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는 지극히 주관적이긔.
1. 고구려의 시조 "주몽"
:천제의 아들인 해모수와 강의 신 하백의 딸 유화의 아들로, 고구려를 건국한 인물.
(1) MBC <주몽>(2006년~2007년, 극본: 최완규, 정형수): 송일국
뭐...한창 방영하던 당시에는 송일국이 꽤 인기가 높았죠.
근데 저는 송일국의 주몽이 그냥 그랬긔.
그리고 드라마도 아쉬운 점이 많았긔.
초반부 해모수와 유화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초반 스토리와 금와왕에 대한 해석은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식권 2만장 배달이냐는 소리를 듣던 스케일에 실소가 나왔고 말도 안되는 역사왜곡도 어이없는데다가
연장으로 인해 스토리 자체도 산으로 가서 난감했긔. 아무래도 뒷심이 많이 부족한 드라마였다고 생각하긔.
또 한편으로는 고증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운 RPG 사극을 유행시킨 드라마라고 생각하긔.
의상, 갑옷, 헤어스타일 등등, 고증을 살리기보다는 스타일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고
주인공이 조력자들을 구해서 파티를 구성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성장을 거듭하는 RPG처럼 진행이 되었는데,
이런 특성이 이후로 공식처럼 자리 잡은 것 같거든요.
물론 허준도 그런 스타일이긴 한데, 왕자가 고생하다가 성장해서 왕이 되는 식의 RPG를 정착시킨건 주몽인 것 같긔.
(2) KBS <근초고왕> (2010년~2011년, 극본: 정성희, 유숭열): 이덕화
이덕화는 주몽으로 특별출연해서 <근초고왕> 1회에 잠깐 나오긔.
그런데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MBC <주몽>보다 인상적이었긔.
나라를 건국한 뒤 소서노와 그 세력을 견제하면서 자신을 찾아온 아들 유리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는 것이
지나치게 미화되지 않은, 현실적인 창업군주로서의 주몽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긔;
2. 고구려와 백제의 어머니 "소서노"
:주몽의 아내로 고구려의 건국에 공이 있고,
후에 두 아들, 온조와 비류를 데리고 남하하여 백제를 건국하는데 일조하여
역사상 보기 드물게 두 나라의 건국에 영향을 끼친 여걸이긔.
(1) MBC <주몽>: 한혜진
드라마 <주몽>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주몽과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긔.
강단있고 남자보다 더 배포가 큰 여장부로 묘사되며,
후에는 자신의 두 아들과 유리 왕자 사이에 다툼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대의를 위해 주몽과 결별하고 남하하는 영웅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주긔.
한혜진은 이 드라마에서 꽤 예쁘고 강단있는 면모를 보여주는데, 소위 말하는 포스가 좀 부족해서 아쉬웠긔.
좀 더 여걸다운 풍모를 보여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이긔.
(2) KBS <근초고왕>: 정애리
정애리는 이덕화와 마찬가지로 <근초고왕>에 특별출연했긔.
그런데 역시나 20분 가량의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혜진의 소서노보다 훨씬 좋았긔.
제가 딱 이상으로 생각했던 소서노였긔 ㅋㅋ
주몽과 함께 전장에 나가서 직접 활을 쏘아 적을 물리치는 모습은 기개가 넘쳤고,
자신의 헌신을 배신한 주몽에게 두 사람의 혼인예물을 내던지며
"사랑하는 내 고구려를 떠나고 내 백성을 떠나드리지요,
하지만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십시오. 이 소서노가 아들들을 데리고 무엇을 하는지"
하고 일갈할 때는 포스가 정말 대단했긔.
야심있는 여걸이자 실질적인 창업군주다운 카리스마와 결단력이 짧은 분량임에도 확 돋보였긔.
(소서노와 주몽의 결별도 이 쪽이 더 현실감있게 느껴졌긔)
그래서 고구려 건국초기와 소서노&주몽을 다룬건 <근초고왕>이 오히려 제대로 같았긔.
