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일요일, 오랜만에 깃발을 드신 가람님의 선택은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 우암 송시열의 고향으로 충절의 고향인 충북 영동 일대의 월류봉둘레길이었습니다. 명산명품길 연구 30여 년의 가람님, 어느 곳을 선택하시든 오케스트라에 큰 만족을 주는 길이지만, 오랜만의 복귀에서 온 고심 끝 선택, 그 자체로 기대감이 큰 길이기도 합니다.
장태산휴양림은 걷기모임에서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로 수십년 간 가꾼 메타세콰이아 숲길도 일품이지만, 키 큰 메타세콰이아숲길을 가로지르는 하늘다리가 일품인 곳이죠. 월류봉둘레길은 충북 영동의 한천8경중 제1경으로 ‘달도 머물러 간다’는 곳, 숲길에 이어 계곡을 따라 유서깊은 반야사로 이어지는 길, 일요일 하루에 이 두 곳을 이어 걷는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전날인 토요일, 적지않은 비가 내려 약간 걱정했는데 일요일은 화창하지는 않더라도 약간 흐린 날, 걷기에 아주 좋은 날이었습니다.
하루 일정으로 빡빡한 코스, 그런데 가람님은 계획이 다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자마자 장태산으로 먼저 갑니다. 워낙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곳, 오후되면 차량진입이 힘든 곳, 아침 일찍 먼저 갑니다. 전날 내린 비로 물기를 머금은 나무와 잎들, 세상이 온통 초록으로 물든 날입니다. 장태산에 들어서자 마자 싱그런 연두와 향긋한 나무내음이 물씬 풍깁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키 큰 나무와 연두연두한 잎들을 마주보고 어루만지고 가까이서 내음을 맡을 수 있다는 것, 상큼한 공기와 숲 내음에 기분도 상쾌, 몸이 날아갈 것 같더군요. 시간관계상 장태산을 짧게 둘러보고, 월류봉으로 이동하면서 이프님의 간식과 낙화가 준비한 김밥과 주먹밥으로 점심을 해결, 시간을 아꼈습니다.
장태산휴양림 하늘다리에서... 전날 내린 비로 참 싱그런 날이었죠~~
장태산에서 월류봉으로 이동 중, 한국전쟁시 미군의 집단학살이 이뤄진 비극의 현장 노근리 쌍굴을 찾았습니다. 역사의식이 깊은 가람님, 월류봉 가는 길, 비극의 역사를 환기시키는 의미에서 노근리의 역사적 의미를 들려줍니다. 미국 AF통신원의 끈질긴 추적 끝에 드러난 진실, 결국 2001년 미국 정부는 노근리 양민학살에 대한 미국정부의 책임에 유감성명을 발표했죠. 아름다운 자연 뿐 아니라 역사적 현장까지 놓치지 않은 가람님 덕분에 노근리 쌍굴을 또 한번 가슴에 담아 두었습니다.
월류봉은 그 자체로 한폭의 산수화 같은 곳입니다. 월류정에서 반야사까지 초강천, 석천을 따라 걷는 총 8.5km의 구간으로, 1코스 여울소리길, 2코스 산내소리길, 3코스 풍경소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월류정에서 물길 산길을 따라 조강천에서 석천을 지나 완정교에 이르는 길은 여울소리와 함께 걷는 길, 이 길을 따라 피톤치드가 많은 편백나무 숲과 백화산을 통해 영험한 호랑이 형상으로도 유명하며 사찰안에 보물로 지정된 반야사 삼층석탑과 수령 500년이 넘는 백일홍이 반겨주는 반야사로 이르게 됩니다.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구간, 그리 크지않지만 전날 내린 비로 수량이 넉넉, 여울소리 은은한 곳이기도 하죠.
모처럼 가람님 카풀에 참가한 낙화, 점심 이후 피곤함이 몰려오고 월류봉에서 반야봉으로 가는 길이라 스타리아 승합차를 몰고 먼저 반야사로 간 다음 역순으로 걸어가 일행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 길은 지난 2016년 12월 16일 오케스트라에서 충북 영동 옥동서원에서 시작, 구수천 팔탄길로로 해서 반야사까지 걸은 길이기도 합니다. 이때 참가자 중 가람님 길에 오신 분은 백조님이 계시죠.
