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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사비나 (30세이상 남자들만의 벳남 생활 카페)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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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주재원 생활 야그 스크랩 Britain 14> 영국 최고의 도떼기시장 해롯백화점
LoBo 추천 1 조회 264 14.09.21 00:10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달리는 버스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고 있다

사방이 차분해지는 듯 싶더니 하늘이 어두워지며 이내 비가 쏟아졌다

유리창으로 빗물이 흘러 내릴 정도로 많이 온다,

 

거리에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 갔을까 ? 

즐거운 마음만 챙겨 나온 관광객들이 큰 낭구와 차양 아래로 비를 피해 웅성웅성 모여 있었다,

우리에겐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에 비가 와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행복감도 잠시.

트라팔가 광장에 버스가 서자마자 무자비한 빗속으로 내몰려진 우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바로 앞에 보이는 Pizza Express 로 뛰어 들어갔다.

비를 피하고 배를 채우려는 사람들로 식당 안이 북적겨렸다. 다행히 주방입구 쪽에 빈 자리가 있어서 그리로 안내되었다

 

 

불연듯 호텔에서 얻은 시내 지도가 생각났다.

어제 엉덩이에 깔고 앉았던 지도를 펼쳐 자세히 읽어보았다. 

아싸 !  20 % Discounts 목록에 이 피자집도 적혀 있었다.

서빙 아가씨에게 할인 되냐고 물어보니 Yes~ Sure ! 시원스럽게 대답해 주었다.

 

마실 것을 묻는 웨이트리스에게 현주는 오늘도 거침없이 탄산수 ! 를 외쳤다.

난 그냥 물이나 한 컵 (glass water) 달라고 했다.

나중에 주방 쪽을 힐끗 보다 glass water의 수원지를 발견했다. 그 흔한 정수기도 아니고 그냥 수도꼭지 물이였다능

 

현주가 시킨 마르게리타 피자

난 염소치즈피자 " 깔조네 베르두레 "

현주가 내껄 보고 음식 잘 골랐다며 엄청 부러워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힐끗힐끗 창밖을 내다 보았다

거리의 사람들 등에 햇살이 쏟아졌다가 비가 쏟아졌다가 오락가락 한다.

한 가족이 비를 피해 빨간 전화부스 안으로 피신했다. 그 안에서 팔짱을 끼고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귀여웠다

 

흔히 영국음식은 맛이 없다고들 한다.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 영국음식은 맛이 없을지 몰라도 영국에서 먹는 음식은 맛있다 ' 라고...

 

옆 테이블의 두 거구 아가씨가 갑자기 우리 테이블을 처다보며 말했다

" 페이퍼 좀 주실래요 ? "

얼떨결에 내 포크 아래 넵킨을 얼른 빼서 주려는데,

" 그게 말고 페이퍼요 " 

현주랑 둘이 어리둥절하자 직접 손을 뻗어 가르쳤다, 

빨간색 후추통

아씨 ! 페이퍼가 아니라 페퍼 (Pepper 후추)였구만,

두 테이블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달라며 할인지도를 다시 보여주었더니, 그걸 가져가서 20 % D.C 된 청구서를 가져왔다 

첫날 밤에 지도를 유심히 본 덕분에 £4.52  (8,136원) 절약했다

 

거스름돈에서 £1 짜리 동전 하나를 기분좋게 팁으로 주었다.

8월에 재방문하면 30 % D.C 해준다는 카드를 받았는데, 이건 꼭 다시 쓰고 싶더라능...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남자직원이 " My darling, Be careful ~ "

목소리도 그렇지만 제스쳐가 꼭 호모같다고 현주가 흉을 봤다.

 

문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비가 살짝 약해졌을때 횡단보도를 건너가 9번 버스에 올라탔다.

 

 

흑인 차장에게 " Fortnum & Mason 가냐 ? " 고 물었더니 잘못 탔다고 뭐라 설명을 했다,

내가 분명 노선을 확인하고 탔으니까 맞겠지... 하고 그냥 앉아 있었는데 흑인 차장 말대로 갑자기 포트넘앤메이슨 상가 뒷길로 들어가 Green park 로 나오는 것이었다.