정작 근초고왕의 이야기는 "사랑과 전쟁"으로 시작해서 "호구왕"으로 끝났다는게 함정이지만요 ㅋㅋㅋ
(그래도 대왕 3부작중에서 제일 볼만했긔 ㅋㅋㅋ 갑옷고증이나 고대 느낌나는 구도도 좋았긔.)
3. 수성의 군주 "유리왕"
주몽과 예씨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고구려 제2대 왕
소수설로는 주몽 아들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하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신생국가를 수성해야할 군주로 왕권을 강화하느라 고생을 꽤 한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두 명의 아들(도절, 해명)을 연달아 죽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왕이기도 하긔.
(1) MBC <주몽>: 아역-정윤석, 소년 유리-안용준
어머니 예소야와 부여에서 고생하며 살다가 아버지가 남겨준 단검을 들고 주몽을 만나러 온 소년이긔.
본의아니게 극 후반부의 갈등을 불러오는 인물이지만,
유리 자체는 선량하고 욕심없는 소년으로 묘사되고 딱히 어떻다 말할 거리가 없긔;
(2) KBS <바람의 나라>(2008.09.10~2009.01.15, 극본: 박진우, 정진옥): 정진영
<바람의 나라>는 김진 님의 동명 만화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긔.
<태왕사신기>가 만화 <바람의 나라>와 표절 시비가 붙으면서
더욱 원작 팬들의 기대를 받고 만들어진 작품인데 제 주관적으로는 기대 이하였긔.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몇몇 설정 빼고는 원작과 전혀 접점이 없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였고,
(오히려 드라마 <자명고>가 만화<바람의 나라>의 정서를 이어받았다고 생각하긔.)
흔한 RPG 사극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가서 색다를게 없었거든요.
그래도 정진영의 유리왕은 좋았긔.
제가 나름대로 상상했던 유리왕과 많이 다르고 원작의 유리왕과도 다르지만,
아버지가 세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수성 군주로서의 고뇌와
아들들에 대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이 잘 묘사되어서 인상깊었긔.
하지만 다음에 다시 유리왕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아버지보다는 왕으로서의 자신을 우선하여 도절과 해명, 두 아들에게 냉혹하게 죽음을 명하는 유리왕을 보고 싶긔ㅋ
4. 전쟁의 신 "대무신왕"
주몽이 나라를 세우고 유리가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애썼다면,
대무신왕 무휼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루어 놓은 것을 토대로 영토를 확장시켜 나라의 기틀을 다졌다 할 수 있긔.
(1) KBS <바람의 나라>: 송일국
송일국은 주몽에 이어 2번째로 고구려의 왕을 연기했는데,
정진영의 유리왕이 원작과 다르듯, 송일국의 무휼도 원작과는 완전히 다르긔.
원작의 무휼은 사랑하는 연을 잃은 후 날이 갈수록 냉혹하고 심계깊은 권력자로 변해가지만
송일국의 무휼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적인 왕재로 묘사되긔.
게다가 우리나라 사극의 패턴답게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집중하는 바람에
무휼이 왕이 된 후의 업적이나 사건들, 호동과의 관계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긔.
특히 호동에게는 자애로운 아버지로만 묘사될뿐이긔.
그래서 굳이 말하자면 <바람의 나라> 는 원작의 프리퀄에 가까웠다고 생각하긔.
(2) SBS <자명고> (2009.03.10~2009.07.21, 극본: 정성희): 문성근
문성근의 무휼은 아비인 유리왕이 두 형님을 죽이는 모습을 보면서 절대로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겠다고 이를 갈지만,
결국 가장 끔찍해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 아들을 이용하고 끝내 죽음으로 몰아넣는 냉혹한 아비이며,
어떤 대의나 명분때문이 아니라 기름진 그 땅이 갖고 싶다는 욕망으로 낙랑을 얻길 간절히 바라는 패도적 군주긔.
그래서 저는 송일국의 무훌보다 문성근의 무휼이 차라리 만화<바람의 나라>의 무휼에 가깝게 느껴졌긔.
