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랑 같이한 속초나들이가 좋았던지 김여사 또 가자며 강요한다. 아마도 조만간에 한동안 떨어져 있어야하는 섭섭함의 표시인 듯하다.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는지 속마음이야 탐탁잖을지 몰라도 겉으로는 거절않고 따라붙어 준다. 이번에는 지리산쪽이다. 둘레길 3코스에 고갯길 넘다 보면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정겨운 시골길이 있어 그 걸음걸음에 벼,과일 영글어가는 소리와 풀벌레 노는 소리들을 들어 볼 참이다. 지리산흑돼지의 맛도 일품이래서 먹거리에 등록해 둔다. 다음날 전주 한옥마을 한바퀴 돌고 하루쯤 성당여행에 나오는 전동성당도 구경해보자. 올라오는 길에 추석전이라 대전현충원에 아버지를 뵈면 일박이일 알차게되리라. 버스의 이른 출발시간에 맞추려고 서둘러 나가는 경우가 아니고 우리끼리는 일찍 출발하자고 전날 얘기해 두어도 어정거리다 보면 예상보다 대부분이 늦게 출발하게 된다. 그리고는 '시간 많은데 뭐'로 땜한다. 오늘도 7시반 이 넘어서야 출발한다. 315km 거리에 4시간 남짓 소요예정이다. 약간씩 밀리는 영동고속도로에서 모처럼만에 경부로 갈아타고 대전에서 통영대전간고속도로를 달린다. 덕유산을 지나치며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여행의 설래임과 기대감에 마음은 앞서고 모자지간의 대화도 즐거움 더한다.
1. 누구가 : 김여사와 아들 셋이서 2. 언 제 : 2017년 09월 02일(토) 구름 3. 어디로 : 지라산둘레길3코스 중 매동마을-등구재 4. 얼마나: 3시간 46분 (휴식시간포함해서)
▼ 지리산둘레길 3코스 인월-금계구간
▼ 13:48. 매동마을 입구. 저녁시간에 야외테라스에서 지리산 돼지고기를 구워 준다기에 예약하며 금계마을까지 둘레길을 묻는다. 프런트에서 3코스 중에 등구재 전의 풍광이 가장 좋으니 등구재까지 갔다가 돌아 오는 것을 권한다. 금계마을로 가면 올 때 버스시간 과 갈아 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해서 등구재까지 맛보기만 하기로 한다..
카페와 황토방으로 지어진 민박도 있는 곳이란다. 돌아 오는 길에 가보자며 지나쳤는데.....
▼ 가을을 준비하는 상황마을 다랭이논.
보라는 소리가 들린다. 밀집모자를 쓰고 인상 좋아보이는 집주인 부부다.
3중 구조로 되어 있다.
▼ 16:04 등구재.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과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사이에 있는 고개. ▼ 삼봉산과 백운산 사이 안부이기도 하다. ▼ 등구재에서 15분 정도 돌아 나오다 뒤를 보니 등구재황토방과 그 뒤쪽에 가면서 한참 구경한 집이 보인다 ▼16:46 상황마을 마을 회관. 지리산한누네쉼터를 지나 왔던 길을 마다하고 옆으로 샌다. ▼ 모처럼만에 본 제비집. ▼ 400살이 넘은 느티나무, ▼한쪽에 콘바인이 작업을 하고 낫으로 벼를 베는 아낙도 이방인의 낌새에 힐끗 훗어 보고는 하던일 하는 풍경. 벌써 추수가 시작되다. ▼ 17:23 산내면 대정리의 대정삼거리. ▼ 17:34 매동마을 입구로 원위치 하다. 상황마을 회관부터는 여기까지는 포장도로 길이다. ▼ 상황마을 다랭이논과 등구재. ▼뱀사골 가는 방향. ▼ 미리 주문해둔 야외바베큐가든의 지리산흑돼지 목심,전지,갈비에 소세지 더한 세트. 고기외에는 무한리필이고 깻잎은 둘레길에서 따온 것. 아들과 건배한 소맥의 시원함과 짜릿함이 온몸에 퍼진다. 주류반입금지로 되어 있는데 집에서 가져간 오디주도 곁들인다. 고기 맛이야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해도 야외에서 구워 먹는 재미에 맛은 배가 되어 미각을 더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아들이랑 처음으로 당구도 치고 탁구도 같이 해 본다. 지리산을 다 갈 쯤에 가슴 아픈 전화를 받는다. 어릴적부터 한살 터울이라 형이자 친구같이 친하게 지냈던 고종사촌형이 한참은 더 있다 가도될 먼곳으로 갔다는 연락이다. 몸이 불편하단 얘기에 면회 한번 못했는데...우리 고모의 슬픔은 어찌할꼬. 바로 돌려가기가 그래서 내일 대구로 가 모래 발인을 보겠노라해도 마음은 자꾸만 횡하다. 어릴 때는 허약한 나를 어깨동무해 주고 손목잡고 팔씨름하다 한손 더 보태서야 져 주던 내겐 대장이었다. 커가며 고교진학시 재수를 하니 나랑 같은 학년이라 내 친구가 형 친구고 형친구가 내 친구로 뒤죽박죽되고 막걸리 한잔 놓고 젊은 날을 발산하던 그런 형이었기에. 나 혼자의 기분을 붙잡아도 간간히 밖으로 표출되는 모양인데 전이되지 않도록 애써 본다. 좋은 곳에 가시구랴. 아웅다웅 갈등이 없고 아픔이 없는 넉넉한 곳에서 편히 쉬시구려 형. 내일 올라가서 옷이라도 갈아 입고 형보러 갈께. |
출처: 자어즐 원문보기 글쓴이: 자어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