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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흙집학교를 운영한 지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약 18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수료했다. 전국 각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흙집을 공부하러 온다.
강의 첫 시간에 묻는다. “그 먼 곳에서 왜 이곳 강원도 산골까지까지 오셨는지요?” “흙집 짓는 것 배우려고요!” “왜 흙집을 지으려는지요?” “건강하게 살려고요!”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요즘 많은 사람이 흙집에 살고 싶어 한다. 바삐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겐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것이 꿈인 것 같다. 모 전원주택 잡지가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들이 살고 싶은 집 1위가 흙집이다. 건강에 좋은 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국 곳곳에 흙집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너무도 안타까운 것은 무늬만 흙집이지 참살이 흙집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황토를 가장한 각종 화학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흙집이란 좋은 기운이 나오는 흙집이다. 생기가 충만한 흙집이다. 좋은 에너지가 나오는 흙집을 지으려면 당연히 좋은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나는 흙집을 지을 때 되도록 4가지 자연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흙, 나무, 돌, 참숯이 그것이다.
흙집 바닥에는 황토와 참숯을 깔고 벽체도 나무 골조 안팎에 황토 벽돌을 이중으로 조적하고 그 사이사이에 참숯을 넣는다. 그리고 천장 위에도 참숯과 황토를 얹는다. 이렇게 지은 집은 단열 효과도 우수하고 건강에도 아주 좋은 집이 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난방비도 적게 든다. 바닥, 벽체, 천장에서 흙의 생기와 숯의 음이온이 나와 늘 건강한 에너지가 집 안에 가득하다. 흙집 예찬을 좀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흙집은 숨을 쉰다. 사람처럼 폐로 호흡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숨을 쉰다. 즉 생명의 에너지가 고립 단절돼 있는 것이 아니라 소통한다. 에너지 교환이 이뤄진다. 집 안과 밖이 소통하고 집 안에 사는 사람과도 끊임없이 에너지 소통이 이뤄진다. 그래서 흙집은 습도 조절도 잘되고 공기정화가 잘돼 쾌적하다.
흙집은 어머니 품속처럼 편안하다. 흙집에는 생명 에너지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어떤 공간에 들어가면 섬뜩한 느낌이 들고 어떤 공간에 들어가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 공간에 흐르는 에너지 내용의 차이 때문이다. 시멘트 콘크리트와 각종 화학약품으로 처리된 자재로 지은 공간에서의 느낌과 흙집에서의 느낌이 전혀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흙집에 살면 치유의 역사가 일어난다. 생명 에너지가 충만한 집이요, 숨을 쉬는 집이요, 어머니 품속처럼 편안한 집이기 때문이다. 흙집에 사는 것만으로도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질병이 치유되거나 호전된다. 통계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 3~4명 중 1명은 아토피 환자다. 아토피란 ‘원인을 알 수 없는’이 본래 의미라고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 원인이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 원인이 있다.
아토피의 원인은 ‘아토피’라는 단어를 간단한 삼행시로 풀이함으로써 쉽게 드러난다. 즉 ‘아토피’란 ‘아이들이 토(土: 흙)를 피해서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흙과 가까이하는 삶을 살면 아토피는 저절로 치유된다. 필자도 한때 아토피 환자였으나 흙집을 짓고 살면서 깨끗이 치유됐다. 아토피 외에도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호전 및 치유 사례는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흙집이 주는 축복이다. 흙집에 산다는 것은, 한마디로 훌륭한 자연의 의사를 모시고 산다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흙집의 수명은 몇백 년 이상 간다. 흙과 나무와 돌과 참숯으로 지은 흙집은 물과 습기만 차단하면 수백 년 동안 건재하다. 길어야 30~40년밖에 지속하지 못하는 콘크리트 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흙집은 수명이 다해도 자연과 환경을 오염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뒤끝이 없는 집이다. 따라서 흙집은 개인적·국가적으로 매우 경제적인 건축이며, 지구적·우주적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생태건축이다. 많은 사람이 흙집의 축복을 누리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두 손 모아 빈다.
고제순 흙처럼아쉬람 교장
출처 이코노믹리뷰 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