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찌가 야심찬 기획을 했다. 두 달에 걸쳐 독자들에게 남자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모았고, 그 답을 해줄 적절한 남자를 찾아 한 문항 한 문항씩 답을 구했다. 남자들이 어떻게 답했는지 궁금하다고? 자, 당신 앞에 남자들에 관한 재미있고 유익한 리포트가 마련되어 있다.
Q1.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들의 애교는? 그리고 어디까지가 애교라고 생각하나요? (주은별, 23세, 학생)
● 좋아하는 애교는 “앙~” “자기야” 같은 사랑스러운 말투를 너무 오버하지 않고 살짝 하는 거요. 그리고 부담스러운 애교는 길거리에서 허리를 껴안고 뽀뽀해 달라거나 하는 식으로 요구하는 거요. 적당한 선을 지켜주었으면 좋겠어요. -모델 장기원(23세)
● 제가 기분이 안 좋아서 말대꾸를 잘 안해줘도 혼자 옆에서 개의치 않고 쫑알쫑알 말하는 게 귀여워요. 억지로 말할 필요도 없고, 조금 있으면 기분도 저절로 풀리구요. 곤란한 건 아무래도 길거리에서 안아달 라거나 사람들 많은 곳에서 애정 행각을 요구할 때죠. 그런 건 둘이 있을 때 하는 게 좋지 않나요? -학생 홍성기(24세)
● 오빠라고 불러주는 게 좋아요. 꼭 나이가 나보다 어리지 않더라도 절 오빠처럼 대해주면 기분이 더 좋더라고요. 절 존중해주고, 애교스럽게 행동하면 더 좋지요. 그런데 남들 있는 데서 지나칠 정도로 아양을 떨거나 애정 표현을 하면 난감해요. 상황에 맞는 애교가 좋은 것 같아요. -공익요원 이형달(25세)
Q2. 소개팅에서 상대방이 마음에 들 때와 들지 않을 때 각각 어떤 말을 상대방에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서수련, 23세, 대학생) ● 맘에 들지 않을 땐 옛날 여자친구 이야기를 한다. ‘그녀와 함께 갔던 어느 스키장이 좋더라, 그녀에게 뭘 사줬더니 좋아하더라, 다른 여자들도 그런 거 좋아하냐’처럼, 해서는 안될 말들을 해서 빨리 파장시켜 버린다. 맘에 든다면 같이 춤추러 가자고 한다. -대학생 이지훈(22세)
● 마음에 안 들면 그 소개팅을 주선한 친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해서 일부러 지루하게 만드는 거다. 주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분위기 좋으니까 같이 놀자고 한다. 그러면 대개 눈치 채더라. -회사원 박인호(29세)
● 소개팅에서 만난 그녀에게 반한 적이 있다. 대단한 미인이라 계속 ‘너무 예쁘시네요’란 말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예쁘다고 하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나중에 들으니 부담스러워 죽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공무원 최성필(30세)
● 맘에 들지 않는다고 일부러 기분 나쁘게 하는 건 별로다. 그녀도 내가 맘에 안 들지 모르잖은가. 그냥 인간관계 넓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친구처럼 대해버린다. 3차까지 술 마시고 집에 바래다준다. -공익요원 박인수(25세)
● 상대가 맘에 들면 내 이야기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녀의 취미, 식구들 이야기, 최근 본 영화, 다음에 보고 싶은 영화 등을 알아두면 애프터 신청할 때도 수월하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표 끊어 놨는데 나랑 같이 가요” 하면 되니까. -유학생 이우진(27세)
Q3. 재치 만점 남자 스타들의 답변 3 ● 예전 여자친구와 성격과 행동, 심지어 외모까지 비슷하다고 말하는 남자의 속마음은 무엇인가요? (정은경, 22세, 학생)
→ 일단, 현재의 여자친구에게 옛날 여자친구를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사인은 아니에요. 남자는 진짜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라면 옛날 여자친구에 대해 입을 꾹 다무는 게 정상이거든요. 특히, ‘옛 여자친구와 닮았다’는 말을 한다는 그 남자, 정말 이상하군요. 그 남자는 당신을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아마 자기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쯤으로 여기고 있는 게 아닐까요? -유재석
● 남자는 결국 외모가 훌륭한 여성에게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다른 매력이 있어도 기본적인 외모는 갖춰야 하는 게 아닐까요? (김승윤, 23세, 대학생)
→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되면 무식함도 백치미로 보이고 썰렁한 개그도 최신 유머로 들리는 건 남자로서도 인정하기 싫은 사실입니다. 저 역시 소싯적(?)에 여자 사귈 땐 외모를 많이 봤지요. 그런데 최근에 제 관점이 많이 변했어요. 얼마 전 헤어진 여자친구의 영향이 컸어요. 한결같이 명품을 휘감고 다니는 여자들에 비해 운동화 신고 다니며 화장도 잘 안하는 여자였는데 끊임없이 뭔가를 배우면서 바쁘고 즐겁게 사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그녀에겐 나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구나’ 하는 생각에 신비감도 들고, 너무 멋지게 보였어요. 물론 그녀는 아름다운 여자였지만 점점 사귀다보니 외모보다는 그녀의 하는 일, 요즘 생각하는 것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지금은 그녀와 헤어졌지만 이제는 외모만 보고 여자를 좋아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정말 멋진 여자를 만나본 남자들은 절대 겉모습에 혹하지 않거든요. -노홍철
