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시 : 2022년 11월13일(일) 오전 7시 55분
2.코스 : 칠장사 ~ 칠현산 ~ 덕성산 ~ 금광초등학교조령분교 ~ 금광호수(청록뜰-혜산정-수석정)(16.2km, 약 4시간 5분)
경기둘레길 제40코스는 칠장사 일주문 전 마을길의 철당간을 찾아보고 길을 시작하며,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칠장사에는 어사 박문수 이야기와 의적 임꺽정 관련한 설화가 전해지는데 경내를 돌아 어사 박문수 합격다리를 건너며 숲길로 들어서 칠현산 정상(516.2m)을 넘어 사간마을로 내려온 발걸음은 금광호수로 이어집니다~
금광호수 물가의 청록뜰에는 안성 출신으로 청록파 시인 박두진 선생의 ‘박두진문학길’이 있으며, 수변 데크길과 산책로를 거닐며 선생의 시들을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수석정에 이르게됩니다~
오늘은 경기둘레길 제40, 제41코스를 연이어 걷기 위해 오전 5시 30분 경 집을 나서,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오전 6시 40분 발 죽산터미널 행 경일여객 시외버스를 타고, 안성시 죽산면으로 향합니다~
오전 7시 35분 죽산터미널에 도착, 오전 9시 30분 발 칠장리행 3-2번 버스 대신 택시를 이용해(13,000원) 칠장사로 향합니다~
오전 7시 50분 경 칠장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 칠현산 칠장사 일주문을 통과해 경기둘레길 안내판 앞에서 인증샷을 남긴 후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어사 박문수길 종합안내도와 칠장사 안내판을 담고, 천왕문을 통해 칠장사
경내로 들어가 대웅전으로 오릅니다~
칠장사는 안성시 죽산면 칠장산 아래 위치하고, 신라시대인 636년(선덕여왕 5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로, 궁예가 활 연습을 한 활터와 어사 박문수가 기도를 드리고 장원급제를 했다는 나한전이 유명하며,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혜소국사비, 삼불회 괘불탱 등이 있는데 특히 일주문 밖에 있는 철당간은 우리나라에 몇 기 없는 귀한 유물입니다~
칠장사에는 혜소국사의 설화가 전해지는데 고려 초 혜소국사가 이곳에서 머물 때 7명의 도둑이 마음을 고쳐먹고 혜소국사 제자가 되었고, 열심히 수행한 일곱 제자들은 나한이 되었으며, 그 뒤로 절 이름을 칠장사, 사찰 뒷산은 칠현산으로 부릅니다~
단청이 거의 없어진 고색창연한 대웅전의 전경과 죽림리 삼층석탑을 다시금 감상하고, 안성봉업사 석불입상에도 잠시 들립니다~
범종각에 잠시 들렸다 원통전, 명부전, 국사전을 차례대로 거쳐 밤사이 비바람이 만들어낸 빨간 주단이 깔린 아름다운 단풍길을 올라서 어사 박문수 합격다리로 향합니다~
어사 박문수 합격다리를 건너며 칠장사 둘레길이 시작되는데 이른 아침부터 산사를 찾은 한 가족이 합격기원 리본을 달고 있습니다~
좌우로 산죽나무가 줄지어선 아름다운 숲속 둘레길을 오르내리며 산사의 전경을 내려다보는데 한 번에 담기가 어렵습니다~
칠장사 이정표를 지나 칠장산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숲길은 어제밤 내린 폭우로 낙엽이 뭉쳐져 길목을 막고 있습니다~
단풍과 산죽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숲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맑은 공기 덕분인지 전혀 힘이 들지 않습니다~
운무가 자욱한 능선에 오르자 어사 박문수 둘레길 안내도와 칠장사 길림길 이정표가 반겨주는데 칠장산 정상(492.4m)은 경기둘레길 코스에서 벗어난 우전방 0.5km 지점에 있어 잠시 고민하다 칠장산 정상을 오르기로 하는데 운무는 점점 짙어집니다~
3정맥 분기점 이정표를 지나서 좁은 등로를 올라 헬기장에 올라 칠장산 정상석을 마주하는데 실제 칠정산 정상 삼각점을 향해 좀 더 오릅니다~
