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客執羅衫 (취객집나삼) 羅杉隨手裂 (나삼수수렬)
술취한 사람이 나삼을 잡으니 나삼이 손을 따라 찢어지네
執:잡을 집. 羅:그물 라. 衫:적삼 삼. 羅衫:소매. 隨:따를 수. 隨手:손을 따라. 여기서는 당기는 손에 의해. 裂:찢을 렬.
不惜一羅杉 (부석일라삼) 但恐恩情絶 (단공은정절)
나삼이 찢어지는 것은 아깝지 않으나 다만 임과의 정이 끊어질까 두렵네 →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
소매의 찢어짐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恩情의 애틋함으로 연결시켜 표현→취객의 광기 같은 사랑과 임의 사랑을 대비시킴.
惜:아낄 석. 不惜:아깝지 않다. 但:다만 단. 恐:두려울 공. 恩情: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정. 絶:끊어지다.
*기출-醉客의 광기 어린 행위를 통해 시인이 강조하고자 했던 바를 작품 중에서 찾는다면--恩情
작품해설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이 여성의 섬세함으로 잘 표현된 작품.
*술 취한 취객이 희롱을 하느라고 옷소매를 잡아당기니 옷소매가 찢어진 것을 소재로 하여 쓴 작품.
* ‘이화우 흩날릴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에서 자연현상과 시간을 반대로 설정, 임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蘇生의 계절인 봄은 만남의 시간이고, 죽음의 계절인 가을은 이별의 시간이 지만 이 시조에서는 의미를 반대로 설정하였고, 그렇게 함으로써 이별의 슬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바 람과 낙엽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정서는 더욱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다.
*「贈醉客」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는 현실을 취객의 광기 어린 사랑으로 표현함으로써 그것을 통해 임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더욱 간절함을 읊고 있다.
p.140 石竹花 鄭襲明 襲:엄습할 습.
世愛牧丹紅 栽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色透村塘月 香傳隴樹風
地偏公子少 嬌態屬田翁
정습명 * ?~1151(의종 5). 본관은 迎日. 호는 滎陽. 迎日鄭氏滎陽公派의 시조. 滎:실개천 형. 態:모양 태.
*그의 문집은 없고 『동문선』에 世態를 읊은 「石竹花」등 3편의 시와 2편의 表箋이 전함. 箋:찌지 전.
表箋 :왕실의 경사에 올리는 축하의 글.
石竹花 (석죽화):패랭이꽃. *석죽화를 시인 자신에 비유함 *시를 통해 자신을 나타냄.
世愛牧丹紅 (세애목단홍) 栽培滿院中 (재배만원중)
세상 사람들은 모란꽃을 좋아하여 뜰에 가득 심곤 하는데
世:세상 사람들. 牧:칠 목.(기르다) 丹:붉을 단.(란) 紅:붉을 홍. 栽:심을 재. 培:북돋울 배.
誰知荒草野 (수지황초야) 亦有好花叢 (역유호화총)
누가 알겠는가 황량한 벌판에도 역시 아름다운 꽃이 있음을.
誰:누구. 아무. 荒:거칠 황. 叢:모일 총.(떨기. 식물의 한 포기)
色透村塘月 (색투촌당월) 香傳隴樹風 (향전롱수풍)
색은 마을 연못 달에 스며들고 향기는 언덕의 나뭇가지에까지 풍긴다.
透:통할 투.(스며들다. 침투하다) 塘:못 당. 隴:고개이름 롱.(언덕. 밭두덕. 둔덕)
地偏公子少 (지편공자소) 嬌態屬田翁 (교태속전옹) 편벽된(치우친) 땅에는 공자가 많지 않아서 (함초롬히 피어난 석죽화의) 아름다운 모습은 늙은 농부에게 돌아간다.
偏:치우칠 편. 地偏:궁벽진 땅. 嬌:아리따울 교. 屬:엮을 속.(~에 속하다. ~와 같다.) 田翁:농사짓는 늙은이. 늙은 농부.
작품해설 *이 시를 읽은 고려 예종이 “아직도 司馬相如 같은 사람이 있었더란 말이냐?”면서 옥당으로 불렀다는 일 화가 『破閑集』에 실려 있을 정도로 자신을 드러낸 작품으로 유명하다. 司:맡을 사. 破:깰 파.
*세상에서는 잘 알아주지 않는 궁벽한 시골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난 꽃의 아름다움에 자신을 비유해 표현.
*정습명의 시는 밝고 간결하며 평민적인 정서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 -이 시가 그런 유형의 작품.
*요란한 모습과 현란한 치장을 한 모란꽃과 귀공자를 석죽화와 늙은 농부에 대비시켜 묘사한 「石竹花」 는 시인의 성격과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를 통해 자신을 나타냄.
p.152 江南女 崔致遠
江南蕩風俗 養女嬌且憐
性冶恥針線 粧成調管絃
所學非雅音 多被春心牽 *기출-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 淫蕩함.
自謂芳華色 長占艶陽年 *기출-아름다움이 오래 갈 것으로 알다.
却笑隣舍女 終朝弄機杼
機杼縱勞身 羅衣不到汝 *기출-누가 누구에게 한 말인가? -- 강남의 여자가 이웃집 여자에게.
江南蕩風俗 (강남탕풍속) 養女嬌且憐 (양녀교차련)
강남은 풍속이 음탕하여 딸아이를 예쁘고 교태스럽게만 키우네.
蕩:쓸어버릴 탕.(음탕하다. 음란하다) 養:기를 양. 養女:딸을 기르다. 且:또 차. 憐:사랑할 련.
性冶恥針線 (성야치침선) 粧成調管絃 (장성조관현)
성격이 단장하고 놀기 좋아하고 바느질은 부끄러워 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음악만 즐기네.
性:성품 성. 冶:불릴 야.(丹粧하다. 꾸미다.) 恥:부끄러워할 치. 粧:단장할 장. 粧成:아름답게 꾸밈. 調:고를 조. 管:피리 관.
性冶:놀기 좋아하는 성격. 針:바늘 .침 線:줄 선.(실) 針線:바느질. 管絃:관악기와 현악기. 음악을 말함. 絃:악기줄 현.
所學非雅音 (소학비아음) 多被春心牽 (다피춘심견) *기출- 淫蕩함.
음탕한 소리만 배우고 유혹하는 일만 하네.
雅:맑을 아. 雅音:아름다운 음악. 아름다운 소리. 被:이불 피. 牽:끌 견.
自謂芳華色 (자위방화색) 長占艶陽年 (장점염양년)아름다움이 오래 갈 것으로 알다.
스스로 아름답다하고 젊음을 오래 간직할 것처럼 여기네. 艶:고울 염.
謂:이를 위. 芳:꽃다울 방. 華:빛날 화. 芳華色:꽃답고 아름다운 얼굴. 占:차지할 점. 長占:오래 간직하다. 오래 누리다.(기출)
却笑隣舍女 (각소인사녀) 終朝弄機杼 (종조롱기저)
도리어 이웃집 여자를 비웃네. 아침 내내 베짜는 것을 조롱하네.
却:물리칠 각. 오히려 각.(도리어) 却笑:도리어 비웃다. 終朝:아침 내내. 弄:희롱할 롱. 機:틀 기. 杼:북 저.
隣=鄰:이웃 린. 舍:집 사. 隣舍女: 이웃집 여자. 機杼:베틀. 베짜기.
機杼縱勞身 (기저종로신) 羅衣不到汝 (나의부도여)
종일 베를 짠다고 수고하지만 비단옷은 너에게 돌아가지 않네.
縱:늘어질 종. 勞:수고로울 로. 羅:그물 라. 到:이를 도. 不到:이르지 않다. 돌아가지 않다.
*기출-누가 누구에게 한 말인가? -- 강남의 여자가 이웃집 여자에게.
작품해설 *이 시에 대해 홍만종은 『小花詩評』에서 “시가 극히 高雅하여 후세인들이 따를 수가 없다.”고 평하였다.
*김종직은 최치원이 중국에 있을 때 三吳의 여인들을 보고 지은 것이라고 했으나 홍만종은 느낀 바가 있 어 지은 것이니 굳이 三吳의 여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으로만 볼 수 없다고 했다. - 三吳는 지명을 말하 는 것으로, 五興, 五郡, 會稽를 지칭하기도 하고, 蘇州, 潤州, 湖州를 지칭 하기도 한다. 삼오를 대상으로 한다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吳:나라이름 오 稽:머무를 계 潤:젖을 윤
*사치만 일삼는 부잣집 여인들과 열심히 일하는 여인들의 처지를 대비시켜 시인의 비판적 생각을 표출.
*열심히 일해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낮은 신분의 여인들은 잘못된 사회의 희생물.-이러한 진보적인 생 각은「古意」같은 작품에서도 참과 거짓이 섞여 있는 어지러운 세상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데서 나타남.
p.165 陋巷
鄭 摠 摠:모두 총
陋巷生涯只一瓢 門堪羅雀轉寥寥
樹頭病葉知秋下 階面新苔挾雨驕--죽음과 생명탄생의 대비.
懶慢有如嵆叔夜 醒狂或似蓋寬饒
邇來三逕荒松菊 五斗令人尙折腰
*기출-의리를 존중하지 않고 비굴함이 가득한 세테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강직성을 잘 드러낸 작품.
정총 *1358(공민왕 7)~1397(태조 6). 자는 曼碩. 호는 復齋. 曼:끌 만 碩:클 석 齋:재계할 재
*당시의 表箋文은 대부분 정총이 지었다고 한다. 1935년에 이성계의 誥命과 印信을 청하러 명나라에 갔었는 데 표전문이 불손하다고 명나라 황제에게 트집잡혀 大理衛에 유배 도중 죽었다. 衛:지킬 위
*정도전과 함께 『고려사』편찬. 문집으로『복재집』이 전함.
陋巷生涯只一瓢 (누항생애지일표) 門堪羅雀轉寥寥 (문감라작전요요)
누항에서 사는 생애에는 다만 표주박 하나만 있고, 참새 그물을 쳐도 좋을 정도로 (사람이 오가지 않아서)
대문 앞은 아주 쓸쓸하기만 하다.
陋:좁을 루. 巷:거리 항. 涯:물가 애. 瓢:박 표.(표주박. 가난의 상징) 堪:견딜 감. 羅:새 그물 라. 雀:참새 작. 羅雀:참새 그물.
陋巷:좁고 더러운 뒷골목.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 寥:쓸쓸할 요. 寥寥:적막한 모양. 공허한 모양. 쓸쓸하고 고요한 모양.
선비들이 벼슬을 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서 사는 것을 陋巷에 거한다고 흔히 표현함.
樹頭病葉知秋下 (수두병엽지추하) 階面新苔挾雨驕 (계면신태협우교)
나뭇잎은 가을이 온 것을 알아 스스로 떨어지고 섬돌 위에는 새로운 이끼가 빗속에서 우쭐대고 있다.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과 섬돌 위의 이끼가 파랗게 나는 것.→ 삶과 죽음, 죽음과 생명탄생의 대비.
樹頭:가지의 끝. 下: 떨어지다 知秋下:가을을 알아서 떨어지고. 階:섬돌 계. 面:낯 면. 階面:섬돌 위. 苔:이끼 태. 挾:낄 협.
驕:교만할 교.(뽐내다) 挾雨驕:비에 교만하게 우쭐거리다. 낙엽이 지는 것과는 반대로
가을비에도 섬돌 위의 이끼는 새롭게 돋아나고 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것.
懶慢有如嵆叔夜 (나만유여혜숙야) 醒狂或似蓋寬饒 (성광혹사개관요)
게으르고 여유있는 것은 혜숙야 같고 술이 깬 것처럼 몽롱한 것은 개관요와 비슷한 것 같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시인의 의리를 저버리는 일 따윈 하지 않으며 부당한 요구에도 몸을 굽히지 않는다.
***시인 자신의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곳.
懶:게으를 나. 慢:게으를 만. 嵆:산이름 혜. 醒:깰 성. 醒狂:술 깬 것처럼 몽롱하고 미친 것처럼 어리석음. 或:혹
懶慢:게으르고 여유있는 것. 느릿느릿한 것. 似:같을 사 或似:아마 비슷하다. 추측. 蓋:덮을 개. 寬:너그러울 鐃:징
嵆叔夜 :魏나라의 嵆康을 가리킴. 중국 竹林七賢의 한 사람. 老莊思想을 즐김. 叔夜는 嵆康의 字이다.
蓋寬鐃 :강직하기로 소문난 漢나라 사람.(기출) 당시의 귀족인 許伯의 새 집 낙성식에 가서 술을 마시다가 “이 집이 객관과 같으 니 주인이 바뀌겠구나”라고 말하자 옆의 사람이 주인 보기가 민망하여 “次孔(蓋寬鐃의 字)은 술만 취하면 미친다.”고 했 다. 그러자 주인이 이를 보고 “차공은 깨어 있으면서도 미쳤구만”이라고 하였다. 詩에서 醒狂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邇來三逕荒松菊 (이래삼경황송국) 五斗令人尙折腰 (오두령인상절요)
‘세 갈래의 길은 거칠어졌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그대로 있구나’하고 도연명이 말한 이래로 오두미라는 물질적인 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허리를 굽실거리게 하네.
세상의 세태는 그렇지 않으니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하여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 도연명의 고사를 새삼 생각나게 한다. 令人 :사람으로 하여금 ~하게 하다.(기출)
邇:가까울 이. 邇來:요사이. 이즈음. 근래. 逕:소로 경. 尙 :오히려 상(.어찌) 折:꺽을 절. 腰:허리 요. 折腰:허리를 굽히다.
三逕荒松菊 :도연명의「歸去來辭」에 나오는 말. ‘세 길이 비록 거칠었으나 솔과 국화는 아직 있도다(三逕雖荒 松菊猶存)’의 인용.
五斗:도연명이 彭澤令이라는 벼슬자리에 있다가 한 말 중에 “내 어찌 祿米 다섯 말에 督郵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할 것이냐”라고 하면서 벼슬을 그만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 때 지은 글이 「歸去來辭」이다. 雖:비록 수. 猶:오히려 유. 彭:성 팽. 祿:복 록.
督:살펴볼 독. 郵:역참 우.
작품해설 *세상 사람들의 비굴함과 의리를 존중하지 않는 세태를 비판적으로 꼬집은 작품.
*고사를 사용한 용사를 적절히 배합하고 있어서 시의 깊이를 한층 더해 준다.
*중국에 사신으로 갔을 때 글의 語套가 불손하여 트집잡힐 정도로 굽히기 싫어하는 시인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작품.
p.175 古朝鮮
魏書云 乃往二千載 有壇君王儉. 立都阿斯達. (經云無葉山. 亦云白岳. 在白州地.
위서운 내왕이천재 유단군왕검. 입도아사달. (경운무엽산. 역운백악. 재백주지.
위서에 이르기를 지금으로부터 이천년 전에 단군왕검이 있었는데 아사달에 도읍을 정했다. (산해경에 이르기 를 무엽산이라 하고 또는 백악이라고도 하는데 백주에 있었다. 阿斯達 :지금의 평양을 의미한다.
魏:위나라 위. 대궐 위. 클 위. 魏闕(대궐 궐):높고 큰 문. 魏武帝:조조(曹操). 壇:단 단. 儉;검소할 검. 斯:이 사. 岳:큰산 악.
載:실을 재. 비롯할 재. 쓸 재. 해(年) 재. 搭載(탈 탑):(차, 비행기, 배)에 물건 등을 실음. 載送:물건을 실어 나름.
載籍:서적, 도서. 魏書 :北魏의 史書. 중국24史(정사)의 1. 北齊의 魏收가 王命을 받아 지은 114권의 책.
檀君 :원문에는 모두 ‘壇君’으로 되어 있으나 태백산의 檀木(박달나무) 밑에서 났다고 해서 ‘檀君’으로 많이 쓴다.
或云 在開城東. 今白岳宮是). 開國號朝鮮. 與高同時.
혹운 재개성동. 금백악궁시) 개국호조선, 여고동시.
혹은 개성 동쪽에 있다고도 하고 이는 지금(<삼국유사>가 지어졌을 당시)의 백악궁을 일컫는다.) 새로 나라를 세워 국호를 조선이라 불렀다. 고나라와 같은 때였다. 云:이를 운. 號:부르짖을 호.
高:중국의 성인 堯의 代字. =唐高. 고려 定宗의 諱(휘, 堯)를 피한 것. 諱:꺼릴 휘.
古記云. 昔有桓因(謂帝釋也) 庶子桓雄. 數意天下. 貪求人世. 父和子意. 下視三危太伯
고기운. 석유환인(위제석야) 서자환웅. 삭의천하. 탐구인세. 부화자의. 하시삼위태백.
또 고기에 이르기를 옛날에 환인(재석을 이른다)의 서자 환웅이 있었다. 자주 하늘 아래 뜻을 두어 인간 세상을 탐하고 있었다. 그 아버지(환인)가 아들(환웅)의 뜻을 알고 산(태백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昔:예 석. 桓:푯말 환. 謂:이를 위. 釋:풀 석. 庶:여러 서. 雄;수컷 웅. 數:자주 삭.(셀 수) 貪:탐할 탐. 危:위태할 위.
古記:단군의 사적을 기록한 最古의 책. 檀君古記. 桓因:하늘, 혹은 하느님을 뜻하는 말. 庶子:보통 ‘嫡庶差別’할 때의 庶는 첩의 자식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집안의 代를 이어가는 長子(嫡子)를 제외한 次子 이하의 많은 아들들 중의 하나’라는 뜻. 數意(삭의):數의 음은 보통 ‘수’지만 여기서는 ‘삭’, ‘자주’라는 뜻. 意는 동사, ‘뜻을 두다’. 嫡:정실 적.
