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경남방 평창 월정사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이제 여행 후기를 간단히 써보겠습니다.
월정사에서/ 신기한
깊은 산속 월정사 범종소리는 멎고
독경소리만 적광전 지붕의 눈을 녹이는데
용금루로 솟은 해는 슬그머니 어디로 갔을까
소복소복 소리 없이
눈 내리던 지난밤 삼경에
누가 여인의 옷 벗는 소리를 들었는가
속세에서 남겨진 전복껍데기 같은 망상은
금강연 물소리가 죽비 되어 때리고
번쩍이는 취모검에 베여도 사라지지 않으니
어느 겨울 눈길로 떠난 아린 그리움은
키 큰 전나무 끝에 눈이 쌓이고 녹기를
몇 번을 더 하고 또 해야만 본래로 돌아올까.
01. 출발
산문 근처 경남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자말자 신우짱님에게 보고하고 총알같이 월정사성보박물관으로 뛰었다. 이번 여행 목적이 바로 상보박물관 관람이었기 때문이다. 월정사, 상원사, 사자암, 적멸보궁은 이미 3번을 다녀왔지만 문화재를 제대로 감상하질 못했다.(문이 잠겨있었다) 월정사 경내에 있던 성보박물관을 좀 떨어진 곳에 새롭게 개관하였고, 옆에 왕조실록박물관 그리고 한강시원지체험관이 개관하였다.
02. 산문(山門)
산문→ 성보박물관→ 월정사→ 전나무숲길 순으로 돌아본다.
‘오대성산(五臺聖山)’이란 편액을 단 산문
작년에 세워졌으며, 편액은 탄허스님 글씨를 집자해서 만들었다.
오대(五臺)는 동대, 서대, 남대, 북대, 중대를 말한다.
불교신자들은 잘 아는 적멸보궁은 중대 비룡상천(飛龍上天)의 명당에 위치한다.
03. 월정사성보박물관
여기서는 중요한 공양자상과 세조부부의 사인만 보자
월정사 경내의 9층석탑 앞에 무릎을 꿇은 모습의 조각이 공양자상이다.
현재 탑 앞에 있는 것은 복제품이고, 본래 원작은 박물관에 있다.
진품과 가품(복제,모조,재현)의 차이!
그것은 풍기는 향기부터가 다르다.
복제품
진품
수양대군 즉 세조가 상원사를 방문하여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우리가 점심 식사한 식당 근처는 그때 임시 과거가 시행된 곳이다.
이야기가 정말 무궁무진하지만 길어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래서 남겨진 ‘상원사중창문’에 세조부부의 사인이 있다.
임금부부의 사인 재미있지 않는가.
도장 옥새 속에 까만 것이 사인이다.
한강시원지 체험관
04. 월정사(月精寺)
야경으로 유명한 경주 월정교(月精橋)와 한자가 똑 같다.
금강연(金剛淵)
월정사 옆을 흐르는 내를 오대천이라 한다.
월정사 옆 물이 깊은 곳을 금강연(金剛淵)이라 한다.
그래서 바위 있는 곳에 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이곳이 물이 솟아올라 흐르는 한강의 시원지다.
우측 눈덮힌 바위에는 '금강연'이라는 새겨진 글이 있다.
용금루(湧金樓)
‘금이 솟아오르는 누각’ 즉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는 누각’이다.
예전에 열려 있었는데 오늘은 닫혀있다.
적광전(寂光殿)
명당이라고 소문이 난 곳이다.
눈이 빨리 녹아버린다.
안에 모셔진 부처는 석가모니불이다.
석굴암 부처를 모델로 했다.
본래 적광전에는 비로자나불을 모시는데 대웅전에 모시는 석가모니불이
있는 건 『화엄경』에 두 부처의 정신적 합체되는 부분이 있어 그렇다.
05. 전나무 숲길과 성황각(城隍閣)
전나무숲길은 월정사 일주문과 금강교까지 1㎞다.
본래 절의 정문은 이 길이었다.
우리는 왕복했으니 전나무 길은 모두 잘 기억하겠다.
이 길 끝에 성황각에 모셔진 성황신이 안면이 있다.
통도사 가람각 신이다.
월정사 성황신과 닮았다.
성황각을 보면서 생각난 게 있다.
제대로 몰라서 습관적으로 하는 것들이 많다,
어떤 일들은 ‘형식’이 중요한 것도 있다.
제사가 그렇다.
예를 들어 낮에 고사를 지내면 주관하는 제주(祭主)는 여자가 해야 한다.
낮은 양이니 음인 여자가 제주가 되고
밤은 음이니 양인 남자가 제주가 되어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제사는 원칙대로 해야 기도빨이 더 좋은 것이다. ㅎ
원칙과 기본을 알고서 융통성을 발휘하자!!!!
오늘 이 책이 배달되었다.
며칠 전에 교보문고에 인터넷 구입을 했다.
여기 지공은 인도스님이고, 나옹은 고려말 최고의 고승이다.
나옹은 지공의 제자다.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 태종 이방원이 유일하게 인정한 스님이다.
나옹은 이 시로 유명하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가라하네.
하지만 내가 조사한 바로 그의 문집에는 안 나온다.
