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죄인 Christ and the Sinner / 1888
그때에 예수께서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예수께서 또다시 성전에 나타나셨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그들 앞에 앉아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 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앞에 내세우고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우리의 모세법에는 이런 죄를 범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하였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예수께 올가미를 씌워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이런 말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고 계셨다. 그들이 하도 대답을 재촉하므로
예수께서는 고개를 드시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하시고 다시 몸을 굽혀 계속해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하나 가 버리고 마침내 예수 앞에는 그 한가운데 서 있던 여자만이 남아 있었다.
예수께서 고개를 드시고 그 여자에게
'그들은 다 어디 있느냐? 너의 죄를 묻던 사람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 그 여자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