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40)씨는 최근 몇 번을 주저하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신용정보회사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했다. 주저했던 이유는 신용등급을 조회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봉 5000만원을 주는 번듯한 직장이 있고 시가 3억5000만원의 아파트를 갖고 있어 내심 "1등급이겠거니"라고 생각했지만 '2등급'이었다. 신용카드 결제 계좌에 대금을 늦게 넣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신용등급에 몇 가지 오해가 있었다. 신용등급 산정은 소득이나 재산과는 상관이 없고 연체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또 본인 것을 본인이 조회하는 경우엔 등급이 떨어지지 않는다. 개인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개인신용정보회사(크레디트뷰로) KCB와 한국신용정보 등의 도움을 받아 흔히 오해하기 쉬운 개인 신용등급에 대한 상식을 알아본다.
◆부동산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높다?
그렇지 않다. 신용등급은 대출·신용카드·할부 거래 등의 거래 형태·규모·기간·연체 이력 등을 점수화해서 산출한다. 개인이 얼마나 비싼 부동산을 가졌는지나 얼마나 버는지는 반영되지 않는다. 때문에 서울 강남에 20층짜리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연봉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어도 신용등급이 높을 것이라고 보장하기 어렵다.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전문직 종사자도 연체를 하면 신용등급이 낮을 수 있다. 또 신용등급에는 지위가 반영되지 않는다. 때문에 고위공무원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도 신용등급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다.
반면 월 소득이 적어도 카드 사용액을 꼬박꼬박 잘 갚고 대출이자도 잘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높을 수 있다.
◆현금만 쓰면 신용등급이 높다?
그렇지 않다. 신용등급은 개인이 신용거래를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현금만 쓸 경우 과거 어떻게 신용거래를 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길이 없다. 부자들이 현금으로만 지출할 경우에는 신용등급이 안 좋게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등을 사용해서 신용거래 이력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 대출이 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대출이 지나치게 많다면 감점 요인이 되지만 일정 수준의 대출을 연체 없이 정상적으로 갚고 있다면 신용등급에는 가점 요인이 된다. 대출과 신용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현금만 쓰는 것보다 신용등급 상승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