三危太伯 :삼위태백 전체가 산 이름이라는 해석, 세 개의 봉우리가 있는 태백산이라는 해석 등 그 해석이 여러 가지이다.
可以弘益人間. 乃授天符印三箇. 遣往理之. 雄率徒三千, 降於太伯山頂(卽 太伯今妙香山)
가이홍익인간. 내수천부인삼개. 견왕리지. 웅솔도삼천, 강어태백산정 (즉 태백금묘향산)
과연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만 하더라. 이에 (환인은) 천부인 세 개를 주어 가서 다스리도록 보냈다. 환웅이 무리 삼천을 거느리고 태백산맥(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에 있는
授:줄 수. 符:병부 부. 箇:낱 개 . 遣:보낼 견. 쫓을 견. 派遣:일정한 임무를 주어 사람을 보냄. 遣外:해외에 파견함.
率:거느릴 솔. 徒:무리 도. 降:내릴 강. 頂:정수리 정. 卽:곧 즉. 妙:묘할 묘.
弘益人間 :우리나라의 건국이념.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다’의 뜻. 天符印 :신의 위력과 靈驗을 나타내는 물건. 이것으로 인간세상을 다스리는데,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일설에는 칼, 방울, 거울의 셋이라고도 한다.
神檀樹下. 謂之神市. 是謂桓雄天王也. 將風伯雨師雲師. 而主穀主命主病主刑主善惡.
신단수하. 위지신시. 시위환웅천왕야. 장풍백우사운사. 이주곡주명주병주형주선악.
신단수 아래에 내려왔다. 이 곳이 바로 신시라고 이르는 곳이고 이 분이 환웅천왕이다. 바람, 비, 구름을 다스리는 신을 거느리고 농사(곡식), 목숨(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
將 :거느리다. 伯:맏 백 師:스승 사 穀:곡식 곡. (나랏녹, 할, 젖). 穀食:곡물. 穀價:곡식의 값. 穀酒:곡식으로 만든 술.
五穀:다섯가지 곡식. 風伯·雨師·雲師 :바람, 비, 구름을 맡는 주술사. 농경사회임을 알려준다.(기출)
神檀樹 :신에게 제사 지내는 제단에 서 있는 나무. 나무는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凡主人間三百六十餘事. 在世理化. 時有一熊一虎, 同穴而居. 常祈于神雄. 願化爲人.
범주인간삼백육십여사. 재세리화. 시유일웅일호. 동혈이거. 상기우신웅. 원화위인.
인간의 삼백 육십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세상에 있으면서 다스리도록 하였다. 그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같은 굴에 살고 있었다. 항상 인간으로 화하도록 신(환웅)에게 빌었다.
凡:무릇 범. 餘:남을 여. 熊:곰 웅. 虎:범 호. 穴:구멍 혈. 祈:빌 기.(고할, 갚을). 祈禱:마음 속에 원하는 바를 신에게 빎.
祈雨祭:비 내려 주기를 신에게 비는 제사. 願:원할 원.
時神遺靈艾一炷 蒜二十枚曰. 爾輩食之. 不見日光百日. 便得人形. - 三國遺事 -
시신유영애일주 산이십매왈. 이배식지. 불견일광백일. 편득인형.
이 때에 신웅이 영묘한(신령스러운) 쑥 한 타래(줌)와 마늘 이십 매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쉽게 인간의 형태를 얻으리라.
靈:신령 령. 艾:쑥 애.(늙은이, 예쁠). 다스릴 예. 艾年:쉰 살. 艾葉:쑥 잎. 약재로 씀. 艾安(예안):잘 다스리어 편안함.
炷:심지 주. 蒜:마늘 산. 蒜氣:암내. 腋臭(액취):겨드랑이 냄새. 爾:너 이(가까울, 어조사). 爾今:지금부터. 爾來:그 후부터.
爾汝:너희들. 汝:너 여. 輩:무리 배. 便:편할 편.
출전 *三國遺事
*기출-①역사뿐 아니라 국문학, 민속, 종교 등 다방면에 걸쳐 기록된 우리 最古 古典의 하나.
②『三國史記』의 불공정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수정 보충하였다.
③원나라의 침략 후 민족혼, 주체의식을 수립코자 저술했다.
*고려 충렬왕 때 普覺國師 一然이 지은 삼국의 역사에 관한 책. 모두 5권. 역사, 국어, 국문학, 민속 등에 걸쳐 삼국시대의 것을 모은 귀중한 문헌. 단군조선에서 통일신라까지. 불교에 관한 내용이 많다.
*시대순으로 기술된 일관된 저술이 아니고 단편적인 사실을 수집, 검토하여 항목별로 분류, 수록했다.
*『三國史記』와 함께 현존하는 우리 고대 史籍 중 가장 귀중한 문헌.
*『三國史記』가 公式 史官에 의해 쓰여진 것과 달리 禪師 한 개인에 의해 쓰여졌기 때문에 그 體裁와 文辭가 정연하지 못한 약점을 지니지만, 단군, 주몽, 혁거세, 탈해, 김수로 등의 건국신화를 수록하고, 많은 전설, 민담이 있으므로 고대의 설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집이다.
*신라 향가 14수가 이 책에만 전한다.
해제 *고조선의 기록은 곧 단군신화이다. 단군신화는 고조선의 건국을 다룬 신화로서 한민족의 세계관이 잘 나타나 있고 이후의 문화, 예술의 뿌리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비현실적인 면이 있으나 그것은 신화가 가지는 공통 속성.
p.208 白 雲 小 說
( 二 )
侍中金富軾 ․ 學士鄭知常, 文章齊名一時, 兩人爭軋不相能. 世傳知常
시중김부식 학사정지상, 문장제명일시, 양인쟁알부상능. 세전지상
시중(侍中) 김부식(金富軾)과 학사(學士) 정지상(鄭知常)은 문장으로 한때 명성이 높았는데, 두 사람은 서로 다투고 양보하는 법이 없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지상의 세에
侍:모실 시. 軾:수레 앞턱 가로나무 식. 軋:삐걱거릴 알. 齊:가지런할 제.
有「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之句 : 富軾喜而索之, 欲作己詩, 終不許.
유 「임궁범어파, 천색쟁유리」 지구 : 부식희이색지, 욕작기시, 종불허.
"임궁(琳宮)에서는 독경 소리 끝나고 / 하늘은 유리 같이 깨끗하도다(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부식은 이 구절이 좋아서 지상을 찾아가 그것을 자기의 시로 하려고 했으나 지상은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琳:아름다울 옥 림. 琳宮 :道院. 절. 梵:범어 범. 梵語 :佛經의 원어. 讀經소리. 罷:방면할 파. 琉:유리 유. 璃:유리 리. 喜:기쁠 희.
索:노끈 삭(다할). 찾을 색. 남의 수중에 있는 것을 가져옴. 索漠(사막 막):황폐하여 쓸쓸함. 索出:뒤져 찾아냄.
後知常爲富軾所誅, 作陰鬼. 富軾一日詠春詩, 曰 :「柳色千絲綠, 桃花萬點紅.」
후지상위부식소주, 작음귀. 부식일일영춘시, 왈 : 「유색천사록, 도화만점홍.」
그 후에 지상은 부식의 손에 죽어서 귀신이 되었다. 부식이 하루는 "버들은 천 가지가 푸르게 늘어지고 , 복사꽃은 만발하여
붉게 피었다."는 <봄을 읊은 시(詠春詩)>를 읊고 있었는데,
誅:벨 주. 點:점 점. 詠:읋을 영.
忽於空中鄭鬼批富軾頰, 曰 :「千絲萬點, 有孰數之也?
홀어공중정귀비부식협, 왈 :「 천사만점, 유숙수지야?
공중에서 느닷없이 정 귀신이 부식의 뺨을 치고, "천 갈래 실가지와 만 점의 꽃은 누가 세어 본 것이냐?
批:칠 비.(비판할, 비답할) 批亢(목 항):목덜미를 침. 批答:신하의 上奏에 대하여 군주가 결제, 허가하는 일. 批評:사물의 是非·善惡·美醜(추할 추)를 평가함. 頰:뺨 협. 孰:누구 숙. 數:세다. 동사
何不曰 :『柳色絲絲綠, 桃花點點紅?』」富軾頗惡之.
하불왈 : 『유색사사록, 도화점점홍?』」 부식파악지.
어째서 '버들 빛 갈래갈래 푸르고, 복사꽃 점점이 붉다.'고 하지 않느냐?" 했다. 부식은 몹시 기분이 언짢았다.
頗:편벽될 파(자못, 매우)
(四)
詩有九不宜體. 是余之所深思而自得之者也. 一篇內多用古人之名, 是「載鬼盈車體」也.
시유구불의체. 시여지소심사이자득지자야. 일편내다용고인지명, 시 「재귀영거체」 야.
시에는 좋지 못한 아홉 가지 체(體)가 있는데, 내가 깊이 생각한 끝에 스스로 터득한 것이다. 1편 안에 옛 사람들의 이름을 많이 인용하는 것은 ‘귀신을 수레에 하나 가득 실은 체(體)’에 불과하다. 宜:마땅할 의 載:실을 재 盈:찰 영
九不宜體:아홉가지 좋지 못한 체. 載鬼盈車體:귀신을 수레에 가득 실은 체. 옛사람의 이름을 많이 들먹인 시.
攘取古人之意, 善盜猶不可, 盜亦不善, 是「拙盜易擒體」也.
양취고인지의, 선도유불가, 도역불선, 시 「졸도이금체」 야.
사람들의 의경(意境)을 인용할 때에는 잘 쓴다 해도 오히려 나쁜데, 훔쳐 쓴 것이 옳지 못하다면 이는 ‘어설픈(졸렬한) 도둑이 쉽사리 잡히는 체’이다. 攘:물리칠 양(훔칠). 攘夷:오랑캐를 쫓음. 攘竊(훔칠 절):훔침. 盜:훔칠 도 拙:졸할 졸. 易:쉬울 이. 바꿀 역. 擒:사로잡을 금.拙盜易擒體 :서툰 도둑이 쉽게 잡히는 체. 남의 뜻을 훔쳐 쓴 시.
押强韻无根據, 是「挽弩不勝體」也. 不揆其才, 押韻過差, 是「飮酒過量體」也.
압강운무근거, 시 「만노불승체」 야. 불규기재, 압운과차, 시「음주과량체」야.
근거 없이 어려운 운을 쓰는 것은 '센 활을 당기지 못하는 체'이다. 자기의 부족한 재주는 헤아리지 않고 지나치게 어긋나고 넘치는 운을 다는 것(기출)은 '술을 지나치게 마신 체'이다.
押:누를 압. 强韻:달기 힘든 韻. 无:없을 무. 據:의거할 거. 挽:당길 만. 弩:쇠뇌 노. 여러 개의 화살이나 돌을 잇달아 쏘게 만든 큰 활. 挽弩不勝體 :자기의 능력 이상의 주제, 즉 분수 이상의 글감을 택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를 지은 체.(기출) 센 활을 당기지 못하는 체. 어려운 운을 근거없이 쓴 시. 揆:헤아릴 규(법도). 揆度(규탁):헤아려 생각함. 度:헤아릴 탁. 過:지날 과. 差:어긋날 차. 過差:지나치게 어긋남. 量:헤아릴 량. 飮酒過量體 :술을 지나치게 마신 체. 자기 재주가 부족한 체(횡설수설).
好用險字, 使人易惑, 是「設坑導盲體」也. 語未順而勉引用之, 是「强人從己體」也.
호용험자, 사인이혹 시 「설갱도맹체」 야 어미순이면인용지 시 「강인종기체」 야.
어렵고 복잡한 글자를 쓰기 좋아하여 사람들이 잘 모르게 하고 미혹하게 하는 것은 ‘웅덩이를 파고 장님을 끌고 가는 체’이다. 말이 순조롭지 않은데 억지로 인용하는 것은 ‘강제로 자기를 따르도록 남을 무리하게 이끄는 체’이다.
險:험할 험. 險字:좀체로 뜻을 알아내기 힘든 글자. 惑:미혹할 혹 坑:구덩이 갱. 坑道:광산의 坑內에 통한 길. 導:이끌 도.
盲:눈멀 맹. 設坑導盲體:함정을 만들어 놓고 소경을 이끄는 체. 어려운 글자만 골라 씀. 勉:힘쓸 면. 强人從己體:남을 무리하게 자기에게 따르게 하는 체. 말이 순조롭지 못한데 인용을 해서 따라오게 만듦.
多用常語, 是「村父會談體」也. 好犯丘軻, 是「凌犯尊貴體」也.
다용상어, 시 「촌부회담체」 야. 호범구가, 시 「능범존귀체」 야.
상스러운 말을 쓰는 것은 ‘시골 사람이 모여서 떠드는 체’이다. 공자, 맹자를 함부로 쓰기 좋아하는 것은 ‘존귀한 분을 능멸하고 범하는 체’이다. 村父會談體 :촌사람이 모여서 떠드는 체. 상스러운 글. 犯:범할 범. 丘:언덕 구. 軻:굴대 가. 丘軻:공자와 맹자. 옛날 선비들은 글 쓰는 데 이런 글자는 피했다. 凌:능가할 능. 尊:높을 존. 凌犯尊貴體:존귀한 분을 범하는 체. 명성있는 사람들의 글을 까는 체.
詞荒不刪, 是「莨莠滿田體」也. 能免此不宜體格, 而後可與言詩矣.
사황불산, 시 「랑유만전체」 야. 능면차불의체격, 이후가여언시의.
말을 구사할 때 거친 데를 잘 다듬어 깎아 내지 않는다면 (삭제해 버리지 않는 것은) ‘밭에 잡초가 우거진 체’이다. 이러한 좋지 못한 체들을 면한 이후에라야 함께 시를 논할 수 있는 것이니라. 莨莠滿田體--글의 간결성을 강조.(기출)
詞:말씀 사. 刪:깍을 산. 莨:풀이름 랑. 莠:강아지풀 유. 고들빼기 수. 莨莠滿田體:잡초가 밭에 가득한 체.
(五)
夫詩以意爲主, 設意最難, 綴辭次之. 意亦以氣爲主. 由氣之優劣, 乃有深淺耳.
부시이의위주, 설의최난, 철사차지. 의역이기위주. 유기지우열, 내유심천이.
시는 뜻의 경지(境地)가 주(主)가 되므로 이 뜻의 경지(주제)를 잡는 것이 가장 힘들고 말을 엮는 것은 그 다음이다. 또 뜻의 경지는 기(의기, 활기, 글을 지을 수 있는 생기)가 주가 되는데 기의 우열에 따라 뜻이 깊고 얕게 되는 것이다.
夫:문장의 첫머리에 쓰여 문장을 이끄는 어기를 나타내는데, 이 경우 해석하지 않는다. 夫詩以意:창의성 있는 뜻.
綴:꿰맬 철. 綴辭:말을 맞춤. 말을 엮어 냄. 優:넉넉할 우. 劣:못할 렬. 深:깊을 심. 淺:얕을 천.
*기출-이규보는 그의 선배 이인로나 임춘이 즐겨 쓰던, 선현들의 명장수구를 인용하는 用事의 시작법을 버리고 그 나름으로 글의 독창 적인 내용이나 뜻을 중시하는 법인 新意의 시작방법을 썼다. 이와 관계깊은 것은?-- 設意最難 綴辭次之
然氣本平天, 不可學得. 故氣之劣者, 以雕文爲工. 未嘗以意爲先也. 盖雕鏤其文, 丹靑其句, 信麗矣.
연기본평천, 불가학득. 고기지열자, 이조문위공, 미상이의위선야. 개조루기문, 단청기구, 신려의.
그러나 기란 하늘을 근본으로 하기에 배워서는 불가능하다. (타고난 것이어서 배워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천부적인 것이다.) 그러므로(고로) 기가 없는(열등한) 사람은 글 다듬는 것을 공을 들여 의를 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공으로 여기고 뜻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개 글을 깎고 다듬어 구절을 아름답게 하면 분명히 아름답게 되기는 한다.
雕:새길 조. 彫와 통용. 雕蟲小技:벌레 모양이나 조각하듯이 美辭麗句로 문장을 꾸미는 조그마한 기교. 技:재주 기.
嘗:맛볼 상. 盖=蓋:덮을 개. 鏤:아로새길 루(뚫을). 彫鏤:아로새기어 꾸밈. 鏤氷雕朽:얼음덩어리나 썩은 나무에 조각한다는 뜻으로 애쓴 보람이 없음을 이름. 朽:썩을 후. 麗:고울 려.
然中無含蓄深厚之意, 則初若可翫, 至再嚼則味已窮矣. 雖然, 自先押韻, 似若妨意, 則改之可也.
연중무함축심후지의, 즉초약가완, 지재작즉미이궁의, 수연, 자선압운 사약방의, 즉개지가야.
그러나 거기에는 깊고 두터운(함축적인) 뜻이 들어 있지 않다. 즉, 처음에는 볼 만한 것 같으나 다시 음미해 보면 그 맛이 없어진다. 그래서 운을 먼저 놓게 될 때 운이 뜻을 방해할 것 같으면 고치는 게 좋다.)
含:머금을 함. 蓄:쌓을 축. 厚:두터울 후. 則:곧 즉, 법칙 칙, 본받을 측. 若:같을 약. 翫:가지고 놀 완. 嚼:씹을 작. 깨물 조. 咀嚼:씹음. 咀:씹을 저. 雖:비록 수. 雖然:비록 이와 같더라도. 비록 이렇다 하더라도. 似:같을 사. 妨:해로울 방. 꺼릴 방.
