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2024.05.11 불수종주
코스 - 화랑대역~백세문~불암산성~불암산 정상 ~덕능고개 ~수락산 주봉 ~ 기차바위 우회로 ~ 수락산 도정봉 ~만가대 능선~만가대 쉼터~만가대 초소(하산 완료)
목적-장거리 산행/ 종주 연습
참여대원(7명) :21 이수아, 23 이민서, 23 송서연, 23 이도연, 23 장태영, 24 배혜민, 24 김민정
의료 - 미사용
식량 - 개인 행동식
소요 시간: 7h
날씨 : 흐림 / 오후 - 비
*선발대
9:00 화랑대역 4번 출구 집합
9:11 화랑대역 4번 출구 출발
9:26 백세문 도착
10:11~10:15 휴식
10:38~10:40 휴식
10:58~11:03 거북암장 휴식 (5/11 일 기준 거북암장에서 아이스크림은 팔지 않음)
11:07 포토 스팟
11:14~11:21 불암산 정상 (사진촬영 및 아이스크림)
11:25 덕릉고개까지 1.7km
11:29~11:45 행동식 및 휴식
12:18-12:26 휴식
12:26 수락산-불암산 팻말 (수락산 길목 군사시설)
12:29 수락산 정상까지 3.54km / 후발대 ->12:31 덕능고개
12:59 수락산 정상까지 2.58km
13:25 수락산 정상까지 1.52km
13:33 수락산 정상 까지 1.22km
13:59 수락산 정상 도착 (사진 촬영)_수락산 주봉 637m
14:27 도정봉까지 1.75km
14:47 도정봉까지 0.9km
15:19 도정봉 도착
16:05 만가대 쉼터
16:17 만가대 초소 / 하산완료
(Total 30,180 steps)
*후발대
11:20 경 후발대(수아, 태영) 분리
11:45 다람쥐광장
12:30 덕능고개(불암산->수락산 능선)
13:45 수락산 주봉 2.5km 전
14:00 수락산 주봉 1.9km 전
14:32 도솔봉
14:45 수락산 주봉 1km 전
15:22 정상밑산장
15:33 수락산 주봉
16:04 치마바위
16:20 수락산 도솔봉 분기점
17:25 염불사 하산 완료
17:45 수락산역 도착(택시 이동)
대원 | 일지 |
21 이수아 | 태영이의 속도가 느려져 11시가 지나면서부터 후발대로 단둘이 산행을 하게 됐다. 보통이라면 천천히 산행하면 문제 없을텐데 이 날은 비소식이 있는 날이라 조금 걱정이 됐다. 13시 30부터 빗방울이 떨어졌다. 예보대로라면 강수량은 1~4mm 정도였어서 딱 고어텍스로 충분했다. 산행공지 때 고어텍스, 혹은 우비를 필수로 챙기라고 일러둔 줄 알았기에 우비를 입고서라도 완주할 생각이었다. 14시 반부터 비가 많이 쏟아지더니 5시쯤부터는 강수량이 6~7mm까지 꽤 많은 비가 내렸다. 이쯤이면 장시간 산행에선 우산이 필요한 정도다. 그런데 생각치도 못 한 게, 옷을 꺼내라고 하니 태영이가 방수가 전혀 안 되는 바람막이밖에 없었다. 아뿔사... 확인 좀 해줄걸. 모자도 없길래 내 옷을 바꿔입히고 산행을 계속했다. 그래도 수락산은 계속 탈출로가 있어서 중도하산을 고민했지만...태영이를 작년 동계종주에서도 중도하산시켰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이탈되는 건 아쉬웠다. 일단 가볼까? 물으니 조금 추워하긴 했지만 해볼 의지는 있어보였다. 계속 간식도 먹이고, 어려워하는 암릉은 우회하고, 쉬지 않고 걸으면서 정상까지 완주했다. 정상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장암역 방면 하산길은 최단 경로이긴 하지만 수락산 루트 중 가장 너덜길이다. 도솔봉 분기점으로 돌아가 갈라지는 수락산역 방면 하산길은 조금 더 돌아가긴 해도 가장 정리된 길이다. 태영이 상태를 보니 암릉을 딛는 게 더 시간을 잡아먹을 것 같아 수락산역으로 하산했다. 태영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산행을 조금 힘들어하긴 해도, 하산하면 금새 웃음이 돌아오고 또 다음 산행에도 다시 도전하러 오는 장한 친구다! 태영아 정말 수고 많았어 불수종주 완주를 축하해! |