반야사에서 휴식을 취한 낙화, 혼자 반야사에서 월류봉둘레길로 거꾸로 내려갑니다. 가는 길 나이드신 분에게 월류봉둘레길 가는 길 확인차 물으니 “저기 넘어가면 된다”는 막연한 말, 그래도 물길 따라 간다는 생각으로 가는 길, 이제부터 경북 상주라는 표지가 나오더군요. 그러고보니 2016년 12월에 길은 길이 생각나고 마침 마주오던 분에게 물어보니 낙화가 반대로 왔더군요. 사실 나이드신 분도 그렇고 표지판도 잘못됐고... 누구를 탓할 것도 없고, 어느 길이든 강원도 오대산 선재길 같은 풍경, 그 자체로 만족하고 일행을 만나 반야사를 둘러보고 문수전에 올라 백화산 일대를 조망까지 잘 했습니다.
[참고] 반야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구수천 팔탄길 따라 천년옛길, 와인향기에 취한 날...(2016. 12. 19 낙화후기1)
https://cafe.daum.net/orchestraro/hM2A/264
반야사에 나와 충북 영동의 특산품, 올갱이해장국을 안먹을 수가 없죠. 피로가 풀리는 올갱이국을 먹고 바로 옆 황간역을 구경하고 서울로 올라갑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 역시 가람님, 마지막까지 계획이 있었습니다. 11인승 스타리아의 위력, 버스전용선을 타고 서울까지 시원하게 내달립니다.
서울에서 충북 영동이면 180km의 비교적 먼거리, 장태산휴양림과 월류봉둘레길에서 반야사까지 하루에 다 둘러보기에는 빡빡한 일정이었는데 가람님 덕분에 여류롭게 즐겼습니다. 무엇보다 비 온 다음날, 연두연두한 신록의 세상, 그린카펫 위를 한없이 걸은 것 같은 특별한 선물을 받은 날, 역시 가람님 길은 종합선물 같은 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날이기도 합니다.
진행에 차량운전까지 애써주신 가람님, 함께 걸으면서 즐거움을 나눠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가람님 카풀하면 이프님이 항상 준비해주시는 이프님 스타일의 간식...
가람님이 플래카드를 잘 챙겨서 여러번 찍은 이유는... 니키타님의 엄명에 따른 것이라고...
장태산 자연휴양림 참 좋은 곳입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걸으면 좋은 곳...
늘씬하신 분들만~~
장태산 휴양림도 천리포수목원도 장성 편백나무숲도 그렇고 나무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욕심이 없으신 분, 사후 다 기증하신 분들
메카세콰이아길 하늘다리에서...
후렌드님과 백조님... 백조님은 2016년 12월 반야사 가는 길도 참가하신 분,...
드론샷이 아닙니다. 하늘다리에서 찍은 사진.,.. 나무와 마주 나란히 있으니 좋은 곳....
피톤치드 가득한 곳
나무와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 좋았던지... 나무를 많이 만지고 왔습니다.
연두연두한 곳에서도 빛나는 분들....
비극의 현장. 한국전쟁시 미군의 양민학살이 이뤄진 곳...
역사의식이 깊은 가람님이 노근리 사건을 설명합니다.
쌍굴에 표기된 것은 기관총탄 자국들.,...
달도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입니다. 길이 완만 평탄해서 달 밝은 밤에 걸어도 좋은 곳...
월류봉에서...
산수화의 한 장면 같은...
백화산 반야사 일주문
반야사에 먼저 온 낙화... 멀리 스님이 걸어오시기에 혹시 비구니 스님이 아닐까 했는데 젊고 잘생긴 남자 스님이....
갖가지 사연의 기와불사...
대웅전 풍경
반야사도 문수전을 중심으로 세조와 연결시키더군요...
백일홍(배롱나무)가 멋져서...
삼층석탑 앞에 아기 부처님도 학업성취를 강조하고....
2016년 12월에 찍은 낙화 자료사진...
반야사를 넘어 가람님을 찾으러 가는 길...
강원도 오대산 선재길 같은 풍경...
물가에 피는 수달래라고 하네요. 수달래 찍는 사진사들이 여럿 있더군요.