唯於和人之詩也, 若有險韻, 則先思韻之所安然後措意也. 句有難於對者, 沈吟良久, 不能易得,
유어화인지시야, 약유험운, 즉선사운지소안연후조의야. 구유난어대자, 심음양구, 불능이득,
다른 사람의 시에 화답하여 지을 때에는 만약 운이 험운이라면 먼저 운을 안치하고 뜻을 나중에 생각해야 한다. (뜻이 어려운 운이 있으면 먼저 운(韻)을 달 자리를 정하고 그에 따라 뜻의 경지를 배치해야 한다.) 대구(對句)를 찾기 어려우면 깊이(오랫동안) 생각하고 쉽게 얻을 수 없다면
和人之詩:남의 시에 화답하다. 措:둘 조. 措意 :意境을 배치하다. 境:지경 경. 沈:가라앉을 심.
則卽割棄不惜, 宜也. 方其搆思, 思若深僻, 則陷. 陷, 則着. 着, 則迷. 迷, 則有所執而不通也.
즉즉할기불석, 의야. 방기구사, 사약심벽, 즉함. 함, 즉착. 착, 즉미. 미, 즉유소집이불통야.
애석하게 생각하지 말고 곧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뜻을 구상(構想)할 때에는 너무 깊이 편벽하게 생각하는 데 빠지면 집착하게 되고, 집착하게 되면 미혹(迷惑)되고, 미혹되면 고집불통의 폐단이 생긴다.
卽:곧 즉. 割:나눌 활. 棄:버릴 기. 惜:아낄 석. 搆:이해못할 구. 搆思:생각을 얽어매다. 구상하다. 深:깊을 심. 僻:후미질 벽.
陷:빠질 함. 着:붙을 착. 迷:미혹할 미. 執:잡을 집. 通:통할 통.
惟其出入往來, 變化自在, 而達于圓熟也. 或有以後句救前句之弊, 以一字助一句之安, 此不可不思也.
유기출입왕래, 변화자재, 이달우원숙야. 혹유이후구구전구지폐, 이일자조일구지안, 차불가불사야.
들어가고 나감의 변화가 자유자재로 되어야만 원숙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때로는 후에 나오는 구가 앞 구의 폐단을 구할 수도 있고, 글자 하나로 한 구의 안정을 도모할 수도 있으니 이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뜻을 세우는 것이 가장 어렵고 문장을 엮는 것은 그 다음이다.) 惟:생각할 유. 于:어조사 우. 熟:익을 숙. 或:혹 혹. 弊:해질 폐. 助:도울 조.
이규보 *자는 春卿. 2,000여 수의 시를 남기고 700여 편의 산문과 논문을 남긴 대문장가.
*그의 시는 굶주리고 억압받는 농민의 삶을 읊은 작품이 많은 것이 특징.
*형식주의적인 기법을 배제하고 사실적인 기법을 주장한 대표적인 사실주의 시인.
*『東國李相國集』에 그가 남긴 시문이 들어있다. 고려 시대 시인으로 가장 완벽하게 시문집을 남긴 사람. *『白雲小說』은 자신의 신변잡기와 관계되는 詩話를 기록한 비평서.
*『東明王篇』은 우리 민족의 기원에 대한 서사시. 문학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
작품해설 *『白雲小說』은 삼국시대부터 이규보 당대까지의 시인들과 그들의 시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 시화 및
잡기, 소설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으나 소설이 아닌 하잘 것 없는 이야기, 조그만 이야기라는 뜻으로 쓴 것
*洪萬宗이 纂輯(찬집)한 『詩話叢林』에 28편이 수록되어 전한다. 纂:모을 찬. 輯:모을 집. 叢:모일 총.
p.228 花王戒 戒:경계할 계.
薛聰 薛:맑은대쑥 설. 聰:귀밝을 총
神文大王. 以仲夏之月. 處高明之室. 顧謂聰曰.『今日 宿雨初歇.
신문대왕. 이중하지월. 처고명지실. 고위총왈 : “금일 숙우초헐.
신문대왕이 한 여름에 높고 밝은 방에 거처하면서 설총을 돌아보며 말하기를 “오늘은 오랫동안 내리던 비가 처음으로 그치고
仲夏:음력 5월 한여름. 顧:돌아볼 고. 宿:잘 숙. 歇:쉴 헐. 宿雨:오랜비. 장맛비. 宿雨初歇:오랜 비가 처음으로 개다.
薰風微凉 . 雖有珍饌哀音. 不如高談善謔以舒伊鬱. 吾子 必有異聞. 盍爲我陳之.』
훈풍미량. 수유진찬애음. 불여고담선학이서이울. 오자 필유이문. 합위아진지.”
향기로운 바람이 살랑살랑 부니 비록 좋은 음식과 감미로운 음악이 있더라도 고상한 말과 재미있는 웃음거리로써 울적한 마음을 푸는 것만 같지 못하다. 그대는 틀림없이 기이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을 것이니 나를 위해서 이야기 해주지 않겠는가?”
薰:향풀 훈. 微:작을 미. 饌:반찬 찬. 哀:슬플 애.(여기서는 ‘감동적인’) 珍饌哀音:진기한 음식과 아름다운 음악. 謔:희롱거릴 학
舒:펼 서. 伊:문장의 첫머리나 중간에 쓰여 감정의 색채를 높이는 작용. 鬱:막힐 울. 伊鬱:우울한 모양. 가슴이 답답한 모양.
不如高談善謔以舒伊鬱:우울을 없애는 데는 재미있는 이야기만한 것이 없다. 吾:나 오. 吾子:그대.
盍(덮을 합):어찌~하지 않은가? ‘何不’의 뜻. 之:그것(대명사)
聰曰.『唯. 臣聞昔花王之始來也. 植之以香園. 護之以翠幕. 當三春而發艶. 凌百花而獨出.
총왈 유. 신문석화왕지시래야. 식지이향원. 호지이취막. 당삼춘이발염. 릉백화이독출.
설총이 말하기를 “예, 신이 들으니 옛날 화왕이 처음 전래하였을 때 이를 향기로운 정원에 심고 비취색 장막을 둘러 보호하자 봄 내내 고움을 발산하니 온갖 꽃을 능가하여 홀로 빼어났습니다. 唯:단독으로 쓰여 응답을 나타낸다.
花王:꽃 중의 왕. 모란꽃. 植:심을 식. 護:보호할 호. 翠:비취 취. 幕:막 막. 艶:고울 염. 凌:능가할 릉.
於是自邇及遐. 艶艶之靈. 夭夭之英. 無不奔走上謁. 唯恐不及.
어시자이급하. 염염지영. 요요지영. 무불분주상알. 유공불급.
이에 가까운 곳은 물론이고 먼 곳에서조차 아름답고 고운 꽃들이 달려와 찾아뵙고 오직 자기가 뒤질까 걱정하지 않는 자가 없었습니다. 邇:가까울 이. 邇言:통속적이어서 알기 쉬운 말. 遐:멀 하. 遐年 :長壽(목숨 수).
遐氓(백성 맹):먼 지방의 백성. 自邇及遐:가까운 데서부터 먼 데에 이르기까지. 夭:예쁠 요. 艶艶之靈. 夭夭之英:예쁜 꽃들.
奔:달릴 분. 謁:아뢸 알. 恐:두려워할 공. 無不奔走上謁:달려와 배알하지 않음이 없었다.
忽有一佳人. 朱顔玉齒. 鮮粧靚服. 伶俜而來. 綽約而前曰. 「妾履雪白之沙汀. 對鏡淸之海,
홀유일가인. 주안옥치. 선장정복. 령빙이래. 작약이전왈. ‘첩리설백지사정. 대경청지해.
문득 한 아리따운 사람이 나타났는데 붉은 얼굴에 옥같이 하얀 이를 가지고, 얼굴은 곱게 단장하고 예쁜 옷을 입고 하늘거리며 얌전한 모습으로 다가서며 말하였습니다. ‘첩은 눈처럼 흰 모래를 밟고 거울처럼 맑은 바다를 대하면서
佳:아름다울 가. 朱:붉을 주. 顔:얼굴 안. 朱顔玉齒:붉은 얼굴과 흰 이. 미인. 靚:단장할 정. 鮮粧靚服 :고운 단장과 옷차림으로. 伶:영리할 령(악공, 외로울). 俜:비틀거리 빙. 伶俜:방랑하는 모양. 하늘거리는 모양. 綽:너그러울 작. 約:맺을 약.
綽約:얌전한 모습. 침착한 모양. 妾:첩 첩. 履:신 리. 汀:물가 정. 履雪白之沙汀:눈같이 흰 모랫벌을 밟고. 鏡:거울 경.
而沐春雨以去垢. 快淸風而自適. 其名曰薔薇. 聞王之令德. 期薦枕於香帷. 王其容我乎.」
이목춘우이거구. 쾌청풍이자적. 기명왈장미, 문왕지령덕. 기천침어향유. 왕기용아호’)
봄비에 목욕을 하여 때를 벗기고 맑은 바람을 쏘이며 스스로 즐겼는데 제 이름은 장미라고 하옵니다. 왕의 덕을 듣고 향기로운 휘장 속에서 잠자리를 모실까하고 왔는데 왕께서는 저를 받아 주시겠사옵니까?’
沐:머리감을 목. 垢:때 구. 快:쾌할 쾌. 適:갈 적. 薇:고사리 미. 薦:천거할 천. 枕:베개 침. 帷:휘장 유. 薦枕:잠자리를 모심
又有一丈夫. 布衣韋帶. 戴白持杖. 龍鍾而步. 傴僂而來. 曰. 僕在京城之外. 居大道之旁.
우유일장부. 포의위대. 대백지장. 룡종이보. 구루이래 왈 복재경성지외. 거대도지방.
또 한 대장부가 있어 거친 베옷을 입고 가죽 띠를 둘렀으며, 성성한 백발에 지팡이를 짚고 노쇠하여 비틀거리며 굽어진 허리로 걸어와 말하기를 ‘저는 경성 밖의 큰 길 가에 살면서
布:베 포. 韋:가죽 위. 帶:띠 대. 戴:일 대. 持:가질 지. 杖:지팡이 장. 戴白持杖:성성한 백발에 지팡이를 짚고.
鐘:종 종. 龍鐘:노쇠한 모양. 늙어서 앓는 모양. 비틀거림. 傴:구부릴 구(곱사등이). 僂:굽을 루(구부릴, 곱사등이).
傴僂:몸을 굽힘. 몸을 굽혀 공경하는 모양. 僕:시중꾼 복. 나 복. 旁:두루 방(가까이, 옆).
下臨蒼茫之野景. 上倚嵯峨之山色. 其名曰白頭翁. 竊謂左右供給雖足. 膏梁以充腸. 茶酒以淸神.
하림창망지야경. 상의차아지산색. 기명왈백두옹. 절위좌우공급수족. 고량이충장. 다주이청신.
아래로는 아득히 먼 들 경치를 바라보고, 위로는 뾰죽히 높다란 산에 기대어 사는 백두옹이라 하옵니다. 감히(가만히) 생각하옵건대 좌우에서 공급하는 것이 비록 풍족하여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차와 술로 정신을 맑게 하고
臨:임할 림. 蒼:푸를 창. 茫:아득할 망. 倚:의지할 의. 嵯:우뚝 솟을 차. 峨:높을 아. 嵯峨:산이 우뚝한 모양. 白頭翁:할미꽃. 충신.
竊:훔칠 절. (가만히, 슬그머니)겸양을 나타내는 말. 供:이바지할 공. 給:넉넉할 급. 膏:살찔 고. 梁:들보 량. 腸:창자 장.
巾衍儲藏 須有良藥以補氣. 惡石以蠲毒.」 故曰.「雖有絲麻. 無棄菅蒯. 凡百君子. 無不代匱.
건연저장. 수유량약이보기. 악석이견독. 고왈. ‘수유사마. 무기간괴. 범백군자. 무부대궤.
옷장에 옷을 가득 저장을 하고 있어도 반드시 좋은 약으로 기운을 북돋우고 독한 약으로 독을 없애야 합니다. 그러므로 비록 실을 만드는 삼이 있더라도 띠를 버릴 수 없다고 합니다.(최선의 것이 있더라도 차선을 버리지 않음) 무릇 모든 군자는 모자랄 것을 대비하지 않는 것이 없는데
巾:수건 건. 衍:넘칠 연(퍼질, 넉넉할). 넘치고 넉넉함. 儲:쌓을 저. 藏:감출 장. 須:모름지기 수. 補:기울 보. 惡:악할 악.
惡石:극약. 蠲:밝을 견(깨끗할, 제거할). 蠲滌(씻을 척):더러운 것을 씻어버림. 惡石以蠲毒:독을 제거할 극약. 麻:삼 마.
棄:버릴 기. 菅:솔새 간. 삿갓이나 도롱이를 만드는 풀. 蒯:기름사초 괴. 자리 따위를 만드는 풀. 菅蒯(간괴):띠풀의 한 종류. 끈을 만드는데 쓰임. 미천한 사람이나 보잘것 없는 사물. 雖有絲麻. 無棄菅蒯:『左傳』의 한 구절. 최선의 것이 있어도 차선의 것을 버리지 않음. 匱:모자랄 궤. 함 궤. 代匱:결핍에 대비함.
不識王亦有意乎.」或曰「二者之來何取, 何捨.」花王曰.「丈夫之言. 亦有道理.
불식왕역유의호” 혹왈 ‘이자지래하취, 하사’ 화왕 왈 장부지언. 역유도리.
왕께서도 역시 이러한 뜻이 있으신지 모르겠나이다.’ 어느 사람이 말하기를 ‘두 사람이 왔는데 누구를 취하고 누구를 버리겠습니까?’ 하였습니다. 화왕이 말하기를 ‘장부의 말에는 합당한 것이 있으나
取:취할 취. 捨:버릴 사. 丈:어른 장.
而佳人難得. 將如之何.」 丈夫進而言曰.「吾謂王聰明識理義. 故來焉耳. 今則非也. 凡爲君者.
이가인난득. 장여지하 장부진이언왈 : ‘오위왕총명식리의. 고래언이. 금즉비야. 범위군자.
아름다운 사람도 얻기 어려운 것이니 이를 장차 어떻게 함이 옳겠소?’ 하니 장부가 다가가 말하기를 ‘왕께서 총명하셔서 이치와 옳은 것을 알 것으로 생각하여서 왔는데 이제 보니 그것이 아니옵니다. 무릇 임금이라 하는 자는
將:장차 장. 聰:귀 밝을 총. 焉:어찌 언(이에, 이, 여기).
鮮不親近邪佞. 疎遠正直. 是以孟軻不遇以終身. 馮唐郞潛而皓首. 自古如此. 吾其奈何.」花王曰.
선불친근사녕. 소원정직. 시이맹가불우이종신. 풍당랑잠이호수. 자고여차. 오기내하?’ 화왕왈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 하며 정직한 사람을 멀리 한다. 이런 까닭에 맹자는 불우하게 몸을 마쳤고, 풍당은 낮은 낭중 벼슬에 묶여 늙었습니다. 예로부터 이러하니 소인인들 이를 어찌하겠나이까?’ 화왕이 말하기를
邪:간사할 사. 佞:아첨할 녕. 邪佞:간사하고 아첨함. 疎:트일 소. 軻:굴대 가. 遇:만날 우. 馮:성 풍. 업신여길 빙. 唐:당나라 당.
馮唐:漢나라 武帝 때 사람. 국방 대책에 관해 좋은 의견을 내었으나 관직은 좀처럼 승진되지 않다가 나이 90에 이르러 賢良으로 천거되었으나 나이가 너무 많아 직접 벼슬할 수 없어 아들이 대신 벼슬함. 郞:사내 랑. 潛:자맥질 할 잠. 皓:흴 호. 奈:어찌 내.
郞潛而皓首 :郞署(관청 서)(낮은 지위)에 잠기어 흰머리가 되다.
「吾過矣, 吾過矣.」』於是王愀然作色曰.『子之寓言誠有深志. 請書之以爲王者之戒.』遂擢聰以高秩.
‘오과의. 오과의.’” 어시왕초연작색왈 “자지우언성유심지, 청서지이위왕자지계.” 수탁총이고질.
‘내가 잘못 하였구나! 내가 잘못 하였구나!’ 하였다 하옵니다.” 이에 신문왕이 얼굴빛을 바로 잡으며 말하기를 “그대의 우화의 말 속에는 실로 깊은 뜻이 있으니, 이를 써서 임금 된 자의 교훈으로 삼도록 하라.”이르고 마침내 설총을 발탁하여 높은 벼슬을 주었다. 矣:어조사 의(의문, 반어, 영탄). 愀:근심할 초. 삼갈 초. 愀然:수심에 잠겨 안색이 달라지는 모양.
寓:머무를 우. 請:청할 청. 戒:경계할 계. 遂:이를 수. 擢:뽑을 탁. 秩:차례 질(녹, 녹봉). 高秩:높은 직책.
설총 *신라 景德王 때의 학자. 元曉(새벽 효)와 요석 공주 사이에서 태어남. 총명, 명철하여 經史에 통달. 신라 十賢.
*『삼국사기』에 ‘以方言讀九經’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유교 경전을 우리말로 풀이한 것을 알 수 있다.
*吏讀를 만들었다고 함. 强首, 崔致遠과 함께 신라 三文章. 儒學의 宗主로 추앙된다.
