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유자를 땄다. 약 45년 전에 부친이 심으신 유자나무다.
일반 농사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셨고, 조림과 과수, 양봉에 관심이 많았던 당신은 직접 양묘장을 만드셨다. 예닐곱 살 무럽부터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직접 육묘한 삼나무와 편백나무, 묘목을 사서 밤나무, 매실, 유자나무를 심었다. 그 중 유자나무는 단 한 그루가 아직까지건재하다.
사진해설)
나의 농사 놀이터, 송정골에 있는 유자나무에 노랑색의 유자가 많이 열렸다.
50년 전만 해도 유자는 대학나무로 불렸다. 유자 한 접, 100개에 4~5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무원 한달 월급 수준이다. 방문객에게 겨울철에 따끈한 유자차 한잔을 내어 놓는 것은 부잣집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다. 70년 대 중반 이후 유자나무가 많이 심어지면서 과잉생산되어 유자 값이 폭락했다. 지금은 수확에 필요한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다고 내팽개쳐진 유자나무가 흔하다.
다행히 공급이 줄먼서 유자값도 조금씩 오르고 있어 다행이다. 유자가 많이 생산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빵이나 음료, 회장품 등으로 가공 수요를 발굴하고 있고 일부 수출도 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유자생산국이다. 중국, 일본도 재배하지만 양과 질에서 한국산에 못 미친다. 일본에서 유자 음료용 유자 착즙 원액을 수입해간다.
홀푸드마켓이 선정한 2022년 10대 트렌드식품에 유자가 모링가, 강황 등과 함께 2위로 선정되었다. 내년부터 유자가 각광 받을 것 같다.
유자는 과육이 부드럽고 신 맛이 강하다. 그래서 차, 청, 잼, 향신료 등으로 가공되어 소비된다. 나린진, 헤스페리딘 등이 풍부하여 항염작용도 하여 감기의 예방과 피부 건강에 참 좋다.
특히 비타민 C가 풍부한데 나는 '레몬 말고 유자를 먹자!'는 캠페인을 벌이자고 주장하고 싶다. 레몬의 대체재로 유자는 훌륭하다. 아시다시피 레몬은 아열대 작물이며, 엄청난 농약을 친다. 그러나 한국 유자는 농약을 치지 않는 않는 완전 유기농 과일이다.
오늘도 구르메의 쇠말은 달린다. 1년 365일 연속 출장의 대기록을 향해 하장군이 간다. 낙성대를 나와 자출과 양재동 참새방앗간을 들른다. 도징군은 거센 서풍을 똟고 힌강을 달려 암사대교와 잠수교를 거친다.
어제 거제로 온 마눌과 김장 준비한다. 버섯도 딴다. 동고여서 품질은 좋지만 양은 얼마 안된다.
내가 기른 배추와 무, 당근, 마늘 등이 준비된다. 1차로 10포기만 하고 추후 조금 더 할 거란다. 배추가 제법 실하고, 무우는 작지만 단단하다. 농사지은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