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매우 짧게 느껴졌다
내가 이곳을 지키다니?
예전 같았으면 상상 조차 할수 없던 일이다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몸이 떨리기 까지 했다
하지만 모두가 나를 위한 일이다 누나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누나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할꺼라고 다짐하고 있었으니깐
누나의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었으니깐
말은 그렇게 했어도 실제론 자신이 없었다
과연 내일은 어떤일이 일어날까?
어느새 아침은 작은 자의 마음은 모른채 다가왔다
"일단 워프를 통해서 플라시 버리까지 갈 거야"
류네아가 말했다 워프라면 공간 도약을 하는 기술이다
류네아가 무언가를 들어 보였다 그것은 은백색으로 류네아와 아주 어울렸다
자세히 보니 글록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글록이라기엔 그 색깔이나 모양새가 독특했다
일단 총구가 두 개나 있었다 그리고 방아쇠 대신 스위치가 있었다
모양도 평범한 글록같이 않아 보였다
"이건 증폭기야, ESP 증폭기 이름은 포츈, 포츈이라고 하지.."
ESP 증폭기라니? 그렇다면
"당신은 ESP 능력자 인가요?"
"그렇다고 볼수 있지만"
류네아는 뭔가 내키지 않는 듯 말했다
그것은 마치 그런 능력을 가진 자체가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일단 페어들의 대부분이 ESP 능력자이기 때문에 이런 무기는 꼭 필요해"
류네아가 아주 상세하게 말해줬다
어느새 회의실에 멤버들이 다 모였다
"다 왔구나, 준비는 철저히 했겠지?"
모두가 입모아 외쳤다
"물론!"
쿄우가 나에게 다가 섰다
"아지트 잘 지켜, 열심히 하라구, 그런데 혼자 있기엔 여기가 너무 넓은 건지 모르겠구나"
"괜찮아요, 잘 다녀 오세요"
난 가볍게 인사했다
"케이오스"
류네아가 부르자 케이오스는 고분고분하게 일행들의 앞에 섰다
그 움직임은 마치 수줍은 아가씨가 무대위에 서는 것 같았다
케이오스는 두 손을 주먹 쥐었다 그리고 빙글 빙글 손을 돌리면서 두 손을 놓고 손바닥을 펼쳐 한번 휘저었다
-휘이이이잉-
이때까지 난 워프 존은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인줄 알았다 이때까지 워프 존을 직접 생성 할수 있는 능력자는 보지 못했다
모르긴 몰라도 케이오스는 대단한 능력자가 아닐까?
곧이어 공간이 일그러 지면서 검은 빛의 블랙홀이 열렸다
블랙홀은 흐물흐물 거리면서 간신히 원 형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깨끗해, 이번엔 꽤 괜찮은걸? 케이오스"
케이오스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류네아가 가장 먼저 그 검은빛의 블랙홀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어 쿄우, 리나, 랜돌프, 유곤, 케이오스가 들어갔다
다 들어가자 블랙홀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 졌다
갑자기 혼자 남아서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그때 누나가 죽었을 때 느꼈던 허무한 느낌과 비슷했다
난 그렇게 무리가 한것도 아닌데 풀썩 주저 앉았다
천장을 바라 보았다
갑자기 눈이 감겼다
이것은 수면제를 먹은 것 같았다 마치 강제로 꿈속으로 끌고 가는 것 처럼..
계속해서 졸음을 참기 시작했다
하지만 졸음을 참아낼수가 없었다
눈은 서서히 감겼다
아아, 이러면.. 안돼는데..
이러면.. 안돼는데..
꿈속
분명히 꿈속이었다
그런데, 방금 보았던 그 사람들이 있었다
생생했다 그것은 커다란 스크린 속의 영화를 보듯 생생하게 느껴졌다
"빠르다, 역시 워프가 좋긴 좋구나"
랜돌프였다 그 옆에 류네아가 다가 섰다
"옛날에 왔던 플라시 버리는 아니군"
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주위는 거의 황폐한 사막과도 같았다 군데 군데 파손된 주택 몇 개와 으깨진 돌들 투성이였고 간혹 해골같은 것이 보였다
"그라운드 프론트는 어디 있지?"
리나가 말하자 케이오스가 주춤 하더니 손가락으로 부숴진 돌틈을 가르켰다
"저긴가?"
유 가 달려가서는 부숴진 돌들을 하나 하나씩 치웠다 그러자 녹색의 스위치가 보였다
녹색이라고 했지만 색은 바라져서는 연두색 같이 보였다
-철컥-
유 가 그 스위치를 누르자 주위가 쿠르릉 거리면서 땅이 갈라지고 그 속에 프론트가 보였다 프론트는 구식인 듯 철컥, 철컥 같은 기계음을 연달아 냈다
"그라운드 프론트를 찾았어"
유 가 외치자 모든 멤버들이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녀석들이 도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는걸?"
