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대가리에 털나고 첨 써보는 감상문인데..이거 원 쑥스러워서~~ㅋ
때는 2004년 11월 27일 토요일...
주말이면 혼자 산으로 도망다닌 죄를 조금이라도 모면하고자
바다보는거 조와허는 마눌과..
나닮아서 북한산가자구 졸르는 작은 딸네미를 동반하고..
이미 주차장으로 변한 서해안 고속도로를 빌빌 졸면서 내려가..
열씨미 인터넷 뒤져서 찾아낸 화성군 궁평리 바닷가에서 사진찍고..
우럭회에 아나고구이를 쏘주 석잔 핥으면서 먹어주고...
일찌감치 해저문 고속도로를 또다시 빌빌 졸면서 죽기살기로 돌아오는데..
삐리리링~~~... 뭇사람의 따거운 눈총을 받고있는 1998년식 무전기가 울린다...
"아~~저 가는세월임다..내일 아침9시 약속은 장혁이네가 긴급 이사회땜에 안된다는데~~
"..허억... 이게 뭔소리여..그람 내보구 또 혼자 모델서구 주연배우 하라궁???...안해..나안해..
그러잖아두 요즘 부업처
(참고로 본인은 항상 본업은 백수이고
직장은 부업, 즉 알바라고 스스로 굳게 믿으며 살고있슴다..ㅋㅋ)에서 주는
정신적압박감 땜시 과도한 술,담배로 컨디션은 완존 내리막에다..
가족봉사운전으루 낼아침에 일어나는게 천근만근일텐데 우짜라고...
소리가 목구멍까지 막올라오는데..
"아 근데 나두 어제 술에 꼴아서 낼 하루는 걍 쉬면 어떨까요~~ "가는세월님의 약한 목소리...
음마..방가워라..."아~~ 예~~저두 지금 죽을맛인데 한주 걍 넘어가져~~ "
아싸.. 살아따.. 낼은 이불 뒤집어쓰구 딱 15시간만 자자...
집에 도착하니 8시반.. 근데 갑자기 졸음이 가셔버리고 나니
웬지 낼하루가 엄청 지루할거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왜이러징???
자타가 공인하는 혼자놀기의 대가인 내가 요 한달새에 사람만나 노는거에 물들었나??..
헉.. 이거 혹시 위기의 중년?? 갱년기 장애???? ...
갑자기 등골이 오싹... 가만히 요즘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본다...
불과 한달여전..
그때까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또는 떼거지로 산에서 웃고 떠들고 먹어대도...
이몸은 무저건 쏠로로 시작해서 쏠로로 끝내겠다..
다짐하며 고고하게(????..우웩..) 산길을 헤비적거린지 어언 2년...
그런데 한국의 산하 사이트에서 우연히 알게된
가는세월님에게 북한산지식과 등반기술좀 배운다는게..
평생에 사진조차 찍히기를 극도로 거부하며 조용히 지내던 내가....
님의 필생의 역작~~대하드라마 북한산~~ 동영상기록작업에...
출연배우 개런티가 없는 제작자겸 감독의 사정상..ㅋㅋ..
용모,재능 꽝에 가진거라곤 시간만 많은 이몸이 자동으로 캐스팅되고...
근데.. 죽으란 법은 엄는겨.. 모노드라마 딱 한편 찍구난 바로 그 담주에..
불광역에서 우연히 만난 수일과 장혁(+그의 애인)..
젊은 세사람은 나의 고단한 주연겸 엑스트라 생활에 종지부를 찍어줌과 동시에...
쏠로주의자인 내게 함께 산행하는 재미를 톡톡히 가르쳐 준 모양이다...
앗..난 항상 서론이 길어서 문제닷..여기까지 읽구서 어라 이넘이 지금 먼 짓거릴 하는겨...
하구 채널돌릴 한봉울님들 잠시만 지둘리시라...
워째꺼나 집에서 한숨돌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번쩍..쿠궁..
해마다 10월 중간고사기간에는 설악산 단독종주를 하겠다구 결심한 겨우 두번째해인 올해...
빌어먹을 알바일 땜에 창원까지 차몰구 왕복하구..
게다가 국내 2위의 강도를 자랑하던 허리근육은(?? ~흐~~ ) 느닷엄씨 삐끗해서리...
이게 무신 변고란 말이냐...
고스란히 날려버린 설악산 풍광땜에 씩씩거리던 차에
느닷없는 가는세월님의 지리산가자는 제안에... 홧김에 서방질한다구
아픈허리 끙끙대며 떠난 주말 지리산 종주길에서 만났던 마리님과 나눈
한봉우리얘기가 생각나는게 아닌가...
그래 맞다..어디 함 보자.. 일욜산행 뜬거엄나??..
앗 있다.. 근데 두개당.. 워딜 따라가야되나... 마리언냐는 왜 아무데두 안가는겨...
