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23 항암일기 - 날마다 행복을 꿈꾸며
날마다 행복을 꿈꾸며 산다.
하루빨리 암세포가 사라지고 장이 뚫리고 장루복원 수술을 한 뒤
나도 남들처럼 월요일이면 쓰레기를 줍더라도 출근을 하고
돈을 벌어 놀러도 다니고 먹고 싶은 것도 사 먹고 살다가 죽고 싶다.
항암이 끝나고 5일째.
오늘부터는 고통으로부터 조금이라도 해방이 될까?
갑자기 어제, 그제 엉덩이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
하루종일 앉아 있어서 그런가 보다.
서 있는 것은 힘들고 누워있는 것은 답답하고 하는 수 없이 앉아서
유튜브도 보고 글도 쓰고 만화도 보고 가끔씩 일어나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일상인데
엉덩이가 이토록 아파 버리면 이 조차도 멈추고 누워있어야만 하나.
빙혼은 지금까지 살면서 이해를 못하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나쁜 짓을 하는 짐승들이다.
살인, 강도, 강간, 폭력, 사기, 비리, 부정부패, 거짓말, 쓰레기 투척, 부동산 투기, 마약, 도박 등
왜 사람으로서 하면 안 되는 것을 하면서 사람처럼 살아가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이런 나쁜 짐승들과는 타협이라는 것도 없고 설득, 대화도 불필요하다고 느낀다.
잡초를 붙잡아 넣고 약초, 식초, 화초가 되기를 바라면서 교화를 떠드는 미친 사람이 되기 싫다.
*입맛이 없다는 사람들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고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음식을 먹어야 하고 때가 되면 자기가 원하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고
빙혼은 불가사리띠라서 입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언제나 맛이 있어 늘 풍성한 몸매를
유지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왜 사람들이 입맛이 없다고 하는 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한의사에게 입맛없는 한약이 있냐고 물었더니 독약은 있다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다.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사람들이다.
왜 사람들은 화를 낼까? 아마도 자기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자기가 사전에 그런 결과를 예측, 예방, 예견, 예상하지 못한 무능력과 정보부족인데
왜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김수환 추기경 :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모든 것이 내 탓이요
-탁닉한 스님 : 화라는 것이 뭐지요?
-화엄경 : 일체유심조(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것들이 몇 가지가 더 있는데 이해를 하는 것이 생겼다.
입맛이 없다는 사람들의 심정이다.
현재 빙혼은 입맛이 전혀 없다.
오로지 살기 위하여 먹는 것이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가 않은데 안 먹으면 죽는다니까 먹고 있는 것이다.
환갑이 다 되어서야 입맛이 없다는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오늘 새벽 2시에 일어나 배변주머니를 비운 뒤 그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른 때 같으면 누워 책을 읽고 있으면 잠이 들었는데 오늘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누웠다가 일어났다가 반복하기를 10여 차례 하다가 간신히 눈을 붙이고 있으며 6시반에 일어나
모친이 준비한 아침을 먹고 글을 쓰고 있노라니 잠이 스르르 오려고 하는데 정말 잠이 올까?
오늘은 월요일. 주방 창문에서 거리를 내다보면 사거리가 보이고
사거리 사방에는 출근 차량이 줄을 지어 서 있기도 하고 힘차게 달려가기도 한다.
나는 언제나 월요일에 노트북을 들고 출근을 해 볼까?
아니 쓰레기 주머니나 삽이라도 들고서 밖으로 나갈 수가 있을까?
없는 사람들은 그저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을 하다가 죽는 것이
최고의 행복한 인생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 사람은 현명한 사람일 것이다.
어젯밤 꿈에 아내를 만났다.
아내가 첩첩산중인 어느 오지 마을에 2층짜리 집을 샀는데 마음에 안 들어 잔소리를 해댔다.
아무리 시골집이라도 울타리도 없고 화장실과 샤워장은 건물 바깥에 있고
도무지 마음에 안 들어 아내에게 잔소리를 하다 어쩔 수없이 살아야하는 생각에 한숨만 쉬었다.
그랬더니 아내도 아침 문자에 어젯밤 내 꿈을 꾸었다고 한다.
꿈일망정 평소 잔소리를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남편이 잔소리를 한니까 꿈에 나타났나보다.
아내도 몸이 안 좋아 약을 먹고 있어 당분간 한국에 오지 말라고 하였다.
시어머니는 노환, 남편은 암환자, 며느리까지 아프면 환장 전용 아파트가 되니 오지말라고 했다.
아내가 오면 요양보호를 받는 것보다 더 신경 쓸 일이 생겨 안 오기를 바라는데
아내는 조그마 호전이 되면 한국에 오려고 하고 있다.
옛날에 부부는 서로 함께 살아야 한다고 하였으나
요즘은 함께 살면 다툴 일만 생기니 따로따로 사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빙혼이 일어나지도 걷지도 먹지도 못할 때에는 아내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하였지만
지금은 굳이 아내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 빙혼이 건강하였을 때 왔으면 싶다.
빙혼이 돈을 벌 때 오면 놀러도 다니면서 재미있게 살 수 있는데 지금 오면 심난할 뿐이다.
그러나 그래도 오늘도
신나게! 보람있게! 건강하게!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