23 이민서 | 이번 연도 첫 장거리 산행이다. 난이도가 높진 않지만 거리가 있으니 운행 속도를 잘 조절해야겠단 마음! 불암산까진 다 같이 걸었는데 수락산부터 선 후발대가 나뉘었다. 태영-수아 언니가 후발대로, 나머지는 선발대로 갔다. 선발대도 서연-도연을 앞으로 보내고 난 중간에서 혜민-민정과 함께 걸었는데, 앞에 다섯은 큰 격차가 나지 않아 다행~ 산행 중반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주봉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이 거세졌다. 3시부터 온다곤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내려 살짝 당황.. 애들이 비를 맞아 컨디션 악화될까 걱정했다. 그래도 선발대는 예상 타임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빨랐나?ㅎㅎ 작년에 비해 종주 연습을 일찍 시작했는데 신입생들이 잘 따라와 주는 것 같아 기쁘다. 도정봉까지 불수종주를 마치고 무사히 하산완료했다. 태영이도 결국 주봉까지 완료! 아쉬운 점은 선발대 도정봉 이후 동막봉 가는 걸 까먹고 그냥 하산했다ㅋㅋ 빗줄기가 점점 세져서 원래 계획과는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
23 송서연 | 오늘 불수종주는 2학기에 있을 불수사도북을 위한 첫 연습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산악부 2개월 차에 한 번, 원정 훈련으로 불수사도북을 걸을 때 두 번 경험했던 길이기에 24학번들과 함께 걷는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결론적으로는 2024년도의 첫 정규 산행인데 부원들이 대부분 모인 상태에서 합이 좋아 앞으로를 더욱 기대할 수 있었다. 백세문에서 시작해 불암산 정상까지는 다들 줄곧 잘 따라왔고 정상에서 파는 아이스께끼를 하나씩 먹고 살짝 내려와 다람쥐 광장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혜민이가 진짜 도시락통에 김치볶음밥을 싸와서 다들 웃을 수 있었다ㅋㅋㅋㅋㅋ 하산할 때부터 태영이와 수아 언니가 후발대로 갔고 나머지 4명이 선발대로 갔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도연이가 하산을 빠르게 해서 거의 3팀으로 나뉘어서 갔다. 수락산에 올라가던 중 고수 사장님을 만나서 거의 암벽등반을 하는 길도 경험하고 정상으로 향하던 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와는 다른 날씨였다. 그래도 다들 준비를 잘 해와서 문제없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산하면서 비가 점점 많이 오고 있었기에 걱정이 되던 참에 뒤에 오던 후발대가 중간 탈출을 해야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비도 많이 오고 노래를 들으며 도연이와 단 둘이 하산을 하고 있으니 설악산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곧 설악산 rc가 돌아온다~! :D 암튼 하산을 마치고 신입생들과 민서를 기다리고 있으니 새삼 힘들지 않았다는 점이 생각나 뿌듯했다. 가장 좋았던 순간은 쫄딱 젖은 민정이가 내려와 벌써 미화됐다며 뇌가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을 때ㅋㅋ 낭만에 최적화된 인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운좋게 택시도 잡고 결론적으로 모두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회식을 마칠 수 있어 참 좋았다. 24학번 친구들은 제대로 된 산행이 처음인데도 잘 따라와서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예상 시간보다 산행을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비에 젖은 상태에서 계속 즐겁게 운행하고 끝까지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더욱 노력해 좋은 산행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23 이도연 | 이번에 불수종주를 다녀왔다. 불수 종주란, 강북 5대 명산인 불수사도북 중 불암산과 수락산을 이어서 등산하는 걸 말한다. 종주는 작년에 정규로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처음 해보는 건데, 즐거웠다! 