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外] 사극 속 같은 인물, 다른 배우 (1) 고구려 편(스압)
*코멘트는 지극히 주관적이긔.
1. 비운의 군주 "성왕"
수도를 웅진에서 사비로 옮기면서 백제의 새로운 도약을 꿈꿨으나
신라와의 전쟁중에 붙잡혀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왕이긔.
(1) SBS <서동요>(2005.09.05~2006.03.27, 극본: 김영현): 안석환
안석환은 <서동요>에 성왕으로 특별출연하여 그의 비극적인 최후를 연기하긔.
실제로 성왕은 관산성에서 신라와 전투를 벌이고 있던 아들 창을 보러 갔다가
구천에서 신라의 매복에 당해 목이 베이고 말긔.
이 때 신라는 성왕의 목을 가져가 궁궐 아래 묻고 몸만 백제로 돌려보냈는데,
<서동요>에서 주인공 부여장이 그 빼앗긴 성왕의 목을 되찾아오는 에피가 나오긔.
(2) MBC <제왕의 딸, 수백향>(2013.09.30.~2014.03.14. 극본: 황진영): 조현재
<제왕의 딸, 수백향>은 제가 가장 아끼는 드라마중 하나라서 뭐라고 평을 못하겠긔 ㅋㅋ (MBC 조기종영 ㅂㄷㅂㄷ)
명농도 제가 제일 아끼는 캐릭터라 더 평을 못하겠고요ㅋㅋ
아무튼 조현재의 부여 명농(성왕)은 원래 동성왕의 아들이지만 무령왕의 아들로 자라나,
무령왕과 백제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여 완벽한 태자의 모습을 갖추게 된 인물로 묘사되긔.
<수백향>은 태자 시절의 부여 명농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원래 작가가 구상했던 결말은 성왕이 관산성으로 달려가는 장면이었다고 하긔;
성왕의 죽음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죽음을 향해 가는 그 모습에서 끝내려 했다네요.
작가가 처음에 구상했던 대로 드라마가 진행되었다면
성왕이 되어 겪게 될 실패와 좌절, 비극적인 최후 등이 다루어졌을 것 같은데,
제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가 거기까지 진행되지 않아 다행이긔;;
2. 마를 캐던 서동 "무왕"
마를 캐던 청년이 신라의 공주와 결혼하고 후에는 백제의 왕이 된다는, 서동 설화로 유명한 백제의 왕이긔.
하지만 현재는 무왕이 서동요의 진짜 주인공인지 아닌지 설이 분분하긔.
(1) SBS <서동요>: 김석(아역), 조현재
무왕은 원래 꽤 호전적이고 끈질긴 성격으로, 신라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괴롭혔던 인물이긔.
그런데 <서동요>는 부여장을 자애로운 성품으로 묘사하긔.
그런 점에서 볼 때 조현재의 부여장은 실제의 무왕과 많이 다르다 할 수 있긔.
<서동요>는 김영현&이병훈 콤비가 sbs에서 만들었던 작품인데,
시청률이나 완성도 면에서 두 사람의 전작만 못했다는 평을 들었긔. 주인공들 연기도 좀 난감했고요.
(물론 시청률은 20%넘기고 계속 월화극 1위를 고수했지만
대장금이 워낙에 성공을 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높다보니 완성도나 시청률이 다 전작만 못했단 말이 나온거긔.)
하지만 백제를 내세운 최초의 사극이라는 의의가 있고 서동 설화를 재해석한 것도 나름 괜찮았긔.
RPG 사극 답게 퀘스트를 수행하는데서 오는 재미도 있었고 배우들 비주얼 보는 맛도 있었고요.
또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동화같고 주제의식이 명쾌해서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었긔.
그나저나 저는 볼수록 <서동요>가 <선덕여왕>의 원작(?)같긔.
부여장의 신분을 증명했던 야명주가 덕만의 신분을 증명하는 소엽도와 겹쳐지고
진흥왕과 성왕이 덕만과 부여장이 본받으려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겹쳐지거든요.
게다가 <서동요>에서 부여장은 군주로 존경하고 형님으로 사랑하던 아좌 태자가 시해당하자
그 복수를 위해 백제의 왕이 되고자 하는데, <선덕여왕>도 똑같이 흘러가긔.
덕만 역시 자신이 주군으로 모셨던 언니 천명공주가 억울하게 시해당하자
그 복수를 위해 미실을 내쫓고 신라의 왕이 될 결심을 한다긔.
