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333)
제10장 모살(謀殺) 13회
수춘이의 그런 표정이 몹시 귀엽고, 풋풋한 처녀티도 느껴져서 서문경은 싱그레 웃음을 떠올리며 묻는다.
“맛이 어때?”
“새콤해요”
“새콤해? 허허허... 첫 술맛이 새콤하다면 앞으로 마실 소질이 충분한데... 자, 어서 쭉 들이켜고 잔을 나한테 달라니까”
“예”
수춘이는 선뜻 대답을 하고, 무슨 거창한 일이라도 시도하는 듯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두 눈을 찔끔 감으며 잔을 쭉 기울여 발칵발칵 단숨에 목구멍으로 다 넘겨버린다.
“아으-”
목을 살짝 움츠리며 바르르 떤다. 그리고 목구멍이 얼얼하기라도 한 듯 입을 약간 벌리고서 혀를 내두른다.
“야- 잘 마시는데... 소질이 있다니까”
“자, 잔 받으시라구요”
수춘이는 잔을 두 손으로 서문경에게 권하고서 술을 찰찰 넘치도록 따른다. 그 잔을 비우고나서 서문경은 다시 수춘이 앞으로 내민다.
“한 잔 더하라구”
“어머, 과해요”
그러면서도 수춘이는 마지못하는 듯 또 잔을 받는다.
서문경은 속으로 야, 이것봐라, 여자 술꾼 하나 더 생기겠군, 하고 웃으며 술을 따라준다. 이번에는 잔에 절반 정도만 받아서 수춘이는 홀짝홀짝 음미하듯 마신다.
그 두 번째 잔을 비우고서 서문경에게 다시 건넨 다음 마른 안주를 집어 씹고있던 수춘이는 별안간 호들갑을 떨듯이 말한다.
“어머나, 어쩌죠? 나 어지러워요”
처음으로 마신 술이 왈칵 취해 오르는 모양이다.
“왜? 기분이 나쁜가?”
서문경은 약간 당황하며 묻는다.
“아니요, 기분은 오히려 좋은데요. 붕 뜨는 것 같다구요. 히히히...”
“그렇다면 상관없다구. 술을 마시면 누구나 다 그런 기분이 되는 거라구. 붕 뜨는 것 같은 그 기분에 술을 마시는 거지 뭐”
“히히히 히히히...”
정말 취기가 심한듯 곧잘 히들히들 웃는 수춘이의 발그레 물든 눈 언저리가 묘하게 아름답다.
서문경은 잔에 남은 술을 훌쩍 입안에 털어넣고는 성큼 일어선다.
“자, 어지러운데 저기 침상에 가서 누우라구”
“히히히 히히히...”
의자에서 일어서는 수춘이는 정말 어지러운듯 비실 한쪽으로 기울어지려 한다. 얼른 서문경이 다가들어 부축한다.
수춘이를 침상쪽으로 데리고가던 서문경은 그만 그녀를 번쩍 옆으로 들어다가 침상에 눕힌다. 그리고 가서 방문을 안으로 걸어버린다.
金甁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