나는 등산을 하게 되면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엔 큰 걱정 없이 다녀와서 그런지 해냈다! 보다는 즐거웠다!는 요약 후기를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23년도에 산악부에 가입했을 때부터 종주를 잘 다녀올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산을 이어서 두 개를 타야 한다니… 등산 초보도 가능하다고 적혀있었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 체력은 등산 초보 그 이하로 느꼈기 때문이다. 근데 이 걱정이 (아마) 24년도 초에 사라졌는데, 23년도 하계 RC 때 다녀온 공룡능선 덕분이다. 종주 걱정을 서연이한테 말하니 서연이가 공룡능선보다 불수종주가 쉬울 거라고 말해준 덕분이다. (서연아 고마워) 아무튼 그래서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었다. 9시에 화랑대역 4번 출구에서 만나서 불암산으로 향했다. 불암산으로 가는 길부터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길이라 그런지 길이 완만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불암산은 이름처럼 돌로 된 길이 있었다. 돌을 타고 올라가니 중간에 거북 산장이 있었다. 여기서 원래 아이스크림을 팔았는데, 아직 선선한 시즌이라 안 판다고 해서 아쉬울 뻔했으나 정상으로 올라가니 아이스크림을 파시는 분께서 계셨다. 혜민이가 밑에서부터 아이스께끼 소리가 들린다고 했는데, 나는 잘 안 들려서 대단하게 느껴졌다. 불암산 정상을 찍고 옆으로 내려와서 점심을 먹었다. 원래는 수락산 주봉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점심을 일찍 먹게 되었다. 나는 김밥 한 줄을 챙겨왔는데 혜민이가 싸온 도시락을 보고 언젠간 도시락을 싸오리라 다짐했다… 불암산 정상을 지나서 수락산으로 갔다. 수락산에 출발하고 나서부터는 선발대 두 팀과 후발대로 나뉘어서 갔다. 나랑 서연이는 선발대로 갔다. 다람쥐쳇바퀴공원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공원도 봤다. 둘이 선발대로 가면서 서연이한테 자일의 정 노래를 배웠다. 나중에 아카데미 가면 서연이랑 같이 공연 비슷한 걸 하기로 했다. 가사를 계속 까먹긴 하지만 앞으로 같이 산행하면서 계속 배우면 되니까! 수락산 쪽으로 넘어오니까 바람이 아주 강했다. 불암산에 비해 사람도 거의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불암산 보다는 길이 덜 정리되어 있었다. 서연이와 함께 가면서 중간에 어떤 아저씨가 돌을 잡고 있는 걸 보았는데, 약간 길이 두 개로 나뉜 느낌이라 어느 길로 갈 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께서 우리에게 돌길과 흙길로 나뉜다고 알려주시면서 돌길로 가면 자기가 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돌길로 갔다. 블로그에는 나와있지 않던 루트라서 엄청 기대되면서도 무서웠다. 비도 살짝 와서 미끄러워서 더 무서웠다. 아저씨께서 먼저 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따라서 갔는데, 돌에 몸을 기대서 내려가야 하는 구간이 있어서 좀 애먹었다. 근데 서연이는 멋지게 잘 내려왔다. 역시 에이스…✨ 아저씨가 코끼리 바위도 알려주고 다른 여러 바위 이름들도 알려주셨다. 돌길은 무섭긴 했지만 재밌었다. 다음에 다시 그 루트로 갈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희귀한 경험이라 좋았다. 코끼리 바위 구경하고 나서 더 가니 민서, 민정, 혜민이랑 만났다. 그리고 수락산 정상으로 향했는데 바람이 더 심해지고 습도도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수락산 정상에 서연이랑 함께 먼저 도착해서 돌 위에서 우리가 바로 보이게 기다리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너무너무 강해서 결국엔 내려왔다.