에라 몰게따..무전기는 뒀다 국끓여 묵남..
마리님 전화기에서 나는 황당한 벨소리..헉..첨엔 안받길래..
에이 관두자..
이 나이에 쑥스럽게 남들노는데 기웃거리면 인근 주민들 빈축이나 사지 머.. 하며
담배피우러 나갔는데 마리님 전화가 울리다 끊어진다..
우잉?? 다시걸어보니..."네에~ 짱도사님~~"..
허걱..상냥두하셔라 ~~ "아~~예..뭐 어쩌구 저쩌구 구차한 소리..끝에 ...
근데 어느팀 따라가져??? ".." 대장이 누구 누구래요??" ...
"한팀은 여산님이란 분이구..으.. 한팀은 머드라..(젠장 자세히 보지두 않아땅..)"..
"~~아 네..여산님 참 좋은 분이셔요..산악마라톤을 하시는 분인데..~~ "
..으아악...누구 죽는꼴 볼일 있어염??? ..
"네네..알았슴다...." 전화끊구 생각해보니 8시 청량리는 무리닷..
아침에 김밥사서 챙겨갈라문 6시엔 집나서야 허는데...
올빼미형 인간인 나에겐 무리고.. 보자.. 널널한 북한산 산행이 현재의 꼬라지로 보아 제격이다..
일단 신청해보자..인터넷에 올리고.. 안심이 안돼서 전화해따..
전화기 너머에서 울리는 점잖은 목소리.. 아~~네..오심됨다..흐미..어째 너무 묵직허당...
세인트라면 발 킬머처럼 생깄나??
옛날 테레비 시리즈 세인트는 얍삽하게 생긴 이태리계 아이언 오질비였징?? ..
내참 치매걱정될 나이에 쓸데엄는 데이타는 왜 이러케 안지워지구 남아 있는겨..
어쨌든 도시락 싸달라구 졸를 염치는 없구 아침에 깁밥한줄사서
궁민대 앞에 정시에 도착해 보니...
아따 웬 사람들이 여기두 장난이 아니다...
이럴때 쓰라구 무전기가 있는겨... 전화기 들구 만난 세인트님 첫인상..헉.. 신사닷..
그 옆에 한눈에 전문가인줄 알 수있는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
나구네님..으헉 한봉울 회장님이시랜다..
오늘 잘못 걸려따..지리산서 본 한봉울팀과는 분위기 영 다르닷..
직업상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데는 두려움이 덜하지만 오늘은 일단 나이들도 제법드셨구..
일단은 태생적으로 낯가림 심하구 초면 대인관계에 자신엄는 나로서는 걱정이닷...
잠시후 엔젤님과 신비걸님..친절한 인사에 다소 안심은 되지만.. 헐..
비즈니스 아닌 관계로 만난 여성분들에겐 아직두 영 쑥스러운게.. 나이 헛먹었당...
구름모자님이 나타나자..흠 젊은 친구도 있군..
(참 안경까지 끼구서는 관찰력두 꽝이지..
하긴 구름모자님이 너무 젊어보이는데다
무엇보다도 순수하기 그지없는 말투와 모습에 깜빡 속아땅..
참고로 안경은 울 마누라가 쓰구 가랬다.. 노안이 와서 벗어버리구 다닌지 꽤 됐는데..
나중에 나두 데리구 갈덴데 길틀려구 간다믄서
깍뚜기 머리에 안경까지 벗으면 인상이 너무 드러워서 사람들이 싫어할 꺼라구..헐..)..
잠시후 옛날 나처럼 아예 등산유니폼개념 싹무시하구 청바지입고 씩씩하게 뛰어오는 써니님...
그래 젊은건 좋은것이여...
근데 돈 꼴레오네의 장남이자 빈첸조 꼴레오네의 아버지인 써니처럼 성질두 과격한감???..
벨 쓸데엄는 생각만 하면서 어색한 웃음만 흘리구 있으려니...
사람들이 나를 붙임성엄는 기분나쁜 넘이라구 볼까 두려워지는
나의 피해망상적 대인기피증이 스멀스멀...
에이 어차피 산행하다 보면 말할꺼리가 생기겠지..
앗.. 근데 이게 웬 일이냥..
세인트님이 담배를 꺼내서 문다..흐.. 일단 금연주의자 모임은 아녔군..
아예 시작부터 끝까정 못피우게 하는데로 알았는데 이게 웬 재쑤...하나님 감솨함다..
일단 기분조케 한대피우고 시작해따...
그런데 오늘 분위기는 나이가 제법 드신분들도 있는데...
마리님 한테 들은 것 처럼 가족동반이나 부부동반 분위기는 아닌거 같당..
흐~~ 사실 점심먹을때
엔젤님이 자갸..~~어쩌구 하니깐.. 산에서 여보당신 하지 말엇!!..
