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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어떤 일을 하시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하는 일은 공간과 관련이 깊다. 그래서 도서관 소개를 부탁드렸다. 김혜연 : 3월 1일자로 발령 받아왔어요. 제가 보기에 죽어 있는 공간이 많아서 재배치를 많이 했어요. 도서관은 독서를 기반으로 한 연계 수업을 하는 곳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이 함께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죠. 다만 브라우징룸이라는 부르는 아이들이 자유로운 자세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못 만든게 좀 아쉬워요. Q : 사실 사서와 사서교사의 차이를 잘 몰랐다. 둘 사이의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어본 적이 있다. 사서 교사의 하는 일은 정확하게 무얼까? 김혜연 : 독서수업, 도서관 관리, 독서프로그램, 책의 날 운영, 방과후 독서토론, 창체시간에 독서수업 등이요. 결국 독서를 왜 하는지 알려줘요. 모든 것의 기본이 독서활동이니까요. 예를 들어 수행평가를 하거나 인간관계 등의 답도 사실 독서에 있는 거라 생각해요. 독서가 필요한 상황들을 설명하죠. Q : 길게 설명을 들었더니 정리가 어렵다. 한마디로 사서교사는 왜 있는 건가요? 김혜연 : 도서관 협력 수업을 위해서 있어요. 도서관 협력 수업은 정보를 활용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시 말해 정보 활용 교육이에요. Q : 김혜연 선생님은 공주사대 문헌정보교육과를 나왔다. 다른 대학들은 문헌정보학과지만 공주사대에만 문헌정보교육과가 있다. 사서 교사의 정원은 매우 적다. 그래서 문헌정보교육과 다니는 많은 학생들이 다른 과를 복수전공 한다. 김혜연 선생님도 영어교육과 복수전공을 하셨다. 굳이 경쟁이 치열한 사서교사를 하신 이유가 무얼까? 김혜연 : 처음부터 의도한건 아니죠. 저도 사서 교사에 대해 잘 몰랐어요. 학창시절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책 소개를 하는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기분이 참 좋았어요. 인정받은 기분이랄까? 그러던 중 고3이 되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외국에 살다 오신 분에게 사서교사에 대해 들었죠. 당시에도 진로가 밝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잘 될 거란 막연함에 시작했습니다. 대학 입학 뒤에 다른 친구들처럼 복수전공을 했어요. 영어교사와 사서교사를 선택해야할 때 주저 없이 사서교사를 선택했어요. 아무래도 영어교과의 경우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소통의 한계가 있더라고요. |
사서교사와 입시와의 직접 연결은 어렵다. 독서는 삶의 모든 문제에 관여하고 학습의 기본이 된다. 하지만 눈앞에 바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기에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쉽게 잊는다. 이것이 사서교사의 정원이 적은 이유일 수 있으나 거꾸로 아이들과는 편안한 관계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Q : 사서교사의 전문성에 맞추어 독서에 관한 질문을 하고 싶었다. 아이들이 책읽기에 흥미를 갖게 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김혜연 : 책의 형식은 중요하지 않아요. 만화를 포함해서 책을 접하는 환경이 많아 지는게 좋겠죠.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에 자주 가서 책을 구경하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자연스레 책읽기에 익숙해질 거에요. 처음부터 좋은 책을 고르게 할 필요는 없어요. 아무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게 해주세요. 다만 조금씩 책 수준이 달라지면 좋겠죠. 작가와의 만남을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도서관이나 출판사 등 에서 하는 행사가 의외로 많아요. 그리고 꿈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책은 싫어하던 아이에게 진로와 관련된 책이나 같은 고민을 하는 내용의 책을 권했더니 단번에 읽더라구요. |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김혜연 선생님은 그동안 남중, 남고, 여중, 여고를 한번 씩 다 가보셨는데 남자 중학생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남자 아이들 책 읽게 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어요.
아주 짧은 글을 준비하여 이것부터 읽을 수 있도록 설득했죠.
무언가 읽은 후에는 꼭 질문을 하거나 생각을 말하는 기회를 주었어요.
아주 조금씩 달라진 것 같아요.(웃음)”
Q : 좋은 책을 고르는 법, 책을 읽고 난 후의 독후활동 등에 관한 선생님의 생각을 물었다. 김혜연 : 저는 책을 고를 때 기관의 추천도서도 보지만 이왕이면 일반 독자들의 서평을 읽으면 나에게 맞는 책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독후 활동은 꼭 필요해요. 그러나 분량이 중요하진 않아요. 줄거리를 반드시 쓸 필요도 없어요. 인상 깊은 구절이나 느낌만 쓰면 된다고 봐요. 이런 것들이 모이면 나만의 데이터베이스가 되는 거죠. 기억을 위한 도구로 독서록을 쓴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
학교에서 만난 아이 중에는 하루에 공책 한두장 분량의 독서록을 쓰던 아이가 있었다.
“과도한 독후활동은 오히려 중고등학교 때 책을 멀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 같아요.
좋은 독후활동을 계획해도 많이 해봤다는 대답이 오더라고요.”
Q : 사서교사의 인원이 워낙 없기 때문에 그분들의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많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모르는게 많았다. 사서교사로서 말하고 싶었던 것을 들어봤다. 김혜연 : 아직도 사서교사의 처우가 낮은 곳이 많아요. 사서교사를 도서관 관리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많고요. 도서구입비 3%가 권장사항이었는데 바뀐 것도 조금 아쉽네요.” Q : 김혜연 선생님에게 학교란 어떤 곳일까? 김혜연 : 받침, 토대, 자양분이라고 할까요? 막연한 미래를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는 받침대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면 좋겠어요. 하지만 학교는 대학입시 등의 이유로 쉽게 왜곡되는 것 같아서 참 아쉬워요. |
말씀이 참 많으신 선생님이다. 학생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것, 함께하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단 한분의 사서 선생님을 만났을 뿐이지만 그분들이 여러 학교에 많이 계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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