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휴대폰 날아갈 뻔했다. 정상에서 모두 함께 만나서 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 중간에 도정봉도 들렸다. 하산도 서연이와 함께 둘이 했는데, 서연이가 나의 이도연맞춤플레이리스트가 되어주었다. 내가 좋아할 만한 노래를 찰떡같이 틀어줘서 정말 즐겁게 하산할 수 있었다. 나한테 요즘 트렌드 노래도 알려주고 추억의 플리도 틀어주고 신나는 노래도 틀어줘서 행복했다🥳🩷 산행하면서 힘들어서 말을 잘 안 하는데 도파민이 나와서 그런지 계속 노래부르고 대화하면서 내려왔다. AI가 아무리 내 맞춤 플리를 추천해줘도 서연이한텐 못 이긴다. 아직 AI보다 인간이 우위다. 도정봉을 지나고 본격적으로 하산을 시작하는데, 시작하고 나서 얼마 안 있어서 무릎과 다리가 나를 노동청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정말 너무 덜덜 떨려서 근육을 더 키울 필요를 느꼈다. 하산 시작하고 난 이후부터 비가 본격적으로 내렸다. 미끄러질 뻔했는데 다행히 미끄러지진 않았다. 오늘 비가 온다는 것을 알아서 우비를 챙기긴 했으나 우산은 안 챙겼는데 민정이의 우산을 챙겨오는 계획성에 감탄했다. 심지어 우산도 빌려줬다🥹 덕분에 비 안 맞고 집에 갈 수 있었다. 나도 다음 번엔 우산을 챙겨야 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종주라 그런지 정말 알차게 하루를 보낸 느낌도 들고 즐겁게 다녀오기도 해서 너무 좋았다. 또한 초보 등산 코스라 이후에 있는 다른 정규 종주도 하려면 체력은 더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23 장태영 | 이번 불수종주는 지난 동계종주 이후 첫 종주 산행이었다. 4월에 갑작스러운 건강 이슈로 운동을 전혀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체력은 더 안 좋아졌다. 이런 상황에서의 종주는 분명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산행의 시작은 불암산이었다. 평소보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기에,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으려 했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느려졌다. 불암산에서 수락산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 수락산 절반 쯤에 이르렀을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는 점점 세차게 내렸다. 안개도 짙게 끼었고, 주변에는 나와 수아언니뿐이어서 공포영화같은 환경이었다.. 불과 얼마 전에 눈 수술을 받았던 터라, 빗물이 눈에 들어가는 것도 큰 걱정이었다. 중간에 여러 번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완주는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올 줄은 정말 몰랐다. 이 날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는 반드시 모자가 있는 바람막이를 챙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비를 많이 맞은 탓에 그 다음 주 내내 코감기와 목감기로 고생했다... 이번 산행은 정말 쉽지 않았지만, 여러모로 교훈을 얻었다. |
24 배혜민 | 전에 얘기 들었던 불수사도북의 시작인 불수를 다녀왔다. 사실 말로만 들었을땐 불수사도북을 다 완주한다는게 어느정도인지 잘 가늠이 안되었는데, 직접 불수를 다녀와보니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게 되었다.. 초반에는 산이 별로 안힘들고 즐거웠는데, 나중에 하산할때는 완전히 지쳐서 겨우 내려왔다. 아카데미때도 그렇고, 불수종주때도 그렇고 내가 산악부 활동만 하면 꼭 비가와서 아쉬웠다. 그래도 덕분에 평소보다 더 빡센 산을 오르게 되어서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 몸에 타이어 묶고 달리기 훈련하듯이..! 