(그 외에 <서동요>의 몇몇 에피소드도 <선덕여왕>에서 변주되긔.)
그래서 <서동요>는 <선덕여왕>의 원형처럼 느껴졌긔.
(대본의 정교함은 <선덕여왕>보다 <서동요>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하긔.
캐릭터의 매력과 스토리텔링은 <선덕여왕>을 더 우위로 보지만요.)
아무튼 <서동요>는 sbs 사극 특유의 허접한 세트와 소도구, 소박하다 못해 초라할 정도의 스케일,
그리고 젊은 배우들의 딱딱한 연기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보면 재미있는 드라마긔 ㅋㅋ
(2) MBC <계백>(2011.07.25.~2011.11.22. 극본: 정형수): 최종환
<서동요>의 부여장은 극중에서 백제의 귀족들이 미는 우영공주를 거절하고 조강지처 선화공주를 왕후로 삼긔.
하지만 <계백>의 무왕은 조강지처인 선화공주가 적국인 신라왕실의 사람이라는 흠이 있어,
정통성을 위해 백제의 유력한 귀족가문인 사택씨의 딸과 다시 혼인을 한 설정이긔.
몇년전 미륵사 석탑에서 발견된 금제사리봉안기에 무왕의 비가 사택씨라고 기록되어 있었는데,
<계백>은 이 사실을 반영해서 무왕에게 선화공주와 사택비 두 사람의 왕비가 있는 것으로 설정했긔.
한편, 무왕의 아들 의자는 실제로 의자의 아들 부여융의 생년을 기준으로 해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무왕이 왕이 되기 전에 태어난 것으로 추측된다긔.
그래서 이 드라마의 의자왕은 선화공주와 무왕의 아들로 설정되어 있고,
<계백>의 무왕은 자신 하나만 믿고 백제로 온 선화공주와,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의자를 애틋하게 생각하지만
적국의 핏줄을 견제하는 백제 귀족들과 막강한 세력을 등에 업고 있는 사택비의 견제 때문에
두 모자를 제대로 지킬 수 없는 무력한 처지로 묘사되긔.
근데 역사 속 무왕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꽤 호전적인 왕으로, 왕권이 강한 인물이라긔.
그런 점에서 <계백>의 무력하고 의심많은 무왕도 역사와 많이 다르긔.
그러니까 <서동요>가 무왕을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먼치킨 성군으로 묘사했다면
<계백>은 무왕을, 사극에 흔히 나오는 왕권이 약한 임금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둘 다 실제 역사와는 동 떨어져 있는 셈이죠.
(4) KBS <대왕의 꿈>: 박철호
<대왕의 꿈>의 무왕은 극 중 비중은 매우 적지만 성격 묘사가 아주 명료하긔.
짧은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불같은 성격에 결단력있고 호전적인 모습이 확 드러난다긔.
그리고 신라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모습도 보여지고요.
그래서 앞에서 말한 다른 무왕들보다 가장 역사에 가깝게 묘사된 인물이긔.
3. 국경을 넘어선 사랑, "선화공주"
(1) SBS <서동요>: 설리(아역), 이보영
<서동요>의 선화공주는 어릴때부터 당돌하고 감정에 솔직하며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묘사되긔.
처음에는 공주다운 오만함도 언뜻 엿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성품이 선량하고 곧긔.
후에 부여장과 사랑에 빠져 나라와 공주의 신분까지 버리고 그의 연인이자 정치적 동반자가 되긔.
그러다 부여장이 무왕이 된 뒤에는 아버지 진평왕과 남편 무왕의 불화때문에 마음의 병을 앓게 되고
그로 인해 사랑하는 남편보다 훨씬 일찍 세상을 떠나긔.
근데 이는 묘하게도 최근 발견과 맞물리는 설정이긔.
몇년 전 미륵사 석탑에서 무왕의 비가 사택씨라는 기록이 발견된 후로
선화공주는 실존하지 않는 설화 속 인물이라는 설이 유력했다긔.
아예 서동요의 주인공이 무왕과 선화공주가 아니라는 설도 대두되었고요.
그러다 무왕과 선화공주의 능으로 추정되는 익산의 쌍릉중
소왕묘(쌍릉을 각각 대왕묘 소왕묘라고 하긔.)의 유물을 조사해보니 소왕묘가 대왕묘보다 앞서 만들어졌다고 하긔.
