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만 4세 아이입니다 . 한 달 전 쯤 공원에서 잠시 잃어버린 일이 있었어요. 잠깐이고 아이도 티를 안 내서 그냥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최근 1-2주 사이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서 상담 드립니다. 일주일에 두 세번 하원 후 공원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 일상입니다 . 그날따라 킥보드를 타고 먼저 쌩쌩 가버려서 제 시야를 벗어났어요. 늘 걷던 길이고, 늘 놀던 곳이라 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놀이터로 향하는 길이 서로 길이 어긋나는 바람에 5-10분 정도 저를 찾아 헤매었나 봐요. 반대 방향으로 찾다가 만났을 때 울음이 터졌는데, 저를 잠시 잃어버렸을 땐 침착하게 울지 않고 지나던 아주머니에게 제 이름을 말하며 찾아 달라 했다더군요. 잠깐 울었지만 금방 달래졌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도 잘 나누었어요.
여전히 하원 후 그 공원에 산책 가서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 하원할 때 뿐 아니라, 주말에도 그 공원에 킥보드 타러 가자고 먼저 이야기 합니다. 그 일이 있고 초반엔 앞으로는 엄마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자 얘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지내나 싶었어요. 원래는 저와 분리도 잘 되고, 다른 보호자에게 맡겨져도 잘 지냅니다. 그런데 사건 이후로 제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집중을 못하고 종종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구요.
신학기라 그러려니, 코로나로 계속 휴원 하다가 기관에 가서 그러려니 했어요. 며칠 전엔 숨바꼭질을 하다가 제가 좀 잘 숨어버려서 애가 또 놀랐었나 봐요. 몇 초도 안 되어서 울음이 터지더라구요.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닌데 ... 그제서야 트라우마가 생겼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어요. ‘ 나 그때 엄마가 잃어버렸잖아’ 이야기 할 때마다 공감해주고 엄마가 너 바로 찾았잖아! 라고 얘기하고 의젓하게 행동한 점 칭찬도 해주었거든요.
그런데 그 기억이 점점 강하게 오나봐요. 덤덤하게 얘기하던 것이 이제는 자꾸 떠오른다며 괴로워합니다. “엄마 또 그 생각이 났어. 그 생각이 안나게 지워줘~.” 하고요. “왜 그때 나를 잃어버린거야. 나를 왜 찾으로 빨리 안왔어?” 하면서 원망하구요. 자다가도 제가 안보이면 울고 그래요. 어린이집이나 학원에서는 덤덤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저를 만나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 안전한 집 안에서도 자기만 쳐다보고 있으라고 합니다. 자꾸 저랑 닿아 있으려고 하구요.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것인지... 치료가 필요할지 궁금합니다. 병원으로 가야할지 상담센터를 찾아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찰나의 순간이라 작은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괴로워하니 저도 죄책감으로 같이 고통스러워요. 당시 제가 사라져서 아이가 느꼈을 공포를 생각하면 저도 무엇인가에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입니다.
한 달 전쯤 아이가 엄마를 잠시 잃어버리는 일이 일어났고 최근 1,2주 사이에 그때 경험을 떠올리며 자주 이야기하고 다소 불안해하는 모습이 보여 염려가 되시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어머님께서 자세히 써주셨지만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상태, 평소 심리정서상태, 현재까지의 양육환경 등 알지 못하는 내용이 많아서 답변에 한계가 있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리는 것은, 그 연령을 고려할 때 심리적으로 많이 놀라고 힘든 경험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어머님도 언급하신 것처럼, 지금 막 신학기가 시작되고 엄마와 분리되어 기관에 등원하면서 아이 마음 안에 긴장과 불안이 커지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트라우마와 관련해서는, 트라우마가 일어났다는 그 발생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그것을 부모나 주변 어른들이 어떻게 다루어주느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는 지금 힘들었던 경험과 그 인상을 계속해서 말로 이야기하면서 불안을 조절하고 힘든 경험을 숙달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지금 하시는 것처럼 공감적으로 잘 들어주시고("그러게 그때 많이 놀랐지?"), 아이의 불안을 엄마의 품으로(신체, 심리적으로) 잘 안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으면 그것이 회복되는데 적어도 몇 달은 걸릴 수 있다고 봅니다. 신학기 적응 기간이 지나고 어머니의 이런 애정 어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계속해서 불안해한다면 센터에 방문하셔서 놀이치료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것도 고려해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동기의 트라우마, 왜 중요하게 다뤄야 할까요?
트라우마란 개인이 경험한 신체적 혹은 정서적으로 느낀 경험이 개인의 삶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트라우마의 경험이 아동기에 일어날 경우 더욱 더 예민하게 대처해야 하는데요. 아동기의 트라우마를 아이가 잘 극복하도록 도와주지 않고 오랜 시간 방치될 경우, 마음의 상처가 곪아서 생에 전반에 걸쳐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동기의 트라우마는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1.아동기의 트라우마 경험은 성인이 된 후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2.아동기의 트라우마 경험은 성인이 된 후 맺게 되는 사회적 관계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3.아동기의 트라우마 경험은 아동의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발달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4.아동기의 트라우마 경험은 부정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5.아동기의 트라우마 경험은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여 자아존중감을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동기에 경험하게 되는 트라우마 경험은, 아이의 전 성장 과정을 통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 아이에게 트라우마의 경험이 있고, 그로 인해 부정적인 증상들이 관찰된다면 전문가를 통해 아이의 심리상태를 점검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교육부월간지 행복한교육 칼럼 21년 5월호
[상담후기] >>집단따돌림 당했던 아이가 회장이 된 치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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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현진희.(2020).정신건강사회복지 영역에서 트라우마 기반 접근.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 학술발표논문집,(),12-37.
박인구. "고등학생의 아동기 트라우마 경험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2012. 서울
손지원. "아동기 트라우마 경험과 성인기 섭식에 대한 부적응적 태도." 국내석사학위논문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2013. 서울
*사진출처: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단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