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쓰레기 사전은 우리 일상의 전환을 돕는 지침서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300가지 물건을 뽑아 그 물건의 사용 후 처리 방법 즉, 분리배출 방법을 모아 엮었다. 분리배출 방법을 쉽게 인지하도록 모든 단계를 이미지로 표현했다. 5~6살 어린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따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목차
1 가전/전자 제품
2 인테리어
3 생활용품
4 문구
5 건강 스포츠
6 방역
7 뷰티
8 조리용품
9 식기/주방잡화
10 식품
11 생수/음료/주류
12 배달/외식
저자 소개
저 : 안지훈
한양여자대학교 행정실무학과 교수
대학생·청년정책을 주로 기획했다. 서울시의회와 국회 보좌진으로 다양한 청년 지원 제도와 사회적 경제 관련 제도를 입안했으며, 성동구청 구정기획단장으로 일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정책, 소셜벤처 지원정책을 총괄했다. 지금은 한양여대 소셜혁신연구소 소장으로 소셜벤처 생태계 지원과 공공혁신정책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출판사 리뷰
타이타닉호의 비극에서
한 세기 전 타이타닉호의 침몰은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길이가 270m, 그 높이가 아파트만큼 높았던 불침선, 타이타닉은 약 천오백 명 생명과 함께 4천 미터 심해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여전히 타이타닉호는 대중문화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타이타닉호는 왜 침몰했을까? 여러 분석과 연구가 있지만, 결국 배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적 고려가 부족했고, 안전과 위험을 가르는 법적 기준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빙하에 부딪혔더라도 모든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구명보트를 싣고 있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오늘, 지구는 어쩌면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향해 치닫고 있는지 모르겠다. 1960년대 ‘침묵의 봄’이라는 선구적 저작 이후 환경오염에 대처해야 한다는 양심의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었다. 다시 반세기가 흐른 지금 환경오염뿐 아니라 기후위기, 자원고갈, 자연재해, 에너지 문제 등 인류가 대처해야 할 위기는 훨씬 커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위험 보고서에서도 지난 5년간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5년 연속 세계의 위험요소 1위를 차지했고, 2위 ‘기후변화 완화 실패’, 3위 ‘자연재해’, 4위 ‘생물 다양성 손실’, 5위 ‘인위적 환경 재앙’ 등 환경 문제가 지구를 위협하는 위험이라 보고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인 이 지구가 타이타닉호와 같은 비극을 피하기 위해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가? 18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처럼 우리는 지금 불타고 있는 지구를 향해 부채질하며 불을 지피고 있지는 않은가?
쓰레기 제로(0) 시대로
2018년 기준 하루에 발생하는 우리나라 쓰레기 양은 43만 톤이다. 1년에 1억5700만 톤의 쓰레기가 우리나라 곳곳에 버려진다. 쓰레기 소각시설은 점점 줄고, 매립시설은 이제 28%의 용량만 남았다. 지금처럼 쓰레기가 쌓이면 수도권 매립지는 2024년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타이타닉호의 비극보다, 지구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환경오염, 자원고갈, 자연재해는 이 시대가 직면한 핵심적인 환경문제이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노력은 비영리부문(NGO)을 넘어선지 오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부문, 사회적 책임 실현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한 기업 부문의 기본 활동이자 주요 활동이 되었다.
2015년 이후, UN에서 범세계적으로 추진 중인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쓰레기를 그저 쓰레기로 보지 않고 자원으로 보는 인식 전환을 위해 자원순환기본법이 제정되었고, 2021년 8월 31일에는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 기후 위기에 대한 범국가적인 대응을 법제화했다. 정부는 그린뉴딜과 같은 적극적인 정책도 추진 중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당신들은 자녀들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은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는 것입니다.” 2019년 툰베리가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한 연설이다. 그녀의 말이 폐부(肺腑)를 찌르지만 우리의 생활과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렇다. 문제는 실천이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실천이 필요하다. 가장 손쉽게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실천은 쓰레기 분리배출이다. 이미 열심히 해온 사람들에게는 주마가편이 필요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외면한 사람들에게는 실천의지가 필요하다.
기후위기의 위험성과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자가 실천을 하지 않는 이유야 다양하지만 크게 구분해보면 귀찮아서거나 어려워서다.
귀찮아서 하지 않는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빙하가 녹아 서식지를 잃어가는 북극곰의 모습은 곧 우리 인류에게 닥칠 가까운 미래다. 기후위기 해결이 중요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는 것이 문제다.
이 책은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말 그대로 쓰레기 사전이다. 지금까지 분리배출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겠다고했던 사람들에게 더 이상 변명이 통할 수 없게 하는 책이다.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공부가 필요하다. 재활용이라고 생각하고 배출했던 쓰레기 중 상당수가 자원으로 순환되지 않는다. 잘못된 분리배출법으로 버린 쓰레기는 우리의 시간만 낭비하는 것만 아니라 자원으로 쓰일 쓰레기 마저 오염시킨다. 쓰레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누군가의 시간은 버려진다.
4R의 실천으로
쓰레기 제로(0), 궁극적으로 탄소 중립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과연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4R이 그 해답이다. 4R은 감량(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에너지회수(recovery)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우선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생산과 소비습관을 바꿔야 한다. 소비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소비문화시대에 소비를 줄이는 일은 어렵다. 기업과 대중매체는 소비를 부추기고, 입소문을 타면서 형성된 유행은 대중을 유혹한다. 유행에 민감한 대중은 소비하며 밑 빠진 독을 채운다. 생산과 소비의 악순환은 세대와 공간을 초월해 반복된다. 소비문화의 악순환을 끊는 전지구적 대전환이 시급하다.
