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2008년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기예금 비중을 늘리는 등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박해춘 우리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연합뉴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08년도 재테크 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 "국내 증시 상승세 지속" = 이들은 국내 증시 상승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박해춘 행장은 "2008년 1분기에는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와 중국의 긴축정책 강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2분기 이후에는 기업이익 개선, 국민연금 등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 확대 등으로 상승세를 타 코스피지수가 2,3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정원 행장은 2,500포인트까지, 신상훈 행장과 김종열 행장은 2,2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 상승세가 예상되면서 2008년에도 최고의 재테크 상품으로 펀드가 꼽혔다. 하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재테크 전략은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를 통한 안정 기조로 가져갈 것을 권유했다. 강 행장은 은행 예금과 간접투자 상품의 비율을 7:3 정도로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신 행장은 100을 투자한다면 정기예금(30), 국내 주식형펀드(20), 브릭스펀드(20), 아시아 펀드(20), 보험(10)에 분산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김 행장은 머니마켓펀드(MMF),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무게를 좀 더 두고 투자 비중을 높여갈 것을 권했다.
◇ 경기.금리 전망은 엇갈려 = 2008년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4%대 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종열 행장은 신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효과와 맞물려 민간소비의 완만한 회복,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5.2%의
견실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강정원 행장과 박해춘 행장은 4.5∼5.0%로 폭을 넓게 잡았다. 서브프라임 사태 영향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해외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급격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신상훈 행장도 국제금융 시장불안 등이 실물경제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수출 증가세가 둔화돼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4.8%보다 낮은 4.7%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전망도 엇갈렸다. 신 행장은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커지고 이때부터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둔화할 수 있어 통화정책 기조도
점차 완화 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김 행장은 높은 유동성 증가율, 유가 고공행진 및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의식해 한은이 선제적인
통화 긴축 정책을 펼 것으로 예측했다.
2008년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박 행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적으로는 일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향이 수요 억제 정책에서 공급 확대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아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용대출.예수금 시장 놓고 격전 = 은행장들은 내년 은행업은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 등 모든 면에서
올해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했다.
은행에서 증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함에 따라 자금 조달에 많은 비용이 들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영향 등으로 개인 및 기업들의 연체율도 상승해 은행 건전성도 악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우수 고객 유치를 통한 예수금 확대를 놓고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 행장은 "고객 예수금을 확대할 수 있어야 은행의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산운용,
투자금융, 해외사업 등에서도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행장도 "예수금 확보를 위해 복합상품 개발이나 급여 이체, 신용카드 결제계좌 유치 등의 부문에서 은행권의 다툼이
격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대출 시장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행장은 "담보를 기초로 한 대출시장이 전반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향후 고객 신용평가를 기초로 한 신용대출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주요 시중은행장 내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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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신한 │우리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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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4.5∼5.0% │4.7% │4.5∼5.0% │5.2% │
├───────┼───────┼───────┼──────┼──────┤
│코스피지수 │2000∼2500 │1750∼2200 │1750∼2300 │2200 │
├───────┼───────┼───────┼──────┼──────┤
│재테크 │예금70%,간접투│예금 30%, 펀드│분산투자 │국내주식형 │
│ │자 30% │60%, 보험 10% │ │펀드 │
├───────┼───────┼───────┼──────┼──────┤
│영업 격전지 │가계신용대출 │예수금 │예수금 │신용대출 │
└───────┴───────┴───────┴──────┴──────┘
2. 고수 펀드매니저의 2008년 재테크 전망 및 전략
"펀드는 2007년과 같은 호황 힘들어 2008년 기대수익률 10∼20%" 불확실성 감안 예·적금 확대 의견도 있었으며 펀드는 국내 주식형에 60∼80% 비중을 둬야 한다고 하였음.
국민은행연구소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2007년 한국 도시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약 5,362만원이었다. 평소 수천 억원의 자금을 굴리는 고수 펀드매니저들이라면 이 돈을 어떻게 투자할까. 투자 포트폴리오는 각자 달랐지만, 대부분 2007년 보다 기대수익률은 크게 낮춰 잡고 있었다. 고수들의 2008년 재테크 전략을 알아 본다.
◆ 펀드에 50∼80% 투자
2007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30% 정도의 고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 상승률(33.05%)이나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24일 현재 약 37%) 모두 30%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최고 인기였던 중국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일 현재 약 66%에 달한다. 하지만 2008년은 상황이 다르다.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2007년 같은 호황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실제 6명 모두 주식ㆍ펀드 분야 기대수익률이 10~20% 사이였다.
펀드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들답게 다수가 펀드에 많은 자산(50~80%)을 배분했다. 운용수익률 기준 국내 1,2위 업체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손동식 주식운용부문 대표와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상무는 펀드에 80%를 ‘몰빵’하고 나머지를 예금과 적금으로 채울 만큼 펀드에 강한 믿음을 보였다.
반면, 2007년 홀대를 받은 예ㆍ적금과 채권 비중을 높인 고수도 적지 않았다. 예ㆍ적금에 40%를 배정한 동양투신운용 이형복 주식운용본부장은 “당분간 혼미할 것으로 보이는 대내ㆍ외 투자여건을 감안, 연초에는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며 상황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상당히 높아졌다”고 했고, 예ㆍ적금 40%와 채권 10%를 택한 KTB자산운용 최민재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예금 쪽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낫다”고 주장했다.
주식 직접투자에 나설 경우 유망 업종에 대한 의견은 사뭇 달랐다. 2008년 신정부 효과를 들어 건설업종(동양 이 본부장ㆍ유리자산운용 한진규 본부장)을 꼽는가 하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맞물린 증권업종(KTB 최 본부장), 생명보험사 상장 일정에 따른 생보사 지분보유 주식(마이다스 허 이사) 등이 다양하게 거론됐다.
◆ 주식형펀드, 국내 비중을 높게
6명 모두 국내ㆍ외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6대 4~8대 2로 정했다. 그만큼 해외보다는 국내 증시에 대한 믿음이 큰 셈이다. 삼성 양 상무는 2008년 코스피 고점을 2,400~2,500으로 예상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일단 2007년과 같은 상승추세를 예상하면서 펀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미래에셋 손 대표는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주식형 상품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2008년 국내 증시는 기업이익 증가와
양호한 수급여건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유망 펀드로는 국내 주식형 가운데 그룹ㆍ업종 대표주 등 대형성장주 펀드, 해외 주식형에서는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와 동남아 펀드 등 신흥시장 투자펀드가 우선적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