물론 실제 대무신왕의 나이를 생각하면 문성근보다는 송일국이 그나마 나이 고증에 맞긴 하고,
드라마 초반에 문성근의 사극 말투가 낯설고 어색하다, 발성이 약하다는 비판도 많긴 했지만
<바람의 나라>에서 그리고자 했던 무휼과 호동의 애증어린 부자관계가
kbs 드라마 <바람의 나라>가 아니라 이 <자명고>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긔.
(그리고 문성근씨 연기도 저는 괜찮았긔. 주연 3인방의 연기가 더 심각했긔;;;)
아무튼 만화<바람의 나라>의 무휼을 연상시키기도 했지만,
제가 상상하던 대무신왕에도 잘 부합해서 인상적이었긔.
5. 비정한 계모 "원비 송씨"
호동을 모함하여 자살하게 만든 원흉이며, 고구려 제5대왕 모본왕(해애우)의 어머니긔.
(1) KBS <바람의 나라>: 김정화
이 드라마에서 이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대무신왕의 원비 송씨는 원작과 그나마 제일 흡사한 인물이긔.
남편인 무휼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연을 질투하고,
앞에서는 연과 무휼의 아들인 호동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괴롭히고 구박하는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성격의 소유자긔.
하지만 원작의 이지보다는 더 평면적인 악녀라서 그게 아쉬웠긔.
(2) SBS <자명고>: 성현아
<자명고>는 만화 <바람의 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았긔.
인물들의 성격이나 갈등이 참 많이 닮아 있어서 보는 내내 <바람의 나라> 생각이 많이 났긔.
성현아가 연기했던 대무신왕의 원비 송매설수 역시 <바람의 나라> 이지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였긔.
성현아의 송매설수는 처음에는 호동을 사랑하려고 애쓰다가
호동때문에 자신에게 냉담한 무휼과 아들을 낳으라고 압박하는 친정 아버지때문에 호동에게 애증을 갖게 되고
아들 해애우를 낳은 뒤에는 아들을 위해 호동을 밀어내려고 계략을 꾸미는 인물로 묘사되는데,
이런 점이 이지와 비슷하게 느껴졌긔.
김정화의 이지보다 훨씬 입체적이기도 했고요.
(조기종영의 여파때문인지 송매설수 캐릭터가 후반부에는 좀 무너지긴 했지만요.)
6. 비운의 왕자 "호동"
낙랑공주와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유명한 대무신왕의 큰 아들이긔.
이름답게 아름다운 소년으로 대무신왕의 사랑을 받았으나,
원비 송씨의 모함에 의해 아버지에게 미움을 받고, 끝내 자결을 선택하는 비운의 왕자죠.
(1) KBS <바람의 나라>: 김진우, 최원홍
얘들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귀여웠고 또 귀여웠고 또 귀여웠긔 ㅋㅋ
드라마 후반부의 귀여움을 담당했을 뿐이긔.
(2) SBS <자명고>: 여진구, 정경호
<자명고>의 호동은 어머니의 사랑에 목말라하고 아비의 인정에 매달렸던 인물로 묘사되긔.
극중에선 낙랑공주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인물인 자명을 사랑하긔.
하지만 자명이 호동이 아닌 낙랑을 택하고 아버지인 무휼이 낙랑을 자신의 손에 쥐어달라고 요구하자,
아비의 인정을 받고 자명을 되찾기 위해서 낙랑공주 라희의 연정을 이용하여 낙랑을 얻으려 하긔.
어찌보면 우유부단하고 어찌보면 욕심많고 이기적이지만,
그 속내는 누군가에게 조건없는 무한한 사랑을 받고 싶어했던 안쓰러운 인물이긔.
<자명고>는 제 개인적으로 꽤 아끼는 사극이긔.
주연을 맡은 세 배우의 연기는 좀 부족했지만 고대 사극들 중에선 나름 개념작이라고 생각한다긔.
물론 의상이나 헤어 스타일, 호칭 등등 고증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긴 했지만,
고대 국가와 왕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던가, 고구려와 낙랑에 대한 묘사, 설화의 재해석 등에서
꽤 공부를 많이 하고 연구한 티가 났던 사극이긔.
