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정상화 촉구 영화인 1천인 선언 1,692명 참여
"문화적 터전을 정권의 소유물로 보는가"
3월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1천인 선언’ 기자회견
3월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1천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김영덕 프로듀서, <발레교습소> 변영주 감독,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경계도시2> 홍형숙 감독,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 <오로라 공주> 방은진 감독, 한국영화아카데미비상대책위 이용배 위원장이 참여해 ‘독립영화전용관 과 영상미디어센터 재공모,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지속적 지원, 한국영화아카데미 정상화’ 등을 요구했다.
<발레교습소>, <밀애>,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감독은 "영화인 1,600여명의 서명을 보면 최근 5년간 영화를 제작한 대부분의 감독이 포함되어 있고 지금도 명단은 늘어나고 있다. 영화 스텝들 다수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현 영진위나 정부의 주장대로 영화계가 좌파여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진위는 다양한 영화 제작에 대한 지원 기구였다. 미디액트 등은 영진위에서 지원하던 단체였으나 일방적으로 지원 중단했다. 조희문 위원장이 자신의 정치색과 같은 사람을 책임자로 뽑은 등 투명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문제다. 한국영화의 버팀목이 되어 왔던 영화아카데미를 건드리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김영덕 프로듀서는 "작년부터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 지원이 축소되고, 상업성 높은 영역에만 치우치고 있으며, 작년 하반기에 발표됐어야 할 지원 프로그램 및 예산운용계획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영진위는 이전까지 제 역할을 해왔으나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파행적 운영 이 우려된다. PD조합 차원에서 정상적 운영"을 촉구하였다.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도 "몇 년간 영화인 선언 여러번 해왔는데, 이번 경우는 긴 설명 필요없고 서명받기 쉬웠다. 좌우의 문제가 아닌 대부분 영화인들이 기껍게 참여했다. 미디액트, 인디스페이스 선정자가 무능한 것 가보면 알수 있다. 상영관의 경우 훨씬 좋은 장소임에도 썰렁하고, 미디액트 강좌 수강생 거의 없다. 좌파탓만 하고 있으나 본질은 운영진이 무능한 것이다. 시네마테크 재공모 공고 보고 어이없었다"며 "영진위가 영화 진흥을 위해 열심히 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도 "현 영진위 사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영진위가 민간위원회 성격인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언한 사람들 숫자를 보면 영화계 종사자 절반 이상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 안 된다는 것이다. 영화인 복지 문제에 대해 영진위와 교섭 가질 예정이다. 산업화 논리로 말도 안 되는 얘기 하지 않기 바란다. 미디액트, 인디스페이스, 시네마테크, 아카데미 문제 포함한 영화인 복지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영진위에 주문했다.
왼쪽부터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발레교습소> 변영주 감독,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
<경계도시2> 홍형숙 감독, <오로라 공주> 방은진 감독, 한국영화아카데미비상대책위 이용배 위원장,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김영덕 프로듀서
<경계도시2>의 홍형숙 감독은 "<경계도시2>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문제는 나에게 절실한 문제인데, 개봉관 하나를 잃었고, 배급지원 시스템이 없음으로 인해 어렵게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인촌 장관의 트위터를 보면 '문화는 식물의 뿌리와 같아서 소중하게 돌봐줘야 한다', 블로그엔 '품격 있는 나라'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어찌 이리 말과 행동이 차이가 있나. 실제 문화는 사회라는 거목의 뿌리로, 문화 관료들이 들어다 놨다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독립영화전용관, 미디어센터, 시네마테크, 아카데미와 같은 문화적 터전을 정권의 소유물로 보는가. 납득할 수 없다. 이것은 삶의 뿌리인 문화적, 근원적 가치"라고 주장하였다.
이어 "국가의 품격을 논하는 정부, 장관, 위원장은 진정 품격 있는 나라 원하면 한 목소리인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백지화시키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제대로 된 태도다. 조희문 위원장은 심사과정에 문제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문제가 있다"며 "사퇴하길 바란다"고 촉구하였다.
<오로라공주>의 방은진 감독도 "이것은 영화인들의 세력다툼이 아니다. 영화를 소비해야 하는 관객과의 거리를 더 넓히지 않기를 바란다.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질 주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관객들이 올바른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며 영화인을 대표하여 온 것을 강조하였다.
한국영화아카데미비상대책위 이용배 위원장은 "나는 아카데미 1기이고 영진위 1기 위원이다. 유길촌 위원장과 많은 일을 했는데 현재 그 동생이 장관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는 영진위가 일을 하는 기관이기에 책임을 묻는 것이다. 지난 베를린 영화제에 조희문 위원장이 참석했는데, 베를린 영화제의 한국영화 출품작의 절반 이상이 아카데미 출신감독이거나 졸업 작품이다. 타 세계영화제 관계자들이 매우 놀랐다. 그런 학교를 파행운영 하고 있다"고 이름은 그대로 내용을 바꾸려는 영진위를 비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영화인 선언'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영화인 선언'에서 "영진위는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주체의 사업성과와 정책에 대한 세밀한 평가 없이 무리하게 공모를 진행해서 파행을 이미 예고"했고 "두 사업에 대한 공모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가지 의혹과 문제점이 국회와 언론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공모를 책임지고 있는 영진위는 ‘문제없음’이라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답변만을 개진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에 의해 설립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사업에 연간 예산의 30% 수준의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운영자를 공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인데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 공모에는 아무 단체도 공모에 응하지 않아 공모제 자체가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함을 증명했으나, 영진위는 3월 12일자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를 재공모한다는 공지를 내어 영화인들과 관객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영화인들은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영진위에 있음을 우선 밝히고자 한다"며 " 영진위의 조희문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에 의한 독단적인 전횡이 파행적인 공모를 불러왔으며, 문화공공성 확대라는 구체적인 정책에 의한 공모제가 아닌 ‘나눠먹기’와 ‘제 사람 챙기기’가 이 사태의 본질임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재공모", "현재의 비정상적인 공모를 즉각 철회하고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약속",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에 대해 민주적인 공론화과정을 충분히 거쳐 정책 입안, 한국영화아카데미 정상화"를 요구하고 "두 공간이 정상화될 때까지 현재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의 그 어떤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였다.
‘영화인 1천인 선언’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차승재 대표, <괴물> <마더> 봉준호 감독,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호우시절> 허진호 감독, <말아톤> 정윤철 감독, <전우치> 최동훈 감독 <양 한마리 양 두마리> 황철민 감독 등, 1,692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