작품해설 *『三國史記』권 제 46 열전 제6 설총조에 나오는 글. 神文王에게 풍자적으로 諫한 寓話的인 단편산문. *꽃의 왕에게 곱게 치장하고 아양을 떠는 미인 장미꽃과 검소하게 차린 白頭翁 할미꽃이 나타나는데 왕 은 의리를 존중하고 올바른 신하를 취하는 뜻에서 장미를 버리고 백두옹을 택한다는 내용.
*「孔方傳」등 假傳系 작품들과 조선의「花史」등의 우화소설들과 연결되는 우리나라 우화문학의 효시. *『同文選』에는「諷王書」라 하여 실려 있다. 諷:욀 풍.(풍자하다)
*기출-전체적으로 의인화 수법을 사용한 작품. 寓話的인 단편 산문.
-우리나라 소설적인 기록의 효시라 할 수 있다.
p.242 金千鎰妻
李羲準 羲:숨 희.
倡義使金千鎰之妻, 不知誰家女子, 而自于歸之日, 一無所事, 日事晝寢
창의사김천일지처, 부지수가여자, 이자우귀지일, 일무소사, 일사주침.
창의사 김천일처는 누구 집(어느 집안)의 여자인지 알 수 없다. 시집가는 날부터 하는 일은 하나도 없고 낮잠 자는 것을 일로 삼았다. 倡義使 :조선시대 국란에 임하여 의병을 일으킨 사람에게 임시로 내리던 벼슬. 鎰:중량 일.
金千鎰:선조 때의 의병장. 誰:누구 수. 于:어조사 우.(가다. 행하다.) 于歸:시집가다. 晝:낮 주. 寢:잠잘 침.
其舅戒之曰 : 汝誠佳婦, 而但不知婦道, 是可欠也. 大凡婦人, 皆有婦人之責, 旣出家, 則治家營産,
기구계지왈 : 여성가부, 이단부지부도, 시가흠야. 대범부인, 개유부인지책, 기출가, 즉치가영산,
그의 시아버지가 훈계해서 말하기를 “너는 진실로 얌전한 부인이다. 다만 부인으로서의 도리를 알지 못하는 것이 흠이로구나.
무릇 부인이라고 하면 부인으로서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미 출가했으면 가정을 다스리고 재산을 운영해야 하는데
舅:시아버지 구. 장인 구. 舅姑(시어머니 고):시부모. 汝:너 여. 佳:아름다울 가. 但:다만 단. 欠:하품 흠(모자랄, 빚).
欠身:경의를 표하기 위해 몸을 굽힘. 欠節:잘못된 점. 모자라는 곳. 欠伸(펼 신):하품과 기지개. 또는 하품을 하거나 기지개를 켬. 凡:무릇 범. 皆:다 개(모두). 責:꾸짖을 책. 旣:이미 기.
可也, 而不此之爲, 日以午睡爲事乎? 其婦對曰 : 雖欲治産, 赤手空券, 何所藉而營産乎?
가야, 이불차지위, 일이오수위사호? 기부대왈 : 수욕치산, 적수공권, 하소자이영산호?
이것을 하지 않고 날마다 낮잠 자는 것으로 일을 삼느냐?” 부인이 대답하길 “비록 살림(재산)을 잘 다스려 운영해 가려 해도 붉은 손에 빈주먹 (맨주먹으로) 어찌 기대어 살림을 꾸려 가겠나이까?” 午:낮 오. 睡:잘 수.
赤:붉을 적. 拳:주먹 권. 赤手空拳:아무것도 없는 빈손. 藉:기댈 자(의지할, 빌릴, 도울, 이바지할). 營:경영할 영.
其舅悶而憐之, 卽以租數三十包, 奴婢四五口, 牛數隻給之, 曰 : "如此則足可爲營産之資乎?"
기구민이련지, 즉이조수삼십포, 노비사오구, 우수척급지, 왈 : “여차즉족가위영산지자호?”
시아버지가 민망하고 안쓰럽게 생각하여 벼 수십 가마와 종 너댓 명, 소 수 마리를 나누어 주면서 말하길 “이만하면 살림 사는데 (재산을 꾸려 가는데) 자산이 되겠느냐?” 悶:민망할 민. 憐:불쌍히 여길 련. 租:구실 조(세금,벼). (쌀 저.) 包:쌀 포. 奴:종 노. 婢:여자 종 비. 隻:외짝 척. 給:줄 급. 資:재물 자.
對曰 : "足矣" 仍呼奴婢曰 : 今則汝輩已屬之我, 當從吾指使. 汝可駄穀於此牛, 入茂朱某處深峽中,
대왈 : “족의” 잉호노비왈 : 금즉여배이속지아, 당종오지사. 여가태곡이차우, 입무주모처심협중,
(부인이) “족합니다.”라고 대답하고, 또한 노비들을 불러 말하길 “이제 너희들은 나에게 속하므로 마땅히 내가 지시하는 것을 따라야 하느니라. 너희들은 이 소에 곡식을 싣고 무주구천동 깊은 골짜기 가운데 들어가서 仍:인할 잉(또한, 거듭, 곧). 輩:무리 배. 屬:엮을 속. 從:쫓을 종. 指:손가락 지(가리키다). 駄:탈 태. 짐 실을 태. 穀:곡식 곡. 茂:우거질 무. 峽:골짜기 협.
伐木作家, 以此租作農粮而勤畊, 每年秋收, 所出都數, 來告於我, 粟則作米貯置, 每年如是, 可也."
벌목작가, 이차조작농양이근경, 매년추수, 소출도수, 내고어아, 속즉작미저치, 매년여시, 가야.”
나무를 베어 집을 짓도록 하고 이 조들은 농사짓는데 필요한 곡식으로 만들고 열심히 밭을 갈도록 해라. 매년 추수를 해서 소출한 바 전부를 나에게 고해야 하느니라. 나락(조)을 빻아서 쌀을 만들어 저장해야 할 것이되 매년 이와 같이 하는 것이 좋으니라.” 伐:칠 벌. 粮:양식 량. 勤:부지런할 근. 畊=耕:밭갈 경. 都數 :總數. 粟:조 속. 貯:쌓을 저. 置:둘 치.
奴婢承命, 而向茂朱而居矣.
노비승명, 이향무주이거의. 종들이 명을 받들어 무주를 향하여 가서 그 곳에서 살았다.
其後數日, 對金公而言曰 : "男子手中無錢, 則百事不成, 何不念及於此? "
기후수일, 대김공이언왈 : “남자수중무전, 즉백사불성, 하불여렴급어차? ”
그 수일 후에 김공을 향해 말하길 “남자는 손에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어찌 이에 생각이 미치지 않습니까?”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錢:돈 전.
公曰 : "吾以侍下人事, 衣食皆賴於父母, 則錢穀從何而辦出乎?" 婦曰 : "竊聞 洞中李生某,
공왈 : “오시시하인사, 의식개뢰어부모, 즉전곡종하이판출호?” 부왈 : “절문 동중이생모,
공이 말하길 “나는 부모님 슬하에서 사는 사람이오. (옷) 입고 (음식) 먹는 모든 일을 부모님께 의존하는데 돈과 곡식을 어떻게 무엇에 따라 만들어 낸단 말이오?”. 부인이 말하길 “제가 듣기로 동네에 이생이라고 하는 아무개가 있는데
侍:모실 시. 侍下:부모 또는 조부모가 생존한 사람. 賴:힘입을 뢰. 의지할 뢰. 辦:힘쓸 판. 갖출 판. 辦備(갖출 비):갖추어 둠.
竊:훔칠 절. 여기서는 ‘공공연히 표시하지 않는다’(자기 겸칭으로 쓰임).
竊聞(들을 문):제가 듣자오니. 竊은 자기 겸칭으로 ‘남몰래, 사사로이’
家積屢萬財貨, 而性嗜賭博云, 卽君何不一往, 以千石露積一塊爲賭乎?" 公曰 : "此人以博局, 自來有名,
가적루만재화, 이성기도박운, 즉군하불이왕, 이천석노적일괴위도호?” 공왈 : “차인이박국, 자래유명,
집에 수 만량의 재화를 쌓아 놓고 있는데 성질이 도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당신께서는 어찌 한번 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일천석의 (곡식을)쌓아놓고 그 사람과 내기를 한번 해보지(도박을 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공이 말하길 “내기 바둑으로 예부터 유명한 사람인데 屢:여러번 루. 嗜:즐길 기. 좋아할 기. 嗜好: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 賭:걸 도(노름. 내기). 賭博(넓을 박):도박. 塊:흙더미 괴. 局:판 국. 博局:내기 바둑.
吾則手法甚拙, 此等事, 何可生心賭博?" 婦曰 : "此易與耳. 第持來博局也."
오즉수법심졸, 차등사, 하가생심도박?” 부왈 : “차이여이. 제지내박국야.”
나는 수법이 졸렬하오. 이와 같은 처지에 어찌 도박 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겠소?” 부인 왈 “이것은 아주 쉽습니다. 다만 바둑판을 어서 가지고 오십시오.” 甚:심할 심. 拙:졸할 졸. 第:차례 제. (부사어로 쓰임. ‘다만, 오로지, 잠깐) 持:가질 지.
仍對坐而敎之, 諸般妙手, 隨手指揮. 金公亦奇傑之人也, 半日對局, 陳法曉然.
잉대좌이교지, 제반묘수, 수수지휘. 김공역기걸지인야, 반일대국, 진법효연.
부부가 마주 앉아 기막힌 수들을 수에 따라 지휘하고 가르치니 김공 역시도 기이하고 호걸스런 사람이라 반나절을 대국하면서 진을 치는 법을 알게 되었다.
諸:모든 제(여러). 般:돌 반. 隨:따를 수. 揮:휘두를 휘. 奇:기이할 기. 傑:뛰어날 걸. 曉:새벽 효(깨닫다). 밝을 효.
其婦曰 : "今則優可決勝. 君子以三局兩勝爲約, 初局佯輸 , 而二三局則僅僅決勝.
기부왈 : “금즉우가결승. 군자이삼국양승위약, 초국양수, 이이삼국즉근근결승.
부인이 말하길 “이제는 이길 만큼 우월해졌습니다. 당신은 세 판을 두어 두 번이기는 것으로 약속하시어 첫판은 일부러 져 주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근소한 차이로 이기도록 결판을 내십시오. 優:넉넉할 우.
決:터질 결(열어 놓다). 約:맺을 약. 佯:거짓 양. 輸:나를 수. 여기서는 ‘勝’의 반대말로 주로 내기에서 지는 것. 僅:겨우 근.
其得露積後, 彼若欲更決雌雄, 則此時卽出神妙之手, 使彼不得生意, 可也."
기득노적후, 피약욕경결자웅, 즉차시즉출신묘지수, 사피부득생의, 가야.”
그리하여 노적을 딴 뒤에는, 그 사람이 욕심이 내서 다시 결판을 내자 하거든, 그때에는 신묘한 수를 발휘해서, 저쪽으로 하여금 (다시 도박바둑을 둘 )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更:다시 갱. 고칠 경. 雌:암컷 자. 雄:수컷 웅.
金公然其言, 明日卽往其家, 請賭博, 則其人笑曰 : "君與我居在此閈? 未聞君之賭博矣,
김공연기언, 명일즉왕기가, 청도박, 즉기인소왈 : “군여아거재차한? 미문군지도박의,
김공이 그 말이 과연 그럴듯하다 생각하고, 다음 날 즉시 그 집에 찾아가, 도박을 청하였다. 그 사람이 웃으며 말하길 “ 그대 는 이 마을에 나와 더불어 살면서(한 동네 살면서) 그대가 도박을 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閈:이문 한. 마을 한.(촌락).
今忽來請者, 未知其故也. 且君非吾敵手, 不必對局矣."
금홀래청자, 미지기고야. 차군비오적수, 불필대국의.”
홀연히 와서 (도박을) 청하니 (그) 까닭을 알 수 없다. 또한 당신은 내 적수가 되지 못하니 대국할 필요도 없다.”
金公曰 : "對局, 行馬然後, 可定其高下, 何必預先斥罷?" 仍强請至再至三,
김공왈 : “대국, 행마연후, 가정기고하, 하필예선척파?” 잉강청지재지삼,
김공이 말하길 “대국을 해본 후에, 그 高下를 정해야지, 어찌 미리 물리친단 말이오 (물리칠 필요까진 없지 않소)?” 자꾸 여러 번을 청해서 결국 바둑을 두게 되었다. 預:미리 예. 斥:물리칠 척. 罷:방면할 파.
이희준 *(1775~1842). 조선 순조 때의 문인. 호는 溪西. 『溪西野談』을 편찬.
작품소개 *이 작품은 『溪西野談』제 3권에 실려 있다. 『溪西野談』은 모두 6권으로 되어 있으며, 한국 고금의
奇事, 異聞, 雜說, 諧談 등을 보고 들은 대로 적은 책. 한문으로 된 稗官文學.
*이 이야기는 어리석어 보였던 아내가 실은 출중한 능력을 지닌 異人이었으며,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을 예 언하고 그에 대비했다는 흥미로운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3대 야담집--계서야담, 동야휘집, 청구야담
p.246 孔 方 傳 林 椿 椿:참죽나무 춘.
孔方字貫之, 其先嘗隱首陽山, 居崛穴中, 未嘗出爲世用, 始黃帝時, 稍採取之, 然性强硬,
공방자관지, 기선상은수양산, 거굴혈중, 미상출위세용, 시황제시, 초채취지, 연성강경,
공방(孔方)의 자(字)는 관지(貫之)다. 그 조상은 일찍이 수양산에 숨어서 굴 속에 살면서 아직 세상에 나와서 사용된 일이 없었다. 시황제 시절에 조금 쓰였으나 워낙 성질이 굳어
孔:구멍 공. 孔方:엽전. 貫:꿸 관. 貫之:꿰미(돈을 세는 단위). 嘗:맛볼 상. 隱:숨길 은. 崛:우뚝솟을 굴. 崛起:산이 높은 모양. 穴:구멍 혈. 首陽山:周나라의 伯夷·叔齊가 武王에 항거하여 수양산 속에서 은거하다 굶어 죽은 일이 있다.
世用:세상에 쓰이다. 稍:녹봉 초. 작을 초. 稍解:겨우 앎. 稍食:벼슬아치가 녹봉으로 받는 쌀. 採:캘 채. 硬:굳을 경.
未甚精鍊於世事, 帝召相工觀之, 工熟視良久曰, 山野之質, 雖藞苴不可用,
미심정련어세사, 제소상공관지, 공숙시량구왈, 산야지질, 수야저불가용,
세상일에는 그다지 단련되지 못했다.(익숙하게 쓰이지 못했다.) 황제가 상공(相工)을 불러 보였다. 상공은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나서 말하기를 "산야(山野)의 성질을 가져 거칠고 맞지 않아 쓸 만한 것이 못 됩니다.
甚:심할 심. 鍊:불릴 련. 未甚精鍊於世事:아직 세상 일에 그리(심히) 단련되지 못하다. 처세술에 아직 서툴다는 뜻.
召:부를 소. 相工:관상쟁이. 熟:익을 숙. 藞:맞지 않는 모양 야. 물놀이할 약. 거칠 라. 苴:검을 저. 마를 차. 두엄풀 자. 거적 조. 藞苴:거칠고 맞지 않음.
若得遊於陛下之造化爐錘間而刮垢磨光, 則其資質當漸露矣, 王者, 使人也器之,
약득유어폐하지조화로추간이괄구마광, 즉기자질당점노의, 왕자, 사인야기지,
폐하께서 만일 만물을 만들어 내는 풀무와 도가니 사이에서 때를 갈고 빛이 나게 한다면, 그 본래의 바탕이 차차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왕자(王者)란 사람으로 하여금 (올바른) 그릇이 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陛:섬돌 폐. 陛下:임금. 爐:화로 로. 錘:도가니 추. 쇠붙이를 녹이는 그릇. 間:사이 간. 刮:깍을 괄. 垢:때 구. 磨:갈 마.
造化爐錘間:만물을 만들어 내는 풀무(화로)와 도가니 사이에서. 刮垢磨光:때를 긁어버리고, 빛이 나도록 갈면. 漸:점점 점.
器之:그릇으로 쓰다. 그 됨됨이에 맞게 사람을 쓴다는 뜻.
願陛下無與頑銅同棄爾, 由是顯於世, 後避亂徙江滸之炭鑪步, 因家焉, 父泉, 周大宰, 掌邦賦,
원폐하무여완동동기이, 유시현어세, 후피란사강호지탄로보, 인가언, 부천, 주대재, 장방부,
원컨대 폐하께서는 완고한(쓸모없는) 구리와 함께 버리지 마십시오." 이로부터 세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후에 난리를 피하여 강가에 있는 숯 굽는 거리로 옮겨져서 거기에서 살았다. (공방의) 아버지 천(泉)은 주나라의 대재(大宰)로서 나라의 세금에 관한 일을 맡아 처리하고 있었다.
頑:완고할 완. 頑銅:완고한 구리. 쓸모없는 금속. 爾:너 이. 顯:나타날 현. 避:피할 피. 徙:옮길 사. 滸:물가 호. 炭:숯 탄.
鑪:화로 로. 炭鑪步:숯화로 거리. 因:인할 인(까닭). 焉:어찌 언. 泉:貨泉. 한나라 때 왕망이 鑄造한 동전. 宰:재상 재.
掌:손바닥 장. 邦:나라 방.(수도, 봉토) 賦:구실 부.(조세) 掌邦賦:나라의 賦稅를 管掌하다.
