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버스'(Metrobus)의 종착역인 '오펠리아'(Ofelia) 역 승강장...'미타드 델 문도'(Mitad del Mundo)에 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 파란색의 '미타드 델 문도'행 버스
'리마'에서 에콰도르 '키토'(Quito)까지 비행기로 날아갔다
편도인데도 Avianca와 NATAM은 항공료가 40-50만 원이나 했다
그래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를 사용해 Avianca 항공으로 갔다
'키토'에 밤에 도착했다
모레는 '갈라파고스'(Galápagos)에 가는 비행기표를 끊어놓은 상태라 '키토'에서는 하루밖에 시간이 없다
적도선이 지나가는 '미타드 델 문도'도 다녀와야 하고...
'텔레페리코'를 타고 '피친차'(Pichincha) 산에 올라 '키토'의 전경도 보아야 하고
구시가지도 돌아보고...성모마리아 상이 있는 '엘 파네시요'(El Panecillo) 언덕도 올라가야 하고
'모사이코 카페'(Café Mosaico)에서 저녁을 먹으며 '키토'의 야경도 즐겨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과연 하루 동안 다 할 수 있을까...
우선 아침 일찍 일어나 가장 멀리 있는 '미타드 델 문도'(Mitad del Mundo)부터 가기로 했다
'키토'의 전용차로 급행버스인 '메트로버스'(Metrobus)를 타고 종착역인 '오펠리아'(Ofelia) 역까지 갔다
그곳에서 '미타드 델 문도'(Mitad del Mundo) 행 버스로 갈아타고 반시간 정도 걸려 적도기념탑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 '미타드 델 문도'의 '적도기념탑'(Monumento a la Mitad del Mundo)
'미타드 델 문도'(Mitad del Mundo)는 스페인어로 "세계의 중간"이라는 뜻이다
이곳에 적도를 표시하는 기념탑이 세워지게 된 데는 18세기 프랑스 학술원에서의 한 과학적 논쟁에서 비롯됐다
'카시니'(Jacques Cassini)라는 프랑스 천문학자가 지구는 달걀을 세워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양극점간의 길이가 적도선의 길이보다 길다는 주장을 한다
(실제로는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이 주장과는 반대로 적도선 지름이 42.75km 더 길다)
프랑스 학술원은 이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극지점 부근 지역과 적도지역에 각기 과학측정단을 파견한다
프랑스와 스페인, 스웨덴 과학자들로 구성된 적도 측정단은 1735년 5월 콜롬비아의 카리브해 연안에 상륙한다
1년 이상이 걸려서 1736년 6월에 육로를 통해 천신만고 끝에 이곳에 도착한다
이 과학적 측정은 지구에 대한 최초의 정확한 측정이었고 미터법 체계를 수립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최근 GPS를 통한 측정 결과...
이 '미타드 델 문도'의 적도선은 실제 보다 남쪽으로 240m 치우쳐 있음이 밝혀진다
아무튼 당시 초보적인 천문학 장비로 이 정도 측정한 것도 대단하다
▲ '인티냔 태양 박물관'(Museo Intiñan)의 입구
▲ 정확한 적도선이 지나간다고 주장한다
▲ 적도임을 입증하는 각종 실험들이 행해진다...달걀을 세우기가 쉽다
▲ 눈을 감고 적도선 위를 걷기가 쉽지 않다
▲ 싱크대 수조로 물을 내리는 실험을 보여준다. 적도에서는 물이 회전을 하지 않고 곧바로 내려가고, 북반구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남반구에서 시계방향으로 물이 회전하면서 내려간다는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관광객을 끌기 위한 트릭이라는 주장이 강하다
'미타드 델 문도'(Mitad del Mundo)에서 북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박물관이 있다
'움베르토 베라'(Humberto Vera)라는 사람이 이 지역 땅을 사서 만든 '인티냔 태양 박물관'(Museo Intiñan)이 그것이다
그는 '인티냔 태양 박물관'의 적도선이 진짜라고 주장한다
'미타드 델 문도'(Mitad del Mundo)의 북쪽으로 수백m 지점에 위치에 있으니 이 주장은 맞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실험도 보여준다
달걀 세우기와 눈감고 적도선 위 걷기 등...