대사나 장면도 좋았던게 꽤 있었고, 등장인물들도 입체적이었긔.
하지만 스토리가 늘어지고 조기종영때문에 막판 전개에 무리수가 많았던게 단점이긔.
7. 최고의 정복군주 "광개토대왕"
광개토대왕은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긔 ㅋㅋ
크고 아름다운 고구려를 만든 최고의 정복군주 아니냐긔!
(1) MBC <태왕사신기> (2007.09.11~2007.12.05, 극본: 송지나) : 유승호, 배용준
유승호와 배용준의 담덕은 참 아름답고 다정해서 신하로 모시고 싶은 군주이긴 하지만
실제의 광개토대왕처럼 정복군주라는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아서
굳이 광개토대왕일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하긔.
그리고 저는 <바람의 나라>때문에 <태왕사신기>를 좋아하지 않긔.
법원은 송지나 작가의 손을 들어줬지만
저는 여전히 바람의 나라가 없었다면 태왕사신기가 나오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하고,
또 표절논쟁때 송지나 작가가 보여준 행동과 말에 실망을 했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좋아할 수 없긔.
(2) KBS <광개토태왕> (2011.06.04~2012.04.29, 극본: 장기창, 김주): 이태곤
전작 <근초고왕>이 대하드라마 <호구왕>으로 끝났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광개토태왕>에 거는 기대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긔.
사극 덕후들도 <근초고왕>의 후반부에 크게 실망해서 이 드라마만큼은 괜찮길 바랐고요.
근데 몇회 안되어서 그 기대가 처참하게 짓밟혔긔 ㅠㅠ
우리나라 사극의 병폐가 그대로 반복되며(왕자가 평민 내지는 노예로 궁밖에서 구르는 것-여기선 노예가 됩니다;)
스토리에 개연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작품이었긔.
시청률은 <근초고왕>보단 나았지만,
<근초고왕>은 갑옷이나 생활사의 고증이라던가, 고이왕계와 비류왕계의 분쟁에 대한 묘사 등등
그래도 건질만한 장점이 있었던 것과 달리,
저한테 <광개토태왕>은 건질만한 장점이 하나도 없었던 최악의 고대 사극으로 남아 있긔.
물론 이태곤의 담덕 역시 최악이긔.
매사에 눈에 힘을 주고 고래 고래 소리만 지르는게 다였고,
머리까지 근육으로 만들어진 마초일뿐, 왕으로서의 그 어떤 면모도 찾아보기 힘들었긔.
8. 독재자 "연개소문"
민족의 영웅이냐, 반영웅이냐 의견이 분분한 고구려 후기의 문제적 인물이긔.
저는 연개소문에게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평가가 어떻든 걸출한 인물이었다는 것은 인정하긔.
(신채호 선생께서는 아주 높이 평가하셨는데 당시의 현실때문에 연개소문을 민족의 영웅으로 평가하신거라고 보긔.)
(1) KBS <삼국기>(1992.04.12~1993.04.17, 극본 유현종, 이상준): 故 조경환
너무 어릴때 봐서 몇몇 장면만 생각이 나기 때문에 조경환씨의 연개소문은 어땠는지 잘 모르겠긔.
그나마 조경환씨가 당시 사업실패로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바람에 드라마 후반부에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만 기억나긔.
결국엔 대역을 세웠던걸로 알긔.
<삼국기>는 꼭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인데 구하기가 어렵긔.
일본에는 DVD가 나왔다는데 정말 사고 싶긔 ㅋ
(2) SBS <연개소문> (2006.07.08~2007.06.17, 극본: 이환경): 이태곤, 유동근
<연개소문>은 <갓쉰동전>과 중국의 전기 소설인 <규염객전>을 연개소문의 일대기와 합쳐서 만든 드라마인데,
앞에서 말했던 <광개토태왕> 빰치는, 희대의 망작이긔.