그런데 사택왕후는 일본쪽 기록에 의하면, 무왕이 죽고 1년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만일 쌍릉이 정말 무왕과 그 왕후의 무덤이라면 소왕묘에 묻힌 왕후는 사택씨일 수가 없다긔.
(소왕묘가 먼저 만들어졌으니 왕후가 무왕보다 일찍 죽었다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소왕묘의 주인이 선화공주일 가능성이 있고, 그녀가 무왕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을 것이라고 추측하더라긔.
(물론 무왕의 또 다른 비가 선화공주라는 확증은 없지만
문헌상 기록된 왕후는 선화공주와 사택왕후 둘 뿐이니까요.)
그러니 <서동요>에서 선화공주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설정이 이런 가설과 의외로 잘 맞아 떨어지긔.
그걸 알고 만든 설정도 아닐테고 그 외의 이야기는 죄다 허구지만요 ㅋ
(2) MBC <계백>: 신은정
<계백>의 선화공주는 신라 왕실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무왕을 따라 백제로 건너와 의자를 낳지만,
백제의 원수인 신라의 여인이라는 죄로 무왕의 약점이 되어 사택비 등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처지긔.
무왕은 그런 선화공주와 아들 의자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고,
결국 선화공주는 신라의 세작으로 몰려, 아들을 지키고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긔.
설화의 현실적이고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준 셈이긔.
4. 목숨과 맞바꾼 충언, "성충"
성충은 주색에 빠져 정사를 멀리하던 의자왕에게 간언을 하다가 옥에 갇혀 굶어 죽은 인물로
계백, 흥수와 더불어 백제의 마지막 충신으로 유명하긔.
(1) MBC <계백>: 전노민
<계백>의 성충은 드라마의 초반부, 신라의 포로 신세로 계백과 첫 만남을 갖고,
후에 의자왕과도 인연을 맺어 그의 책사로 활약하는데,
의자왕의 부인인 은고(송지효)가 신라와 내통한 것을 캐내다가 은고의 수하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긔.
성충은 원래 드라마에서 꽤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설정되어 있었긔.
하지만 러브라인이 꼬이고 이야기가 산으로 가면서 캐릭터의 비중이 반감되고 개성이 흐릿해져서
전노민이 <선덕여왕>에서 맡았던 설원랑에 비해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긔.
(2) KBS <대왕의 꿈>: 김원배
<대왕의 꿈>에서 성충은 충신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묘사되긔.
무왕과 의자왕, 2대에 걸쳐 충성을 다하며 역사대로 의자왕에게 간언을 하다가 옥에 갇혀 굶어 죽긔.
* <삼국기>에선 김갑수가 성충으로 나오긔.
역시나 작품마다 죽는걸로 유명하신 분답게 또 죽는 역할이긔ㅋ
5. 백제판 카산드라의 예언, "흥수"
흥수 역시 백제의 마지막 충신으로,
의자왕에게 당나라 군대를 백강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신라인이 탄현을 넘지 못하게 하라는, 충언을 올린 적이 있긔.
하지만 대신들은 모두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로 인해 흥수는 오랫동안 귀양살이를 하게 되긔.
후에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의자왕은 그제야 흥수의 조언을 떠올리지만,
결국 당군과 신라군을 막지 못하고 백제는 망하고 말긔.
MBC <계백>-김유석, KBS <대왕의 꿈>- 임병기
<대왕의 꿈>의 흥수는 성충 옆에서 한마디 거드는, 있으나 마나한 배역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별다른 특징이 없지만,
<계백>의 흥수는 겉보기에 가볍고 능글맞지만, 할 말은 기어코 하고야 마는 고집스러움이 있고,
백제 조정이 엉망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은거해버릴 정도로 곧은 성격으로 묘사되어 개성이 보다 뚜렷하긔.
하지만 성충과 마찬가지로 중반 이후로 거의 병풍 신세가 되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긔.
6. 백제 최후의 보루, "계백"
다들 잘 아시다시피 계백은 황산벌에서 신라군과 혈전을 벌인 끝에 전사하고 마는 백제의 마지막 충신이긔.
(1) KBS <삼국기>: 유동근
<삼국기>는 본 지 오래 되어서 유동근의 계백은 기억이 잘 안나긔.