홍차와 커피 초콜릿등 왕실전문 상점인 Fortnum & Mason 이 등뒤로 점점 멀어져 간다. 

그냥 계속 타고 켄싱턴궁쪽으로 가볼까 하다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Knights Bridge 정류장에서 내렸다

바로 앞이 버버리 매장이 있기 때문이다

 

파란길이 원래 노선, 빨간 길은 예상치 못한 버스의 진행방향

1번은 점심먹은 피자집, 2번이 Fortnum & Mason.  3번이 버버리 매장. 

 

 

매장 안에 한국어 하는 직원이 없어서 타이완 여직원이 응대해 주었다

Canvas Bag등 왠만한 제품들은 중국산이고 현주가 맘에 드는 가방은 이탈리아 가죽제품으로 £695.  Tax refund 12.5 %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어 할수 있는 직원이 짐시 후 온다고 해서, ' 그럼 해롯 들렸다 오겠다' 하고 그냥 나왔다.

 

누런 대리석건물인 헤롯 (Harrods) 백화점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었다.

 

백화점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인파에 휩쓸려 안으로 빨려들듯 들어가자마자 두번 놀랐다,

상품이 안 보일 정도로 엄청난 인파에 한번 놀라고, 80 % 이상의 손님이 아시아인이라는 것에 또 한번 놀랐다.

 

1849년에 창립한, 영국을 대표하는, 왕실전용 백화점이 완전 도떼기시장이었다

수원 갤러리아 백화점의 3배쯤 되는 면적에 미로처럼 복잡한 매장을 헤매다가 직원들에게 물어 물어 3층 카페를 간신히 찾아갔다

 

 

난 카페라떼 £5.2  현주는 Rosa Venexiana £5.5 를 주문하고

찬물부터 한잔 허겁지겁 들이켰다

 

 

현주도 질렸는지 아까 사치갤러리 근처가 쇼핑하긴 더 좋았다고 투덜댔다.

현주가 정신 차렸구만 !

그런데 차 한잔 들이키고 카페인이 슬슬 대뇌를 적시자 잠깐 돌아왔던 정신이 다시 외출했다.

백화점 구경간다고 날 소파에 묶어 놓은채 인파속으로 숨어 버렸다

 

 

지금부터는 현주의 행적.

백화점 지하 1층엔 이 백화점 사장 아들 도디와 그의 애인 다이애나의 추모비가 마련되어 있다.

고인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헤롯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게 된데는 비극으로 끝난 그들의 러브스토리가 큰 역활을 한 건 사실이다.

 

다시 위층으로 올라와

태국인으로 보이는 동남아시아 여자가 그 비싸다는 루이비똥 매장에서 척척 결재하는 것에 놀라고... 

 

다음엔 차 코너

 

TWG (영국 Twinings 아님)에서  차를 물어보자 요 앞에 금발 종업원이 큰 통을 하나 하나 열어 향기를 맡게 해 주었다,

 

해롯 티 매장

인테리어와 직원의 복장이 18세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 시간여행을 떠나온 거 같은 착각에 빠졌다.

 

현주가 침만 꼴깍 꼴각 삼킨 다기세트. 그러나 모두 중국산이라능

중국사람들은 자기가 싸게 납품한 제품을 비싼 값에 사오려면 얼마나 약이 오를까 ?

 

 

고급스럽게 포장된 초콜릿

 

 

그 사이 나는 두다리 쭉 뻗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대어 책을 보고 있는데

 

왠 잡상인 아줌마가 나타나 테이블위에 상품을 쭈르르 깔아 놓고 지 맘대로 내 옆에 앉아 제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 안 사요 ! " 소리 지르려고 보니 내 마누라다,

 

현주 살거 다 삿으니까 슬슬 일어났다

백화점 내부 인테리어는 이집트 풍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 이유가 백화점사장이 이집트사람이라는거

 

현주는 차 제품 산거 tax-refund 받는다고 다시 내려가고 나는 엘리베이터 옆 향수코너 입구에 서서 현주를 기다리다 방구를 거침없이 껴댔다,

향수 속에 묻혀 있다가 이쪽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후각을 얼른 정상으로 돌려 놓기 위한 나만의 배려였다.