다행인건 아카데미때 적응이 되어서 어느정도 젖는건 그냥 무던히 넘길 수 있었다. 처음으로 기록 역할을 맡아서 사진으로 기록했는데, 자꾸 까먹거나 어느정도가 휴식인지 판단이 잘 안서서 처음에는 조금 헤멨던 것 같다. 그래도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휴식할때는 사진에 손가락 검지만 올려서 찍고. 출발할때는 손으로 브이를 만들어서 찍는 방법을 사용했다. 선배들이 기발하다고 칭찬해줘서 기뻤다!! 산 중턱부터 계속 아이스께끼~하는 소리가 들려서 기대했는데, 수락산 정상에 올라가니 아이스께끼 아저씨가 계셔서 너무 기뻤다. 평소엔 아이스크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산에서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중간중간에 거북산장같은 천막으로 된 매점이 있는것도 너무 신기했다. 두번째 매점에서는 무려 김치전이나 라면같은 식사도 팔고있었다..!! 만약 내가 개인적으로 놀러온 등산객이었다면 바로 홀리듯이 들어갔을 것 같다. 산을 올라가는 도중에 등산로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 누가 노래를 계속 불렀는데, 그 노래가 끝나자마자 바람이 쏵 불면서 나뭇잎들이 흔들려서 박수치는 것 같이 보였다. 타이밍이 딱 맞아서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그리고 수락산이나 북한산에선 다양한 애벌레가 보였는데 불암산 올라가서는 계속 한 종류의 애벌레만 보여서 신기했다. 마지막에 하산할때 본 초록색 애벌레 말고는 전부 다 만지면 독오를것 같이 생긴 애벌레였다. 비가 와서 조금 더 힘들긴 했지만, 불암산 위에서 본 풍경이 정말 웅장하고 멋있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등산한 날에는 밥도 너무 맛있고 잠도 잘오는 것 같아서 좋다. 하산해서 먹은 냉모밀이 살면서 먹은 냉모밀중에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체력이 더 좋아지고 나면, 불수사도북 전체를 다 완주해보고싶다. |
24 김민정 | ‘기록’과 일지제출이라는 첫 임무를 받았다. 돌이켜보니 아쉬운 것 투성이였다. 7명의 참여인원과 등반 속도가 달라지면서 2팀~3팀으로 나눠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팀의 산행에 대해서는 제대로 신경쓰지 못해서, 밴드에 업로드 된 사진이나, 카톡방에 공유했던 사진과 말들로 띄엄띄엄 알 수 밖에 없었다. 큰 계획없이 중간에 나뉘게 되었더라도, 내가 타 팀의 기록 또한 후발대 중 한 분께 부탁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혜민이가 나랑 동기라니 너무 든든하다. (나는 숨차서 헥헥 대는데, 항상 맑게 애벌레를 줍고 있는 혜민이. 옛날 방식으로 메모장에 일일이 기록하던 내 옆에서 사진 촬영 한번과 1,2 손 표시로 휴식의 시작과 완료를 야무지게 체크하고 있는 혜민이) 등반을 하면서 부원들이 해주었던 말 한마디와 배려들을 절대 까먹지 않으려고 다짐했다. 어색함이 전부 사라졌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전에 있던 산악부 활동보다는 적응이 좀 되니까 부원 한명 한명이 서로 얼마나 챙겨주고 있는지가 보이는 것 같다. 주로 나는 챙김 받았다! 행동식 물어봐주고, 등산스틱도 제대로 고정해주셨으며, 더울까봐 옷도 신경써주고, 내 꼴이 힘들어보였는지(?) 도라에몽처럼 꺼내줬던 사탕과 젤리, 암릉에선 내 휴대폰 액정의 안전까지 생각해준..🤍 배까지 고파지면 더 힘드니까 여기서 행동식 추가로 먹을래, 중간에 쉬면 오히려 더 힘들어, 여기선 등산스틱 대신 들어줄게, 첫번쨰로 가면서 스스로 속도 조절 해봐도 돼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말들이 감동이다.😇 나 또한 1인분의 몫을, 훗날엔 그 이상을 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락산의 주봉에 이어 도정봉으로 갈 때부터는 내 체력과 멘탈이 오락가락해서 꼼꼼한 산행기록을 못했던 게 아쉽다.힘든 티 안내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아 힘들어 란 말이 계속 나왔던 것 같다. 