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내용 | 임길택선생은 1952년 03월 01일 삼일절에 전라남도 무안군 삼향면 맥포리 송산마을에서 태어났다. 임종길님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삼향동국민학교를 졸업하고 기차 통학생으로 목포중학교, 목포고등학교, 목포교육대학교를 다녔다. 1976년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도전초등학교 분교장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하고, 1990년부터는 경상남도 거창에서 아이들을 가르혔다. 임길택선생은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소박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꾸밈없는 진솔한 글로 담아냈다. 1997년 04월 폐암 선고를 받고 요양하시다가 12월 11일 마흔 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탄광마을 아이들] 발제 : 회색빛마을에 피어나는 동심
탄광마을 아이들은 총 4부(아버지의 겨울 / 우리 선생님 / 우리 마을 / 외상수첩) 나뉘어 구성되어있다.
이오덕 아동문학평론가는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잃어 가고 있는 순박한 삶과 마음을 용하게 잘도 찾아내어 보여주고 있다. 온 산천이 새까맣고 마을고 길도 새까만곳, 모두가 떠나고 얼굴 찌푸리며 지나가는 땅, 그 곳에서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힘겹지만 따뜻한 삶을 꾸려가는 아이들이야말로 세상의 꽃이요, 빛이 아니겠는가’ 라고 하였다.
‘탄광마을’ 아이들은 제목마다 글의 이야기가 느껴집니다. 제목마다 다 소중하고 그들의 삶이 속속들이 보여지고 느껴져 읽고, 또 읽어가며 작가님과 여기에 나오는 많은 아이들에게 순수한 동심을 꾸밈없이 시로 담아낸 노고에 감사와 더 열심히 살아가며 욕심부리지 말고 만족하며 살아야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먹고 살기 버겁고 힘겨웠던 그곳에서의 삶 속에는 정이 있고 가가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해야할 일을 해내며 굴속 같이 어두운 곳에서 반짝 빛나는 보물들이 함께하는 희망이 있었다. (오늘도 무사히! 꿈을 캐내고 삶을 펴내던 까막마을)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동원탄좌가 아버지의 일터인 아버지는 탄을 케는 광부다. 팔도 사람들이 가족을 이끌고 일을 찾아 탄광으로 들어온다. 몇 년 고생하면 가난에서 벗어나 돈 벌어서 고향 가겠다는 성공의 꿈을 가지고 계획한 기간을 잘 버텨 떠나는 것이 목표다. 산비탈 다닥다닥 불어 바람구멍을 막아야만 하는 집들(온 마을 집들이 비탈에 서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어요), 재래식 공동 화장실 열악한 주거환겨에도 삶은 살아간다. 갑반 을반 병반 3교대로 선산부 후산부 위치에서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밤 12시 을반가신 아버지 목욕물 데워놓고 뜨개질하며 기다리신 어머니들, 밤 11시 출근 하는 남편을 ‘잘 다녀오세요’ 배웅하는 어머니들, 아버지들은 눈이 오는지 비가 오는지 햇빛이 밝은지 탄을 캘 땐 칠흑 같은 갱 속에서 불빛 하나에 의지해 일할 뿐이다.
1980년대 사북사태를 거치며 많은 아버지들이 1년에 200명 사망, 5000명 중상을 당할만큼 열악한 환경헤서 기업과 국가에 대항해야만 했다.
팔도 사람들이 이룬 마을 가난한 이들끼리 정 나누는 마을 하늘 바람 먼저 와 스치고 가는 태백산 골짜기 우리네 마을 그곳에 봄은 오고 아이들은 자란다. 그곳에 임길택선생님과 아이들이 산다. 아이들은 저마다 가슴 속에 슬픔 한 덩이씩을 안고 지낸다. 임길택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에게 시를 쓰게 하셨고 부모님들을 대신하여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임길택선생의 거창군립한마음도서관 시비- 탄광 마을 아이들과 동무 되고 우는 것들 사랑하며 벗으로 산 선생님. 자기 잣대로 사람을 재지 않고 무지렁이도 알아듣는 시를 쓴 시인.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도 귀하게 여기며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임길택선생님! 그를 기리며 여기 시비를 세웁니다.
[거미와 거미줄] 무심코 똥을 누다가 / 변소 모서리에 쳐진 / 거미둘을 보았어요 / 거미는 보이지 않는데 / 그 거미줄에도 / 석탄 가루 내려않아 / 까맣게 되어 있었어요 / 거미도 아버지처럼 규폐에 걸렸을까 / 똥을 누다 말고 / 나는 한참이나 생각해 보았어요.
동시 한편 한편에 적혀 있는 제목만 봐도 느낌이 전달되었다. 온갖 만물 구석구석 석탄가루가 빼곡하게 스며들어 창틀마다 쌓여있는 탄가루의 흔적이 없는 곳이 어디 있을까.... 삶 자체가 고되고 어둠고 불안했을 것이다.
[아버지2] 이제 아버지는 / 무엇으로 돌아오시나요 / 꽃이 되어 해 앞에 서시나요 / 새가 되어 하늘을 나시나요 / 그럼 우리는 / 어디서 기다려야 하나요 / …… / 죽었어도 죽지 않으신 아버지는 / 지금 어딜 떠도시나요 / 그럼 우리는 / 어디서 기다려야 하나요
[아버지를 죽이면서] 우리 선생님은 / 열심히 일해야 / 잘산다 하시었는데 / 만근만 하셨던 우리 아버지 / 이제 / 죽는 날까지 / 병원에만 계셔야 한대요 / …… / 아버지를 죽이면서 / 우리 식구 / 살아가야 한 대요
[완행버스] 우리 마을 지붕들처럼 / 흙먼지 뒤집어쓰고 다니지만 / 이다음에 나도 / 그런 완행버스 같은 사람이 / 되고 싶다 / 길 가리 힘든 이들 모두 태우고 / 언덕길 함께 / 오르고만 싶다
나는 완행버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현이네 어머니] 머리꼭대리 임자리가 몇 번째 허물이 벗겨져와도 아직은 견뎌야 한다고 마음을 다집니다. 행여 다른 사람이 맡아 갈까 욕심낸 일. 하루 종일 나르다 보면 지치고 또 지쳐 이젠 인사말도 잘 안 나옵니다. 물 마실 힘조차 없습니다. 그렇지만 탄 묻은 땀수건 질끈 깨문 채, 가난이 아무리 지겹더라도 어렸을 적 당신을 버리고 가버린 어머니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한발 한발 걸음을 떼어놓습니다. 집안의 세 아이들 저녁 걱정하며 오르고 또 오른 가파른 언덕길 터덕터덕 걸어갑니다.
탄광마을 아이들의 동심을 세심하고 순수하며, 사실 그래도 꾸밈없이 ‘시’로 담아냐 세상에 알려 주셨어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고 어른들에게도 열심히 살아가라고 힘내라는 메시지가 들어있어요. 어쩌면 당연시 되어버린 풍요로움과 편안한 세상에 살고있는 우리들의 지침서가 아닐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