어떤 기록도 없이 구전되는 이야기 일뿐이다.
따라서 저 선시는 현재 작자미상이다.
나옹화상이 중국에 유학하고 들어와서 바로 이 오대산 북대에서
머물렀으니 그 인연이 있고, 이 책을 쓴 사람도 월정사 스님이다.
기장 용궁사 창건을 나옹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창건했다는 해에 나옹은 여주 신륵사에서 입적했다.
유명하니 빌려왔는데 연도를 좀 알아보고 해야지 ㅉㅉ
06. 회원님들 사진
여기 까지만 하겠습니다.
왕복 15시간을 함께 한 분들 반가웠습니다.
늘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 사족(蛇足)
여행에서 돌아와 생각하니 죄송한 것이 있어 양해의 말씀을 올립니다. 자리가 그래서 성의 있는 설명을 못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관심 없는 이야길 듣는 만큼 피곤한 일이 없습니다.
40명이 모두 문화재, 유적지 등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마땅히 제가 신이 나서 하겠지만 이미 익히 경험한 일이 있어 몇 몇 사람을 위한 해설은 나머지 대다수를 피곤하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말이 소음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당일 신우짱님이 월정사 등에 대한 해설을 요청하셨지만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안에서 도망가지 못함을 무기로 삼아 강제로 끌어내었지요.(웃자고 하는 표현입니다ㅎ)
참고로 저는 코로나가 오기 전 대학과 지자체에서 문화재 해설사 양성과정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고, 전국 여러 곳을 수강생들과 답사하기도 했습니다. 발급기관이 다른 해설사 자격증을 2개 가지고 있고, 현재도 여러 가지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자랑이 아니라 자격요건을 말하고자 함)
사찰문화재가 용어 때문에 어렵지만 알고 보면 아하!! 소리가 나옵니다. 우리와 아주 오랫동안 일상생활을 같이 한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불교문화를 사용하면서 욕을 하는 타 종교인을 보면 그냥 웃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명절에 하는 ‘절’도 불교문화입니다.
그래서 방장님과 경남방 회원여러분께 제안 드립니다.
3월이나 4월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제가 살고 있는 양산 통도사에서 불교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분들만 함께 불교문화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절에 있는 조각물이나 회화뿐 아니라 일상속의 불교문화 전반에서 대해서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뜻을 모아주시면 10명이상이 될 경우 유인물 등을 준비해서 제대로 한번 같이 공부·답사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도사에서 2시간만 설명을 들어도 다음에 절에 가면 보이는 게 다를 것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종교적이거나 고차원적인 것 까지는 머리 아프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종교를 떠나서 우리 문화재는 70%이상이 불교문화재이니 상식적으로도 좀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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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26
신기한 배
첫댓글 오래만에 신기한님
후기글에 감사드림니다
멋진사진에 감동입니다
수고하셔습니다
고맙습니다
ㅎ 늘 노고가 많으십니다.
강건하십시요!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네요
저는 불교는 아니지만
월정사라는 곳 조금
공부했네요ㅎ
사찰를 종교적으로만 보지 말고 문화 공간으로 인식하면 편해지실겁니다!ㅎ
와우
반갑고도
고마운 신기한님 의
깊은맛의 후기
너무 잘 봤습니다
또 많은걸 배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ㅎ
👍 👍 👍
ㅎ늘 고생이 많으십니다.
화이팅!!
불자로서도 언젠가는 가보고싶었던곳 월정사
신기한님의 불교와 많은사찰의 역사와
전문적인 지식올 미리알고서 가면
견문도 넓어지고 새로운 불교공부가
재미가 두배가 됩니다
탄어스님의 화음경의 셰계에 나자신에
내재된 깊은인간적인 나자신을 발견한것이
크나큰 윌정산사 탐방의 마음속보물을
얻는것 같았읍니다
아쉬운마음과 미련을 뒤로하고 가보지못한
월정사의 성보박물관도 탐방을 기대합니다
잠시 잃어버린 나를찾는 귀중한
윌정산사의 성지순례길이 였읍니다
눈속의 고요함에 묻힌 그림같은 산사의
풍경 그것또한 덤으로 큰소득 이였읍니다
이번 윌정사의 순례탐방 여행에 많은
자문을 해주신 신기한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
ㅎ 늘 수고하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항상 아름다운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통도사 신도증이 있어
자주 방문합니다
신기한님
월정사 역사와 안내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통도사 가기전 미리 문자드리겠습니다
차 한잔 시간이 되실런지 ..^^
ㅎ 네~ 통도사는 무풍한송로는 운동 다니는 길입니다.
시간이 맞으면 따뜻한 차 한잔 좋습니다!!!
잘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월정사의역사에대해 이것저것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의미있는 월정사였습니다.
함께여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게 청솔모 ㅎ
감사합니다.아는만큼 보이는것에 동의합니다.불교문화제에 대한 깊은 지식에 존경을보냅니다.앞으로도 많은 지식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건하세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마음에 새김 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가보고 싶었던 월정사 다녀온것도 감사한데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여주시니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ㅎ늘 행복하세요~~!
매번 느끼지만 우리 문화재와 역사학에 대한 학식에 존경심이..ㅎㅎ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꽃같이 예쁜날들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