합판에 그림을 그려서 배경으로 썼다가 지금까지도 합판 소문이라고 두고 두고 욕먹고 있고,
백제 궁녀들이 낙화암에서 뛰어내리는 장면도 CG가 너무 웃겨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죠 ㅋㅋ
(게다가 이환경 작가가 환단고기에 빠져서 계속 그 내용이 나오는 바람에 더 어처구니 없었긔.)
그리고 드라마 제목은 <연개소문>인데 정작 수 양제(김갑수)가 하드캐리한 드라마긔ㅋㅋ
오죽하면 "이게 지금 대하드라마 수양제냐"는 말도 나왔었긔.
아무튼 여기서 이태곤은 젊은 시절 연개소문을 연기하긔.
근데 캐릭터고 스토리고간에 이태곤이 연기를 정말 어마어마하게 못했긔.
제발 빨리 유동근이 나오기만 바랐다긔.
그런데.....
유동근이 나와도 안되더라긔.
cg도 웃기고 내용도 어이없어서 유동근의 연기력으로도 도저히 커버할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인데다
마지막에 연개소문이 삼족오를 타고 날아가는 엔딩이 화룡점정을 찍는, 환장 파티였쟈나 ㅋㅋ
유동근의 사극 흑역사라긔ㅋㅋ
(3) KBS <대조영>(2006.09.16~2007.12.23, 극본: 장영철): 김진태
<대조영>은 고증, 역사 다 쌈싸먹은 드라마지만 재미는 있었긔. 전투씬도 괜찮았고요.
근데 역시나 연장때문인지 드라마가 중간에 산으로 가더라긔.
별 쓰잘데기 없는 거란족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원성을 사기도 했고,
이덕화가 맡았던 설인귀가 인기 있으니 죽고 없어야 할 때도 멀쩡하게 살아 있어서 좀비 소리 듣고 그랬긔.
게다가 <태조왕건>처럼 삼국지 에피소드를 차용한 티가 나서 그것때문에 비판도 받고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시청률이 꽤 높았고 대중적으로도 인기 많았던 대하사극이었긔.
여기서 김진태의 연개소문은 야심만만하면서도 호탕하고 대범한 영웅다운 면모를 갖춘,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묘사되긔.
대조영의 정신적인 아버지나 다를 바 없는 포지션이기도 했고요.
당시 sbs <연개소문>과 같은 시기에 방영되었는데,
sbs는 혹평을 받은 반면 <대조영>의 연개소문은 초반부 인기몰이를 제대로 했던걸로 기억하긔.
(4) KBS <대왕의 꿈>(2012.09.08~2013.06.09, 극본: 유동윤, 김선덕): 최동준
백제-고구려-신라 순으로 대왕 3부작을 만들겠다던 kbs의 야심찬 계획은
<대왕의 꿈>마저 좋지 않은 평을 듣게 되면서 완전히 실패하고 말긔.
첫번째로 방영되었다가 욕만 먹고 끝났던 <근초고왕>은
오히려 그나마 3부작중에서 제일 나았다는 재평가를 받게 되었고요;;;
근데 <대왕의 꿈>은 여러가지로 여건이 좋지 못해서 운도 안따라준 것 같긔.
<근초고왕>은 배우들(김지수, 감우성, 서인석 등)이 잘못을 저지른 탓에 구설수에 오른 것이라 운을 탓할게 없었지만,
<대왕의 꿈>은 배우들과 스텝이 다치는 일이 벌어져서 정말 운이 나빴다고 설명할 수 밖에 없긔.
선덕여왕을 맡았던 박주미만 해도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다가 교통사고로 하차했고,
주인공인 최수종도 낙마사고 때문에 몇주 촬영을 할 수 없게 되었거든요.
그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길게 늘였는데 그것땜에 욕을 좀 먹었긔.(왜 이야기를 질질 끄냐고요)
게다가 조기종영까지 겪느라 막판에는 이야기를 다 날려 먹어서 전체적인 완성도가 엉망이었죠.