方爲人, 圓其外方其中, 善趨時應變, 仕漢爲鴻臚卿 , 時吳王濞驕僭專擅, 方與之爲利焉, 虎帝時,
방위인, 원기외방기중, 선추시응변, 사한위홍려경, 시오왕비교참전천, 방여지위리언, 호제시,
공방은 생김새가 밖은 둥글고 가운데가 모나게 뚫렸다. 때에 따라서 (임기)응변을 잘 한다. 한나라에 벼슬하여 홍려경(鴻臚卿)이 되었다. 그 때 오왕(吳王) 비(濞)가 교만하고 참람(僭濫)하여 나라의 권리를 혼자서 도맡아 부렸다. 방은 그와 함께 이익을 보았다. 무제 때에는
方:모 방.(각, 방위) 趨:달릴 추. 鴻:큰 기러기 홍.臚:살갗 려. 鴻臚卿:외국의 빈객을 접대하는 벼슬. 濞:물소리 비. 驕:교만할 교. 僭:참람할 참(범하다). 擅:제멋대로 할 천. 擅權:권리를 마음대로 함. 與之爲利:그와 더불어 이익을 취하다. 虎帝 : 武帝
海內虛耗, 府庫空竭, 上憂之, 拜方爲富民侯, 與其徒充鹽鐵丞僅, 同在朝, 僅每呼爲家兄不名,
해내허모, 부고공갈, 상우지, 배방위부민후, 여기도충염철승근, 동재조, 근매호위가형불명,
온 천하의 경제가 말이 아니었다. 나라 안의 창고가 온통 비어 있었다. 임금은 이를 보고 몹시 걱정했다. 방을 불러 벼슬을 시키고 부민후(富民侯)로 삼아, 그의 무리인 염철승(鹽鐵丞) 근(僅)과 함께 조정에 있게 했다. 이 때 근은 방을 보고 항상 형이라 하고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耗:줄 모. 虛耗:다 써 없앰. 텅 빔. 府:곳집 부.(마을, 관청) 竭:다할 갈. 憂:근심할 우. 拜:절 배. 侯:과녁 후.(제후) 富民侯:백성을 부유하게 만드는 제후. 가상의 벼슬 이름. 充:찰 충. 鹽:소금 염. 丞:도울 승. 僅:겨우 근. 鹽鐵丞:소금과 철을 전매하는 관직. 每:매양 매. 不名:이름을 부르지 않다.
方性貪汚而少廉隅, 旣摠管財用, 好權子母輕重之法, 以爲便國者, 不必古在陶鑄之術爾, ***공방(돈)의 폐단
방성탐오이소염우, 기총관재용, 호권자모경중지법, 이위편국자, 불필고재도주지술이,
방은 성질이 욕심이 많고 비루(卑陋)하고 염치가 없었다. 그런 사람이 재물을 맡아서 처리하게 되었다. 그는 돈의 본전과 이자의 경중을 다는 법을 좋아하여, 나라를 편안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질그릇이나 쇠그릇을 만드는 기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貪:탐할 탐. 汚:더러울 오. 廉:청렴할 렴. 隅:구석 우.(모퉁이, 절개) 旣:이미 기.(원래, 벌써) 摠:모두 총. 輕:가벼울 경. 權:저울추 권.(저울질하다) 好權子母輕重之法:이자의 경중을 다는 법을 좋아하다. 돈의 이자에 관해 따져보기를 좋아하다. 便:편할 편. 陶:질그릇 도.鑄:쇠부어 만들 주. 陶鑄之術::질그릇, 쇠그릇 만드는 기술. 爾:너 이.
遂與民爭錙銖之利, 低昻物價, 賤穀而重貨, 使民棄本逐末, 妨於農要, 時諫官多上疏論之, 上不聽,
수여민쟁치수지리, 저앙물가, 천곡이중화, 사민기본수말, 방어농요, 시간관다상소론지, 상불청,
그는 백성으로 더불어 아주 적은 이익으로 다투고, 물가를 낮추고 높이고, 곡식을 천하게 하고 화폐를 중하게 하여, 백성들이 자기들의 본업을 버리고 (士農工商의) 끝인 장사에 종사하게 하여 농사짓는 것을 방해했다. 이 때에 간관(諫官)들이 상소를 하여 간했지만 (임금은) 듣지 않았다.
錙:무게단위 치. 여섯 銖의 무게. 銖:무게단위 수. 1냥의 1/24.(둘 다 극소량의 뜻) 低:밑 저. 昻:오를 앙. 賤:천할 천.
穀:곡식 곡. 賤穀而重貨:곡식을 천하게 하고 화폐를 중하게 하다. 妨:방해할 방. 要:구할 요.(요구하다) 諫:간할 간. 疎:트일 소.
方又巧事權貴, 出入其門, 招權鬻爵, 升黜在其掌, 公卿多擾節貴之, 積實聚斂, 券契如山, 不可勝數,
방우교사권귀, 출입기문, 초권육작, 승출재기장, 공경다요절귀지, 적실취렴, 권계여산, 불가승수,
방은 권세 있고 귀한 사람을 재치 있게(교묘하게) 잘 섬겼다. 그들의 집에 드나들면서 권세를 부리고 벼슬을 팔아, 벼슬자리에 올리고 내리는 것을 손에 쥐게 되었고, 공경(公卿)들이 모두들 절개를 꺾고 그를 귀중히 여겼다. 곡식이 쌓이고 (뇌물을) 거두고, (뇌물을 적은) 증서가 산같이 많아서, 수를 셀 수 없이 되었다.
巧:공교할 교. 巧事權貴:교묘하게(재치있게) 권세있는 있고 귀한 이를 섬기다. 招:부를 초. 鬻:팔 육. 죽 죽. 爵:벼슬 작.
鬻爵(육작):벼슬을 팖. 升:되 승. 黜:물리칠 출. 升黜:벼슬을 올리고 내리다. 擾:어지러울 요. 擾節:절개를 꺽다. 聚:모일 취.
斂:거둘 렴. 券:문서 권. 契:맺을 계.(계약하다) 券契如山:文券과 증서가 산같이 많다.
其接人遇物, 無問賢不肖, 雖市井人, 苟富於財者, 皆與之交通, 所謂市井交者也, 時或從閭里惡少,
기접인우물, 무문현불초, 수시정인, 구부어재자, 개여지교통, 소위시정교자야, 시혹종여리악소,
그는 사람과 물건을 접하는 데 있어서, 현명하거나 못난 것을 묻지 않고, 비록 시정 사람이라도 재물만 많이 가졌다면 모두 함께 사귀어 상통한다. 일러 시정교제라고 했다. 때로는 거리에 돌아다니는 나쁜 소년들을 따라다니면서
接:사귈 접. 遇:만날 우. 肖:닮을 초. 작을 소. 不肖:못나고 어리석음. 苟:진실로 구. 閭::이문(里門) 려. 閭里惡少:거리의 나쁜소년들.
以彈碁格五爲事, 然頗好然諾, 故時人爲之語曰得孔方一言, 重若黃金百斤.
이탄기격오위사, 연파호연락, 고시인위지어왈득공방일언, 중약황금백근.
바둑도 두고 투전도 한다. 이렇게 남과 사귀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공방의 한 마디 말이 황금 백 근과 같다." 고 말했다. 彈:탄알 탄. 彈碁:바둑을 두다. 格:바로잡을 격.(겨루다. 치다. 격식) 格五:투전의 일종. 頗:자못 파.(매우,몹시)
諾:허락할 락. 然諾:그러마 하는 승낙. 斤:도끼 근.
임춘 *西河人으로 자는 耆之이다. 經書에 통달. 평생에 시 1,000여 수를 짓고, 用事文에 뛰어남. 耆:늙은이 기.
*이인로, 오세재, 조통, 皇甫抗, 咸淳, 李湛之 등과 竹林高會를 만들었다. 抗:막을 항. 湛:즐길 담.
*남긴 문집은 없고 이인로가 그의 遺稿를 모아 『西河先生文集』6권을 만들어 세상에 알려짐.
*기출-<杖劍行>-무신난 때, 장시를 지어 무신들의 쿠테타를 용감히 비판.
작품해설 * 「공방전」은 돈을 의인화한 가전. 孔은 돈의 둥근 모습, 方은 구멍의 모난 모양을 형용한 말.
*인간 생활과 돈의 관계를 다룸. 돈이 필요하지만, 돈 때문에 인간이 간사해지고 말썽이 생겼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고찰, 공방의 존재가 두통거리니 후환을 막으려면 그를 없애야 한다고 하였다.
*돈의 이점도 말하고 있어 긍정·부정의 양면을 다 표현.
*기출-<孔方傳>은 임춘이 지은 고려시대의 가전.
-돈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방(돈)의 존재를 없애야 한다는 내용이다.
p.274 虎 叱 朴 趾 遠 趾:발 지 (五)
虎叱曰, 毋近前, 曩也, 吾聞之, 儒者諛也, 果然, 汝平居集天下之惡名, 妄加諸我, 今也急而面諛,
호질왈, 무근전, 낭야, 오문지. 유자유야, 과연, 여평거집천하지악명, 망가제아, 금야급이면유,
범이 꾸짖어 말하기를 "내 앞에 가까이 오지 말아라. 지난번에(전날에) 내가 들으니 '선비는 아첨을 잘 한다고 하던데, 과연 그렇구나. 너희가 평소에 천하 나쁜 이름을 모두 모아서 망령되게도 내게 덧붙이더니 이제 급하니까 면전에서 (낯간지럽게) 아첨하는 구나. 叱:꾸짖을 질. 毋:말 무.(금지) 曩:접때 낭. 儒:선비 유. 諛:아첨할 유. 妄:허망할 망. 諸:모든 제.
妄加諸我:망녕되게 나에게 가하다. 즉, 그 나쁜 이름을 나에게 뒤집어 씌우다.
將誰信之耶, 夫天下之理一也, 虎誠惡也, 人性亦惡也, 人性善則虎之性亦善也, 汝千語萬言,
장수신지야, 부천하지리일야, 호성악야, 인성역악야, 인성선즉호지성역선야, 여천어만언,
장차 누가 믿으려 하겠느냐? 무릇 천하의 이치는 하나인데, 호랑이가 진정 악하다면 사람의 본성도 악할 것이요,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면 범의 본성도 역시 선할 것이다. 너희들은 천만 가지 말로 耶:어조사 야.(의문)
不離五常, 戒之勸之恒在四綱, 然都邑之間, 無鼻無趾, 文面而行者, 皆不遜五品之人也,
불리오상, 계지권지항재사강, 연도읍지간, 무비무지, 문면이행자, 개불손오품지인야,
오상(五常)을 떠나지 않고, 사강이 있어 경계하여 권하는 것을 언제나 지키려 하지만 (점잖은 체 하지만), 고을에 보면 코가 없는 사람, 발이 없는 사람, 얼굴에 죄인이라는 글자를 먹으로 새긴 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모두 오륜에 순종치 않은 사람들이다. 離:떠날 리. 五常 :父義, 母慈, 兄友, 弟恭(공손할 공), 子孝. 恒:항상 항. 綱:벼리 강. 四綱:네가지의 큰 벼리. 禮, 義, 廉, 恥
趾:발 지. 복사뼈 아래 지. 無鼻無趾:코가 없고 발이 없음. 곧 죄를 지어 그 형벌로 코 베이고 발 잘리운 것을 말함. 遜:겸손할 손.
文面:얼굴에 먹바늘을 뜨다. 죄지은 것을 말함. 不遜五品:오품에 순종하지 않다. 오품은 五倫.
*기출-文面而行者, 皆不遜五品之人也, 然而徽墨斧鉅日不暇給, 莫能止其惡焉-인간 범죄의 끊이지 않음.
然而徽墨斧鉅日不暇給, 莫能止其惡焉, 而虎之家自無是刑, 由是觀之, 虎之性不亦賢於人乎,
연이휘묵부거일불가급, 막능지기악언, 이호지가자무시형, 유시관지, 호지성불역현어인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밧줄이며 먹바늘, 도끼, 톱 따위의 형벌 도구들을 날마다 공급하기에 겨를이 없으니(죄인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으니), 그 나쁜 짓을 막을 길이 없다. 그런데 범의 집(세계)에는 이러한 형벌이 없으니, 이로써 본다면 범의 본성이 사람보다 어질지 아니하냐? 徽:아름다울 휘.(밧줄. 표기)
徽索:포승. 徽言:착한 말. 아름다운 말. 徽章:신분, 직무, 명예 등을 나타내기 위해 옷이나 모자에 붙이는 표장.
墨:먹 묵.(형벌 이름) 斧:도끼 부. 鉅:클 거. 여기서는 톱 거. 徽墨斧鉅:밧줄이며 먹바늘이며 도끼며 톱. 모두 형벌을 집행하는 도구.
暇:겨를 가. 給:줄 급. 日不暇給:날마다 공급하는 데 겨를이 없다. 莫:없을 막. 저물 모. 고요할 맥.
虎不食草木不食虫魚, 不嗜麴糵悖亂之物, 不忍字伏細瑣之物, 入山獵麕鹿, 在野畋馬牛,
호불식초목불식충어, 불기국얼패란지물, 불인자복세쇄지물, 입산엽균록, 재야전마우,
범은 나무와 풀을 먹지 않고, 벌레나 물고기를 먹지 않으며, 술과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좋지 못한 것을) 즐기지 않고, 암컷이나 자질구레한 것(미물)들에게 잔인하지 않고, 산에 들어가면 노루와 사슴을 사냥하고 들판에 나가면 말이나 소를 사냥하되,
嗜:즐길 기. 麴:누룩 국. 술 국. 糵=糱:누룩 얼. 빚을 얼. 悖:어그러질 패.(도리, 기준에서 벗어나다.) 忍:참을 인.(용서하다. 잔인하다.) 伏:엎드릴 복.(숨다.) 字伏:암컷. 字:글자 자.(암컷, 새끼 낳다, 알) 瑣:자질구레할 쇄.(천할, 가루) 獵:사냥 렵.
麕:노루 균. 鹿:사슴 록. 畋:밭갈 전. 사냥할 전.
未嘗爲口腹之累飮食之訟, 虎之道豈不光明正大矣乎, 虎之食麕鹿而汝不疾乎, 虎之食馬牛而人謂讐焉,
미상위구복지루음식지송, 호지도기불광명정대의호, 호지식균록이여부질호, 호지식마우이인위수언
먹는 것으로 누를 끼치거나 음식 때문에 송사(訟事)를 한 적이 없으니, 범의 도(道)야 말로 어찌 광명정대하지 않으랴. 범이 노루나 사슴을 먹으면 너희들이 범을 미워하지 않다가도, 범이 말이나 소를 먹으면 원수라고 한다.
未嘗(맛볼 상):~한 적이 없다. 累:묶을 루. 口腹之累:입이나 배, 즉 음식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 訟:송사할 송. 豈:어찌 기.(반어) 疾:병 질.(원망하다. 미워하다.) 讐:원수 수. 焉:어찌 언.
豈非麕鹿之無恩於人而馬牛之有功於汝乎, 然而不有其乘服之勞, 戀效之誠, 日充庖廚,
기비균록지무은어인이마우지유공어여호, 연이불유기승복지로, 연효지성, 일충포주,
노루와 사슴은 사람에게 은혜를 끼치지 않지만, 말이나 소는 너희에게 공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 그러면서도 그 마소의 태워주고 일해 주는 공로와, 따르고 충성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날마다 푸줏간이 가득 차고,
效:본받을 효(드리다. 바치다.) 不有其乘服之勞, 戀效之誠:그 마소의 태워주고 일해 주는 공로와, 따르고 충성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즉 그것을 저버린다. 充:찰 충 庖:부엌 포.(요리인, 취사장) 廚:부엌 주. 庖廚:푸줏간.
角鬣不遺, 而乃復侵我之麕鹿, 使我乏食於山, 缺餉於野, 使天而平其政, 汝在所食乎所捨乎.
각렵불유, 이내부침아지균록, 사아핍식어산, 결향어야, 사천이평기정, 여재소식호소사호.
뿔과 갈기까지 남기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의 노루와 사슴도 대신 잡아가니, 우리들로 하여금 산에서 먹을 것이 없게 하고, 들에 서 끼니를 굶게 하였다. 그러니 하늘이 공평하게 처리하도록(다스리게) 한다면, 너희를 먹어야 하겠느냐? 놓아주어야 하겠느냐? 鬣:갈기 렵. 乏:가난할 핍 缺:깨질 결.(모자랄) 餉:먹일 향.(도시락, 군량) 捨:버릴 사.
박지원 *기출- 실학파. 열하일기. 현실 비판적인 한문 단편.
*1737~1805. 자는 仲美. 호는 燕巖. 「項羽本紀」를 모방,「李忠武公傳」을 지어 스승 이양천으로부터 班固와 司馬遷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극찬을 받았다.
*利用厚生을 바탕으로 하는 實事求是(실제의 일에서 이익(정의)을 구한다. 실용주의)의 학문 추구.
*『書經』의 ‘正德利用厚生’을 語順을 바꾸어 ‘利用厚生正德’을 주장. 백성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法이라면 그것이 夷狄에게서 나왔다 해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폄. 夷:오랑캐 이. 狄:오랑캐 적.
*古文體를 따르지 않고, ‘燕巖體’(발랄하고 진솔함.)를 사용. 正祖의 文體反正 운동. *文體醇正 醇:진한 술 순.
