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중국 전문가 "중국은 북한을 침공해야한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칼럼에서 주장... 동북공정 목적과 일치? 김태경(gauzari) 기자
▲ 지난 6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브루스 길리의 글
지난 6일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미국의 중국 전문가 브루스 길리는 "북한의 핵개발은 전 세계에 위협이 되며 인권문제도 심각하다"면서 "중국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북한을 침공해 과도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아시아 우방국들은 중국의 작전에 외교적 지원과 병참 지원을 해야하며 유엔은 합법적인 지지를 보내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은 중국의 침공을 더 정의로운 국내 정치로 가기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리는 북한이 아닌 중국 전문가이고 이번 기고문은 순전히 개인 의견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그동안 국내 학자들이 분석했던 중국의 동북공정 목적과 일맥상통해 상당한 흥미를 끈다.
국내 학자들은 동북공정이 유사시 북한을 접수해 친중 정권을 세운 뒤 북한 땅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해왔다.
중국의 동북공정 목적과 연관돼 주목
더구나 길리는 이런 주장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담당 보좌관으로 임명된 빅터 차 교수에게 제안하는 형식으로 했다. 한국계인 빅터 차는 미 행정부의 대 한반도 정책을 전담할 인물이다.
길리는 "빅터 차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중국이 더욱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고 주창해왔다"며 "그러나 중국이 북핵 문제를 종식하는데 깊숙히 개입하는 것을 꺼려해 이런 계획들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길리는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으며 현재 미 프린스턴대학 정치학과 박사 과정에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장쩌민과 중국의 새 엘리트>라는 책을 펴냈으며 앤드루 네이선 교수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극비문서'들을 수록한 <중국의 새 지도자들(China's New Leaders: The Inside Files)>을 출판하기도 했다.
길리는 기고문에서 "인도적인 견지에서 볼 때 북한 정권보다 더 전복되어 마땅한 정권은 거의 없다"며 1995년부터 1998년까지 60만에서 100만명이 굶어죽고 기본권과 개인의 자유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보다 더 심하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핵 무기 프로그램과 생화학 무기 개발은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된다.
길리는 북한 정권 붕괴의 임무를 중국이 맡아야 할 여러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현재 미국과 서방 우방국들의 군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완전히 투입되어 있고, 일본과 한국은 그 일을 수행할 의지도 그럴만한 능력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북한 정권 붕괴라는 임무를 수행할 군사력이 있고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통과할 필요가 없다. 길리는 "중국은 만주의 조선인 자치지역에 대한 경험이 있어 과도기 동안 북한을 통치할 관료나 행정기관들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길리는 "북한은 핵 모험주의로 중국의 영향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고 북한 난민들이 유입해 곤란하게 했다"며 중국 개입의 근거를 들기도 했다.
"중국도 북한 지원이 손실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중국 정부도 동의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북핵 관련 6자회담에서 북한 정부의 비타협적인 태도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중국군이 지원하는 <전략과 관리>라는 잡지에는 북한 정권을 위험하고 배은망덕한 정권으로 비난하는 한 중국인 학자의 글이 실렸다는 것도 중요한 사례였다. 길리는 "중국 정부는 계속적인 북한 지지가 야기하는 손실을 광범위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만약 중국이 북한을 침공할 경우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의심이 깊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길리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의 그 어떤 개입도 다른 아시아국가들에게는 패권주의적인 행태로 보일 것이며, 오히려 북한 붕괴라는 인도주의적인 작전을 통해 "자신이 아시아에서 신뢰할 수 있고 책임있는 신생 강대국임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길리는 주장했다.
지난 1971년 인도의 동파키스탄(현재의 방글라데시) 침공, 1978년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은 성공했다. 인도와 베트남은 이기적인 동기로 침공했으나 공격을 받은 주변국들이 인도주의적인 재난을 겪고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받았다는 것이다.
길리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을 침공하는 중국의 이기적인 의도는 보다 더 큰 선(善)을 위해 실용주의적인 양보로 환영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방주의는 적어도 19세기 이후에는 인도주의적인 개입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었다"며 "북한 정권에 대한 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은 세계에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칼럼 번역 전문이다.
중국은 북한을 침공해야만 한다
- 브루스 길리
미국 국가 안전 보장회의의 새로운 아시아 담당자가 내정됨에 따라 북한 관련 쟁점 사안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말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자로 내정될 빅터 차는 교수이자 정책 분석가로서, 지금까지 그의 이력을 고려할 때 철저하게 현실적인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 보좌관은 오랫동안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긴밀한 공조 관계를 유지할 것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북핵 문제를 종식하는데 깊숙히 개입하는 것을 꺼려해 이런 계획들이 실패했다.
따라서 국제 관계의 긴장을 완화하고 수백만 북한 주민에게 정의를 선사하면서 중국이 최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는 다소 극단적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중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침공하고, 중국이 지원하는 과도기 정부를 평양에 설립하는 것이다.