내 방귀소리 정도는 그냥 묻혀 버릴 정도로 주변이 시끄러운 것도 한몫 했다.

 

잠시 후 현주가 차 매장을 못 찾았다고 그냥 돌아왔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라도 이 정도 백화점이면 길 잃는다.

여기 들어온지 2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이 전혀 줄어 들지 않았다

 

 

가방 끈이 끊어질 정도로 묵직하게 쇼핑을 했지만, 사실은 부피만 컸지 저렴한 티백이라는 거

 

 

귀국 후 어느날 해롯에서 사온 차를 마시며 현주가 말했다,

"  명품은 이게 진짜 명품인거 같아. 비싸다고 명품이 아니고 ....얼마 안하는-400원 정도- 티백이지만 매번 사람을 매혹 시킨다니까 ! "

또 정신이 돌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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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9.21 03:55

    첫댓글 잘보고 읽고있습니다....난 언제 마누라랑 같이 여행다닐꼬

  • 14.09.21 13:22

    며칠만에 들어와 기행기를 밀린숙제 하듯이 모두 잘 일고 있읍니다.
    글솜씨도 좋고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기 (이런 타입으로 비스무리 하지요~)를 읽는 기분입니다.

    80년대 후반에 주재원으로 한 2년여 런던에 살은적이 있읍니다.
    한인촌 New Molden 에 살았는데, 그 시절의 추억이 갑자기 낡은 활동사진의 필름처럼 주르르
    스쳐 지나가네요~~많이 그립고요~
    이제 곧 한식생각이 날 타이밍인데 뉴몰든지역의 변한 모습도 한번 보고싶군요...
    그리고 대영박물관이 아직~~ ㅎㅎ 기대합니다....

  • 작성자 14.09.21 13:28

    80년대 후반이면 저 한참 대학생때였네요.
    젊은 시절 멋지게 사신거 같아 존경스럽습니다 인생선배님 !

  • 14.09.21 13:49

    전혀 아닙니다~~ 지금 멋지게 사시는 분들이 존경스럽지요...
    특히 Lobo님 같이 예쁜부인 데리고 세계일주 구경시켜주고....

    Old Soldiers는 Fade Away 해야는데... 카폐에서 최신판들을 간접경험 하며 재밋게 보고 있읍니다.

  • 14.09.21 14:30

    아는척하면, 알기론, 헤롯백화점의 사주는 Egyptian으로서 누이동생이 그 유명한 사우디의 카쇼기가문에 시집을
    가서 그 매제 카쇼기와 함꼐 "사우디왕국 국방현대화 계획'에 모든 무기를 독점공급하여 ,"수백억"단위의 달러를
    벌어들인 거부입니다. 웃기는건 아직도 영국국적이 없는바 (요즘은 바뀠는지요?) 영국정부는 30년도 더 된 옛날에 자국의 해롯백화점을 샀고 현재 런던에 살고있으며 억만장자인 그가, 오기로 매년 국적신청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격사유가 있다고 국적을 주고있지 않습니다. 일정쿼타에 의해 아프리카흑인난민의 국적지위는 주는데
    .. 영국의 고집도 알아줍니다..주인 파예드는 매년 영국정부와 국적하나

  • 14.09.21 14:31

    얻을려고 피튀기게 (?^^ㅋㅋ) 싸우고 있읍니다.. 참 그리고 카쇼기는 사우디 팔리드왕가의 전속주치의
    의사 였지요.. 중동의 왕들을 제외하면 빌게이츠 워렌버핏 이전엔 세계최고 부자 입니다..
    사우디 자국에서는 파티 한번 열떄마다 스웨덴여자들 100여명씩 불러오고 했지요~~
    웃기는 얘기라서 괜히 아는척 한번 했네요~ㅎㅎ 그냥 잡스러운 상식으로 치부 바랍니다...

  • 14.09.22 08:47

    여행기 잘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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