싱크대 수조로 물을 내리는 실험도 보여준다
적도에서는 물이 회전을 하지 않고 곧바로 내려가는 반면
북반구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남반구에서 시계방향으로 물이 회전하면서 내려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것은 관광객을 끌기 위한 트릭이라는 주장이 강하다
적도선과 불과 몇 m 떨어진 지점에서는 그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조를 놓는 밑의 지형의 수평 정도와 방향 등을 이용한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 '피친차'(Pichincha) 산으로 올라가는 '키토'의 케이블카인 '텔레페리코'(TelefériQo) 승강장
▲ '텔레페리코'를 타고 '피친차' 산에 올라가서 본 '키토'의 전경...시가지가 계곡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오른쪽으로 남쪽 방향에 있는 구시가지는 보이지 않는다
▲ '피친차' 산의 산책로...화산인 '피친차' 정상까지는 '텔레페리코' 종착역에서 3시간 정도 더 걸어 올라가야 한다
▲ 작은 성당도 있다...구시가지 쪽이 보인다
구시가지로 가기 전에 중간에 '텔레페리코'(TelefériQo)를 타고 '피친차'(Pichincha) 산에 올라보기로 했다
'미타드 델 문도'에서 '오펠리아'(Ofelia) 역으로 돌아와 다시 '메트로버스'를 타고
'텔레페리코' 승강장에서 가장 가까운 '세미나리오 마요르 역'(Estación Seminario Mayor)에 내렸다
'키토'는 2,850m 고원에 자리 잡고 있는 도시다
'텔레페리코'를 타고 10분 만에 3,945m까지 올라갔다
찬바람과 함께 키토'의 시원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라파스'처럼 도시가 계곡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피친차' 산에서 바라본 '키토'는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히 큰 도시였다
▲ '베네수엘라'(Venezuela) 거리에서 바라 본 '바실리카 성당'(Basílica del Voto Nacional)
▲ 시계탑 사이로 '엘 파네시요'(El Panecillo) 언덕 위의 성모마리아 상이 보인다
▲ '신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
구시가지로 돌아와 '바실리카 성당'(Basílica del Voto Nacional)에 가보았다
미주대륙에서 가장 큰 '신고딕' 양식의 바실리카'(neo-Gothic basilica)라고 한다
'키토'의 역사지구에 있는 성당들 가운데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다
1884년에 착공돼 일단 1988년 축성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미완성이라고 한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지붕 위 전망탑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곳에서 본 '키토'는 또 다른 모습이다
▲ '키토'의 중심광장인 '독립광장'(Plaza de la Independencia)과 '독립기념탑'(Monumento a la Independencia)... 1809년 8월 10일 독립 선언을 한 것을 기념해 1906년에 세워졌다
▲ '독립기념탑' 정상에 있는 '독립의 여인'(Dama de la independencia)상...세계의 중심인'에콰도르'를 상징하는 지구본 위에 선 여인이 왼손에는 로마시대 '공화정'을 상징하는 '권표'(Fasces)를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세계를 밝히는 이성을 상징하는 횃불을 들고 있다...라틴어로 '묶음"을 의미하는 'Fasces'는 '공화정'의 "통합된 힘"을 상징한다... 'Fasces'는 하얀 자작나무 막대기들을 가죽띠로 묶고 막대기 사이에 날선 청동도끼를 끼워놓았다
▲ '독립기념탑'의 밑부분에는 패퇴하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조각이 있다...상처 입고 도망치는 사자는 스페인 왕정을 상징하고, 2개의 깃발과 대포와 일그러진 십자가도 스페인의 패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잉카제국 영토의 일부였던 에콰도르는 16세기 스페인의 식민지가 된다
1809년 8월 10일 처음으로 '키토'에서 일부 '크리오요들'이 스페인에 대해 독립을 요구한다
1820년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파나마와 함께 '그란 콜롬비아'(Gran Colombia)로 독립을 이룬다