미국과 아시아 우방국은 이러한 작전 수행에 필요한 외교적, 병참 지원을 제공하며, 유엔은 침공 정당성을 제시하여 지지한다. 북한 주민은 이러한 침공을 정치 정의 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단계로 인식해야 한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정권보다 더 전복되어서 마땅한 정권은 거의 없다. 북한은 우리 시대 가장 큰 재앙이라 할 수 있다. 1995년부터 1998년 4년간의 가뭄으로 인해, 60만명에서 전체 인구의 4% 해당하는 백만의 인구가 사망했다. 유엔 개발 프로그램에 따르면 여전히 전체 인구의 34%가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기본권이나 개인의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비극의 원인은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사회 정의 구현의 전형으로 보이게 할만큼 잔인하고 비개혁적인 북한의 공산당 정권에 있다. 설사 이러한 인도주의적 고려가 필요치 않다고해도 북한의 핵 문제는 세계 평화에 대한 크나큰 도전이며, 대량살상 무기 확산의 어두운 그림자를 다시 드리울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다.
뿐만 아니라 심각성에 비해 국제 사회로부터 관심을 끌고있지 않은 북한의 생화학 무기 개발 역시 심각한 사안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김정일을 정권에서 몰아내고 북한을 해방시키는 정당한 전쟁에 대한 타당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서방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전쟁을 할 수 없다. 특히 이들의 군사력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집중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또한 일본이나 한국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할 만큼 의지나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사실상 이 두 국가의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월 중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과 국가적 이해를 지니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다. 결국 핵 모험주의로 북한이 흔들고 있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 권이다.
또 굶주린 난민들의 유입을 처리하는데 곤란했던 것으로 입증되는 바 망해가는 정권이 주변국으로 있는 것 또한 중국에 득이 되지 않는다.
인민 해방군에 의한 침공이 가장 깨끗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다른 나라를 거쳐갈 필요도, 지원센터로 다른 나라의 영토를 이용할 필요도 없다. 중국은 만주에서의 조선족 자치 지역과 관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에 새로운 정부가 설립되기 이전까지 북한을 통치하는데 필요한 관료와 기구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평양과의 역사적 유대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임무를 수행할 의지가 있느냐 하는 문제와, 지금까지 중국의 국가 주권에 대한 절대적 불가침주의 옹호 노선에 반대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중국의 티베트 억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무마할 수 있는 유용한 것으로, 자국 이익의 수호 차원에서 중국이 옹호해온 사상이다.
그러나 중국도 절대적 국가 주권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 인정하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엔 주도의 군사 행동을 지원하기도 하고, 아이티에 대한 국제 평화 유지군 파병 시 경찰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적절한 승인 절차를 거친 북한에 대한 군사 개입은 국제법 준수와 유엔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표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예전의 무조건적 지지에서 벗어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자간 북한 핵 문제 회담에서 북한의 비협조적 태도에 대한 중국 당국자들의 불만이 세계 언론에 보고되고 있으며 또한 러시아의 대평양 무기 수출에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 8월, 군부가 지원하는 잡지인 <전략과 관리>는 위험하고 후안무치한 정권으로 평양을 비난하는 중국 학자의 기사를 실었다. "북한은 인민의 삶과 죽음에 신경 쓰지 않는다. 경제 개발을 위해 힘쓰기 보다, 핵무기 개발에 열중이며 국가나 동북아 지역을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는 현재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북한 정책에 비해 강경한 논조로써, 문제의 잡지가 폐간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계속적인 북한 지지에서 비롯되는 손실이 널리 인식되기 시작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우려되는 점은 중국이 이러한 군사 개입을 계기로 대만 장악 등 아시아에서의 제국주의 확대를 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그 어떤 개입도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이런 명제의 시험대로 간주될 것이고, 중국은 신뢰할 수 있고 책임감 있는 아시아의 새로운 강대국으로써의 면모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사실상 이러한 군사 개입을 통해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당장의 보안 문제 이외에 아시아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터를 닦는 것이다. 이를 통해 또한 대의를 추구하느냐 아니면 주변국의 우려를 무시하느냐 하고 나가느냐 하는 중국 내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논쟁을 인도적 방법을 통한 대의 추구로,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군사 개입이 과연 수행 가능한 것인가? 아시아인들은 제2차 세계 대전 중, 인도적 개입이라는 개념 자체가 발생하는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971년 인도의 동파키스탄 (오늘날의 방글라데시) 침공과 1978년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이 그것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고통 받고 있는 이웃 나라를 위해 인도적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
전쟁의 윤리 문제 전문가인 마이클 왓쳐 교수는, 이러한 군사 개입이 성공한 이유는, 인도와 베트남의 침공 동기보다 파견국의 개입 동기가 더 이기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02년 미국 잡지 'Dissent'에서 그는 "군사 개입에 참여하는 주변국이 여러가지 이유로 개입을 선택했을 때 피해국에게는 도움이 된다"라며 "다양한 동기로 뭉쳐질 때 실질적인 우위가 발생한다"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북한을 침공한다 할지라도 더욱 큰 선의를 위한 현실적 양보로 환영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적어도 19세기이래 일방주의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개입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닌 보편이었다. 오늘날 대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일방적 군사 개입이 세계 평화를 위해 좋다는 강한 주장이 존재한다. 이런 해결책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주요 당사국인 중국, 러시아, 미국 한국 및 일본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각하고 로켓과 굶주림으로 움직이는 '은자의 나라' 북한이 큰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불안정하게하도록 요인하는 고답적인 명제를 포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