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코스로 개최되는 서울 마라톤대회날이다.
아침에 6시 50분쯤 집을 나서서 7시 5분열차를 타고 뚝섬유원지로 향한다.
시청쯤 지나니 벌써 도착했다고 한다.
벌써? 하고 메시지 보내고 뚝섬역 도착쯤 대회팀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빨리오라고 하는데 뭘 그리 빨리 가냐고 반문하고 끊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출발시각이 8시 30분이라는 것을 갑자기 생각난다.
지금이 8시인데...
부랴부랴 건대입구역에서 내려 7호선 갈아타고 뚝섬유원지역에 내리니 8시 12분쯤 된다.
허벌라게 달려서 대회장에 도착하여 정신없이 준비하고 짐 맡겼다.
스트레칭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출발선에 섰다.
다행이 여유롭게 온다고 생각하고 왔기에 10여분 전에 도착했지 뒷차 탔으면 출발시각도 못 맞출뻔 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예전에 상암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왔다가 반환하여 가던 코스였는데 요즈음은 거의 여기주로에서 대회가 없어 낮설다.
그래도 가다보니 예전에 달렸던 곳이 눈에 들어오고 서울숲을 돌아 용비교를 건너 중랑천쪽을 향한다.
출발전 비가 뿌렸는데 출발하면서 비는 멈췄고, 바람도 맞바람이어서 땀은 거의 나지 않고 시원하고 좋다.
늘 달리던 잠실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코스와 여의도 코스와 달리 안 달리던 중랑천 코스라 새로운 기분이다.
5km까지 거의 정속주행했다.
컨디션은 초반 준비가 안된 탓인지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이 힘들지도 않고 애매한 컨디션이다.
10km를 지나 조금 가다보니 작년에 동대문 마라톤클럽에서 주최했던 마라톤 대회장이 보인다.
뚝섬유원지에서 여기까지가 하프 반환점 정도 되는 것으로 보아 여기서부터 작년에 달렸던 코스로 다시 갔다오면 된다.
한강주로보다 약간 더 여유있게 도로가 확보되어 달리기도 훨씬 편해 보인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하여 그런지 자전거족들도 거의 보이지 않아 더더욱 쾌적하게 달릴 수 있었다.
가는내내 바람이 불어주어 땀은 거의 나지 않고 해도 나지 않아 정말 달리기 좋은 날씨인 가운데 많은 주자들이 쾌적하게 달릴수 있었지만 자칫 오버페이스 하기 십상인 날씨이다.
주자들이 약 10여명이 아직도 뒤에 따르는 가운데 5km단위로 지금 진행 상황과 시간등을 알려주었다.
4시간 페메는 100회도 더 했기에 이제는 거의 눈감고도 할 수 있다.
어제 마신 술도 대회 영향에 미치는 것은 없다.
올 겨울에는 다시 3.45페메를 몇 번 더 도전해야 하겠다.
반환점을 돌고부터는 바람의 방향이 등바람으로 바뀌어 더 이상 시원하지는 않아 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해를 가려준것만도 어딘가?
가을 따가운 해를 가려준것만도 아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25km간식대에서 1분여의 여유를 주면서 충분하게 간식을 먹도록 했다.
외국인 한명과 두세명의 주자들은 머물지 않고 그냥 바로 내뺀다.
막판힘이 살아나면 그렇게 가라고 하고 우리는 조금 더 여유있게 간식타임을 가졌다.
25km를 지나면서 방광이 차 올라 화장실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길가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해결하고 다시 주로로 복귀한다.
그런데 같이 페이싱메이트가 좀체로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
그새 서너명이 뒤쳐지지 시작하기에 다가가서 지금 페이스 놓치지 말고 그대로 오라고 했다.
힘껏 달려 따라잡아서 페이스 늦추도록 당부하니 뒤 쳐진 주자들이 조금씩 좁혀 다시 합류한다.
30km를 넘어가면서 뒤 따르던 주자도 5명 정도로 줄었고, 그나마도 조금 가다보니 서너명이 다시 쳐진다.
10km를 남기고 남은 시간을 보니 거의 6분주로 가도 될 것 같아 더 속도를 줄였다.
그랬더니 몇 명 더 따라붙고, 약 5km를 남기고부터는 먼저 간다고 하고 앞으로 갔다.
아마도 오늘 날씨가 좋아 컨디션 저하가 없는 듯 하다.
3km정도를 남기고 앞서 걷는 여성주자가 보여 가까이 가보니 황부례다.
꽤 잘 달렸던 여성주자였는데 왜 그러느냐 물으니 초반 무리하여 오버페이스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같이 써브4하자고 하니 막판 힘을 내서 따라온다.
마지막 급수대까지 들러 갈증 해소하고 여유있게 남은 거리를 달려 시간 맞춰서 골인점을 밟는다.
시즌 11번째 통산 225번째 페이싱 157번째 완주기록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