1930년에는 주권국가로 독립한다
그러나 에콰도르는 일부이긴 하지만 '과야킬'(Guayaquil)이 독립을 한 1922년 5월 24일을 '독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 '독립광장' 한쪽에 있는 '시청사'(Municipal Palace)
▲ '독립광장' 한쪽에 있는 대통령궁인 '카론델레트 궁'(Palacio de Carondelet)
▲ '독립광장'의 남쪽에는 하얀색 종탑이 인상적인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이 자리 잡고 있다
▲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의 내부...화려한 돔들이 인상적이다...1562년에서 1567년 사이에 안달루시아의 이슬람 건축 양식인 '무데하르'(Mudéjar) 양식이 가미된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그러나 그 후 여러 차례 증축되면서 '바로크' 양식과 '신고전주의' 양식이 첨가됐다
독립 후 에콰도르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격변을 겪었다
1972년 '기예르모 로드리게스'(Guillermo Rodríguez)에 의해 쿠데타가 발생해 군사독재시대가 시작됐다
그 역시 미국의 중남미 군사독재자 양성소인
'미 육군 아메리카스쿨'(U.S. Army School of the Americas: SOA) 출신이었다
군사독재시대는 1979년까지 계속된다
1979년 4월 새 헌법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민주회복이 이루어진다
약관 37살의 '하이메 롤도스'(Jaime Roldós)가 예상을 뒤엎고 대통령에 당선돼 개혁정치를 추진한다
그의 최대 치적이 인권정책이라 할 만큼 국민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다
또한 노동조건 개선에서 힘써...
주 노동시간을 40시간으로 낮추고 최저임금을 2배로 인상한다
장기적인 국가발전계획도 수립한다
그러나 1981년 5월 24일 타고 가던 공군기의 의문의 추락으로 부인과 함께 사망한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해 미국 CIA에 의한 암살설이 널리 유포됐다
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권을 제한하는 법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산 프란시스코 광장'(Plaza de San Francisco) 위에 위치한 '산 프란시스코 교회'(Iglesia de San Francisco)의 전면부...교회 안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 '산 프란시스코 수도원'(Convento de San Francisco)의 정원
▲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하얀색의 회랑
▲ 회랑 위의 화려한 장식이 인상적이다
▲ 수도원 2층의 회랑 복도...인상적인 하얀색이 마치 청빈과 순결을 상징하는 것 같다
그 후 2004년 미국인 '존 퍼킨스'(John Perkins)가
자신의 자전적 책 <경제저격수의 고백>(Confessions of an Economic Hit Man)에서
'롤도스'의 암살이 미국 CIA에 의해 자행됐음을 폭로한다
이 책은 <뉴욕타임즈>에 의해 70주 이상 베스트셀러로 선정됐고, 한국어를 비롯해 32개 국어로 번역됐다
▲ '콤파냐 데 헤수스 예수회 교회'(La Iglesia de la Compañía de Jesús)...'키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다...'키토'에서 꼭 보아야 할 단 한 개의 성당을 꼽는다면 이 '콤파냐 데 헤수스 교회'다
▲ 초록색 돔이 인상적이다...'콤파냐 데 헤수스 교회'는 남미의 바로크 건축물들 가운데 가장 걸작에 속한다
▲ 이 성당의 하이라이트는 황금색을 입혀놓은 내부장식이다...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화려하기 그지없다...아쉽게도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다
2006년 대통령선거에서 "21세기 사회주의"를 내세운 좌파 계열의 '라파엘 코레아'(Rafael Correa)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에콰도르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분다
이름이 우리나라 국명과 비슷해서 친근감이 든다