쿄우가 말했다 멤버들은 하나 둘씩 그라운드 프론트로 들어 갔다
그라운드 프론트엔 램프 같은 것은 걸려져 있지 않았다 매우 어두 웠다
그들은 천천히 겨우 한발씩 계단을 내딛고 있었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잖아"
리나가 외치자 갑자기 불이 화르륵 하면서 타올랐다 다름아닌 케이오스 였다 케이오스는 손가락에 불꽃을 띄우고 있었다
케이오스는 불꽃도 만들 수 있나 보다, 정말 못하는 것이 없군
"Good~ 좋았어! 케이오스!"
리나가 칭찬하면서 케이오스의 머리를-하지만 리나의 키가 케이오스의 머리까지 닿지 않았다-쓰다듬었다 케이오스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서서히 통로가 보이는 듯 싶었다 빛이 반짝였다
"다 왔다!"
랜돌프가 기쁘게 외치면서 통로 쪽으로 급기야 달려가기 시작했다
불빛이 다가왔다 그들은 그라운드 시티의 게이트 까지 도착했다
게이트의 양쪽으로 조그만한 램프가 들려 있었다
"쳇, 이곳 게이트도 구식인가?"
랜돌프는 투덜거리면서 게이트의 스위치를 찾았다
계속 더듬 거리더니 겨우 스위치를 찾아 눌렀다
-타악-
부쉬이이이잉, 요란한 기계음이 울리면서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계음은 더욱더 강렬해 졌다
-철컥, 쿠앙-
문이 열렸다 그런데..?
"이, 이건?"
리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기야 욕지기를 했다
"자.. 잔인해.."
사람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어떤 자는 다리가 잘려 있고 어떤 자는 손이, 어떤 자는 수족이 다 잘렸었다, 내장이 다 튀어 나온 자도 있었다
다 죽었다
언뜻 봐도 수십명, 아니 수백 명은 될법한, 그라운드 시티 총 인원이 모두 전멸한 것 같았다
"우욱, 냄새.."
랜돌프가 코를 쥐어 잡고는 게이트 뒤로 물러섰다
"잠시만.."
류네아는 바로 근처의 시체에 다가섰다 시체에는 냄새가 났으나 류네아는 아무 표정이 없었다 그 시체는 다행히 손상부위가 적었다
그런데..
방금 죽이지 않고서야 어떻게 아직도 피가 흐를수가 있단 말인가?
"하, 함정이야!!"
류네아가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것이었다
-푸쉬이잉, 철컹, 철컹, 철컹, 철컹-
프론트의 안전 장치들이 작동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모두들 당황하고 있었다
꼼짝없이 갇혔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유 가 소리치자 류네아가 재빨리 일행에게 붙었다
"조심해"
류네아가 조심스레 말했다
경계 태세를 취하란 뜻이었다 그들은 재빨리 총기구를 꺼내 들었다
-철컥-
주위가 환해 졌다
게이트 너머에는 백 명 남짓한 숫자의 페어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함정에 걸리다니, Darkness도 참 바보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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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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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워프: 세계의 3대 과학자중 한명인 알빈스 콘체르트가 개발한 공간 도약 기술 중력 법칙을 무시한 속력을 내므로서 공간을 도약할수 있다는 이론을 처음 내고 그 이론을 실제화 하기 위해서 수많은 실험과 많은 사상자를 내고 실험에 성공 그리고 많은 개량을 통해서 현재 실용화를 할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이루 었다
*그라운드 프론트: 그라운드 시티와 통하게 하는 일종의 통로 대부분은 숨겨져 있다 이것은 그라운드 시티가 일종의 수용소라는 것을 반증해주는 근거임에 틀림 없다
*그라운드 시티 게이트: 프론트와 이어져 있는 대문과도 같은 구실을 한다 구형은 스위치를 눌러서 움직이는 방식이지만 신형은 센서 적용 방식으로 사용자들을 구분하므로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다
*ESP: 초능력, 원래는 천부적인 능력이라고 밖에 볼수 없지만 DNA 결합 실험을 통해서 어느정도 계획적인, 에스퍼들을 생성 시킬수도 있다 사이코키네시스, 사이코 메트리는 전부 ESP에 속하는 기술이다
*ESP 증폭기: 말 그대로 초능력의 힘을 강화, 증폭 시키는 장치 개발자는 역시 워프를 개발했던 알빈스 콘체르트이다 증폭기 마다 출력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