내가 앞서가는 민서언니한테 조금만 천천히 가자고 두번이나 말할 줄 몰랐다 . . .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엄살피지 말고 빨리 갈 수 있었을지도 ? 스스로 반성한 부분은 첫째, 중간고사 후 오랜만의 산악부 활동이라 그런지 신나서 초반에 수다도 떨고 이것저것 즐기며 후반에 쓸 체력을 남겨두지 못했다. 의지력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는 소모품인데 말이다. 둘째, 팁을 들었으면 바로 그 순간부터 적용을 하면 좋았을텐데 싶었다. 화랑대역까지 이동하면서도 코오롱 스포츠에서의 ‘초보자를 위한 팁에서 타이거스탭’도 보고 가고 백세문으로 들어가는 부분에서도 몸 흔들면서 가면 쉽게 지치니까 발 일자로 딱 하라고 분명히 가르쳐주셨는데 막상 계단을 끝없이 오를때는 그렇게 실천하지 못했던 것 같다. 좀 배우면 써먹자. . (마치 삼사차함수 비율관계 스킬 배워놓곤 정작 무지성 계산하던 나 . . ) 과제하고 아르바이트하는 지루한 일상에서는 지나쳤던 것들이, 등산을 하면서는 크게 다가왔다. 비가 오면 한숨쉬며 학교가는 것 마저 귀찮아했던 내가, 바람막이 모자 위로 토독토독 떨어지는 빗소리에 귀기울이며 걸을 줄 누가 알았을까. 터치 한번으로 빙수를 배달 시켜 먹던 내가, 어렵게 올라간 정상 위에서 먹은 (민서언니가 사준,, ! ) 아이스크림이 398328배 더 맛있다는 것을 언제 알았을까. 불수종주가 아니었다면 알 수나 있었을까. 워낙 감정을 억압하고 살아서인지, 느끼는 것이라고는 ‘귀찮아’, ‘짜증나’ 뿐이었던 내가, 계단을 다 올라 정상에 도착했을 땐 ‘행복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걸 보고 소름돋았다. 자기객관화는 공부든 적성이든 일이든 연애든 어디서나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도정봉으로 가는 길에 산악부에 잔류하려면 이정도의 깜냥으로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난 단지 취미일 뿐이라도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그만뒀었다. 항상 내가 끈기를 가지고 오래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상황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서 게임을 하더라도, 베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은 꽤 오래 한 반면, 말빨로 설득할 자신없는 마피아게임 (?) 류의 게임은 싫어했다. 칼 융 이론에서도 mbti를 보면 궁극적으로는 (내 유형은 intj야 라는 자기이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esfp 즉 반대도 추구해보기) 자신의 모든 측면의 통합을 개발하도록 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론은 익숙치 않고 자신없고 안해본 환경에 머무르는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악부 활동도 스스로 부족한 부분과 나약함이 느껴져서 마냥 좋기보다는 아쉬움도 꽤 남는다. 그래도 그래도 떳떳하게 부원으로 잔류할 수 있도록 채울 수 있는 부분은 알아서 보완하고 버텨야 겠다. 그런데 부원들이 격려와 칭찬을 많이 해주어서 가스라이팅 당할 위기다. 🥲 |
산의 형상이 ‘승려의 모자를 쓴 부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불암산(佛岩山). 그리고, 거대한 화강암 벽에서 물이 떨어지는 자태가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 수락산(水落山). 불암산과 수락산은 불수사도북 종주의 시작점이자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수도권의 진산이다. / 출처 : 폴리뉴스 Polinews(https://www.polinews.co.kr)
첫댓글 후기를 읽으면 항상 감동하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