그는 미국 '일리노이 대학'(University of Illinois)의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공익을 위해 각국의 국가기밀을 폭로하는 '위키리스크'(WikiLeaks)의 '줄리언 어산지'(Julian Assange)를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정치적 망명을 허용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7년 대통령 취임 후 내각 구성부터 파격적이었다
에콰도르 국민들의 인종 구성을 고려해 다문화 성격의 내각을 구성한다
'케추아'(Quechua) 족의 원주민 출신 여성을 통신부 장관에 임명하고
아프리카계 인물을 문화부 장관에 앉힌다...그는 에콰도르 역사상 최초의 흑인 관료다
에콰도르에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의 후손인 7.6%의 아프리카계가 있다
민간인 출신을 국방장관에 임명한다
'코레아'는 공공복지와 보건, 교육에 투자를 늘린다
2008년 12월에는 에콰도르 정부의 국가채무 가운데 30억 달러를 불법 채무라고 주장하면서 채무불이행을 선언한다
당시 에콰도르의 국가채무는 GDP의 25%에 달하는 102억 달러였다
정부재정의 38%를 매년 외채상환에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과 FTA 체결도 거부한다
미국과 에콰도르 내 부자 기득권층이 당연히 긴장한다
TV 등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금융자본과 기득권층들이 언론을 통해 그를 비난하고 반정부 선동에 앞장선다
그러나 '코레아' 대통령은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인다
그 결과 2007년과 2014년 사이 빈곤율이 36.7%에서 22.7%로 줄고
경제적 불평들을 나타내는 '지니(Gini) 계수'가 0.55에서 0.47로 줄어든다
그가 집권한 10년 동안 최저임금이 2007년 170 달러에서 2017년 375 달러로 올랐고
2016년 실업률은 4.3%였다
▲ '엘 파네시요'(El Panecillo) 언덕 위의 성모마리아 상이 보인다
▲ '엘 파네시요' 언덕 위에서 '키토'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키토의 동정녀 마리아 상'(La Virgen de Quito)...1976년에 세워진 성모마리아상은 7천여 개의 알루미늄 조각을 조립해서 만들었다
▲ '엘 파네시요' 언덕에서 바라 본 '키토' 시내...앞 부분이 구시가지고 고층건물들이 있는 뒷부분이 신시가지다
'키토'시내를 전망하기 위해 '엘 파네시요'(El Panecillo) 언덕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여행기에 이곳이 하도 위험하다고 해서 올라갈 때는 택시를 타고 갔다
그러나 이곳뿐만 아니라 '키토' 시내의 치안이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올라가 보니 '엘 파네시요' 언덕을 오르내리는 일반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내려올 때는 이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2017년5월 24일, '레닌 모레노'(Lenín Moreno)가 '코레아'의 후임으로 새로운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코레아'와 같은 '국가연합'(Alianza País) 정당 소속으로 2007년에서 2013년 사이 부통령을 했다
집권여당인 '국가연합'(Alianza País)은 현재 의회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새로 대통령이 된 '레닌 모레노'는 하체마비 장애인으로 휠체어에서 근무하는 세계 유일의 대통령이다
▲ '이침비아'(Itchimbia) 언덕에 있는 '모사이코 카페'(Café Mosaico)
▲ '모사이코 카페'에서 바라 본 '키토' 구시가지의 야경...하얀색의 성당 돔들이 아름답다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야간 공연이 열리고 있어 구경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일정만이 남아 있다
'이침비아'(Itchimbia) 언덕에 있는 '모사이코 카페'(Café Mosaico)에 올라
저녁을 먹으면서 '키토'의 야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다소 비싼 저녁식사였지만 '모사이코 카페'에서의 밤은 '키토'에서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이 모든 것이 '키토'에서 오늘 하루 동안 한 일이다
내일은 고대하던 '갈라파고스 제도'(Islas Galápagos)에 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