기억나는거라고는 화살을 잔뜩 맞고 죽는 모습뿐이긔;
(2) 영화 <황산벌>: 박중훈
<황산벌>에서 김유신이 정치 9단의 능구렁이라면 계백은 단순하고 우직한 인물,
누구를 속일줄도 모르고 그저 나라에 충성하며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고자 노력할 뿐이긔.
(3) SBS <연개소문>: 정홍채
이 드라마는 워낙에 망작이라서 주인공인 연개소문마저 캐릭터며 연기며 할 말이 없는데, 계백은 오죽하겠냐긔 ㅋ
걍 계백이려니....하고 말 수준이긔.(정홍채가 계백과 안어울리기도 하고요.)
(4) MBC <선덕여왕>(2009.05.25.~2009.12.22. 극본: 김영현, 박상연): 최원영
계백은 신출귀몰한 작전을 써서 신라군을 위험에 빠뜨리는 인물로 <선덕여왕> 후반부에 특별출연하는데,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꽤 인상적이어서 호응이 좋았던 걸로 기억하긔.
심지어 덕만이에게 계집 드립을 날린 것 때문에 잠시지만 선덕갤에 계백-덕만을 미는 갤러들이 등장하기도 했고요ㅋㅋ
(5) MBC <계백>: 이현우(아역), 이서진
<계백>의 계백은 무왕의 호위무사인 무진의 아들로,
아버지를 잃고 신라의 포로가 되었다가 백제로 돌아와 의자를 왕위에 올리는데 큰 공을 세우긔.
하지만 후에는 사랑하는 여인 은고를 사이에 두고 의자와 갈등을 빚고
은고에게마저 원한을 사 많은 고초를 겪게 되긔.
이서진의 계백은 흔한 사극의 주인공 답게 절대선이며 이상주의자긔.
그래서 캐릭터가 식상하고 매력이 많이 떨어지긔.
그런데 계백이라는 주인공의 성격만 식상한게 아니라 다른 설정들도 죄다 식상하긔.
주인공이 자신의 본래 신분을 잃고 험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사극의 흔한 설정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계백이 신라의 포로가 되어 김유신 밑에 있다가 백제로 돌아오긔.
근데 sbs <연개소문>에선 또 연개소문이 김유신 집에서 일하다가 고구려로 돌아가는 설정이거든요?!
그래서 당시에 드갤 갤러들이 김유신이 왜 삼국통일을 했는지 알겠다고 했긔 ㅋㅋ
백제와 고구려의 명장들이 죄다 김유신네 집 노비 내지는 포로였으니 당연히 김유신이 젤 쎈거 아니냐면서요 ㅋㅋ)
계백과 은고, 의자의 삼각관계 역시 사극에서 흔히 반복되어온 패턴을 그대로 따라간다긔.
(남주에게 본부인과 첫사랑이 각각 따로 있고,
라이벌격인 남자와 첫사랑을 두고 삼각관계인건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설정이죠.)
게다가 전노민, 안길강, 아역인 이현우와 노영학 등 <선덕여왕>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계백>에 그대로 캐스팅되고,
미실을 참조한듯한 오연수의 사택비, 동시대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의 배경때문에
<선덕여왕>의 아류 내지는 시즌2 같은 분위기가 나는데, 그보다 스토리며 흡입력이 다 떨어지긔.
물론 전투씬 스케일도 기대할게 없긔.
M사의 허접한 전투씬을 그대로 답습하는건 물론이고 계백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황산벌 전투마저 날림으로 찍었다긔;;
그래서 여러모로 망작에 가깝다고 할 수 있긔;
(물론 <연개소문>, <광개토태왕> 류의 망작보다야 훨 낫지만요.)
(6) KBS <대왕의 꿈>: 최재성
원래 김유신으로 나올 예정이었던 최재성은 부상때문에 하차했다가 후에 계백으로 다시 출연했긔.
최재성의 계백은 과묵하고 우직하며 충성스러운 장수로 묘사되긔.
(박중훈의 계백에서 코미디적인 부분을 빼면 이와 비슷할 것 같긔.)
7. 남편에게 목숨을 잃은 "계백의 처"
<계백>의 효민은 은고를 모시던 하녀였다가 후에 계백의 부인이 되는 초영을 연기하는데
처음에는 활달한 여무사로 활약하고 계백과 혼인을 한 뒤에는 내조에 전념하는 현모양처가 되긔.
