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삼성전자로부터 지원은 물론, 교육과 취업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면? 꿈같은 일이 현실로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1일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정규 직원으로 우선 채용하겠다는 내용의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마이스터고들과 체결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학생들이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될까? 삼성전자 원기찬 전무(인사팀 팀장)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 삼성전자 원기찬 전무/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내년 2월 중 현 마이스터고 1학년 대상으로 채용 예정자 100여명 선발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이 국가의 경쟁력인 나라입니다. 하지만 연공서열 분위기와 학력위주의 풍토 때문에 능력 있는 인재들의 발굴이 늦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작지만 뜻있는 움직임을 갖게 된 것입니다."
삼성전자 원기찬 전무는 삼성전자가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독일의 명장 교육에 대한 고민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독일은 제조업 중심의 국가로, 학력이나 연공서열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기술을 더 중요시해 어떤 사람이건 기회를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 있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면 우리나라 역시 어떤 분야에서건 최고의 명장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 원 전무의 생각이다. 원 전무는 "그간 기능올림픽 수상자를 뽑기도 하고 다양한 스펙을 갖춘 젊은 인재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이 때문에 반드시 대학 학벌이 아니더라도 능력 있는 인재들이 삼성전자에 입사했을 때 얼마든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내부에서도 실질적인 인사 기준 등을 바꾸고 변화에 대응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마이스터고 졸업생 우선 선발을 통해 신입이라도 곧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고, 기업에서 원하는 실질적인 교육을 학교에서 배우는 인턴제와 특강제 등을 통해 재학 중에도 얼마든지 전문 인력으로 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원 전무는 "내년 2월까지 100여명의 채용 예정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채용 예정자는 졸업 전까지 2년간 삼성전자로부터 약 5백만원의 학업 보조비를 지원받고 방학 중에는 현장실습, 학기 중에는 맞춤형 교육과정과 특강,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13년 2월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채용되며 병역의무 대상자는 군 복무 이후에도 복직해 근무할 수 있다.
"학생들은 상위 30% 이내의 성적, 교장 추천, 필기시험, 면접 과정을 거쳐 채용 예정자가 됩니다. 첫해인 내년에는 100여명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성과에 따라 그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국내 전자산업은 준국가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음의 패기로 대한민국의 주역, 나아가 세계의 주역이 되어보고자 뜻을 품은 청소년이라면 뜨거운 가슴으로 도전해보길 기원합니다."
원 전무는 인터뷰 말미, 면접시 플러스가 될 유용한 정보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감과 열정적인 태도는 물론,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무엇보다 제일 처음으로 눈여겨볼 것이다. 필기시험의 경우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학생 수준에 맞는 질문들이 제시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협업, 협동을 중시한다. 면접시 협동심에 관한 평소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질문들이 나올 수도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