청량산과 녹박재 이정표가 있는 칠장산 정상 삼각점에 도착해 인증샷을 남기고 칠장사 갈림길로 되돌아 내려가다, 칠장산 3정맥 분기점에도 잠시 들립니다~
칠장산 3정맥 분기점은 백두대간 13지간 중 하나가 이중 한강 남쪽, 금강 북쪽을 흐르는 산줄기로 속리산 천황봉부터 경기도 안성시 칠장산 정상까지 뻗어 올라온 '한남금북정맥', 칠현산에서 시작해 용인, 수원, 안산, 인천을 거쳐 김포반도 문수산에서 끝나는 '한남정맥', 칠현산에서 시작해 천안, 예산을 거쳐 서산으로 들어가 태안반도 안흥에서 끝나는 '금북정맥'이 서로 만나는 곳입니다~
우리 산줄기 흐름을 정리해 놓은 책인 ‘산경표’는 조선 후기 여암 신경준이 쓴 것으로 산경표는 우리 산 갈래를 1 대간, 1 정간, 13 정맥으로 나누었는데 백두대간, 장백정간, 청북정맥, 청남정맥, 해서정맥, 임진북예성남정맥, 한북정맥, 한남정맥, 한남금북정맥, 금북정맥, 금남정맥,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 낙동정맥, 낙남정맥입니다~
칠장사 갈림길 이정표로 되돌아와 금북정맥 능선을 따라 옥정재 방향의 칠현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소나무 뿌리가 만들어낸 자연 계단을 다소 미안한 마음으로 올라서자 어사 박문수(1691(숙종17) ~ 1756(영조32))의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 안내판을 발견 후 잠시 감상합니다~
청년 박문수는 과거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올라가던 중 칠장사에서 하룻밤을 묵게되어 나한전에서 기도한 후, 잠자리에 들었고, 그날 밤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과거시험 시제와 함께 7줄 시구를 알려주었습니다~
박문수는 과장에 걸린 시제가 꿈에서 본 것과 똑같아 고심 끝에 마지막 구절만 완성해 제출했는데 결과는 장원급제였으며, 그 시가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입니다~
사유지 철망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자 숲사이로 안성베네스트 GC 골프코스가 살짝 보입니다~
멋진 바위가 있는 박문수 시문 쉼터를 뒤로하고 호젓하게 능선을 오르내리다 밤사이 빗물이 수북한 낙엽 사이로 뚜렷하게 만들어 놓은 S자형 숲길을 내려가 돌무덤을 지나는데 돌무덤 묘석에는 '부부탑 칠순비' 라고 적혀 있습니다~
초록색 산죽과 빨간 단풍이 좌우로 이어지고, 아직도 운무에 잠겨 이슬비를 뿌려주는 능선길을 한참 오르내리자 드디어 칠현산 정상석과 돌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칠현산 정상(516.2m)에 도착, 비와 땀으로 젖은 얼굴로 인증샷을 남깁니다~
공림 정상 이정표를 지나는데 정상석은 없고, 누군가 작은 바위에 '공림'이라고 적어 놓은 희미한 글씨가 보입니다~
멋진 소나무와 끝이 매우 뾰족해 칼날을 닮은 바위를 지나며 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데 덕성산 정상까지 다시 올라야 한다는 사실에 발걸음에 살짝 힘이 빠지는 것 같습니다~
초록 이끼와 갈색 작은 버섯이 가득한 고목을 지나자 참나무 가지에 누군가 금북정맥 곰내미고개(431m) 안내문을 걸어 놓았습니다~
덕성산 이정표를 마주하고 잠시 코스를 이탈해좌측 덕성산 정상(521.7m)으로 향했는데 정상 부근 길가에 "생거진천" 이정목만 나뒹굴고 있습니다~
'생거진천'은 살아서는 수해ㆍ한해가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비옥한 농토를 갖춘 진천에 사는 게 좋다는 뜻입니다~
옥정재와 사장골 정상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며 능선길은 가파른 하산길로 바뀌어 수북히 쌓여 미끄러운 낙엽들을 조심스레 밟으며 내려갑니다~
다시 능선길을 오르자 우측의 넓은 산자락 전체가 벌목으로 민둥산이 되어 있는데 그 사이로 S자형 임도가 보입니다~