그리고 황산벌 전투 직전 계백에게 스스로 죽음을 청하죠.
근데 크게 인상적이진 않긔. 워낙에 드라마 자체가 망작이라서요;;;;
<대왕의 꿈>의 조은숙은 특별출연에 가까울 정도로 짧게 나와서 별다르게 할 말이 없긔.
그래서 아무래도 계백의 부인으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황산벌>의 김선아가 아닐까 하긔.
"호랭이는 가죽땜시 뒈지고, 사람은 이름땜시 뒈지는 것이여, 이 인간아!"
자신과 자식들을 죽이려는 계백에게, 김선아가 날렸던 이 대사는 그야말로 희대의 명대사라고 생각하긔 ㅋㅋㅋ
8. 백제의 마지막 군주 "의자왕"
무왕의 아들이며 백제의 마지막 왕이긔.
한때는 해동증자라 불리울만큼 영특한 왕이었으나, 끝내 망국의 군주가 되고 말죠.
(1) KBS <삼국기>: 길용우
<삼국기>의 의자왕은 원래는 똑똑한 인물이었으나 사랑하던 부인이 죽은 뒤
그녀와 똑같이 닮은 여자에게 빠져 나라를 말아먹긔.
(그 여자는 김유신이 보낸 세작이긔.)
(2) 영화 <황산벌>: 오지명
오지명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나올 때마다 꽤 웃겼긔 ㅋㅋ
그리고 믿었던 아들들과 신하들에게 배신당하고 황망해하는 모습이 시사하는 바가 컸긔.
<황산벌>은 가만보면 캐릭터를 정말 잘 잡았던 영화같긔.
(3) MBC <계백>: 노영학(아역), 조재현
<계백>의 의자는 선화공주와 무왕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등장하긔.
의자는 어머니 선화공주가 사택비의 계략에 의해 자결하자,
사택비의 손아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본심을 감추고 망나니 노릇을 하며 와신상담할 날만 기다리는 인물인데,
이는 의외로 역사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재해석이긔.
실제 기록을 살펴보면 의자는 40대에 접어든 나이에 태자가 되고, 그 뒤 1년 만에 왕위에 오르긔.
그러니까 무왕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태어난 아들인 의자가 무왕 말년까지 태자가 되지 못했던거라긔.
이처럼 의자가 태자책봉을 늦게 받았다는 것은,
그의 모계가 힘이 없었거나 혹은 그를 견제하는 다른 왕자들이 많았다는 얘기가 되죠.
그래서 적국의 공주인 선화의 몸에서 태어난 아들이라는 설정과
백제 귀족 출신인 사택비에게 견제를 받아 의자가 몸을 낮추며 살았다는 설정은 나름 괜찮은 해석이긔.
그리고 실제로 의자가 왕 위에 오른 뒤 조카 교기를 비롯하여 신하 40여명을 추방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극에서 교기를 사택비의 아들로 설정하고 의자와 경쟁구도를 만든 것 역시 무난한 설정이긔.
하지만 봐줄만한 장점은 이 정도 뿐이고, 나머지는 그저 난감할 따름이긔...
의자가 은고에게 집착하면서부터 갈수록 캐릭터가 형편없이 망가지고 조재현의 연기마저 별로였긔.
오히려 의자의 아역으로 나왔던 노영학이 조재현보다 좋은 평을 받았다긔.
그 때문에 후에 <정도전>에 조재현이 캐스팅되자, 사극연기는 별로라서 우려된다는 평이 많았긔.ㅋ
(4) KBS <대왕의 꿈>: 이진우
<대왕의 꿈>의 의자는 무왕과 마찬가지로 역사에 가장 부합한 모습으로 그려지긔.
태자 시절에는 심계깊고 정치력이 뛰어난 인물로 해동증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왕이 된 후에도 한동안 탁월한 역량을 펼쳐 신라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자리잡긔.
하지만 초반의 성공때문에 날이 갈수록 자만심을 갖게 되어 향락에 빠지고 말긔.
결국 후에는 사서에 기록된대로 국사를 멀리하고 충신의 말을 듣지 않다가 나라를 잃는 치욕을 겪긔.
*의자왕이 말년에 정치를 잘못하여 나라를 말아먹었다는 것은 단순히 승자의 기록으로 치부할 수 없긔.
<삼국사기>뿐 아니라 백제에 매우 우호적인 <일본서기>만 하더라도
의자왕이 말년에 대부인에게 권력을 쥐어주어 어진 신하가 죽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긔.