*저서로는 詩文, 雜書를 총망라한『燕巖集』이 있다.『熱河日記』속의 漢文短篇「許生傳」「兩班傳
「虎叱」「馬駔傳」 「穢德先生傳」「閔翁傳」「廣文者傳」「虞裳傳」「金神仙傳」「烈女咸陽朴氏傳」등은 國文學史上 높게 평가받고 있다.「易學大盜傳」「鳳山學者傳」은 亡失.
*농사에 관한 저술인 「課農小抄」, 하층민의 인간성과 서얼층의 신분해방을 논한「擬請蔬通蔬」등이 있다.
駔:준마 장.(거간꾼) 穢:더러울 예. 虞:헤아릴 우. 抄:노략질할 초. 擬:헤아릴 의. 蔬:푸성귀 소.
작품해설 *연암이 正祖 4년에 열하를 여행하고 돌아와서 쓴 견문록과 수상록을 모은 것이 『熱河日記』이다.
*「虎叱」은 도학자인 척하는 북곽선생과 동리자라고 하는 수절과부 사이의 私通을 그려, 당시의 양반들, 특히 삼강오륜의 도덕만을 설파하면서 실생활은 그렇지 못한 선비들의 위선적인 내면을 폭로, 풍자한 소 설로서 호랑이를 의인화하여 기발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킨 작품이다. (五) 호랑이가 사람들의 불의함을 꾸 짖는 부분. *기출-호랑이를 의인화한 소설. 諷刺기법 사용. 대표적인 부정적 인물은 북곽선생과 동리자.
*기출-양반의 비겁하고도 위선적인 행위 폭로.
p.286 檄黃巢書 檄:격문 격. 巢:집 소
崔致遠*기출-鷄林黃葉 鵠嶺靑松-새 왕조 탄생예고.
廣明 二年七月八日 諸道都統檢校太尉某告黃巢.
광명 이년 7월 8일 제도도통검교태위모고황소
광명 2년 7월 8일에, 제도도통검교태위(벼슬이름) 아무개(최치원 자신)는 황소에게 고한다.
檢:봉함 검. 尉:벼슬 위
夫守正修常曰道, 臨危制變曰權, 智者成之於順時, 愚者敗之於逆理, 然則雖百年繫命,
부수정수상왈도 임위제변왈권 지자성지어순시 우자패지어역리 연즉수백년계명
무릇 바른 것을 지키고 떳떳한 것을 닦는 것을 道라 하고, 危險한 때를 당하여 임기응변 할 줄 아는 것을 權이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때에 순응해서 일을 이루고, 어리석은 자는 이치에 역행하여 실패한다. 그러므로 비록 백년에 목숨이 매여 繫:얽을 계.(맺을, 머물) 繫留:붙들어 머물게 함. 繫辭:중국어에서 主辭와 賓辭를 맺어주는 품사. 賓:손 빈.
生死難期, 而萬事主心, 是非可辨, 今我以王師則有征無戰, 軍政則先惠後誅, 將期剋復上京,
생사난기, 이만사주심, 시비가변, 금아이왕사즉유정무전, 군정즉선혜후주, 장기극복상경,
죽고 사는 것은 기약할 수 없으나, 만사는 마음이 주가 되므로 옳고 그른 것은 가려질 수 있다.(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이제 나는 임금의 군대로서 정벌(토벌)하러 온 것이지 싸움(전쟁)하러 온 것이 아니다. 군정은 베푸는 것을 먼저 하고 베는 것을 뒤에 한다. 장차 싸움에 이겨서 서울을 회복하고,
辨:분별할 변. 征:칠 정. 今我以王師則有征無戰;너는 한낱 도적 이기 때문에 정벌만이 있을 뿐이다. 師는‘군대’, 征은 ‘정벌’, 정벌은 죄있는 자을 토벌하는 것. 戰은 국가 간의 전쟁. 황소를 치는 일은 전쟁이 될 수 없고 정벌이 될 수 밖에 없음을
강조. 軍政:왕의 다스림. 期:기약할 기. 剋:반드시 극.(급할, 이길) 剋復:국란을 평정. 原狀回復시킴. 剋減:깍아 내림.
固且敷陳大信, 敬承嘉諭, 用戢奸謀, 且汝素是遐甿, 驟爲勍寇, 偶因乘勢, 輒敢亂常,
고차부진대신, 경승가유, 용집간모, 차여소시하맹, 취위경구, 우인승세, 첩감난상,
또한 진실로 큰 신의를 펴서, 임금의 명을 공경히(떠) 받들어서 간사한 꾀를 거두어라. 또한 너는 평소 먼 시골의 백성인데 갑자기 사나운 도적이 되어 우연히 시세를 타고 감히 綱常(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신하의 도리)을 어지럽히더니, 固:굳을 고. 且:또 차. 敷:베풀 부(홑을, 펼) 敷設:깔아서 설치함. 敷衍(넘칠 연):뜻을 자세히 풀어 설명함.
敷地:어떤 용도로 쓰이는 땅. 陳:늘어놓을 진. 嘉:아름다울 가. 諭:깨우칠 유. 戢:병기감출 집.(그칠, 거둘) 戢櫜(활집 고):무기를 거두어 모아 다시 쓰지 않음. 戢羽(깃 우):새가 날개를 움츠리고 날지 않음. 奸:범할 간. 謀:꾀할 모. 遐:멀 하.(무엇) 遐福:큰 행복. 遐擧:멀리감. 고상한 행동. 甿=氓:농부 맹.(벌판) 遐甿:먼 시골의 백성. 甿庶(여러 서):논밭을 가는 백성. 驟:몰아갈 취.(달릴, 별안간) 驟步:뛰어감. 驟雨:소나기. 勍:셀 경.(강할) 勍敵(원수 적):강한 적. 寇:도적 구. 偶:짝 우.(인형. 뜻하지 아니하게) 乘:탈 승. 輒:빈번히 첩.(문득, 똑바로) 輒烈(세찰 렬):곧. 꼿꼿이 서서 움직이지 않는 모양.
*기출-“今我以王師則有征無戰”, “竊弄神器” 속뜻--황소는 죄를 범한 자로서 왕위까지 넘보고 있다.
遂乃包藏禍心, 竊弄神器, 侵凌城闕, 穢黷宮闈, 旣當罪極滔天, 必見敗深塗地,
수내포장화심, 절롱신기, 침릉성궐, 예독궁위, 기당죄극도천, 필견패심도지,
화를 끼치려는 마음을 감추고 임금의 자리를 농락하고 있고, 성과 대궐을 침략하여 능멸하며 궁궐을 더럽히고 있다. 이미 죄는 하늘을 넘쳐서 극에 달했으니 반드시 패배하여 땅에 깊이 묻힐 것이다. 藏:감출 장. 竊:좀도둑 절.(얕을, 사사로이) 竊念:혼자 깊이 생각함. 竊盜:남의 물건을 몰래 훔치는 사람. 竊位:무자격으로 자리만 차지함. 竊弄神器 :‘神器’는 임금의 자리, 祭器, 사람의 器量. 황소가 임금의 자리를 농락하고(넘보고)있다. 凌:능가할 릉.(침범하다) 闕:대궐 궐. 穢:더러울 예.(거칠, 잡초) 穢德:악덕. 穢土:더러운 국토. 이 세상. 속세. 黷:더러울 독.(자주, 검을) 黷武:함부로 싸워 무덕을 더럽힘. 黷職(벼슬 직)=瀆(도랑 독) 職 :官吏(아전 리)가 그 지위를 악용함. 闈:대궐중문 위. 闈門:궁중 왕래의 문. 옆문. 極:다할 극.
滔:물 넘쳐 흐를 도.(게으를) 滔天:큰 물이 하늘까지 덮음. 滔滔:큰 물이 흐르는 모양. 시대 조류에 따름. 塗:진흙 도.
噫唐虞已降, 苗扈弗賓, 無良無賴之徒, 不義不忠之輩, 爾曹所作, 何代而無,
희당우이강, 묘호불빈, 무량무뢰지도, 불의불충지배, 이조소작, 하대이무,
아, 요순시대(태평성대)로부터 내려오면서(역사이래로) 苗族과 扈族 따위가 복종하지 아니하였으니, 양심이 없고 무뢰한 무리와 의롭지 않고 믿을 수 없는 무리인 너희 같은 무리가 작당한 것이 어느 시대나 없었겠느냐?
噫:탄식할 희.(아!) 虞:헤아릴 우. 唐虞 :堯舜. 降:내릴 강. 항복할 항. 苗:모 묘. 扈:뒤따를 호. 호위할 호. 弗:아닐 불.
賓:손 빈. 賴:힘입을 뢰. 曹:마을 조.(무리)
遠則有劉曜王敦覬覦晉室, 近則有祿山朱泚吠噪皇家, 彼皆或手握强兵, 或身居重任,
원즉유유요왕돈기유진실, 근즉유록산주자폐조황가, 피개혹수악강병, 혹신거중임,
멀리는 劉曜와 王敦이 晉나라를 넘겨다 보았고, 가까이는 安綠山과 朱泚가 개가 짖듯 새가 지저귀듯 황실을 시끄럽게 하였다. 어떤 경우에는 모두 직접 강한 군대를 장악했고, 어떤 경우에는 몸이 중요한 지위에 있어
遠:멀 원. 曜:빛날 요. 敦:도타울 돈. 覬:넘겨다볼 기. 覦:넘겨다볼 유. 覬覦:분수에 넘치는 일을 바람. 祿:복 록.
泚:물 맑을 자. 땀 축축이 날 자(체). 泚泚然(자자연):땀나는 모양. 泚筆(체필):붓에 먹을 묻힘. 吠:짖을 폐.(땅이름)
吠蛤(개구리 합):우는 개구리. 噪:뭇새 지저귈 조. 噪音:불규칙하여 불쾌감을 주는 소리. 皇:임금 황. 握:쥘 악.(수중)
叱吒則雷奔電走, 喧呼則霧塞煙橫, 然猶暫逞奸圖, 終殲醜類, 日輸闊輾, 豈縱妖氛,
질타즉뢰분전주, 훤호즉무색연횡, 연유잠정간도, 종섬추류, 일수활전, 기종요분,
질타하면 우뢰와 번개가 달리듯 하고, 시끄럽게 떠들면 안개가 가득하고 연기가 두르는(온 세상이 막히는) 듯했다. 그러나 오히려 잠깐 동안 간사한 기도를 하다가 마침내 더러운 무리들은 섬멸되었다. 햇빛이 넓게 비치니 어찌 요망한 기운이 제멋대로 날뛰도록 두었겠으며, 叱:꾸짖을 질. 叱正:꾸짖어 바로 잡음. 叱責:꾸짖고 나무람. 吒:꾸짖을 타.(조롱할)
叱吒:소리 높여 꾸짖음. 雷:우레 뢰. 奔:달릴 분. 喧:시끄러울 훤. 呼:부를 호. 霧:안개 무. 塞:막힐 색. 변방 새.
煙:연기 연. 橫:가로 횡. 猶:오히려 유. 暫:잠시 잠. 逞:통할 정. 쾌할 정. 마음대로 할 령. 逞志(정지):제멋대로 함.
逞憾(정감)(한될 감):원한을 마음대로 갚음. 奸:간음할 간.(어지러울, 거짓) 奸邪:성질이 간교하고 품행이 올바르지 못함.
奸計:간사한 꾀. 圖:그림 도.(꾀하다) 殲:다할 섬.(멸할) 殲滅(멸망할 멸):무찔러 모두 없앰. 殲撲(칠 박):때려 부숨.
醜:추할 추. 輸:나를 수. 闊:어그러질 활.(간단할, 멀고 큰) 闊達:마음이 넓고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음. 闊步:당당한 걸음.
輾:돌아누울 전.(타작, 구를) 연자매 년. 輾轉反側(곁 측):잠잘 때 이리저리 뒤척임. 豈:어찌 기. 縱:늘어질 종.
妖:아리따울 요. 氛:기운 분.(재앙, 왕성할) 氛氣:공중의 구름이나 안개. 재앙의 전조. 氛翳(일산 예):악한 기운. 불길한 기운.
天網高懸, 必除兇族, 況汝出自閭閻之末, 起於隴畝之間, 以焚劫爲良謀, 以殺傷爲急務,
천망고현, 필제흉족, 황여출자여염지말, 기어롱무지간, 이분겁위량모, 이살상위급무,
하늘의 그물이 높이 걸려 있으니 흉한 족속들은 반드시 제거되고 말 것이다. 하물며 너는 閭閻에서 태어나 시골(밭두둑사이)에서 봉기했다. 불 지르고 겁탈하는 것을 좋은 꾀라 여기며, 살상하는 것을 급한 임무로 삼으니,
網:그물 망. 懸:매달 현. 兇:흉악할 흉. 況:하물며 황. 閭:이문 려. 閻:이문 염. 거리 염. 閭閻:평민. 평민이 사는 곳.
隴:밭두둑 롱.(언덕) 畝:밭이랑 무. 焚:불사를 분. 劫:위협할 겁.
有大愆可以擢髮, 無小善可以贖身, 不唯天下之人皆思顯戮, 抑亦地中之鬼已議陰誅,
유대건가이탁발, 무소선가이속신, 불유천하지인개사현륙, 억역지중지귀이의음주,
머리털을 하나하나 셀 정도로 죄가 많아서, 조그마한 선으로는 지은 죄를 면할 수 없다(용서해줄 만큼의 작은 선이라도 행한 바가 없다). 천하 사람이 모두 너를 죽여서 공중에 매달려고 생각을 했을 뿐만 아니라, 땅 속 귀신까지도 몰래 베어 죽이려고 의논한다. 愆:허물 건. 어기어질 건. 愆過:잘못. 愆義:도리를 어김. 擢:뽑을 탁.(이길, 앞설) 擢拔(뺄 발):발탁. 擢用:우수한 사람을 뽑어씀. 選用(가릴 선). 髮:터럭 발. 有大愆可以擢髮:‘큰 죄가 있어서 머리털을 뽑을 만하다’가 직역인데, 의역하면 죄가 많아서 그 수가 머리털을 하나하나 셀 만하다는 것이다. 贖:속바칠 속. 贖身=贖良:종의 신분을 면하여 양민이 되게 함. 不唯…抑亦…: …일 뿐만 아니라…도 역시(not only…but…) 戮:죽일 륙. 議:의논할 의.
작품해설 *이 글은 孤雲이 在唐時 高騈이란 武將의 麾下에서 書記로 종사할 때 쓴 글이다. 騈:나란히 할 병.
*신념과 자신에 넘친, 한 치의 誤差도 없는 엄정하고 위엄있는 필치로 황소의 간담을 서늘케 해, 읽다가 의자에서 떨어졌다 함. 황소의 난을 진압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함.
*<文心雕龍>의 ‘戰車나 城壁보다도 강한 檄文’ 麾:대장기 휘.(지휘하다)
p.302 愛惡箴幷序 李達衷 衷:속마음 충. 惡:악할 악. 미워할 오. 감탄 오. 惡鬼(악귀):악한 귀신. 惡鬼(오귀):무당굿에서 12거리 중 8번째의 것으로 死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하는 굿. 惡果(악과):나쁜 일에 대한 대가. 惡心(오심):토할 듯한 기분. 箴:경계할 잠. 끼울 잠. 바늘 잠. 箴規:깨우쳐서 바로잡음. 箴言:경계가 되는 말. 幷:아우를 병. 序:차례 서.
有非子造無是翁曰, 日有群議人物者, 人有人翁者, 人有不人翁者, 翁何或人於人,
유비자조무시옹왈, 일유군의인물자, 인유인옹자, 인유불인옹자, 옹하혹인어인,
유비자가 무시옹에게 찾아가 말하길 어느 날에 사람 됨됨이에 대해 평하는 무리가 있었는데, 翁을 사람답다 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翁은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답다는 말을 듣게 되고
有非子:그릇됨이 있는 사람. 잘못하는 사람. 글을 짓기 위해서 편의상 만들어낸 假想的 人物. 是:옳을 시. 翁:아비 옹. (늙은이, 훨훨 날) 翁姑:시부와 시모. 翁壻(사위 서):장인과 사위. 翁主:王의 庶女. 無是翁:올바름이 없는 늙은이. 잘하는 것이 없는 사람. 作文을 위해 일부러 만든 人物. 群:무리 군. 人有人翁者 : ‘사람 중에는 翁(상대편)을 사람답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앞의 ‘인’은 명사로, 일반적인 ‘사람’이나 ‘남’을 뜻함. 뒤의 ‘人’은 형용사로 ‘사람답다’의 뜻이 된다.
或不人於人乎, 翁聞而解之曰, 人人吾 吾不喜. 人不人吾, 吾不懼,
혹불인어인호, 옹문이해지왈, 인인오, 오불희. 인불인오, 오불구,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답지 못하다고 듣습니까? 翁이 듣고서 해명해서 말하길 남들이 나를 사람답다고 해도 나는 기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나를 사람답지 못하다 해도 나는 두렵지 않다. 懼:두려워 할 구.(위태로울, 협박할) 懼然:두려워하는 모양 悚懼(송구스러울 송):두렵고 거북함.
人人吾 五不喜:남이 나를 사람답다고 해도 나는 기뻐하지 않는다.
不如其人人吾而其不人不人吾, 吾且未知, 人吾之人何人也, 不人吾之人何人也,
불여기인인오이기불인불인오, 오차미지, 인오지인하인야, 불인오지인하인야,
그 사람다운 사람이 나를 사람답다고 하고 그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는 것만 못하다.
나는 알 수가 없다. 나를 사람답다고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를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不如… :…만 못하다. 其人人吾:그 사람다운 사람이 나를 사람답다고 한다.