가다보니 경북 상주로 가는 길... 헐... 이 길이 아닌데...
다시 돌아와 표지판을 보니 백화산은 물은 없고 둘레길이라 월류봉둘레길인지 알고 나선 길... 표지판이 부정확해서 알바 했습니다.
반야사 입구에서 일행을 만나고...
반야사 유명한 호랑이 형상도 보고
반야사 사진들을 잘 보세요~~
문수전 가는 길... 의외로 높은데 있습니다.
문수전 가는 길... 반야사 전경인데 단아한 절입니다.
아주 오래된 문수전...
문수전에서...
백화산을 배경으로...
부추전도 먹고...
된장국에 배추...그리고 올갱이인데 불구하고 시원하면서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 맛도 김치도 아주 좋았습니다. 가격은 더 착합니다.
가람님 추천 맛집입니다.
바로 옆이 황간역... 사실 황간역을 구경하려는 것은 아니었고 식당 화장실이 불편, 이곳 화장실이 깨끗할 것 같아서..
이프님이 떡메를 내리치고 즐거워 합니다. 누구를 생각하면서 떡메를 내리쳤을까요~~
황간역은 항아리 작품도, 갤러리도 꾸며 놓은 이쁜 역
다들 만족하셨죠~~ 다음 가람님 길을 기대하세요^^
* 낙화의 두 번째 카메라가 현장에 가더니 그만 숨을 멈췄습니다. 핸드폰 사진은 화질이 안좋아 올리고 싶지 않았고, 후렌드님과 이프님의 후기가 있어 안올릴려고 했는데, 길이 너무 좋아 늦게라도 올립니다.
메모리카드 불량, 끈도 떨어지고... 코로나 전후 낙화의 분신이었던 두번째 카메라도 고이 보냈습니다.
첫댓글 불과 일주전이었는데...기억속으로 사라져가는...그 초록초록한 세상의 감동을 낙화님의 후기가 다시 불러 일으키네요~~~
오케에서 가람님의 길이 넘나 좋다는 소문은 자자 했는뎅~~
저는 아픈관계로 한동안 길을 나오지 못하고...회복해서..가람님의 길을 가려 하니...그때는 가람님께서 홀연히(?)사라지신 후였어요....
오랫동안 가람님의 명품길을 기다렸는데...
역시 넘나 좋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당~~~
먼곳 운전까지 고생하신 가람님~낙화님~넘 감사드리공~이프님 넘 애쓰셨고~함께한 분들 감사했습니다~
담에 또 가람님의 넘사벽 길을 기대합니다~~
오케를 위해 봉사하신 낙화님...글고 찐 짝꿍..카메라...고생하셨습니다^^
가람님의 명품길 다녀오신 소연님 추카추카
소연님 건강해졌기에 더 가능 했지요
곳곳에 소연님이 보여서 너무 좋아요~
@산타페좋아 싼타페님~~
길에서 뵌지 넘 오래예요
언능 나오셔서 좋은길 함께 걸어용~^^
장태산 휴양림, 반야사 등 오래전에 함께했던
추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첨부하신 낙화님의 명품 후기(2016.12.19)를
읽어보니 벌써 7년 반 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단체사진에 니키타님, 소월님, 백조님 등 원조 멤버들 모습도 보이고…
그때 백옥정 정상에서 찍은 개인 사진도 있고,
건배사도 아래와 같이 했었네요;
(이하 낙화님 후기에서 발췌)
[식사 중 와인을 반주로 하면서 청풍님이
멋진 건배사를 소개합니다.
“와인에 취하면 하루가 즐겁지만,
오케스트라에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
(와취하 오취평)”
그러면서 한말씀을 더 보탭니다.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화향백리(花香百里)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주향천리(酒香千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인향만리(人香萬里)]
낙화님의 후기를 이제서야 보네요~^^
후기를 읽으며 꿈결같았던 초록빛 싱그러움 속으로 다시 빠져봅니다..
고단한 몸으로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오가는 길 운전까지 해주시느라 가람님, 낙화님 수고 많으셨어요~
후기도 신선함이 생명~!^^
가람님 복귀후 첫길
역시나 명품길이었네요
낙화님 컨디션 안좋은데
운전과 열혈 사진봉사 수고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