● 나 이외에 다른 여자들에게도 친절한 남자의 실체를 알고 싶어요. (박정애, 27세, 학원강사)
→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다른 모든 여자들에게 친절하다면 그 남자, 바람둥이 아니에요? 물론 기본적으로 워낙 매너가 좋아서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매너와 바람기는 다르잖아요. 보통의 한국 남자라면 아무 뜻 없이 여자들에게 다 잘해주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님이 보시기에 그의 여성 팬 관리가 너무 과하다고 느껴진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겁니다. -김장훈
Q4. 남자가 생각하는 노처녀의 기준은 도대체 뭔가요? (이진영, 28세, 교사) ● 나이 앞자리에 3이 들어가면 노처녀. - 연상연하 열애남 학생 박민홍(22세)
● 커피 타 달라는 말에 짜증내면 노처녀. - 자칭 카사노바 자영업자 이정률(26세)
● 일주일에 소개팅 세 번 하면 노처녀. - 소문난 사랑의 연금술사 디자이너 김규진(27세)
Q5. 담배를 피우는 여자에 대한 남자들의 시선은 정말 어떤 걸까요? (김정은, 23세, 프리랜서) ● 음, 담배 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여자들의 시선에 대한 답변과는 분명 취지가 다른 질문이지요? 아직까지는 단순히 남자의 시선보다는, 환경적·상대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세대가 다른 웃어른들의 인식이 우리 세대의 자유로운 것과 공존한다는 것 때문에 아직 이런 질문을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입니까? 타인과 자신의 기호를 인정하고 누릴 줄 아는 평등이 급속도로 당연시되고 있는 시대잖아요! 어른들 앞에서만 조심하시고, 어디서든 떳떳하게 피우시면 될 거 같아요. 여자분들이 술 마시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그럼에도 제 여자친구는 담배만큼은 안 피웠음 좋겠습니다.” 뭐 이런 거 아닐까요? -‘슈퍼액션’ 매니저 오용태(31세)
Q6. 남자들은 이 나이가 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여자들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최보윤, 25세, 대학생) ●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봤을 때 정말 제 각각인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연애를 해봤든 해보지 않았든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또 어떤 남자들은 연애를 못해봤다고 하면 어딘가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눈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닐까, 아직도 동화 속 왕자님을 기다리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반면 어떤 남자들은 쉽지 않은 여자, 순수한 여자라고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Q7. 남자친구는 제가 뭘 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아야 삐치지 않는 성격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최고은, 25세, 회사원) ● 남자들이 그럴 때는 크게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는 자존감이 약한 케이스. 내가 상대로부터 이 정도 관심과 사랑을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단 걸 스스로는 믿지 않는 거. 두 번째는 바로 자신이 그렇게 상대를 속이기에 상대도 그럴지 모른다는 공포로 인한 케이스. 첫 번째는 상대의 사랑만으론 충분치 않습니다. 사회적 인정 같은, 스스로 객관적이라 믿을 만한 데이타의 축적이 필요합니다. 혹은 나이가 들어 결함도 자신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만큼 인격이 성숙되든가. 두 번째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 웬만큼 이성적 인간이 아니면 역시 스스로 해결 못하는 거죠. 고로 사사건건 시시콜콜 간섭하는 남자는 가능하면 멀리하세요. 좋아하는 데만 써도 모자랄 에너지를 쓸 데 없는 데 낭비하게 되나니, 그러다 날 샙니다.
Q8. 질투가 거의 없는 남자의 심리는 뭔가요? 질투는 어느 정도 애정의 척도라고 생각하는데 질투가 거의 없는 남자들을 믿어도 될까요? (김현정, 25세, 공무원 시험 준비) ● 무슨 일을 하셨기에 남자친구가 질투를 안하던가요? 혹시 그 앞에서 딴 남자와 키스라도? 그랬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다면 그 남자가 문제죠. 하지만 ‘이만하면 질투할 만한데 왜 안하지?’ 하면서 그를 시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한 번 돌아보세요. 질투가 사랑에 꼭 따라오는 감정인 것은 맞습니다. 그게 올바르냐 아니냐를 떠나 사랑하면 소유하고 싶으니 그 상대가 다른 곳을 보는 걸 참지 못하는 것이 자연스런 질투의 감정이죠. 물론 남자도 질투를 하지만 그 표현은 여자들과 많이 다릅니다. 남자들은 질투 드러내는 것을 남자답지 못하고 속 좁은 짓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속으론 미칠 지경이면서도 겉으론 덤덤한 척합니다. 그가 평소에 무뚝뚝하고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하는 타입이라면 그를 시험하려 하지 마세요. 만일 그가 다른 것에는 감정표현을 잘하는데 질투에 있어서만은 덤덤하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