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없는 코시국’인가… 팬데믹 때 같은 해상운임
CNBC “팬데믹 최고 운임까지 갈 가능성 없지 않다”
시인텔리전스 CEO “힘든 시기 고운임 선례 만들어”
내년까지 높은 수준의 수출입 해상운임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우려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 언론 CNBC는 이를 보도하며 해상화물 운임 최고치가 팬데믹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관측을 소개했다.
지난 6월 중순에 글로벌 해운조사업체 시인텔리전스는 아시아발 유럽행 현물 운임이 2만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 최근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사태가 발생함에 따른 항행 거리 증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앨런 머피 시인텔리전스 CEO는 “팬데믹은 극심한 고통의 시기에 운임이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정보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홍해를 통한 컨테이너 운송은 2023년 12월과 2월 중순 사이에 약 90% 감소했다.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대체 해운 항로는 수송 시간을 1~2주 더할 뿐만 아니라, 항해마다 약 100만 달러의 연료 비용을 추가하게 된다.
시인텔리전스 데이터에 따르면 해리당 지불되는 요금이 팬데믹 기간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면 현물 요금은 상하이에서 로테르담까지 FEU당 1만8900달러, 상하이에서 제노바까지 2만1600달러에 이를 것이며, 로테르담에서 상하이로 돌아오는 항로도 2만1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머피 CEO는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충분한 화주들이 있는 한 현물 운임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이는 현물 운임이 팬데믹 기간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작지만, 결코 없다고 보장할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태평양 항로(아시아~미국)에서 최대 현물 운임의 외삽(extrapolation) 추정치는 일부 비율이 컨테이너당 3만 달러에 달했던 팬데믹 기간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연합뉴스]
●“화주들, 하늘처럼 높은 요금 지불하고 있다” = CNBC 공급망 히트맵에 따르면 극동에서 미국으로 가는 현물 해상운임은 한 달 동안 36%에서 41% 사이로 급등했으며, 해상 운송업체는 일반 요금 인상으로 알려진 추가 요금을 약 140% 인상했다. 그로 인해 1FEU(40ft 화물 컨테이너)당 운송 가격은 약 1만2000달러에 달하게 됐다.
글로벌 특송업체 DHL은 고객들에게 예정된 출발 4~6주 전에 화물을 사전 예약해서 화물이 거부될 가능성을 줄이고 적시에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DHL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과 동남아 주요 항구의 항구 혼잡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는 항구에 도착하기 위해 평균 7일을 기다리는 선박들로 인해 몇 주 동안 혼잡을 겪고 있다. DHL은 상하이와 칭다오가 가장 긴 지연을 겪는 등 중국 주요 항구 지역 전체에서 대기 시간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DHL 글로벌 포워딩 아메리카의 해상화물 책임자인 괴츠 알레브랜드는 조만간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낙관하지 않는다고 CNBC에 말했다. 알레브랜드는 ”상황이 곧 해결될 가능성은 작고 (내년) 중국 춘절 이전에 운임 수준이 완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테이너 해운시장 정보업체 라이너리티카에 따르면 항만 혼잡이 악화되면서 선박의 7%에 가까운 약 200만TEU의 선박이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ITS 로지스틱스의 공급망 부문 부사장인 폴 브레시어는 이것이 화주들에게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많은 수의 선박이 북미로 들어오는 많은 양의 성수기 컨테이너를 더 이른 시기에 항해하고 있기에 항구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류 및 신발 협회의 정책 수석 부사장인 네이트 허먼은 5월에 컨테이너 예약이 48% 감소하고 선박 용량이 2.6% 증가하는 등 시장의 수요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운송업체 일반 요금은 최대 140% 증가했다”며 “화주들은 기존 계약을 무시하는 제도의 직접적인 결과로 하늘처럼 높은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글로벌 해상항공 운임 분석 플랫폼 제네타(Xeneta)의 수석 분석가인 피터 샌드는 “현물 운임 상승이 둔화할 조짐이 보이면 화주들은 환영하겠지만, 이는 여전히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고 일부 화주들은 그들이 화물을 굴려왔던 기존 장기 계약으로 컨테이너를 선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해에서 분쟁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중순과 비교했을 때, 극동지역의 평군 현물 운임은 미 서안에서 276%, 북유럽에서 316% 상승했다”며 “이는 화주들이 흡수해야 할 막대한 재정적 타격”이라고 말했다. 그 또한 현물 운임 수준이 팬데믹 최고 수준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낮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내다봤다.
●해상운송 혼잡, 항공운송 시장으로 전이될 수도 = 실제로 우리나라의 해상 수출입 컨테이너 비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월 17일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노선의 수출 해상 컨테이너 2TEU(20ft 컨테이너 두 개)당 평균 운송비용이 전월 대비 상승했다.
지난달 한국발 미국 서부행은 514만9000원, 미 동부행은 522만9000원으로 전월보다 각 2.2%, 5.0%가 올랐다. 유럽행(430만3000원)은 8.9%, 중국행(58만2000원) 10.3%, 베트남행(100만1000원) 21.4%가 각각 상승했다. 반면 일본행은 67만2000원으로 9.1% 하락했다.
원거리 항로인 미 서부는 2개월 연속 상승 중이고 근거리 항로인 중국은 4개월 연속, 베트남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상 수입 컨테이너 비용은 전월 대비 미국 서부발 한국행이 18.7% 올랐고 유럽연합발 5.0%, 중국발 6.6%, 일본발 9.1%, 베트남발은 13.4%가 각각 상승했다. 미국 동부발 한국행 만 7.2%가 하락했다. 원거리 항로인 유럽연합은 4개월 연속 상승했고 일본, 베트남은 3개월째 상승 중이다.
한편, 수입화물 kg당 평균 항공운송비용은 전월 대비 베트남발 한국행이 11.4% 상승했고 미국발(3.5%), 유럽연합발(11.2%), 중국발(10.3%), 일본발(6.2%)은 각각 하락하면서 해상운송 같은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향후 해상운송 시장의 혼란이 항공화물 쪽으로 전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니알 반 데 우 제네타 최고 항공 화물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 화물 현물 요금이 급증했는데, 이는 주로 쉬인이나 테무 같은 기업을 통한 전자상거래 수요의 비상한 호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상 컨테이너 서비스의 중단도 항공 화물에 약간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 세계 화물의 98%가 해상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0.2%만 이동해도 항공 화물량이 10% 증가할 것”이라며 “이것은 항공 화물이 해상에서 얼마나 혼란에 민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존 먼로 컨설팅의 존 먼로는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물류업체들의 시장 진출에 대한 조언에서 “우리는 코로나19의 실존 없이 코로나19와 같은 환경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는가”라며 “확실히 그런 식으로 느껴진다. 몇몇 틈새시장을 노린 물류업체들이 최근에 시장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