물론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대본이 영 재미가 없어서 크게 흥할 일은 없었을 것 같지만,
운이 안따라주기도 했다, 뭐 그런 얘기긔ㅋ
아무튼 <대왕의 꿈>에서 연개소문을 맡은 배우는 최동준인데
극중에서 비중이 별로 없어서 그냥 "아, 저 사람이 연개소문이구나." 하는 생각만 들긔 ㅋㅋ
(5) <칼과 꽃> : 최민수
최민수는 가장 제 마음에 들었던 연개소문이긔.
<칼과 꽃>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쉬웠던 드라마지만 연개소문만큼은 좋았긔.
분명 독선적이고 잔악무도한데도 카리스마있고 비범하여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인물로 묘사되었는데,
그 모습이 제가 생각했던 역사 속 연개소문의 이미지와 흡사했긔.
<칼과 꽃>은 미장센이 뛰어나고 초반부 영류왕과 연개소문의 해석이 괜찮았는데
여러가지 무리한 시도와 이야기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불친절한 점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던 드라마긔.
게다가 막판에 작가가 바뀌면서 이야기가 아예 무너졌고요.
그래서 참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 드라마긔.
(6) 그外
왼쪽은 영화 <황산벌>, <평양성>에서 연개소문을 연기했던 이원종이고,
오른쪽은 MBC 드라마 <계백>에서 연개소문을 연기했던 고인범이긔.
이원종의 연개소문은 <황산벌>과 <평양성>에서 특별출연 정도로 짧게 나오는데,
<평양성>은 나오나 마나였고;; <황산벌>에선 나름 촌철살인의 명대사를 남겼긔.
<황산벌> 초반에 당태종 이세민, 의자왕, 무열왕 김춘추, 연개소문이 모여서 회담을 하는 장면이 있긔.
그때 연개소문보고 쿠데타로 권력을 취했네 어쩌네 하고 김춘추와 이세민이 목소리를 높이니,
연개소문이 여기서 정통성 있는 놈이 어드메 있냐고 한방 먹이긔 ㅋㅋㅋㅋ
(당태종->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황제가 됨, 김춘추->진골출신 최초의 왕, 의자왕->아버지 무왕이 서자)
그리고 <계백>은 <대왕의 꿈>보다 더 연개소문 비중이 없긔.
그래서 역시나 저 양반이 연개소문이네...하고 끝이긔 ㅋ
9. 호부견자 "연남생"
연개소문의 큰아들로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마저 딱 잘라 매국노라고 대차게 깠던 인물이긔.
아버지 사후에 동생들과 권력투쟁을 벌이다 궁지에 몰리자 당나라에 투항하여
자신의 나라인 고구려 원정길에 앞장을 섰으니
현대적 관점으로 보나 당시의 관점으로 보나 매국노라고 욕먹을만 하죠;
그래서인지 연남생은 거의 대부분 열등감이 많고 졸렬한 인물로 묘사되긔.
(1) SBS <연개소문>: 안재모
안재모는 그나마 다른 연남생들중에 비해 다소 멀쩡한 인물로 나오긔.
그래서 극중에선 동생들한테 먼저 뒤통수를 맞고 가족들을 잃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당에 투항하는 것으로 묘사되긔.
안재모 연기는 괜찮았지만 아시다시피 드라마가 워낙에 망이라 빛을 보긴 어려웠긔.
(2) KBS <대조영>: 임호
임호의 연남생은 전형적인 열폭 캐릭터였긔.
아버지 연개소문이 피 한방울 안 섞인 대조영을 아들처럼 아끼니 열등감에 못이겨
대조영을 괴롭히고 찌질하게 굴다가 나중에는 고구려까지 배신하는 인물로 그려지긔.
물론 안재모와 마찬가지로 배우 연기는 괜찮았긔.
(같은 시기에 방영한 드라마에서 각각 연남생을 연기했던 임호와 안재모는
훗날 <정도전>에서 만나 피를 보는 사이가 됩니다 ㅋ)
(3) KBS <대왕의 꿈>: 최익준
아버지 연개소문도 비중이 없었는데 연남생이라고 비중이 있었겠냐긔 ㅋ
걍 짧게 나와서 고구려 배신하고 사라지긔.