따라서 의자왕 말년에, 적어도 의자의 측근들끼리 분열이 발생하여 나라가 흔들렸던건 확실해 보이긔.
9. 백제 부흥운동의 주역 "부여풍"
부여풍은 의자왕의 5남으로, 백제가 멸망한 뒤 부흥운동을 일으켰으나
끝내 실패하고 고구려에 망명하였다가 다시 고구려가 망하자 당으로 끌려가 행방을 알 수 없게 되긔.
<삼국기>의 부여풍은 조재현이 연기했는데, 역시나 저는 기억이 안나긔.
아마 거의 단역에 가까운 비중이 아니었을까 하긔.(워낙 나온 배우들이 많아서요.)
그나저나 저때 조재현도 참 젊었네요.
그리고 <대왕의 꿈>의 부여풍은 장태성이 연기했는데 역시나 큰 비중은 없긔.
의자왕에게 충언 좀 하고, 부흥운동 짧게 하는 정도긔.
(그러고는 만력제로 다시 태어나 지금은 열심히 조정에서 놀고 먹는 팔자입니다...ㅋㅋㅋㅋ)
10. 백제 멸망을 앞당긴 요녀(?) "은고"
은고는 실제로 의자왕 부인의 이름이긔.
<일본서기>에서 의자왕이 부인인 은고와 아들 융, 그리고 그 밖의 신하 50 여명과 함께 당으로 끌려갔다는 기록이 있거든요.
그리고 <일본서기>에는 의자왕의 군대부인이 요사하고 간사한 여자라서
국정을 마음대로 휘둘러 어진 신하를 죽이고 화를 자초했다는 기록도 있는데,
대체로 은고를 그 군대부인으로 보는 편이긔. (다른 부인들의 기록이 없어서 더 그렇긔.)
또한 정림사지 5층 석탑에 새겨진 <대당평백제국비문>에도
의자왕이 안으로는 요부를 믿어서 백제를 멸망시켰다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군대부인이 그 요부로 추측되고, 그녀가 백제의 멸망에 한몫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긔.
그 때문인지, 은고 혹은 의자왕의 부인은 드라마에서 의자왕을 홀려 나라를 망치게 한 여인으로 묘사되긔.
<삼국기>에서 최수지는 1인 2역을 맡아 의자왕의 왕비와 신라의 세작인 금화를 연기하긔.
극중에서 의자왕은 왕비와 사이가 무척 좋았던 것으로 묘사되는데,
왕비가 일찍 죽고 의자왕이 국정을 멀리할 정도로 슬픔에 빠지자,
신라의 김유신이 의자왕의 왕비와 꼭 닮은 금화를 백제로 보내 의자왕을 유혹하게 하긔.
(<삼국기>에 나왔던 최수지의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토지>의 사진으로 대체했긔.)
한편, <계백>의 은고는 원래 계백을 사랑하지만 의자왕에게 반강제로 시집을 가게 되긔.
그 후 은고는 의자에게 원한을 품고 나라를 팔아먹는 악행까지 저지르는 악녀로 변모하긔.
은고를 연기한 배우는 송지효인데 연기도, 캐릭터도 딱히 인상적이지 않아서 별로 할 말이 없긔;ㅋ
그나저나 이렇게 정리를 하다보니 백제 사극이 정말 몇 개 없네요;
고구려는 그래도 꽤 이것 저것 만들어졌는데,
백제를 중심으로 하는 드라마는 <서동요>, <근초고왕>,<계백>, <제왕의 딸 수백향> 딸랑 네 개뿐이더라긔;;
백제 사극이 좀 더 활발하게 만들어졌음 좋겠긔.
그럼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긔!
다음에는 신라를 한번 정리해보겠긔
첫댓글 원글쓴이분이 신라편은 안쓰셔서 여기까지 퍼오긔 사실 아직도 신라편 기다리긔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그 분 맞긔ㅠ
서동요 존잼이었긔 ㅋㅋ 서동선화 비쥬얼 굿이고 특히 여주 선화 캐릭이 넘 좋더라긔. 장의 연인이면서 정신적 지주이고 정치적 동반자인 공주 캐릭터라 신선했긔.
서동요 존잼으로 봤긔 ㅋㅋㅋ 선덕여왕이랑 비교한 거보니 신기하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