감량이 국가와 사회의 변혁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재사용과 재활용은 개인과 지방정부의 영역에 가깝다. 물론 최초의 상품을 만드는 단계를 고려해야한다는 점에서 더 큰 고민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답은 개인의 행동에서 시작된다.
재사용과 재활용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재사용은 이미 사용한 물건을 본래의 의도와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재활용은 본래의 의도와 목적에 용도를 더하거나, 손질을 가해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재사용은 물건을 더 많이 사용할 방법과 더 사용할 사람을 찾는 일이고, 재활용은 본래 용도를 넘어선 다양하고 획기적인 물건의 용도를 찾고, 손질 방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구를 위한 개개인의 작은 실천은 큰 변화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에너지회수다. 에너지회수란 분리배출, 유용자원매립의 최소화, 폐자원의 에너지화를 의미한다. 에너지회수는 자원순환계획에서 규정한 4단계(생산-소비-관리-재생) 중 관리단계와 재생단계에 해당한다. 우리가 소비한 제품을 어떻게 분리배출해야 매립과 소각을 최소화하고 재활용률과 에너지화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면 그 답은 또 다시 개인으로 귀결된다.
한정된 천연자원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태우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정부, 기업, 개인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 바로 우리가 당면한 빙하 앞에 선 타이타닉호를 멈춰 세우려면 우리 개개인의 일상의 전환만이 해답이다. 꼼꼼하게 따져하는 바른 분리배출만이 쓰레기 제로(0)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나비 효과를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자원고갈과 에너지문제, 지구온난화와 기후 위기는 우리 목전에 와있다. 거창한 정부 정책도, 학계의 관심과 이론도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우리가 쓰레기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이유는, 그 무엇보다 시민 각자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실천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 한 사람 빠진다고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오늘 하루 쓰레기 분리배출을 한다고 환경이 얼마나 개선되겠는가? 이제 더 이상 이런 의문에 빠지지 말자. 나비 효과는 학자들의 관념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 잘못 버린 쓰레기는 북극곰의 생명을 위협하고 나에겐 독이 되어 돌아온다. 한 사람이 지금보다 제대로 분리배출을 한다면, 몸무게의 7배나 되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절실한 때다.
이 사전은 쓰레기 제로를 달성하여 궁극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 시대를 열어가는 실천의 매뉴얼이자 행동 지침서다. 지금 여기 나비의 날갯짓으로 지구반대편 태풍을 만들어 보자. 어쩌면 우리의 실천이 지속가능한 지구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쓰레기 사전은
쓰레기 사전은 우리 일상의 전환을 돕는 지침서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300가지 물건을 뽑아 그 물건의 사용 후 처리 방법 즉, 분리배출 방법을 모아 엮었다. 분리배출 방법을 쉽게 인지하도록 모든 단계를 이미지로 표현했다. 5~6살 어린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따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쓰레기 사전은 가나다순 정리, 분야별 정리 등 사전형식을 준용했고, 제품명을 알거나, 제품의 종류를 알면 소비자가 필요한 분리배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지구환경을 위해 분리배출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려는 독자라면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으면 좋다. 우리의 성찰과 상상이 한 세대 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한다. 바쁜 일상속 복잡하고 어려운 삶으로 힘들겠지만 결국 지구환경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이고, 마을의 문제 그리고 나의 문제로 귀결된다.
혹시 아이를 기르는 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읽으며 일주일에 한 개의 실천과제를 해결하며 읽는 방식도 좋다. 예컨대 이번 주는 왕만두 스티로폼 분리배출법을 같이 읽고, 아이와 함께 실천하는 방식이다.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분리배출을 실천하고 싶다면 하루 1개의 실천과제를 설정하는 것도 좋다.
어린 시절 왕성한 호기심은 아이에겐 하여금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어릴 적부터 분리배출을 실천한다면 그들이 맞이할 미래는 생각만 해도 멋지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교재로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책의 내용을 수준에 맞추어 제공할 예정이다.
혹 작은 관심으로 시작했다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물건부터 살펴보고 분리배출하면 충분하다. 지자체에서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에게 분리배출 요령을 안내하는 홍보용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고, 기업에서는 노동조합과의 협력을 통해 분리배출을 기업의 새로운 사회적 가치 실현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쓰레기 사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분리배출 방법은 너무 많고 복잡하다. 광역정부마다, 기초지자체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동일한 물건의 소재가 바뀌면 분리배출 방법은 변하고, 더 나은 분리배출법의 개발로 분리배출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분리배출 방법을 찾고, 연구하고, 개발할 것이다. 그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3년간 사회적 가치를 연구하고, 사회적 가치 교육과정을 개발하며 우리가 외면했던 아니 덜 중요하게 생각했던 환경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미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통해, 과거 15년 전 새천년발전목표에서
수립했던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뛰어넘었다. 더 이상의 자원고갈, 자연파괴, 환경오염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결단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이다. 지속가능한 환경의 보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필환경의 시대 등 환경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단어와 이미지는 넘쳐나지만 기업의 생색내기와 정부의 정책적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툰베리의 말처럼, 집이 불타고 있다. 마을에 큰 불이 났다. 그리고 그 불은 금세 우리 집에 옮겨 붙어 마을을, 도시를, 그리고 지구를 태워 없애버릴 것이다.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 함께 작은 실천으로 시작하자. 이 작은 실천은 전지구적 실천 방향인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루는 지구 반대편 나비의 날갯짓이 될 것이다.
그리고
쓰레기 사전의 발간에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었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준 107분의 최초 독자가 있었고, 책의 영감을 준 후배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2년간 소셜혁신연구소에서 함께 고민하며, 기획, 구성, 촬영, 제작에 힘써 준연구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총괄기획자의 열정이 빛났다. 소셜혁신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없었다면 아마 쓰레기 사전이 출판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