(4) KBS <칼과 꽃>: 노민우
노민우의 연남생은 서자인 연충(엄태웅)에게 열폭하는, 광기어린 모습을 보여주긔.
후에는 아버지를 죽이고 공주(김옥빈)를 이용해서 자신이 권력을 움켜쥘 계획을 세우기도 하는 비정한 인물이고요.
나름 신선한 캐릭터 설정이었지만 이야기 축이 흔들린 후반부에 캐릭이 너무 튀었긔.
작가가 교체되지 않았으면 마무리까지 괜찮았을뻔 했는데 말이긔.
(5) <평양성>: 윤제문
윤제문의 연남생은 우직한 동생들과 당나라와 타협할 것이냐, 싸울 것이냐를두고 다투는 찌질한 맏형님으로 묘사되는데,
당나라에 투항하게 되는 장면이 웃기고 인상적이었긔.
연남건(류승룡)이 형님을 투석기에 넣어서 당나라 부대가 주둔해 있는 쪽으로 휙 날려 버린다긔.
그러자 연남생은 자신을 둘러싼 당나라 군에게 투항하러 왔다고 둘러대긔 ㅋㅋ
동생들때문에 당에 투항했던 역사적 사실을 고증에 그리 어긋나지도 않으면서 꽤 웃기게 풀어낸 장면이었긔.
(근데 <평양성>에서 이런 장면이 몇 안되긔 ㅋ
김유신이 나오는 장면들과 이 장면만 좀 재미있었고 전체적으로는 전작 <황산벌>의 반도 못되는 영화긔.)
10. 실패한 군주 "영류왕"
형인 영양왕 시절, 고구려와 수나라의 전쟁에 참가하여 큰 공을 세웠고
형의 뒤를 이어 고구려의 왕이 된 후 친당정책을 펼첬으나,
이에 반대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야심가 연개소문에게 죽임을 당한 비운의 군주긔.
(1) SBS <연개소문>: 최종환
최종환의 영류왕은 영양왕 시절에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쟁 영웅이었으나
왕이 된 후에는 국난으로 피폐해진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당나라와 화해하려고 애쓰는 인물이긔.
하지만 지나치게 굴욕적인 외교를 펼치는 바람에 연개소문과 갈등을 빚고
결국에는 독주를 마시고 죽음을 맞이하긔.
주인공 연개소문과 대비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영류왕의 외교가 좋지 못했다는 식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죽을때까지 고구려를 위하던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으로 나오긔.
그러니까 연개소문과 영류왕 모두 고구려를 사랑하지만 그 방식이 달랐던거긔.
(2) KBS <칼과 꽃>: 김영철
(어째 이분은 고구려에 태어나나, 조선에 태어나나 원수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딸내미를 둔 팔자를 못벗어나긔;ㅋㅋ)
김영철의 영류왕은 그 스스로가 전쟁의 참혹함을 겪어봤기 때문에
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걸 깨닫고 당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인물이긔.
칼은 꽃을 지키는데 써야 한다는 영류왕의 대사에서 드러나듯, 말하자면 평화주의자라고 할 수 있긔
그런데 영류왕의 친당정책은 신념이 완전히 다른 연개소문의 반대에 부딪치게 되긔.
이에 영류왕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연개소문을 누르려 하지만 오히려 연개소문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말긔.
딸을 매우 사랑하는 한편 카리스마 있고 수완가다운 면모를 갖춘 군주인데다
그 딸이 하필 원수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기 때문에
<공주의 남자>에서 김영철 본인이 연기했던 수양대군과 겹쳐지기도 하긔.
하지만 수양대군과는 달리 야심보다는 신념이 매우 강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인물의 근본이 다르긔.
11. 고구려 최후의 왕 "보장왕"
고구려의 마지막 왕으로 고구려가 멸망한 후에도 부흥운동을 하는 등 나름 최선을 다한 인물이라 할 수 있긔.
