크리놀린임
푹 꺼지는 치마는 예쁘지 않으니까...
하 내 힘들다 그냥 좀 편하게 살면 안 될까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인 후
고래뼈로 된 크리놀린을 단단히 고정해놓고
이 위에 드레스를 입는 방식이었음
이러면 천과 레이스도 많이 들어가고 존나 비싸서
귀족들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했음
그런데 하도 치맛단이 넓으니까
자잘한 사고들도 정말 많이 일어남
바람 불면 뒤집어지고 스커트가 껴서 죽을뻔하고..
이것들 진짜 아름다움에 목숨 건다 싶음
암튼 소매가 짧아지며 장신구 등에 더욱 신경을 썼음
특히 손에 긴 실크 장갑을 끼기도 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가방이나 악세서리를 많이 했다는듯
참고로 이때 왕실에는 티아라가 유행했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딱 요 시대임
물론 이 영화는 미국 독립전쟁 배경이긴 하지만
어딜 가나 사교계 패션은 비슷하잖아요?
일반적인 로판 스타일이면
이러한 낭만주의식 빅토리아 시대일 확률
99.9%...
Q. 로코코도 엠파이어도 아닌데 일단 로판 드레스임!
A. 높은 확률로 빅토리아 시대입니다
(심플하다 싶으면 보통 르네상스)
물론 신데렐라는 판타지긴 하지만
의상 고증은 거의 이때에서 따온 거 같더라고
남자들 아직 코르셋 잘 입고 다님
굳이 바뀐 거라면 핏이 박시해졌다 정도?
이때는 빵빵한 엉덩이가 유행이라 코르셋을 참
아 근데 그것보다 구렛나룻이랑 콧수염이 진짜 중요함
이게 리얼 진짜로 필수템이었음
남자라면 무조건 있어야지 이거 없음 남자 아님
그러던 와중 1863년 산티아고의 한 성당에서 불이 남
남자들은 빠져나왔는데
크리놀린이 낑긴 여자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대거 갇혀죽는 사태가 발생함
대략 피해자만 몇천명 정도..
이 이후로 크리놀린 스타일이 저물고
버슬 스타일의 유행이 시작됨
버슬을 쉽게 설명하자면 엉뽕 코르셋임
드레스 뒷부분만 부풀리는 형태고
이전에 비하면 가동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지
그래봤자 코르셋은 여전했지만...
스커트의 폭이 확연히 줄어들고
힙을 강조하는 등 관능미를 추구함
보면 알겠지만 옷에 달린 장식이 줄어들었고
주름 잡힌 정장 느낌이 포인트였음
뭔가 이때 복장은 여주가 성숙한 로판에 자주 등장하는듯
버슬 스타일에는 양산과 높게 솟은 모자가 필수였는데
그때 모자에는 하... XX....
이딴 동물 박제 하나쯤은 얹어줘야 했음
처음에는 새나 고양이를 주로 얹었는데
점점 더 독특하고 큰 걸로 유행을 탔음
이때 멸종한 새만 수십종일거임
결국 모자에 동물 얹는 걸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짐
남자들은 어쨌냐면 이쯤 현대식 정장이 등장함
왜 얘들은 로코코 이후로 크게 변한 적이 없냐
꾸미는 남자가 아름다운 거 모르냐고
숄카라나 단추 장식, 주머니가 추가된 게
달라진 점이라면 달라진 점이고
케이프 코트 같은 것들도 등장했음
전체적으로 옷이 넉넉해지니
코르셋을 차면서까지 핏을 챙길 필요도 없어지고
코르셋 찬 남자들을 조롱하는 광고가 끊임없이 나오며
남자 코르셋은 스멀스멀 줄어들었다고 함
에휴 못생긴 것들이 더하네..
큼큼 남자가 꾸미지도 않고 자적자라뇨;;;
+ 덧 +
로맨틱이랑 크리놀린은 굳이 구분 안 했음
뭐가 크게 많이 다른 것도 아니고...
그리고 둘다 빅토리아 시대인데
보통은 크리놀린 시대와 버슬 시대로 나누더라고?
아무튼 크리놀린은 빅토리아 시대 전기,
버슬은 중후기에 유행함
그 다음은 20세기로 넘어간답니다
결론 : 고증을 따지려면 남자 코르셋도 입혀라
로판에서 여자만 코르셋 씌우는 거 짜증나서 적어봄
끝
첫댓글 글 진짜 알차다 우와 흥미로워 잘 읽었어!
와 이렇게 자세히 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야 !! 재밌게 잘 읽었어 ! 종류가 참 다양하구나 동물 모자에 얹었던 건 충격적인 걸 ..? 남자들도 예전처럼 다시 자르셋 조여야겠는 걸 남성성이 한결 강조되네
와 미친 너무 고마워 진심 흥미롭고 유익해 대박
너무 재밌다...
흥미롭다 꾸미는 남성이 아름답지
와 대박 흥미롭고 재미있다 와 진짜 와 첨알았어 대박 대박
우와 재밌다!!
오 진짜 흥미로워 재밌게 잘봤어!!
와 너무 재밌다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 ㅋㅋㅋㅋ 남자도 코르셋찬거 처음알았어 신기하다
재밋다 짱짱
대박..
재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 정성도 쩔고 넘 재밌다.. 신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