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제일’ 선비촌, 그 의연함이 도도하다
장성은 서원(書院)이 3곳이나 된다. 서원은 16세기 사림파들이 세운 사립교육기관이다. 단순히 성리학만 배우고 논하는 곳이 아니라, 국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기도 했던 공간이다.
황룡면 필암리에 자리한 필암서원은 하서 김인후(金麟厚·1510~1560)를 모시고 그의 선비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중종 때 문과에 급제해 승정원에서 일했으나 명종 때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낙향, 성리학에 몰두했다. 하서는 호남에서 단 한 사람 ‘동방 18현’에 든 학자다. 효종 때 사액서원이 됐고, 고종 때 사원 철폐령 속에서도 호남에서는 유일하게 남았다. 국가사적 제242호다. 우암 송시열과 동춘당 송준길의 편액글씨가 있고, 보물로 지정된 노비보 등 고문서가 수두룩하다.
장성읍 장안리의 봉암서원은 망암 변이중(邊以中·1546~1611)의 학덕을 기리는 곳이다. 그는 왜란 때 조총을 능가하는 화차를 300대나 만들어 보내 행주대첩을 이끌어낸 국방과학자이기도 하다. 진원면 진원리에 자리한 고산서원은 노사 기정진(奇正鎭·1998~1879)을 모신 곳이다. 이학(理學) 6대가의 한 사람이며, 조선말 위정척사파의 정신적 지주였다.
이들 서원에서는 다도·서예·예절 등을 가르치는 교육이 연중 열리고 있다. 필암서원에는 100명이 숙박할 수 있는 집성관이 설치돼 있다.
실속있는 3大 축제, ‘감동 백배’ 장성이 좋다
‘어린이들의 영웅’ 홍길동을 주제로 한 장성 홍길동 축제는 장성의 대표적인 축제로 우뚝 섰다. 올해로 13번째 열리는 홍길동 축제는 매년 5월 어린이날을 전후로 나흘간 열린다. 신분제 계급사회의 한계를 당당히 넘어서는 그의 도전정신을 배우는 축제다. 홍길동의 출생지로 알려진 황룡면 아곡리 홍길동 테마파크 일대에서 펼쳐진다. 활쏘기와 무술 대련, 홍길동 퍼레이드, 마당극 홍길동전, 홍길동 역사 재현극, 산채체험,홍길동 캐릭터만들기 등 홍길동 주제 이벤트가 수두룩하다. 이웃에 있는 상무대의 군악대가 출연해 퍼레이드를 펼치고, 난타공연, 청소년 춤 대회, 홍길동 3D 애니메이션 상영 등 볼거리가 푸짐하다.
축령산 산소축제는 피톤치드 향이 물씬 퍼져 나오는 서삼면 오암리 축령산 자락에서 열린다. 지난 13~15일, 올해로 4번째 축제가 열렸다.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군살하나없이 치솟은 숲속엔 풀벌레 소리가 가득하고 청솔모와 다람쥐 뛰노는 것을 볼 수 있다. 특유의 숲향 때문에 모기 하나 없다. 축령산 편백나무 숲은 779㏊로 전국 최대 규모다. 아토피와 천식 환자가 있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몰려드는 축제다. 피톤치드 삼림욕, 목공예 체험, 편백 염색, 편백 숲 타잔놀이, 숲속 음악회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숲속 도서관, 숲속 보물찾기, 야생화 현장 체험과 함께 개천에서 물고기 잡기도 할 수 있다.
백양단풍축제는 10월말~11월초에 열린다. 백암산의 기암괴석과 천년고찰 백양사 주변 오색단풍이 절정에 이를 무렵이다. 백양사 앞 단풍터널은 일등 볼거리다. 또 “이렇게 고울 수가 없다”는 백암산 애기단풍이 매력이다. 온 산을 물들인 단풍 숲에 빠져들면 하산하고 싶지 않다고 아우성을 칠 정도다. 백양단풍 분재, 야생화전, 시화전, 장성 곶감 깎기, 단풍 책갈피 만들기, 단풍페인팅, 단풍모자이크 등 체험행사가 발길을 잡는다. 백양사 고승이 펼치는 대중법회, 산사음악회 등도 곁들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