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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테너 최경배 씨 |
무대 위, 외모는 분명 남자인데 아리따운 음색이 선율을 타고 흐른다. 이는 남자가 여자의 음역을 뛰어넘어 뭇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카운터테너’다. 흔히 알고 있는 영화 ‘파리넬리’의 주인공은 카스트라토(거세된 남자 소프라노 가수)였다면 카운터테너는 건강한 남성이 고도의 훈련을 통해 여성 음역의 높은 소리를 내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카운터테너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용어 자체가 생소할뿐더러 모험적인 발상이었다. 5년 전, 불모지에 지나지 않던 카운터테너 세계 속으로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다. 현재 한국 카운터테너 앙상블팀 단원으로서 보다 큰 꿈을 향한 힘찬 날갯짓에 지칠 줄 모르는 최경배(28)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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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고 |
“군 복무 중, 우연히 TV에서 카운터테너라는 것을 처음 접했죠. 그 순간 무릎을 ‘탁’ 치며 ‘바로 저거다!’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답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도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이 교차하면서 ‘하고 싶다’는 열정이 솟구쳐 오른 거죠.”
군제대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그는 곧바로 휴가를 나와 그 당시 카운터테너를 양성하고 있던 박혜순 소프라노를 찾아갔다. 발성 오디션을 치른 결과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는 호평을 받으면서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보았다. 그 이후 음역을 높여가기 위한 맹훈련은 계속됐다.
휴가를 나와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는 것은 물론, 군 복무 중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보초를 설 때면 넓은 들판만큼 좋은 연습 장소는 없었다. 시간과 장소만 주어지면 언제라도 목청 높여 마음껏 끼를 발산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레미파...”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음역을 넓혀갔지만 때론 어느 음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치기도 여러 번. 그 위기를 포기로 넘기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한 그는 드디어 여성 음역까지 침범하는 영광을 안았다. 혹독한 훈련과 피나는 노력으로 천상의 소리를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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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다바쳐 노래하다 |
“와, 음색이 정말 예쁘다.”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남자가 여자에 버금가는 소리를 내는 그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현란한 기교를 자랑하며 성악 삼매경에 빠져 있는 그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또르르’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보다 백배천배 아름다운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지 않고, 어찌 가슴 깊숙이 울리는 전율과 소름끼침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는 어디라도 부르는 곳이라면 달려가 대중들에게 자신의 음악세계를 알리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은 새내기 교사로 돌아와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것이다. 충남 서산의 해미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그는 ‘노래 잘 부르는 선생님’ 으로 유명하다. 푸른 잔디가 운동장에 펼쳐져 있고 순박한 아이들이 선생님을 졸졸 따르는 그 곳에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서산 어린이 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으며 틈틈이 제자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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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음악을 세계에 떨치리 |
멋진 기교, 새로운 창법을 연구하는 것 외에 그의 중요한 임무는 터득한 목소리를 잘 보존하는 것일 터. “학교에 있다보면 분필 가루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말을 많이 해야 하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수업시간 이외에는 말을 삼가는 편이에요. 그리고 하루에 한 번 소금물로 목을 세척하곤 한답니다.”
성악은 어떤 분야보다 예민하고 조심스런 분야로 7-8시간의 충분한 수면과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하는 등 지킬 것이 많다. 특히 환절기는 목감기가 극성인 계절로 어떤 때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때론 요즘 같은 봄, 따사로운 햇살을 무시하고 목폴라티를 입고 다닐 정도로 주위 시선보다는 목 관리에 만전을 기할 정도다.
학교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 속에 흠뻑 빠져 지내는 그는 학교와 음악 두 가지를 병행하며 세계적인 카운터테너로 거듭날 자신을 다듬어 가고 있다. 꽃미남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사한 외모를 갖춘 최경배 씨. 외모 못지않은 뛰어난 음색이 일파만파 세계로 퍼져 나가 감동 주고 사랑 받는 전세계인의 음악인이 되길 바란다.
첫댓글 경배오빠~~ 저기억하실려나모르겠네요~ 김영미선생님제자예요 자희요~ 선생님소개받구들어왔는데 좋은활동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