하구 신비교주님이 일갈하실 때까정 눈치엄는 인간의 표상인 나는
엔젤님과 세인트님이 부부란 사실을 알 턱이 없었지..헹.. 어쨌든 그렁저렁...
나는 처음 가보는 궁민대옆 북한산길인데 여럿이 가니깐 재미있다..
회장님의 명령으로 체조도 하려니까 영 어색하구 비틀 비틀..
요즘 들어 부쩍 망그러진 몸뚱아리는 영 말을 안듣는다..
무릎은 오늘따라 왜이렇게 안좋은겨...
형제봉에 올라갈 즈음 되니 슬슬 몸이 풀리면서 고물차가 굴러가기 시작하는데..
제발 정지 명령좀 자주 내리지 말기를..
다행히 여기는 다들 자유로운 분위기이고
세인트님도 고압적으로 통제하는 분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대남문 아래서 점심먹는데 다들 우와.. 맛나게도 싸오셨네..과일에 포도주에..
으..김밥한줄 딸랑 놓구 얻어먹기만 하니..미안해라..ㅋㅋ..
빨리 우리 마누라를 가입시켜야돼...
근데 일단 젤 엄살심한 신비교주님 수준까지 가려해도 한참 멀었는데
겁많기는 나보다 두배나 더 많고
힘은 작은 딸네미보다 약한 마누라를 어케 훈련을 시키나...
그나저나 세인트님은 우짜자구 따뜻한 봄날같은 북한산길에 비브람을 신고 오셨대염...
하긴 나두 오면서 혹시나 약간의 눈길이라도 밟아보길 기대는 했지만...
그래두 참 대단하시다..
비브람 창으로 비봉도 척척오르는데..
난 모냐..스텔스창 신고도..으..바짝 쫄아서 두분 언냐들 한테 핀잔만 들어땅...
하긴 겁쟁이 소리 들어 챙피할 나이두 지났다..
구름모자님과 써니님은 신났다...
써니님은 사실 좀 조마조마하당...
회장님은 겁먹은 나를 슬링으로 당겨주시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감솨..
이런 분들이 함께 있으니 혼자서는 못올라가는 비봉바위를 오늘도 올라가 보는겨...
그나저나 비봉에서 본 문수봉 바위에 사람들이 너무 많다..
세인트님과 오른쪽 위험지대로 가는 사람들 보면서 얘기나눈지 얼마 안돼
향로봉 옆을 지나려 할 즈음 문수봉에 헬기가 뜬다..
젠장 이번 일욜두 뜨는구낭..
제발 안전산행하자구요.. 나처럼 겁많은게 비난 받을 일만은 아니랍니다..
하산길..기자촌으로 내려가는 길은 세인트님께서 신경써서 준비하신 코스답게 넘 좋았다..
이제 낯도 좀 익고 분위기에도 익숙해지니 슬슬 장난끼가 발동해서
신비교주님께 딴지걸다 여러번 혼났음..그래두 너그럽게 봐 주시옵길...흐흐
그리구 하산길 재촉하는 회장님의 반가운 소리..
"어여 빨리 내려가... 담배펴야 돼"..ㅋㅋ..
그럭저럭 내려와서 버스에 올라 뒤풀이 장소인 연신내로 향하는데..
연신내 시장앞에서 내가 잘난척하구 길막히는데 내려서 걷자구 하는 바람에
세인트님 디카 두고 내렸당..오늘 찍은 사진들 우짜노...
오징어집에 자리잡구서 그걸 알았을때..
으...나때문에 그런거 같단 생각이 들어서 우울해지면서도 겉으론 내색도 못했다..
혹시 나 나쁜넘이라구 생각지는 마세염...
그나 저나 뒤풀이하면서 마신 쏘주 몇잔 땜에 사고쳐땅..
술기운 좀 들어가서 용감해지면 남들 말 가로막구
혼자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버릇을 또 보이구 말았당..
어쨌든 다들 너무 밉게보지 말아 주셔영..
특히 신비교주님...함 바주세여.. 담부턴 잘할게요...
으으.. 머리가 아파와서 더는 몬쓰게따...
어쨌든 오늘 산행함께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최대한 시간을 내서 빠른 시일내에 정회원도 되구
가족도 함께 데리구 다녀보도록 하겠습니다...세인트님을 비롯한 여섯분 모두 행복하세요...
근데 이러케 써두 되나요???? 혹시 안된다믄 운영자님이 알아서 삭제해 주세여...
첫댓글 일케 쓰면 않되는디유.운영자님 알아서 삭제해 주세요.일케 긴걸 또 읽어버렸어요ㅠㅠ.
저두요...또 한번 읽었네요...신비언냐덕분에요...구름모자님이 나이가 아니 연세가 별로 안 많아 보여서리...제 또래인줄 알았는데..아니네요...^^ 죄송
음...이상은 angel님의 접대성 멘트였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