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시로 본 세계, 중국 [백두산 짚차]
김윤자 기자, 2014-06-23 오후 05:58:41
백두산 짚차
-중국 문학기행
김윤자
여기는 장백산이다.
백두산을 왔는데, 그 이름은 간 곳 없고
장백산이 우리를 맞는다.
낯설다. 남의 집 문설주다.
걸음으로도, 버스로도 오르지 못하는
십일 킬로미터의 가파른 오름길을
유럽산 짚차가 이십 분 동안 달려 오르는데
중국인 기사가, 중국식 운전법으로
성큼성큼 몰고 간다.
시간을 돈으로 계산하는 무서운 질주에
차안은 서늘한 기류가 흐르고
포근한 것은 창밖의 산자락 넓은 품
운무 촉촉이 잦아드는 그 가슴팍에서
푸른 용기로 살아가는 나무들
데드라인, 그 메마른 돌짝에서도
납작하게 몸을 구부려 사는 이끼 무리의
뜨거운 눈망울, 평온하다.
짚차가 오를수록 시선이 하나로 포개지며
우리는 이방인이 아니었다.
백두산 짚차-서울시정일보 2014년 6월 23일자 게재
2014-06-23 오후 05:58:41 © m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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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자 기자 : 충남보령출생, 공주교육대학교졸업, 교직생활, 2000년 조선문학 등단,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
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서울서초문인협회 이사, 서울시정일보 편집위원, 작가와문학 편집위원, 시집<별 하나 꽃불 피우다>, 한국명시선집<새벽을 여는 종소리>, <해뜨는 지평선에서>, 공저시집<살구꽃 피는 고향 언덕>외 동인지다수, 황희문학상, 한국은유문학상, 작가와문학상, 모범교사표창 http://kimyz8.kll.co.kr/[김윤자 문학서재], http://cafe.daum.net/rock8[김윤자 시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