人而人吾則可喜也, 不人而不人吾則亦可喜也, 人而不人吾則可懼也, 不人而人吾則亦可懼也,
인이인오즉가희야, 불인이불인오즉역가희야, 인이불인오즉가구야, 불인이인오즉역가구야,
사람다운 사람이 나를 사람답다 하면 그것은 기쁜 일이고,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 나를 사람답지 못하다 해도 기쁜 일이다. 사람다운 사람이 나를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면 그것은 두려운 일이고,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 나를 사람답다고 하는 것 역시 두려운 일이다.
喜與懼當審其人吾不人吾之人之人不人如可耳, 故曰惟仁人爲能愛人, 能惡人,
희여구당심기인오불인오지인지인불인여가이, 고왈유인인위능애인, 능오인,
기쁜 하고 두려워하는 일은 마땅히 나를 사람답다고 하고 (또)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 사람답지 못한 사람(인가)의 여부를 잘 따져서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말하기를 오직 어진 사람이라야 사람들을 능히 사랑할 수 있고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 *기출-기뻐하거나 두려워하거나 하는 것은 마땅히 나를 사람답다고 하는 사람과 사람 답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사람다운지 사람답지 않은지 여부를 살피고 할 것이다.
*기출-사람이란 좋은 사람은 사랑하지만 나쁜 사람은 미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審:살필 심. 喜與懼當審…:기뻐하고 두려워하는 일은 마땅히 …을 살피고 할 것이다.
其人吾不人吾 +之人:그 나를 사람답다 하고 나를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는+사람. 之人不人:사람다운 사람, 사람답지 못한 사람. 惟仁人爲能愛人, 能惡人:‘오직 어진 사람이라야 남을 능히 사랑할 수 있고 남을 미워할 수도 있다.’ 『大學』에 나오는 구절. 사람이 나쁘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착하기만 한 사람도 문제가 된다는 뜻. 惡을 결코 용납지 않는 사람이라 야 正義를 세울 수 있고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말. 『論語』의 里仁編 - ‘唯人子能好人 能惡人’
其人吾之人仁人乎, 不人吾之人仁人乎, 有非子笑而退, 無是翁因作箴以自警,
기인오지인인인호, 불인오지인인인호, 유비자소이퇴, 무시옹인작잠이자경,
나를 사람답다고 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인가, 나를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인가, 유비자가 웃으면서 물러갔다. 무시옹이 잠언을 지어서 스스로 경계를 삼았다. 警:경계할 경.(놀랄, 깨울) 警覺. 警告. 警護.
箴曰, 子都之姣, 疇不爲美, 易牙所調, 疇不爲旨, 好惡紛然, 盍求諸己.
잠왈, 자도지교, 주불위미, 역아소조, 주불위지, 호악분연, 합구제기.
경계에 이르기를 자도의 아름다움을 누가 아름답다 하지 않았는가?(자도를 보고 누가 미남이라 하지 않았는가?) 역아의 음식(요리)을 누가 맛이 없다고 하였는가? 좋고 나쁜 것이 일정하지 않으니 어찌 나에게서 구하지 않겠는가? (내 탓으로 돌리겠다 )
姣:예쁠 교. 슬기로울 효. 음란할 효. 姣好(교호):얼굴이 아름다움. 姣姣(교교):슬기로운 모양. 疇:밭두둑 주.(무리, 누구) 疇壟(주롱):밭. 疇類:같은 무리. 疇昔:전날.前日. 範疇(범주):사물의 범위를 분류함에 있어 더 이상 일반화할 수 없는 기본적인 최고의 유개념. 易:바꿀 역. 牙:어금니 아. 調:고를 조. 旨:맛있을 지. 紛:어지러울 분. 紛然:어지러운 모양. 사물이 뒤섞인 모양. 여기서는 ‘일정하지 않은 모양’ 盍:덮을 합. 합할 합. ‘何不’의 合音字(어찌 …하지 않느냐). 盍反基本:어찌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盍已乎:어찌 그만두지 않는가. 諸:모든 제. 두꺼비 저. ‘之於’ 또는 ‘之乎’의 合音字. 諸君. 諸侯. 諸子百家 :春秋시대 많은 학자, 학파 또는 그들의 저술. 盍求諸己:어찌 자기에게서 구하지 않겠는가.
이달충 *고려 공민왕 때의 문신. 자는 止中. 호는 霽亭. 신돈 被殺 후 지은「辛旽二首」가 유명.
*李齊賢이 그의 詩文을 칭찬. 『東文選』에 수십 편의 글이 전한다. 文集으로『霽亭集』이 있다.
霽:갤 제. 被:이불 피. 旽:밝을 돈.
작품해설 *사람에 대한 평가는 평가 받는 사람이 어떠한가에 기준을 두는 것이 아니고 평가하는 사람에 기준 을 두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다운 사람이 사람답다고 평가할 때 좋아할 것이지, 사람답지 못한 사람 이 사람답다고 평가한다면 그것은 좋아할 일이 못된다고 함. 人物評價의 방법의 한 卓見을 제시.
*기출-작가의 행적에서 보이는 의기가 이 글에도 담겨있다. 卓:높을 탁.
p.316 漢祖不錄紀信論
張維
事之大不近於人情者. 自非忍心逆理拂人之性. 然而爲之者. 是必有深情隱旨. 而人未之知也.
사지대불근어인정자. 자비인심역리불인지성. 연이위지자. 시필유심정은지. 이인미지지야.
일을 처리한 것이 인정에 크게 가깝지 않은 것은(인정대로 처리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치를 거스르고 사람의 본성을 어기는 것이 아닌데도(일을 처리한 게 인정과는 거리가 먼데도) 그렇게 한 것은 반드시 깊은 뜻과 숨은 뜻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大不近:크게 가깝지 않다. 事之大不近於人情者:일(을 처리한 것)이 인정에 크게 가깝지 않은 경우. 忍心:모진 마음, 잔혹한 마음, 참는 마음.
自非忍心逆理拂人之性:스스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치를 거스르고 사람의 본성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拂:털 불.(치켜올리다.) 人未之知也 :語順이 倒置됨. 정치하면 人未知之也. 남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詩不云乎. 無言不酬. 無德不報. 匹夫之於恩怨. 一飯睚眦猶思必報. 况以英雄之資.
시불운호. 무언불수. 무덕불보. 필부지어은원. 일반애자유사필보. 황이영웅지자.
시(경)에 이르기를, 말이란 것은 복수를 안 받음이(받지 않는 것이) 없고 (남에게 나쁘게 말한 것은 복수를 당하게 된다.) 덕을 베풀었다면 반드시 보답을 받게 된다. (나쁜 말은 어디서든 복수를 받고 덕을 베풀면 복이 돌아온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은혜와 원망은 밥 한 숟가락(의 은혜)와 눈 흘김(의 원망)도 반드시 갚을 것을 생각한다. 하물며 영웅의 자질을 가진 사람인데
酬:갚을 수.(응대할, 후할) 酬價:값을 치름. 酬작:말을 주고받음. 술잔을 주고받음. 酬和:시문을 지어 서로 응답함. *기출-無言不酬. 無德不報:한고조를 비판한 내용을 가장 잘 함축한 구절. 말이 복수를 하지 않음이 없고 덕이 보은을 하지 않음이 없다. 匹:짝 필. 飯:밥 반. 睚:눈초리 애.(쳐다볼, 노려볼) 眦:눈초리 제. 흘겨볼 자.
睚眦(애자):눈을 흘겨봄. 睚眦之怨:약간의 원한. 資:재물 자.
據萬乘之奠. 操賞罰之柄. 乃獨於活己之德殉主之節. 功存乎社稷者. 顧忽焉無尺寸之報.
거만승지전. 조상벌지병. 내독어활기지덕순주지절. 공존호사직자. 고홀언무척촌지보.
천자의 높은 자리에 올라, 상과 벌을 내리는 권한을 쥐고서, 자기를 살리는 덕, 임금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절개, 나라가 존속되게 한 공이 있는 사람에게, 도리어 소홀히 하여 조그마한 보답도 하지 않았다.
據:의거할 거. 萬乘:수레 1만 대. 그것을 낼 수 있는 큰 나라. 그런 나라의 天子. 據萬乘之奠 :천자의 높은 자리. 操:잡을 조.
柄:자루 병.(권세) 殉:따라 죽을 순. 稷:기장 직. 社稷:나라 또는 조정. 顧:돌아볼 고.(생각할, 찾을, 도리어) 顧客:단골손님.
顧眄(애꾸눈 면):사방을 둘러봄. 回顧:되돌아봄. 尺寸:한자 한치. 매우 작음. 보잘것 없음.
顧忽焉無尺寸之報 :도리어 소홀히 하여 조그마한 보답도 하지 않았다.
若漢高之於紀信. 此果於人情近乎. 苟能鉤深闡微. 直得其肺腑. 則高帝之不封信.
약한고지어기신. 차과어인정근호. 구능구심천미. 직득기폐부. 즉고제지불봉신.
한고조가 기신에게 한 것은, 이것은 인정에 가까운 것인가? 진실로 (마음의) 깊은 곳을 찾아보고 은미한 뜻을 밝혀, 가슴속 깊은 데를 얻어 보면(캐보면) 한고조가 기신을 봉하지 않은 것은 封:봉할 봉.
‘之’와 ‘於’는 서로 대조적인 사물 사이에 쓰이는데, ‘之於’의 앞부분은 주어, 뒷부분은 목적어. …에게,…에 대하여,…대한.
苟:진실로 구. 鉤:갈고리 구.(찾아내다) 鉤距(떨어질 거):미늘. 갈고리로 걸어 물건을 끌어당기듯이, 사람을 함정에 빠뜨려 벗어날 수 없게 하여 깊이 그 사정을 찾는 일. 鉤餌(먹이 이):미끼. 낚시밥. 鉤章棘句:매우 읽기 어려운 문장. 棘:가시 극.
闡:열 천(밝히다) 苟能鉤深闡微:진실로 (마음의) 깊은 곳을 찾아보고 은미한 뜻을 밝히다. 隱微:희미하여 나타나지 않음.
肺:허파 폐.(마음, 붉은) 肺結核. 腑:장부 부.(마음속) 腑臟(오장 장):내장의 총칭.五臟六腑 肺腑:폐장. 마음속. 긴요한 곳.
非忘而負之也. 盖慚而諱之. 不欲擧其事焉耳. 嗟乎. 滎陽之圍急矣. 未有信之誑楚.
비망이부지야. 개참이휘지. 불욕거기사언이. 차호. 형양지위급의. 미유신지광초.
잊어버리고 저버린 것이 아니다. 대체로 부끄러워하고 그것을 숨기고 그 일을 거론(들춰내)하고자 아니하였을 따름이다. 아! 형량에서 포위당해 급할 때, 기신이 초나라를 속인 일이 아니었으면
*기출-한고조가 자기 생명을 위기에서 구해준 기신을 표창하지 않은 이유-- 盖慚而諱之 不欲擧其事焉耳
*기출-盖慚而諱之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사성어--紀信誑楚
負:질 부.(짐지다. 저버리다) 非忘而負之也:잊어버리고 저버린 것이 아니다. 盖:덮을 개. 모두 개. 어찌 하니할 합(何+不).
蓋棺事定:사람은 죽은 다음에라야 평가를 내릴 수 있음. 蓋世:세상을 뒤덮을 만함. 蓋然性. 慚:부끄러워할 참. 慚愧. 慚忿.
諱:꺼릴 휘. 죽은 사람 또는 높은 사람 이름 휘. 제삿날 휘. 諱名:이름 부르기를 꺼림. 諱言:꺼려 삼가야 할 말. 충고나 간언을 꺼림. 諱之祕之:흐지브지의 원말. 嗟:탄식할 차. 嗟乎:감탄. 아!. 滎:실개천 형.(못이름, 물결일) 圍:둘레 위.(둘러싸다)
誑:속일 광. 호릴 광. 誑誘:남을 속여 꾐. 誑惑:거짓말을 하여 미혹케 함.
則高帝無能脫虎口矣. 信死而後高帝全. 高帝全而後漢得爲漢. 不然. 雖有良平信布百千輩.
즉고제무능탈호구의. 신사이후고제전. 고제전이후한득위한. 불연. 수유량평신포백천배.
고조는 능히 호랑이 입을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신이 아니었더라면 초나라 군사에 잡혀 죽었을 것이다.) 기신이 죽은 이후라야 고조가 온전할 수 있었고, 고조가 온전한 이후라야 한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비록 장량, 진평, 한신, 경포 등 (한고조의 부하들이) 백 천이 있었다 하더라도
其能辦天下乎. 然則信之功烈. 漢家萬世. 不可忘者. 三傑亦當遜其下矣. 天下旣定. 大封功臣.
기능판천하호. 연즉신지공렬. 한가만세. 불가망자. 삼걸역당손기하의. 천하기정. 대봉공신.
천하를 주관하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그런 즉 기신의 공로는 한나라에 있어서 만세 동안 잊을 수가 없다. 삼걸도 마땅히 기신의 아래로 양보해야 한다. 천하가 안정이 되어 (한고조가 항우를 물리치고 통일을 이룬 후) 크게 공신들을 봉했고
辦:힘쓸 판(갖출, 주관할) 傑:뛰어날 걸. 三傑:한나라를 세우는데 一等功臣인 張良, 簫何(퉁소 소), 韓信. 旣:이미 기. 遜:겸손할 손(양보할, 뒤떨어질). 遜辭:핑계. 三傑亦當遜其下矣 :三傑도 또한 마땅히 그(紀信) 아래로 양보해야 할 것이다.
一戰之勞. 一畫之奇. 靡有不錄. 鄂千秋魏無知之屬. 至以一言取封爵. 山河之盟. 丹鐵之券.
일전지로. 일획지기. 미유불록. 악천추위무지지속. 지이일언취봉작. 산하지맹. 단철지권.
한번 싸운 공로도 표창을 하고 한번의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도 녹을 하지 않음이 없었다(전부 녹을 주었다).
별로 공이 없는 사람, 한마디로서 봉작을 취하게 되었다. 산과 강을 상대로 한 맹세와 철에 붉게 글씨를 쓴 것이
靡:없을 미(사치할,흐트러질) 靡室靡家:가난하여 거처할 집이 없음.靡麗:화려하고 사치스러움. 靡盡:죄다 망함.모두 멸망시킴.
鄂:땅이름 악(나타날 악, 이마) 鄂鄂:엄격하게 말하는 모양. 기탄없이 직언하는 모양. 말 많은 모양. 屬:엮을 속.무리 속.
鄂千秋魏無知之屬:별로 공이 없는 사람. 爵:벼슬 작(봉할, 술잔) 盟:맹세할 맹. 山河之盟 :黃河가 띠같이 가늘게 되고 泰山이 숫돌같이 작게 될 때까지 나라가 길이 안정되어 자손에게까지 미치게 하자는 封爵의 맹세. 丹鐵之券:철판에 붉은 글씨를 새겨 영원히 지워지지 않게 하여 한고조가 공신들에게 下賜(줄 사)한 것인데, 이것을 가지고 있으면 그 후손도 영원히 죄를 면할 수 있다는 것.
輝映一世. 而信之奇功大節. 獨泯泯無稱. 褒恤之恩. 不及於泉壤. 錫賚之典. 不沾於苗裔.
휘영일세. 이신지기공대절. 독민민무칭. 포휼지은. 불급어천양. 석뢰지전. 불첨어묘예.
일세에 빛나는 데 기신의 특별한 공과 큰 절개는 유독 빠뜨리고 아무도 일컫지 않는다. 포상하고 불쌍히 여기는 은혜가 무덤에 미치지 못했다.(사후 포상을 하지 않음) 후손에게도 포상이 없어서 후손들에게 은혜가 젖지 않았다.
輝:빛날 휘. 映:비출 영. 泯:빠질 민(꺼질, 어둘) 泯滅:형체가 아주 없어짐. 褒:칭찬하고 권장할 포(도포)
褒貶(떨어뜨릴 폄):칭찬과 나무람. 恤:구휼할 휼(동정하다) 壤:흙 양. 泉壤:땅속. 錫:주석 석(주다, 하사한 재물)
賚:줄 뢰. 賚賜=賚賜 :아랫사람에게 내려줌. 또는 그런 물건. 沾:젖을 첨(절일, 경박할) 苗:싹 묘(무리, 이을)
裔:후손 예. 苗裔 :子孫
則斯事也. 何能無後世議哉. 夫高帝素稱不吝賞功. 其於恩怨. 尤鑿鑿如也.
즉사사야. 하능무후세의재. 부고제소칭불린상공. 기어은원. 우착착여야.
즉 이 일이라는 것은 어찌 능히 후세에서 의논이 없겠는가? 무릇 고제는 원래는 상을 내리는 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라 일컬어진다. 은혜와 원한에 대해 또한 분명히 하였다.
斯:이 사. 吝:한스러울 린. 인색할 린. 尤:더욱 우(특히). 鑿:뚫을 착(깍을). 구멍 조. 鑿鑿:말이 조리에 닿음. 분명한 모양.
尤鑿鑿如也 :또한 분명히 하였다.
不如仲力之誚. 至發於上壽之日. 丘嫂轑羹之憾. 竟形於封姪之號.
불여중력지초. 지발어상수지일. 구수로갱지감. 경형어봉질지호.