하지만 연개소문에 의해 왕위에 올려진 인물이기 때문에 그에게 휘둘렸다는 인상도 강하긔.
(1) KBS <대조영>: 길용우
(<삼국기>에서는 의자왕을 연기했으니 앞으로 경순왕만 연기하면 삼국의 마지막 군주를 모두 연기한 배우가 될 햏이긔ㅋ
그런 의미로 경순왕 한번 하셨음 하긔ㅋㅋ)
길용우의 보장왕은 연개소문의 생전에는 기도 제대로 못펴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왕다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마지막까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로,
대조영을 믿고 조카딸 숙영 공주를 시집보내며 고구려 멸망후에는 뒤에서 대조영을 돕는 것으로 묘사되긔.
길용우는 여기서 꽤 강단있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줘서 나름 호평을 받았던 걸로 기억하긔.
(2) KBS <대왕의 꿈>: 안신우
<대왕의 꿈>의 보장왕도 연개소문과 더불어 비중이 그리 높지 않긔.
다만 특이하게도 다른 드라마들과는 달리 연개소문과 사이좋게 국정을 논의하는 관계로 묘사되긔.
(3) KBS <칼과 꽃>: 온주완
온주완의 보장왕이 개인적으로 꽤 흥미로웠긔.
극중에서 보장왕은 영민한 인물이지만 영류왕에 대한 애증이 깊고 왕위에 오르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어서
후에 연개소문과 결탁하여 영류왕을 배신하는 것으로 묘사되긔.
그리고 왕위에 오른 뒤에는 다시 연개소문을 견제하려 하지만 끝내 실패하고 말긔.
온주완의 연기도 괜찮은 편이었고 캐릭터도 신선해서 좋았는데
역시나 드라마 자체가 뒤로 갈수록 산으로 가면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긔.
+) 주몽의 라이벌, 부여왕 대소
부여의 네번째 왕으로 주몽과 유화부인을 거두어 보살폈다던 금와왕의 맏아들인데
고구려 건국 초기 고구려 왕들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기 때문에
<주몽>과 <바람의 나라>에서 악역 포지션을 맡고 있긔.
(1) MBC <주몽>: 김승수
한진희의 대소왕은 <바람의 나라>에서 정진영의 유리왕과 더불어 꽤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긔.
교활한 능구렁이에 정치력을 갖춘 왕으로,
고구려를 계속 괴롭혀왔던 역사속 대소왕 답게 유리왕과 대무신왕 부자를 낭낭하게 애먹이긔.
<근초고왕>때도 그렇고 한진희는 사극에서 능구렁이에 정치력 만렙인 캐릭터를 참 잘 소화하긔.
이인임같은 캐릭을 해도 어울렸을거라고 생각하긔 ㅋㅋ
그럼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긔.
고려 현종 연재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어쩌다 이쪽으로 꽂혀서 현종 글을 제껴두고 이러고 있긔 ㅋㅋㅋ
현종 마무리하고 백제 사극을 또 이렇게 정리해보겠긔.
첫댓글 게시글 정성이 어마어마하긔..저는 삼국기 짱팬이긔..연개소문 역할 괜찮았긔..요새 이런 드라마없어 슬프긔..
재밌긔 ㅋㅋㅋㅋ rpg 사극으로 역사왜곡하는 사극 말고 정통사극으로 고구려나 백제 다뤄줬으면 좋겠긔 ㅋㅋㅋ
안시성 유오성의 연개소문도ㅠ있냄 ㅋㅋ 너무 비중이 없어서 문제지만...
와 글 너무 잼있긔 그리고 대단하시쟈나 이 드라마들을 다 꿰고계신것도 역사잘알인것도 멋지시긔
자명고 비운의 드라마긔 주인공이 약했고 편성시기가 아쉬웠긔 넘 재밌었고 호동 캐릭터 매력터졌는데
글 진짜 재미있긔 소드님 지식도 대박이자나요...!
넘잼있긔 ㅜ
요샌 삼국시대극은 없어 아쉽긔
재밌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