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와 취업. 올해 고등학교 입시는 두 가지로 학교의 희비가 갈렸다. 수시 확대로 내신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이탈은 소폭 줄었다. 그러나 성적 중하위권에서는 취업을 우선해 인문고 대신 전문고를 선택하거나 학과를 고려해 원거리 지원도 마다하지 않아 정작 청산고등학교(교장 유영근)와 옥천상업고등학교(교장 이충호) 지원자가 큰 수치로 미달돼 학교를 바짝 긴장시켰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2012학년도 일반고 원서접수 결과 청산고는 정원 34명에 27명이 지원해 무려 7명이 미달됐다. 옥천상고가 앞서 14명 미달됐다 추가모집으로 5명을 충원한 데에 이어 청산고 역시 큰 수치로 학생이 미달된 것이다. 옥천고는 272명 정원에 273명이 지원해 1명이 초과됐다. 이로써 전문고와 일반고 입시 결과 우리고장 중학생 588명 중 78.7%인 463명이 우리고장 고등학교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세 고등학교의 정원에 비해 중학교 학생 수가 100여명 많았다는 점에서 청산고와 옥천상고의 미달 사태는 더욱 충격이다. 특히 청산고는 올해 학사 증축으로 수용 인원이 20명에서 두 배 늘었고 최근 여러 대회에서 수상소식이 알려져 학생모집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원서접수 결과 지난해 4명 미달보다 더 많은 7명이 미달됐다. 다만 정원 외 인원으로 집계되는 외국어(일본어) 특기자 1명과 국가 유공자 자녀 1명, 특수교육대상자 2명이 지원을 해 내년 청산고는 총 31명의 신입생을 맞는다.
학교측은 지리적 조건과 전문고등학교 진학 확대 등을 이번 미달의 이유로 추측하고 있다. 유영근 교장은 "농촌 지역 학교의 지리적 한계도 있고, 인문고에 올 수 있는 학생들이 전문고로 빠진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 성적상위권 이탈 줄고 소신 지원 늘고 반면 올해 입시에서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이탈이 소폭 줄은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청원고와 교원대부고 지원 상황을 보면 우리고장에서 청원고는 1명, 교원대부고는 8명이 지원해 수치만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옥천중학교의 경우 3% 내 상위권 학생의 이탈은 한 명도 없었고 옥천여중은 2명 가량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천중 김아련 교사는 "옥천중은 지난해 청원고에만 5명의 상위권 학생들이 진학했는데 올해는 학생들이 마음을 바꿔 군내 진학을 희망했다"며 "앞으로 수시가 63%까지 확대된다고 해 그만큼 내신이 중요해져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옥천고가 올해 수시전형에서 서울대 합격생 3명을 배출해 이같은 경향은 앞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학교 이름 보다 '실속' 한편 군외 지역으로 지원한 125명의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취업의 길을 찾아 나섰다. 동아마이스터고와 충북반도체고, 진천마이스터고 등에 5명이 지원해 합격했고, 부산 관광고, 예일 미용고, 한림디자인고 등 자신의 재능과 학교의 특색을 따라 소신 지원했다.
옥천여중 김동주 교사는 "중학교때부터 취업에 대한 고민이 커 학생들이 지역이나 학교이름 보다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찾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가 주는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이 정보를 찾아 지역이 멀더라도 소신 지원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성적이 우수하면서도 비일반계고등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충북 마이스터고 경쟁률이 4대1에 이르는 등 취업률이 높은 학교와 학과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 상위 30%의 성적으로도 비일반계고를 지원한다는 것. 최근 금융권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고졸 채용 바람이 불고 있는데다 고학력 실업 현상이 지속되면서 '실속'을 찾는 성적 우수 학생들이 늘었고 이 같은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학교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옥천여중 김아련 교사는 "마이스터고는 사실상 상위 25%가 되어야 합격이 가능할 정도인데 이렇게 인문고를 갈 수 있어도, 생활비 부담이 더 커져도 장기적으로 취업에 유리한 학교를 찾아 나서고 있다"며 "이는 전국적인 추세로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