능선길 가파른 등로를 내려와 넓은 임도에 이르러 잠시 숨을 고르고, 모처럼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내려가는데 민둥산 산자락에는 낙엽송 같은 작은 묘목을 촘촘히 심어 놓았습니다~
멋진 억새군락이 있는 변화산 입구를 거쳐 사흥리 마을길에 접어들어 금냉이교를 건넌 후 사간마을의 안성장터로 가던 옛길 안내판을 일독한 후 사간마을 표석을 지납니다~
사간교를 건넌 후 처마에 매달린 황갈색 곶감에 침 흘리고, 살기좋은 동막마을 입구와 석암마을회관을 거쳐 금광초등학교조령분교를 지납니다~
행복한 석암마을 표석을 뒤로하고 석암교를 통해 금광호수 상류인 사흥천을 건너 옛스런 금광제일감리교회와 멋진 조경수를 감상하고, 제법 규모가 큰 하얀 카페를 지나자 드디어 우측저멀리 금광호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금광호수는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건설된 저수지로 1961년 완공할 당시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였고, 청록파 시인으로 유명한 안성 출신 혜산 박두진을 기리기 위해 호수 둘레에 조성한 박두진문학길이 있으며, 금광호수를 따라 조성된 수변 데크길과 숲속 산책로는 다시 걷고픈 추억을 남기게 됩니다~
차로를 한 동안 따라가자 금강호수 수변 데크길이 보이고, 박두진 문학길이 있는 청록뜰에 도착합니다~
박두진은 경기도 안성 출신 시인으로 아호는 혜산(兮山)이고, 조지훈, 박목월과 함께 ‘청록파’의 한 사람이며, 초기에는 역사나 사회 부조리에 저항하는 작품을 썼고, 후기에는 기독교 신앙 체험을 고백하는 작품을 주로 썼는데 시집으로 청록집(1946), 오도(1953), 포옹무한(1981) 등이 있습니다~
혜산 박두진 벤치가 있는 청록뜰의 전경을 담고, 수변데크로드로 내려가 물에 잠긴 왕버들등 호수의 풍광을 감상하며 박두진 포토포인트에도 잠시 들립니다~
수변데크로드를 되돌아나와 쾌적한 수변산책로를 따라 혜산정으로 향하는데 작은 박두진 둘레길 안내판이 있습니다~
둘레길을 거닐다보면 나무와 쉼터에 걸어 놓은 박두진 시인의 시 안내판을 수시로 마주하게 되는데 여유있게 한구절 한구절 시구를 음미하며 걸을 수 있다면 더욱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혜산정 입구를 지나서 숲길을 오르내리고, 수변으로 내려와 한식당 '강건너빼리'의 전경을 담으며 수석정으로 연결되는 수변데크로드에 접어듭니다~
수변으로 기울어진 나무들이 자연스레 터널을 만들어 주고있는 수변 데크로드를 통과하고,
독특한 시상을 감상할 수 있는 박두진의 시 안내판들을 지나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부족해 모두 눈에 담아가기가 불가능합니다~
금광호수에는 수백 그루의 소나무, 참나무, 버나무들이 물속에 잠겨 있는데 물과 나무들이 연출하고 있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풍광들은 경북 청송의 주산지를 방불케 합니다~
아름다운 수변 데크로드 산책로 끝으로 저멀리 수석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수석정 옆 경기둘레길 제41코스 안내판과 스프함에 도착해 인증샷과 스탬핑을 마치며, 약 4시간이 소요된 오전 12시 경 제40코스 트레킹을 마치고, 수석정에서 간단한 점심과 함께 다음 코스를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첫댓글 경기둘레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 같습니다. 낯익은 장소도 있고 그 중 칠장산 정상과 삼정맥 분기점 추억의 장소입니다. 덕분에 옛 생각을 더듬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명산님!
이미 23년전에 오르셨던 곳에 제가 올랐었네요~
멋지십니다~
코스에 없었지만 칠정산 정상을 오르다 3정맥 분기점에 들렸는데 남다른 감흥이 있었습니다~
격려해 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