아버지가 중형(둘째형)만큼 일도 못하고 뭐하느냐하고 꾸짖은 적이 있는데 아버지에게 헌수하는 날 그 일을 끄집어내 어 ‘아버지 내가 중형만 못합니까?“ 하고 말한 적이 있고 형수가 밥을 주면서 국을 안 주니 꽁 하고 있다가 형수의 자 식들에게 벼슬을 하나도 주지 않는 등 영웅이 꼼꼼하게 분풀이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형수 아들(조카) 호를 다 는데 나타나서 ’솥을 긁는 제후‘ 라는 호를 주어 제후로 삼았다.
誚:꾸짖을 초. 誚讓(사양할 양):꾸짖어 나무람. 不如仲力之誚:고조가 젊었을 시절 그 아버지가 다음처럼 꾸짖은 일이 있다고 한다. “너는 無賴한 사람으로서 治産을 못하니 너의 仲兄이 가산에 힘쓰도록 하는 것이 낫겠다.” 이 말을 고조는 잊지 않고 있다가, 고조 9년에 未央宮을 준공하고 주연을 베푼 자리에서, 그 아버지께 술을 올리며, “전에 아버지께서 제게 仲兄보다 治産을 못한다고 꾸짖으셨는데, 이제 저의 이룬 바가 중형과 비료하여 누가 더 낫습니까?”라고 했다는 것을 말한다. 壽:목숨 수. 上壽:=獻壽. (환갑 잔치 따위에서) 장수를 비는 뜻으로 술잔을 올림. 丘:언덕 구. 嫂:형수 수. 제수 수.
丘嫂:맏형수 또는 과부 형수. 轑:긁을 로. 바퀴살 로. 태울 료. 羹:국 갱. 땅이름 갱. 羹粥:죽과 국. 羹獻:개, 개고기를 제수로 신에 게 올릴 때의 일컬음. 憾원한 감. 憾怨 :원망함. 遺憾:언짢게 여기는 마음. 丘嫂轑羹之憾 :고조가 어려웠던 시절, 과부였던 맏 형수 집에 드나들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밥을 얻어먹었다고 한다. 이를 맏형수는 싫어하여, 하루는 고조가 국을 달라고 하 는데도 없다고 하였다 한다. 그러나 고조가 나중에 국솥을 열어 보니 국이 있어서 형수를 원망하였다. 그 후 고조가 와이 되어 형제들을 다 封해 줄 때 맏형수의 아들은 제외했다. 아버지의 권면도 듣지 않고 있다가 그 아들에게 이름붙이기를 ‘羹頡侯(갱힐후:국솥을 긁은 제후)’라고 했다는 사실을 말한다. 竟:다할 경. 姪:조카 질.
장유 *1587~1638. 자는 持國. 호는 谿谷, 黙所. 金長生의 제자. 효종의 外舅. 持:가질 지. 舅:시아비 구(외삼촌)
*和戰派로 「三田渡汗碑」의 비문을 써서 세상의 비난을 받음.
*詩文이 뛰어남. 金昌協은, “尤菴은 계곡의 문장을 지극히 추대하여 동방 제일이라고 하였으니…계곡의 문장은 …우리 동방의 대가에 해당한다.”(『農巖集』 卷三十四 雜職)라고 평했고, 李恒福도 “장유의 문장과 덕행은 비 록 孔子의 문하에 둔다 하더라도 顔淵이나 閔子헌에게 손색이 없을 것이다.(『燃黎室記述』卷二十八 張維)라 극찬 함. 漢文四大家의 1인으로 그 중에서도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燃:사를 연. 黎:검을 려.
*스스로 金富軾·徐居正 등의 官學者를 승계했다고 하면서도 性理學 등 儒學을 비판함.
*文集으로 『谿谷集』,『谿谷漫筆』이 있다.
*漢文四大家-계택상월(장유-계곡, 이식-택당, 신흠-상촌, 이정구-월사)
작품해설 *이 글은 지은이의 儒家的 傳統意識과 그 가치관을 잘 반영한 것으로 논리가 빼어남.
*한을 세운 고조가 천하를 통일하기 전, 項羽와 싸울 때, 궁지에 몰렸을 때 紀信이 죽음으로써 자신을 구 했으나 천하를 통일하고 論功行賞 때 기신을 뺀 사실을 장유는 논리정연하게 그 부당성을 지적했다. 보편 적인 人性에 비추어 英雄의 자질로서 그릇되었다는 것이다.
p.343 韓國痛史緖言 痛:아플 통. 緖:실마리 서.
朴殷植
大陸之元氣, 東走於海, 而極於白頭山, 北開遼野, 南爲韓半島. 韓健國於唐堯之世,
대륙지원기, 동주어해, 이극어백두산, 북개요야, 남위한반도, 한건국어당요지세,
대륙의 으뜸가는 기운이 동쪽으로 달려서 바다에 이르고(동해에 이르고), 극에는 백두산에 달하며, 북쪽으로 요 벌판을 열고, 남쪽으로는 한반도를 이루었다. 한국은 중국 요순시대에 나라가 세워졌다. 遼:멀 료.
唐堯:옛 聖皇인 요임금. 方勳이라고도 함. 帝嚳(제곡:중국 전설상의 제왕)의 次子. 처음에 陶에 봉함을 받았다가 후에 唐으로 옮겼으므로 陶唐氏라고도 일컬으며 호는 堯라고 함. 아들 丹朱가 불초하여 순임금에게 왕위를 전해 주었다.
人文夙開, 其民篤於倫理. 天下以君子之國秤之, 而歷史綿綿乎四千三百餘年矣.
인문숙개, 기민독어윤리. 천하이군자지국칭지, 이력사면면호사천삼백여년의.
인문은 일찍이 열렸고, 백성들은 윤리를 돈독히 했다. 천하는 이(우리) 나라를 군자의 나라로 일컬었으며, 역사는 길게 끊이지 않아, 사천삼백여년을 지켜왔다. 夙:일찍 숙. 篤:도타울 독. 秤:稱의 俗子. 일컬을 칭. 綿:이어질 면.
綿綿:죽 연이어 끊이지 않는 모양. 세밀한 모양. 가느다란 모양.
嗚呼! 昔日之文化, 波及於極東三島, 彼之飮食衣服宮室, 出於我矣, 宗敎與學術, 出於我矣.
오호! 석일지문화, 파급어극동삼도, 피지음식의복궁실, 출어아의, 종교여학술, 출어아의.
아! 옛날의 문화는 동쪽 끝 삼도(일본)에 까지 파급되어, 저들의 음식, 의복, 궁실 등 모든 문화가 우리로부터 나왔고, 종교 학술 학문등도 우리에게서 나왔다.
故彼嘗師之矣, 而今奈奴之耶? 余生丁陽九, 慟纏黍離, 旣不能死, 遂逃之以庚戌歲某月日,
고피상사지의, 이금내노지야? 여생정양구, 통전서리, 기불능사, 수도지이경술세모월일,
(그런 이유로) 저들은 일찍이 (우리를) 스승으로 받들었는데 지금은 어찌하여 노예가 되었는가? 나는 나라가 재앙에 빠져있을 때, 태어나 인간의 영고성쇠가 무상함을(나라가 망한 것을 ) 통곡하다가 죽지를 못했고, 경술년 모월 모일에 도망을 갔다.
嘗:맛볼 상(일찍이). 慟:서럽게 울 통. 纏:얽힐 전(묶을, 새끼줄) 纏足:피륙으로 발을 감아서 작게 만드는 중국 부인의 풍속. 발.
黍:기장 서. 黍離 :黍離之歎. 나라가 망하고 종묘와 궁전이 없어져 그 터가 기장밭이 되었다는 탄식. 곧 세상의 영고성쇠가 무성함을 탄식하는 것. 逃:달아날 도.
朝辭漢京夕濟鴨水, 更溯北岸而上, 望慰禮城而止焉.
조사한경석제압수, 경소북안이상, 망위례성이지언.
아침에 서울을 떠나, 저녁엔 압록강을 건넜다. 다시 북쪽 언덕으로 거슬러 올라가, 위례성을 바라보며I(내려다보며) 거기서 그쳤다.(멈췄다.) 辭:말 사. 濟:건널 제. 鴨:오리 압. 遡:거슬러 올라갈 소. 岸:언덕 안. 望:바랄 망. 慰:위로할 위.
俛仰今古, 曠感異常, 低回依戀, 久不能去, 而異域逋蹤, 對人增慚, 街童市卒,
부앙금고, 광감이상, 저회의연, 구불능거, 이이역포종, 대인증참, 가동시졸
고금을 생각하니, 밝은 감회가 이상하여, 고개를 낮추고 생각에 잠겨 떠날 수가 없었다. 다른 땅(외국)으로 도망을 해서, 다른 사람들을 대하자니 슬픔이 점점 더해지고, 길거리 어린아이들과 거리의 사람들이,
俛:숙일 부.(고개를 숙임). 힘쓸 면. 俛首(부수):고개를 숙임. 仰:우러를 앙. 俛仰:굽어봄과 우러러봄.
曠:빌 광(공허함). 밝을 광. 비울 광. 헛되이 지낼 광(허송함). 넓을 광. 멀 광. 低:밑 저.
回:돌 회. 依:의지할 의. 逋:달아날 포. 蹤:자취 종. 뒤따를 종. 蹤迹. 慚:부끄러울 참. 卒:군사 졸(무리).
擧若詈余以亡國奴者. 天地雖大, 負此安歸? 時渾河秋暮, 蓬斷草枯, 猿哀鵂啼,
거약리여이망국노자. 천지수대, 부차안귀 시혼하추모, 봉단초고, 원애휴제,
나를 나라를 잃어버린 노예라고 꾸짖는 것 같았다. 천지가 비록 크더라도 이런 부담을 짊어지고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때로 혼하의 가을이 저물게 되면 초목이 꺾이고 풀들이 시들고 원숭이는 슬퍼하고 부엉이가 운다.
詈:꾸짖을 리(매도할, 빗대어 욕할). 安:어조사. 무엇, 어디, 어떻게. 渾:흐릴 혼 蓬:쑥 봉. 초목 무성할 봉. 枯:마를 고.
猿:원숭이 원. 鵂:수리부엉이 휴. 啼:울 제.
以余之哭辭松楸桑梓, 淚尙未乾, 而有此觸目添悲, 尤何以堪? 瞻望故國, 雲烟縹緲,
이여지곡사송추상재, 누상미건, 이유차촉목첨비, 우하이감 첨망고국, 운연표묘,
나도 울면서 고향을 떠나왔고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 이를 눈으로 보니(생각하니) 슬픔이 더해지니 어찌 참을 수 있겠는 가? 멀리 우러러 고국을 바라보니 구름과 연기가 아득히 떠있다.
哭:울 곡. 楸:개오동나무 추. 桑:뽕나무 상. 梓:가래나무 재. 淚:눈물 루. 尙:오히려 상. 乾:하늘 건. 觸:닿을 촉.
添:더할 첨. 悲:슬플 비. 堪:견딜 감. 瞻:볼 첨. 烟:연기 연. 縹:옥색 표(휘날릴). 緲:아득할 묘.
縹緲:멀어서 분명하지 아니한 모양. 아득한 모양.
佳哉! 山川. 吾祖宅之, 蔚乎森林, 吾祖植之, 膴原沃壤, 吾祖耕之, 金銀銅鐵, 吾祖採之,
가재! 산천. 오조택지, 위호삼림, 오조식지, 무원옥양, 오조경지, 금은동철, 오조채지,
아름답도다! 산천이여. 우리 조상이 살던 곳이여, 울창하구나 산림이여, 우리 조상들이 심은 것이여, 아름답고 기름진 우리 땅(국 토)여, 우리 조상들이 경작한 곳이여. 금과 은과 구리와 쇠, 우리 조상들이 채취한 것이다.
宅:집 택. 蔚:풀이름 울. 성할 위. 膴:아름다울 무(땅이 기름져서 아름다운 모양). 두터울 무. 포 무(뼈없는 건육. 크게 벤 고기). 법 무. 沃:기름질 옥. 壤:흙 양. 採:캘 채.
家畜川魚, 吾祖養之. 宮室以避燥濕, 衣冠以別禽獸, 器皿以資利用, 禮樂刑政以造文明,
가축천어, 오조양지. 궁실이피조습, 의관이별금수, 기명이자이용, 예악형정이조문명,
가축들과 물고기들, 우리 조상이 길렀다. 궁실로서 건조하고 습한 것을 피했고(햇빛과 비를 피해서), 의관으로 짐승과 구별을 하 고, 그릇을 가지고 생활에 이용하는 재료로 삼았다. 예와 음악과 형벌, 다스림으로 우리의 문명을 창조해 나갔으니
避:피할 피. 燥:마를 조. 濕:축축할 습. 禽:날짐승 금. 獸:짐승 수. 皿:그릇 명.
皆吾祖之手澤也. 夫吾祖竭其無限之腦之血之汗, 而貽我子孫生産敎育之具者, 備焉.
개오조지수택야. 부오조갈기무한지뇌지혈지한, 이이아자손생산교육지구자, 비언.
모두가 우리 조상의 손때가 묻은 것이다. 무릇 우리 조상들은 무한한 정신을 쏟고, 피와 땀이 나도록 다했으며(힘썼으며), 우리 들의 자손들에게 생산하고 교육하는 도구로서 끼쳐 주었다. 다 갖추게 함으로써
手澤:손때. 竭:다할 갈. 腦:뇌 뇌. 汗:땀 한. 貽:끼칠 이. 備:갖출 비. 焉:어찌 언.
用克世世傳守, 以厚吾生, 以正吾德, 流의涕於長遠, 奈何一朝被他族之豪奪, 而糊口四方,
용극세세전수, 이후오생, 이정오덕, 유의체어장원, 내하일조피타족지호탈, 이호구사방,
세세에 걸쳐 전수하도록 만들었다. 우리의 생을 두텁게 했고 우리의 덕을 바르게 하였으며 (흘러서 쌓이도록 길고 멀리) 후손들 에게 개명하게 했다.(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했고 우리 덕이 오래오래 쌓이도록 하였다.)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저들이 다른 민족 을 무자비하게 빼앗는 것인가,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면서 거리(사방)를 다녀야 하고
厚:두터울 후. ○:흴 의(눈·,서리 같은 것이 흰 모양). 涕:눈물 체. 被:이불 피(미치다, 달하다). 豪:호걸 호. 奪:빼앗을 탈. 糊:풀 호.
顚沛流離, 不堪其苦, 亦將滔滅絶之患耶?
전패류리, 불감기고, 역장도멸절지환야
엎어지고 자빠지면서 떠돌아 다니는 것을 견딜 수 없게 되었으니 또한 장차 멸절의 환란을 겪게 되는 것 아닌가?
顚:정수리 전(넘어지다). 沛:늪 패. 顚沛:엎드러지고 자빠지고 함. 꺾임. 좌절함. 滔:물넘칠 도(그득할).
滔滔:물이 흘러 넘치는 모양.
且夫世之强暴者, 日以侵呑弱國, 淘汰孱種爲事, 受其慘毒者比比, 而莫吾韓若矣.
차부세지강폭자, 일이침탄약국, 도태잔종위사, 수기참독자비비, 이막오한약의.
또한 세상에 강폭한 자들이 날로 약국을 침략해서 삼켜 버리고, 약한 종족을 도태시키는 것을 일로 삼아, 참혹한 독을 받 아 들여 아주 흔하게 하니 우리 한국처럼 당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침략이 흔하지만 우리 한국과 같은 경우는 없을 것이 다.) 呑:삼킬 탄. 淘:일 도(씻다). 汰:사치할 태.
淘汰:물로 일어서 못쓸 것을 가려냄. 많은 것 가운데에서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가려내어 버림. 깨끗이 씻음.
孱:잔약할 잔(나약할). 孱弱:잔약함. 나약함. 慘:참혹할 참. 比“견줄 비. 比比:자주. 빈번히.
以古今亡國, 而比例之, 瑞典之與那威奧太利之與匈牙利, 均謂之合邦,
이고금망국, 이비예지, 서전지여나위오태리지여흉아리, 균위지합방,
옛날로부터 나라가 망한 것은 비유해서 예를 들자면 스웨덴은 노르웨이와 더불어, 오스트리아는 헝가리와 더불어 합방을 하지 않았는가. 例:법식 례(보기). 瑞:상서 서. 瑞典:스웨덴. 那:어찌 나. 那威:노르웨이. 奧:속 오.
奧太利:오스트리아. 匈:오랑캐 흉. 匈牙利:헝가리.
而其民族之待遇, 無等級之懸也, 韓人有是乎?
이기민족지대우, 무등급지현야, 한인유시호?
그런데 민족을 대함에 있어 아무런 차등을 두지 않았는데 한국인들은 이러한 차별이 있는가?
均:고를 균. 待:기다릴 대. 遇:만날 우. 懸:매달 현.
박은식 *1859~1925. 한말의 민족사학자, 독립운동가. 본관은 밀양, 자는 聖七, 호는 謙谷, 白巖, 太白狂奴.
*『東明聖王實記』,『渤海太祖建國誌』,『韓國痛史』등 저작을 남김.
謙:겸손할 겸. 渤:바다 이름 발. 痛:아플 통.
작품해설 *망국의 통한을 정신사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전편에 드러나 있다. 『韓國痛史』는 1915년 상해에서 출간.
*이 책의 서술 범위는 1864~1911까지의 약 50년. 역사 서술의 체재에서 보면 단편저인 사건중심.
*사건 뒤에 논평과 按設을 붙이는 서술방식에서 그의 역사 서술 의식을 엿볼 수 있다. 按:누를 안(살필)
*이 글의 한문 문장은 古文이 아니며, ‘補筆(서화나 문장 등에, 더 써 넣거나 그려 넣거나 함.)’이라는 당시 의 산문 스타일이다. 補:기울 보(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